[파이낸셜뉴스]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인천 계양산 등을 뒤덮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윤환 인천 계양구청장이 “국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환 구청장은 2일 계양구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간담회 도중 "계양산이 서식 환경이 굉장히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러브버그가 모여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돌발적으로 발생한 상황이라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민원을 많이 받다 보니 러브버그의 '러'자만 나와도 잠을 못 잤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러브버그가 익충이고 토양을 좋게 하는 기능을 해서 강력하게 대응을 못했다"며 "만약 방제 작업을 해서 전멸시켰다면 환경 단체에서 엄청난 항의가 들어왔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윤 구청장은 "러브버그가 피해를 주지 않는 곤충이기 때문에 그렇게(방제) 하는 거는 별로 좋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시민들이 불편하거나 냄새나지 않게 잘하는 게 지자체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계양구청 측은 대응에 나서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인천 계양구 공무원 김은호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러브버그가) 알을 낳는 마릿수가 너무 많아서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롤 트랙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벌레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트랩이라는 장치를 사용한다. 주로 사용되고 있는 트랩은 접착물질이 묻어 있는 판을 이용해 아주 작은 벌레를 잡는 '평판트랩(일명 끈끈이트랩)', 유인물질인 페로몬을 이용해 벌레를 유인하는 '페로몬트랩', 빛을 이용해 벌레를 유인하는 '유아등' 등이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7-03 07:38:36[파이낸셜뉴스] 서울 등 대도시를 '습격'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에 외신도 주목했다. 서울 등 자치구들은 러브버그의 침입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 중이며 시민들의 인내심은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가디언은 30일 서울 시민들이 소위 ‘러브버그’의 침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벌레는 한국 수도권 전역의 하이킹 코스와 도시 지역을 휩쓸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인천 계양산의 하이킹 코스와 전망대가 검은색 카펫처럼 곤충에 뒤덮인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가디언은 ‘플레시아 롱기포스(Plecia longiforceps)’라고 불리는 이 곤충이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니는 독특한 습성 때문에 한국에서 '러브버그'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설명과 함께 수컷은 3~4일 만에 죽고, 암컷은 약 1주일 동안 살면서 습한 땅에 수백 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중국 남동부, 대만, 일본 류큐 제도의 아열대 지방에서 유래한 이 벌레가 지난 2022년 한국에서 처음 확인됐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가디언은 러브버그의 대량 출몰 이유로 기후 위기와 도시 개발, 기온 상승을 꼽았다. 서울의 도시 열섬 효과로 인해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전달했다. 이로 인해 러브버그 관련 서울시 당국에 접수된 민원은 2023년 4418건에서 지난해 929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인천시는 올해 하루에만 1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 러브버그 퇴치를 두고 한국이 격렬한 논쟁에 휘말렸다는 소식도 가디언은 전했다. 서울시 당국이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외모는 혐오스럽지만, 실제로는 유익한 곤충”이라고 밝히면서 "만약 화학 살충제를 무차별 살포하면 다양한 다른 생물을 죽이고 인간에게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서울시는 "(러브버그는) 꽃에 수분을 공급하고 애벌레는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며 "물지도 않고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 등 인간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했다. 가디언은 서울시의 설명에도 시민들의 인내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서울연구원 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주민의 86%가 생태학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벌레를 해충으로 간주하고 바퀴벌레와 빈대에 이어 세 번째로 불쾌한 곤충으로 꼽았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7-01 07:33:04[파이낸셜뉴스] 중국의 8세 소녀가 한 달 넘게 살아있는 벌레를 구토하는 증상을 보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소후뉴스에 따르면 중국 양저우시에 사는 A양은 지난 한 달 동안 약 1cm 길이의 살아있는 벌레를 반복적으로 토해냈다. 한 번 토할 때 1~2 마리, 많게는 4~5마리까지 나왔다. 구충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멈추지 않았다. 소녀의 가족은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던 끝에 양저우시의 한 어린이병원에서 해답을 얻었다. 집안 화장실에 숨어있던 나방파리 유충이 A양 몸속에 들어간 것이 원인이었다. A양은 약물 치료를 받았다. 나방파리는 주로 화장실 바닥이나 세면대 배수구, 벽면 틈새 등 물기 있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벌레다. 나방파리 유충은 집안의 습기가 많은 곳과 하수도의 고인 물, 수채 구멍 주위에서 살며 화장실 바닥을 기어 다니며 오물을 먹고 산다. A양의 집 화장실에도 나방파리가 대량 서식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저우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아이들이 화장실에서 양치하거나 입을 헹굴 때, 혹은 변기 물을 내릴 때 튄 물방울을 통해 유충이 인체에 들어갈 수 있다”며 “습하고 무더운 장마철에는 유충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기에 위생 관리에 더욱 더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방과 퇴치 방법은? 나방파리는 모기와 마찬가지로 더러운 물에 알을 낳는다. 집안에서 해충 번식을 방지하려면 욕실 바닥과 세면대 등에 고인 물은 즉시 제거하고 사용하지 않는 배수구 막아두는 게 좋다. 또 배수관에 뜨거운 물이나 희석된 락스를 정기적으로 부어 세척해 주면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을 부을 때 하수도가 열에 의한 변형 혹은 구멍이 뚫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배관이 녹아 구멍이 생기면 욕조 배수구 구멍을 통해 물이 새어나가서 욕조 밑에 거대한 웅덩이가 만들어진다. 이 웅덩이는 나방파리에게는 최고의 번식지가 될 수 있다. 또한 하수구뿐만 아니라 환풍구로도 들어온다. 환풍구 안에 보수용 방충망을 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충들은 주로 화장실 구석에서 물때를 먹고 살기에 물때 청소를 해주면 좋다. 또 고인 물이 있을 경우 번식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고인 물이 없게 해줘야 한다. 화장실이 습할 때는 문과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6-24 15:52:08[파이낸셜뉴스] 태국의 한 남성이 잡초를 뽑다 피부에 기생충이 침투해 손에 다발성 물집이 생겼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태국 매체 더 타이거에 따르면 남성은 야외에서 잡초를 제거한 뒤 가려움증을 느꼈고, 다음 날 손등에 물집이 생기면서 그 안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병원을 찾은 그는 '피부 유충 이행증(Cutaneous Larva Migrans·CLM)'을 진단받았다. 이 질환은 개나 고양이 등의 소장에 기생하는 구충(갈고리벌레)의 알이 배설물을 통해 배출된 뒤, 흙이나 모래에서 유충으로 부화해 인간의 피부로 침투하면서 발생한다. 사람이 오염된 토양 위를 맨발로 걷거나, 흙 위에 직접 피부가 닿을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보통은 발 피부에 국한된 발진으로 나타나지만 노출된 신체 부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옆구리, 엉덩이, 허벅지, 혀와 같은 다른 신체 부위와 관련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감염이 시작되면 기생충이 뱀처럼 피부 아래를 이동하기 때문에 피부에 구불구불하고 붉은 선형 발진이 나타나며, 이 부위는 강한 가려움증과 함께 작은 물집이나 돌기가 동반될 수 있다. 인간의 체내에서는 성충으로 자라지 못해 일반적으로 2~8주 내 자연 치유되지만, 심하게 긁을 경우 2차 감염 위험도 있다. 구충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치료된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병변 부위에 세균 감염이 발생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맨살이 흙과 직접 닿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열대 지역에서 야생 동물과 접촉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해변이나 캠핑장 등 흙이 많은 장소에서는 반드시 신발이나 깔개를 사용하고, 야외 활동 후에는 즉시 손발을 깨끗이 씻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태국 수라나리 공과대 기생충질병연구센터의 낫타카팟 랏타나피툰 박사는 "CLM은 주로 브라질구충이나 개구충 유충이 원인"이라며 "오염된 흙이나 모래 위를 맨발로 걷거나 피부가 직접 노출된 상태로 앉고 눕는 과정에서 유충이 피부 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6-19 06:04:38【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특별자치도는 올해 6∼8월 도내 14개 시·군과 함께 '산림병해충 예찰·방제 대책본부'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 방제 대책 핵심은 도내 농림지역에 피해를 주는 외래해충에 대한 대응이다.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미국흰불나방 등은 농작물뿐 아니라 산림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이런 해충 탓에 지난해 도내 2615㏊의 산림에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전북도는 방제 현장 기술지원, 병해충 발생 시 긴급 현장 진단, 주민 대상 병해충 예방 홍보 등 현장 중심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병해충 발견 시 알·유충 제거, 포획 트랩 설치 등도 병행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인근 숲이나 가로수에서 산림병해충 발생 징후가 보이면 가까운 지자체 산림 부서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5-06-02 11:39:50[파이낸셜뉴스] 관세 부과, 불법 이민, 강물 공급 약속 불이행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멕시코가 이번엔 '구더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농무부 장관인 브룩 롤린스는 12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국 남부 국경 항구를 통해 들어오는 (멕시코산) 살아있는 소, 말, 들소의 수입을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단 이유는 기생파리종의 일종인 '나사벌레 파리' 애벌레(New World Screwworm·NWS)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NWS 감염병은 가축, 애완동물, 야생 동물은 물론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롤린스 장관은"NWS 북상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 위험한 해충은 식량 공급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표에 멕시코 정부는 미국 정부를 향해 "불공정한 결정을 내렸다"며 비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나사벌레'라고 불리는 이 구더기가 일부 지역에서 발견됐다"면서 "우리 역시도 박멸을 위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으며, 미국의 판단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농업부 장관인 후리오 베르데게 역시 자신의 SNS 계정에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는 NWS 재앙을 통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썼다. 다만 베르데게 장관은 "(미국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지만, 해충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메시지를 수정했다. 미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소(APHIS) 설명 자료를 보면 현지에서 '나사벌레'라고 불리는 NWS는 과거 미국 남부와 멕시코, 중미와 카리브해 섬나라, 남미 아르헨티나 지역에까지 출몰하며 동물들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NWS가 가축이나 반려동물, 야생동물, 조류나 사람의 상처에 달라붙어 그 위에 알을 낳으면, 부화한 구더기가 살 속으로 파고들어 치명적 피해를 준다. NWS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는 멕시코 등과 협력해 1950∼1960년대부터 불임 처리한 수컷 기생파리를 방생하는 방법(SIT)으로 1980년대에 공식적으로 이 해충의 박멸을 공표했다. 그러나 2016년 플로리다를 비롯해 미국 본토에서 국지적으로 발견됐다. 롤린스 장관도 "NWS의 침공으로 미국 축산업이 회복하는 데 30년이 걸렸다.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5-13 07:52:14아침 출근길 지하철 역사 내 시끄러운 소리에 '대통령선거가 시작됐구나' 싶었다. 피켓을 든 선거운동원이 아무개를 외쳤고, 유세차량은 확성기를 크게 틀었다. 계획에도 없던 6·3 대선. 지난해 4월 총선에 이어 1년 새 또 전국단위 선거라니. 헌법이 부여한 5년의 국정 책임을 내팽개친 무능한 정권 탓 아닌가. 혈세 수천억원을 내다 버린, 나라재정을 갉아먹는 선거다. '선거 특수'로 없던 일자리가 생기고, 반짝 내수진작 효과가 있겠거니 위안을 삼아봐도 사실 '언 발에 오줌 누기'다. 대선을 치르는 데 나라재정 5000억원 정도가 든다. 5000억원을 미래 산업에 투자했다면 인프라가 남지만 선거는 100% 소모성 지출이다. 어쨌거나 이번 대선은 유쾌하지 않다. 정당은 가욋돈을 만질 수 있는 대목이다. 선거권자 4400만여명이 올해 1183원(2025년 보조금 계상단가)씩 정당에 줄 세금을 걷는데, 선거가 있어 올해는 배로 걷어 간다. 납세국민은 의무만 있고 선택권은 없다. 이렇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대 정당이 선거 전후에 받는 보조금과 보전금만 1000억원이 넘는다. 경상보조금(정당보조금)과는 별개다. 대선은 '돈 잔치'요, 돈 없이는 이길 수 없는 리얼리티 '쩐(錢)의 전쟁'이다. 양 정당, 즉 기호 1, 2번 후보는 각각 300억~500억원을 선거비용으로 쓴다. 올해는 인건비 등 물가가 올라 2022년 대선 때보다 지출액이 많을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번 대선비용 상한액을 588억원으로 75억원 올렸다. 15% 이상만 득표하면 상한선 안에서 선거비용을 전액 돌려받는다. 이것이 1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양당은 대선이 끝나면 200억원 안팎의 돈(순이익)을 손에 쥔다.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 선거를 할수록 정당은 돈을 남긴다. 양대 정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 빌딩 차입금을 다 갚고도 남았다고 한다. 현재 부동산과 현금을 합쳐 1000억원대 안팎의 자산을 갖고 있다니 '선거가 돈 버는 장사'가 맞는 모양이다. 나라재정은 만성적자, 가계살림은 팍팍해지는데 선거를 할수록 배를 채우는 정당, 이것이 맞는 것일까. 중국 사상가 한비자의 말을 빌리자면 "나라 곳간은 비어 있는데 대신들의 곳간이 가득 차 있으면" 나라가 망할 징조다. 고비용·저효율의 정당에 국고를 지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당의 투명한 정치·선거활동을 보장하고, 민의를 들어 좋은 정책을 만들고 유능한 정치 인재를 키우라는 것이다. 전두환 신군부의 개헌으로 탄생한 정당 보조금은 도입 45년째, 3조원이 넘는 혈세가 정당에 흘러들었다. 그런데 어떤가. 양당은 비대해졌고 기득권이 강화됐다. 관료집단보다 더 관료화됐다. 극단의 양당 정치는 이재명 방탄의 탄핵 폭주, 윤석열 정권의 내란을 옹호하는 사당(私黨)으로 변질됐다. 신생 정당은 뿌리를 내리기 더 어려워졌다. 공천용, 후보 선출용 여론조사에 수십억원을 쓰면서 정당의 본질적 책무인 다양한 정책연구는 부실하다. 미래를 내다본 정책다운 정책도 내지 못한다. 정당이 '세금충(세금을 축내는 벌레라는 뜻의 속어)'으로 퇴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지난해 4·10 총선 직전 쓴 칼럼(혈세 850억 받아 간 '배부른 거대 양당')에서 수백억원 국고지원금을 받아 배를 불린 양대 정당과 엉터리 같은 정당보조금 제도를 비판했다. 지난 1년 정치개혁은커녕 암흑이었다. 국민의힘이 연출한 대선후보 단일화 막장극은 '정당 보조금 정치'의 추한 민낯을 보여줬다.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를 대수술해야 한다. 선거비용 차액도 아닌, 전액을 보조해 주는 선거보전금(1991년 도입)은 폐지하는 게 옳다. 국고 낭비다. 경기나 세수와 무관하게 물가상승률에 비례한 보조금의 자동 인상은 불합리하다. 정당보조금의 총액 상한을 정해 삭감하고, 지출내역 공시를 의무화하고 감사도 받아야 한다. 관용과 절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당분간 오지 않을 것 같다. 대립의 정치는 계속될 것이다. '등 따시고 배부른' 정당은 입바른 소리를 내뱉지만 국민을 위하지도 절실하지도 않다. 대체 누구를 위한 선거인가. skjung@fnnews.com
2025-05-12 18:21:31누구에게나 나 외에 많은 사물과 사람이 있다. 그 모두를 '너'라고 부르려 한다. '너' 안에는 우주가 들어있다. 만약 '나'라는 존재가 현실이라면 이 '너'라는 존재 역시 현실인 것이다. 어쩌겠는가. 세상은 어지럽고 거칠다. 이 현실도 바로 '너'다. '너'는 바로 '나'인 것이다. 국가와 자연과 생명체는 '하나'라는 생각을 나는 지금 하고 있다.누구에게나 나 외에 많은 사물과 사람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모두 사랑하므로 그들을 불러야 한다. 무엇이라고 부를까. 물론 모든 사람과 사물에는 이름이 있지만 더 넓게 혹은 함축적으로 그 모두를 '너'라고 부르려 한다. 연인과 친구를 무엇이라고 부를까. 가족과 이웃과 동료를 무엇이라고 부를까. 나는 그 이름을 '너'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집과 산과 바다를 무엇이라고 부를까. 들과 언덕과 숲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호수를? 골목길을? 아슴하게 보이는 한강의 야경을? 처음엔 보잘것없이 보이다가 서서히 그 진실의 눈부심을 알게 되는 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산자락에 쏟아부어버리듯 피어있는 산수유의 노오란 희망을? 목련의 흰빛 그리고 모란의 신비스런 분홍빛…먼 산 위에 간지러운 연한 연둣빛 그리고 붉은 분홍빛들…산과 들에 깨어나는 살아있는 빛깔들…나는 그 모든 자연을 '너'라고 부른다. '너' 안에는 우주가 들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 그리고 그 계절 안에 생명을 이어가는 동물과 곤충과 벌레의 작은 생명까지도 말이다. 가슴 떨리는 새잎을, 풍성한 여름 검푸른 녹음을, 세상이 절반은 익은 듯 붉은 가을을 그리고 더 이상 바라볼 수 없다는 듯 더러운 오염을 덮어 주는 흰 눈발들 그것도 '너'라고 부른다. 그뿐이겠는가. 학교와 사회와 국가는 또 무엇이라고 부르면 좋겠는가. 직장과 그리고 나와 관계있는 도시와 언젠가 반드시 가 보고 싶은 내가 꿈꾸는 도시를 또한 무엇이라고 부를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풍경이 비슷한 사람들도 모두 다 그 '너'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 모든 세계는 무엇이라고 할까. 그렇다. 그 모든 것을 나는 '너'라고 부른다. 세상에는 나와 너밖에 없다. 나는 오로지 하나지만 내가 만나는 모든 대상은 우주 안의 모든 것을 함축하여 하나로 '너'라고 부른다. 풀 한포기, 빌딩 하나, 사탕 하나, 신발 한 켤레, 극장 하나, 영화 한편 그리고 책 한권도 그리고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세계도 모두 '너'다. 내가 받은 한통의 편지, 내가 쓴 엽서 한장, 이미 그 관계가 아득해 보이는 어떤 풍경…. 중요한 것은 내가 도달하려는 목적지,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 하나, 내가 업으로 생각하는 '일'도 한마디로 '너'다. 그뿐이겠는가. 우리들 마음속 그 거대한 세계도 결국은 '너'에 속한다. 만약 '나'라는 존재가 현실이라면 이 '너'라는 존재 역시 현실인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막강한 현실이다. 우리는 이런 현실 속 '너'를 가지고 있다. 얼마나 우리가 부자인 것을 알 것이다. 저 푸른 하늘, 바람, 비, 태양, 달, 구름, 허공을 나르는 새 한 마리. 그것도 우리의 것이 아니던가. 가본 적이 있는지. 공원이라는 곳 국립공원, 동네공원 그리고 어디든 펼쳐 있는 길 길 길…. 그 모두 우리의 것이며 바로 '너'다. 그것들은 모두 우리에게 무상으로 준 것이다. 아니, 받은 것이다. 나 하나가 존재하므로 얻어진 것은 거의 무한량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너'가 존재하므로 '나'를 바라보는 힘이 솟구친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내가 나를 앞에 두고 두려운 적은 없는가, 외로운 적은 없는가. 하염없이 마음이 어두워지고, 붙잡을 것이 없이 흔들리고, 삐걱 넘어질 것 같고, 한없이 손을 뻗어 무엇인가를 '너'를 잡고 싶을 때 "…"를 부르고 싶지는 않은지 혹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종교적인 어떤 절대자는 아닐까. 바로 '나'라고 부르고 싶은 저 신비의 존재…. 문득 '외롭다'는 너무 평범하고 흔한 이 말을 기억한다. 봄꽃처럼 이 말도 피어나는 것인가. 사람들은 "신 선생이 왜?"라고 묻는다. 언젠가 김남조 선생님이 아침에, 그것도 10시쯤에 전화를 하셔서 아주 낮은 목소리로 "달자 외롭지?"라고 묻는다 '지금 강의가 있어 준비가 바쁜데 무슨 외로움?'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는 금방 알아버렸다. 나의 외로움을 묻는 게 아니다. 자신이 외롭다는 마음의 질문을 나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천천히 답한다. "선생님, 선생님이 외로운데 안 외로운 사람이 있을까요?" 나의 대답은 잘못이었다. 하느님도 외로울 때가 있을 것이다. 김남조 선생님을, 아마도 60년 넘게 함께 살아오면서 왜 그런 어리석은 답을 했을까, 선생님은 대접만 받는 사람이라고 내 안의 안쪽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틀렸다. 외로움은 누구도 제외되지 않는다. 나는 더 따뜻한 말로 긍정의 답을 드려야 했을 것이다. 세상은 어지럽고 거칠다. 더욱 우리나라의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현실도 바로 '너'다. 나 자신이 품어야 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할 대상인 것이다. 이 작은 나라에서 세계 제일이라는 많은 분야의 특정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가 가진 소중한 자산들이다. 국가는 우리 개인의 집이다. 집이 편안해야 내가 몰두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TV를 켜면 먹는 것과 다투는 일이 거의 전부다. 우울하고 쓸쓸하다. 그래도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을 믿는다.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고야 말 것이다. "믿는다"고 크게 외치고 싶을 정도다. 우리 국민성은 결코 슬픔에 깔려 죽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담대한 국민이 아니던가. 우리의 역사는 헌신하고 지혜를 발동하는 피를 가지고 있다. 늠름하여 자랑스럽다. '너'는 바로 '나'인 것이다. 국가와 자연과 생명체는 '하나'라는 생각을 나는 지금 하고 있다.신달자 시인
2025-04-15 18:18:50[파이낸셜뉴스]"녹고 있는 원자로 속에서 89초 동안 견뎠고, 재임 기간 첫 흑인 여성 장관을 임명하고, 57명의 소수인종 판사와 41명의 여성 판사를 임명한 병원에서 태어난 첫 대통령…" 지난해 12월 29일(현지시간) 100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여러 신기록들을 세운 전임들과 다른 '특별한' 미국 대통령이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미 카터에 관한 놀랄만한 11가지 사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카터 전 대통령에 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을 전했다. 해군 중위 시절, 캐나다 원전 폭발 처리 위해 녹고 있는 원자로에서 89초 동안 작업 그는 해군 중위로 복무하던 1952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원자로 폭발 사고 당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긴급 임무에 투입된 일이 있었다. 당시 28세였던 카터는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원자로에 들어가 89초 동안 있었다. 일반인이 1년 동안 흡수하는 양과 같은 방사선에 피폭된 카터 전 대통령은 6개월 동안 소변에서 방사능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나중에 밝혔다. 진보주의자인 그는 임기 동안 57명의 소수인종 판사와 41명의 여성 판사를 임명했다. 이는 그 이전 미 대통령들의 소수인종 및 여성 판사 임명 횟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았다. 최초의 흑인 여성 장관도 그의 내각에서 탄생했다.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에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퍼트리샤 로버츠 해리스였다.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해군 장교를 지냈던 카터 전 대통령은 신기술과 과학에 대해서 앞선 혜안이 있었다. 임기 3년 차인 1979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 웨스트윙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재임 당시 이란 정권 교체로 인한 석유 수급 불안정으로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그는 외국산 석유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그 의지를 보여줬다. 이 태양광 패널은 후임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철거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등으로 보내졌다. 2000년까지 미국 에너지 수요량의 20%를 태양광으로 전환하겠다는 그의 꿈도 실현되지 못했다. 선거운동 비행기에서 지상과 컴퓨터로 연결해 선거운동 한 '얼리 어답터' 해군을 나와 가업인 땅콩 농장을 운영하던 그가 1976년 대선 선거운동을 할 때 이용하던 비행기 이름은 '땅콩 1호기'(Peanut One)였다. 이 비행기에는 3만피트(9144m) 상공에서도 지상과의 연결 하에, 선거 관련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컴퓨터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 당시로는 첨단이었다. WP의 정치부 기자였던 데이비드 브로더는 이 컴퓨터에 대해 "애틀랜타 선거운동 본부의 일정과 미디어, 직원들과 정교한 회로망으로 연결돼 있다"라고 전했다. 본명이 '제임스 얼 카터 주니어'(James Earl Carter Jr.)인 그는 실제 이름 '제임스'가 아닌 '지미'(Jimmy)라는 별칭으로 취임 선서를 한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빌 클린턴(본명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조 바이든(본명 조세프 로비니트 바이든 주니어) 대통령도 취임 이후 '빌'과 '조' 등 별칭으로 불렸지만, 취임 선서 때는 본명을 사용했다. 부인 로절린 여사와의 결혼 생활은 역대 미 대통령의 혼인 지속 기간 중 가장 길었다. 무려 77년간 부부로 지냈다. 로절린 여사와 1945년에 처음 만난 카터 전 대통령은 이듬해 결혼했고, 지난해 로절린 여사가 향년 96세로 작고할 때까지 부부생활을 유지했다. 로절린 여사는 결혼 당시 카터 전 대통령보다 3살 어린 18세였다. 77년 동안의 결혼 생활, 동성 결혼은 찬성하면서도 낙태 반대한 독실한 기독교인 퇴임 후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로 돌아온 카터 부부의 침실 2개짜리 목장 주택은 집 밖에 세워진 비밀경호국(SS)의 방탄 차량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그는 취임 4개월 후인 1977년 5월 런던 방문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여왕의 모친 엘리자베스 대비의 입술에 작별 입맞춤을 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대비는 "남편 사후에 뻔뻔스럽게 내 입술에 입맞춤을 한 사람은 그(카터)가 유일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회고록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작별 입맞춤을 대비의 뺨에 가볍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주의자이면서도 독실한 기독교인이던 카터는 낙태 문제에서는 보수적이었다. 그는 1973년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 개인적으로 낙태를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퇴임 후에는 동성 결혼에 찬성하기도 했다. 그는 2015년 미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 판정을 내린 뒤 인터뷰에서 "예수님도 동성결혼을 승인하실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가 1982년 세운 카터센터는 4년 뒤부터 아프리카 기니벌레 박멸 운동을 펼쳐 이를 박멸하는 데 공을 세웠다. 기니 애벌레는 고인 물속에 있다가 인체에 들어오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궤양을 만든다. 병원에서 태어난 첫 미국 대통령, 기니벌레 박멸 운동 등 성과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 취임 직후 엘비스 프레슬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회상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통화에 대해 "그(프레슬리)는 완전히 취해 있었고,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같은 해 8월 프레슬리가 별세하자 그는 성명에서 "20여년 전 그는 전례 없는 영향력을 지니고 등장했고, 아마 그와 동일한 영향력을 지닌 이는 없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그는 또 병원에서 태어난 '최초의 대통령'이었다. 그는 1924년 10월 1일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60병상 규모의 병원에서 태어났다. 20세기 초반에는 거의 모든 출산이 가정에서 이뤄졌는데, 그가 병원에서 태어난 것은 모친인 릴리안이 그 병원의 간호사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그의 장례식은 1월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립성당에서 거행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고 성명을 내고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4-12-31 10:17:06[파이낸셜뉴스] 2세 아이의 뱃속에서 100마리 이상의 회충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3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뚜오이째에 따르면 호찌민시에 있는 제2소아병원 의료진은 최근 2세 남아의 소장에서 회충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아이는 한 달 전 가족과 함께 베트남 북부 하장성 호찌민시 인근 지역인 빈즈엉성으로 이주했다. 얼마 전 발열과 설사 증상으로 빈즈엉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이후 심각한 쇼크, 호흡 부전 증상이 발생해 제2소아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2시간 넘게 수술을 진행, 아이의 소장 전체에서 다양한 크기의 회충 100여마리를 제거했다. 회충과 함께 제거한 70cm 길이의 소장 부분에선 괴사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아이는 수술한 지 4일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 팜 응옥 탓 제2소아병원 부원장은 "2~10세 사이 어린이가 깨끗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 경우 회충 감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며 "아이들은 손을 씻지 않고 먹거나 마시는 습관이 있는데 종종 벌레 알이 들어 있는 흙이나 모래를 만지고 이 알이 인간 몸에 들어가면 벌레로 성장한다"고 경고했다. 회충 감염으로 전 세계에서 해마다 2000~1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회충은 인체 내 장기 손상과 영양소 흡수 방해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예방하려면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안전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복용해 회충을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1-05 09:4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