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2023년 홍해의 후티 반군 난동으로 급등했던 세계 해운 운임이 올해 들어 다시 치솟고 있다. 홍해 및 수에즈 운하의 사정이 아직 불안한데다 중미의 파나마 운하 가동률 저하, 대서양 연안 항구의 파업 등 여러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팬데믹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 올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해운 정보업체 제네타를 인용해 팬데믹에 따른 2021년 해운 운임 파동 및 공급망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네타에 의하면 12m 컨테이너 1개(1FEU)를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기는 해운 요금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벌어진 지난해 10월 당시 평균 1200달러(약 166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7000달러(약 970만원)로 올랐다. 이는 팬데믹으로 해운 운임이 치솟았던 2021년 말(약 1만5000달러)에 비하면 아직 낮은 편이지만 약 8개월 만에 5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1FEU 기준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미 로스앤젤레스(LA)까지 해운 운임은 현재 6700달러(약 929만원)를 넘겼고 상하이에서 미 뉴욕까지는 약 8000달러(약 1109만원) 수준이다. 두 노선의 운임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각각 약 2000달러 수준이었다. 제네타의 피터 샌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운임 상승에 대해 "아직 정점에 다다른 것이 아니다"며 추가 상승을 경고했다. 운임 변동은 영국의 발틱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발틱운임지수(BDI)에도 드러났다. BDI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에 5267p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BDI는 주요국 항구가 정상화 되면서 다시 내려갔지만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가 충돌하고, 하마스와 같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다시 뛰었다. BDI는 지난해 11월 3000선을 넘은 이후 올해 1월 말 1400선까지 떨어졌다가 25일 1973p까지 올랐다. ■수에즈·파나마 운하 차질에 파업까지 NYT는 최근 운임 상승의 원인이 복합적이라고 지적했다. 수에즈 운하 때문에 전 세계 교역량의 12%가 통과하는 홍해는 후티 반군이 활동을 이어가면서 점차 위험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사일 도발에 그쳤던 후티 반군은 올해 2척의 상선을 침몰시켰다. 이에 수많은 해운사들이 3~4주가 더 걸리는 아프리카 남단 항로로 우회하고 있다. NYT는 후티 반군의 난동으로 인해 수에즈 운하 통행량이 난동 이전에 비해 10%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원인은 중미의 파나마 운하다. 전 세계 교역량의 2.5%가 지나가는 파나마 운하는 지난해부터 극심한 가뭄으로 수로에 채울 물이 부족해 선박 통행량을 제한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은 파업이다. 이달 미 동부와 동남부 항만 노동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사용자 단체와의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파업을 시사했다. 동시에 캐나다에서는 철도 노동자들이 파업 채비를 하고 있어 밴쿠버항과 연계되는 북미 물류망의 차질이 우려된다. NYT는 해운 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서 주요 해운사들이 이미 확정된 운송 일정을 수시로 취소하는 한편, 운임 외에 컨테이너에 특별 수수료를 추가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팬데믹 당시 크게 곤란을 겪었던 유통업체들은 연말 쇼핑 시즌에 앞서 미리 재고 확보를 위해 주문을 앞당기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물류 대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독일 물류기업 레누스 로지스틱스의 미주 해상 화물 책임자인 스테파니 루미스는 "지금 시장은 '팬데믹 2세'"라며 "많은 면에서 팬데믹 당시의 위치로 바로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의 데이브 휠러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근 운임 상승에 대해 "이는 팬데믹이 최고조에 달했던 해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운사들이 항해를 취소하고, 운송량을 줄인다며 "올해는 안정성 및 가격 위험과 관련해 폭풍이 몰아칠 것 같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6-25 17:57:57[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코닝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bendable glass)’ 통합 공급망을 갖췄다.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는 사람 모발보다 얇은 3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구부러지는 유리로, 모바일 기기와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된다. 코닝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첨단 소재 개발과 제조 역량 확대에 15억 달러를(약 2조 원) 한국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통합 공급망 구축은 투자 계획의 일부이다. 웬델 윅스 코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코닝은 최신 혁신 기술을 통해 첨단 모바일 기기 디자인과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것이며, 한국은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제조 허브가 될 것”이라며 “첨단 기술 주도 성장에 대한 한국의 의지와 우수한 인적 자원 그리고 정부의 지원 덕분에 삼성과 같이 한국의 소중한 고객사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코닝은 삼성과 함께 1973년 TV 생산을 위한 국내 합작법인을 시작으로 50년간 긴밀하게 협업해왔다. 지난 8월 31일 웬델 윅스 코닝 회장은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오랜 벗”으로 언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코닝의 한국 투자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코닝의 우정어린 협력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며 “우리 삼성과 코닝은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기술, 그리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yerilim@fnnews.com 임예리 유가원 기자
2023-09-07 13:50:17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 핵심 원자재법 등 공급망 이슈가 쉴새없이 경제안보 환경을 뒤흔들고 있지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내의 법·제도 정비는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5월 임시국회에서도 '공급망 기본법'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미국, 캐나다 등 주요국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국내 법·제도는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망법' 지지부진 2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안(공급망 기본법)'은 지난 15~1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서 축조 심사(법률안을 한 조항씩 차례대로 낭독하며 심사하는 방식)만을 마친 채 끝이 났다. 소위에서 의결돼도, 기재위 전체회의 의결, 법사위 심사, 본회의 의결 등 입법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심사가 늦어진 건 맞지만 이번 소위에서 5시간 가량 논의를 이어갔다. 이것은 고무적"이라며 "여야 모두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축조 심사를 마쳤으니 탄력을 받아 조속히 통과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공급망 기본법'은 위기 발생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컨트롤타워(공급망 안정화 위원회)를 설치하고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각국의 자원 블록화 현상 속에 미중 신냉전까지 맞물린 자원 무기화와 수출통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핵심 자원 확보 현황과 세계 수급 상황, 향후 소비 전망 등에 대한 국가적인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공급망 기본법과 함께 '공급망 3법'으로 불리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소부장특별법 개정안)' 등도 국회에서 무한 표류 중이다. 기재부는 "미국, EU,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국은 이미 자국 공급망 강화를 위한 입법을 서두르고 있고 자원 부국은 수출규제로 공급망 다운스트림(하방산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국 '총성없는 전쟁'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공급망 강화'를 띄우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정상과 만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데 이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공급망 공조를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출범 2년차 첫 국무회의에서 "전 세계가 총성없는 경제 전쟁, 정보 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며 "우리 산업이 운영되는데 필수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에너지, 광물 등의 공급망 안보를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 EU, 중국 등 주요국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 강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공급망 전쟁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23년 세계경제 전망'에서 "니켈, 전기동, 코발트 등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비철금속 대부분이 중국에서 정련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유럽과 한국, 일본 등 주요 수입국들은 새로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직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공급망 교란에 따른 하방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기재부는 "공급망 기본법 제정이 늦어질수록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우리나라 시스템 완비가 지연되고, 결과적으로 우리 기업의 공급망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5-21 18:31:00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경제 분절화와 관련해 범정부 차원의 사전점검·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며 '경제안보공급망 기본법' 제정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화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도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발전의 기회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FIND·서울국제금융포럼' 축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구조변화는 지정학 리스크 고조와 경제의 정치화 그리고 그에 따른 세계 경제 분절화"라며 "반세기 간 세계 경제성장의 동력이 돼 온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과 자유로운 무역체계라는 게임의 규칙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분절화로 인한 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7%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고 언급하며, 지정학 리스크로 분열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단기간 내 글로벌 금융질서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진 않으나 정부는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주요국과의 양자 협력 네트워크 심화·확대, 신흥국과 새로운 통상협정 추진, 다자협력 네트워크 확장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융 지정학의 귀환'이라는 이번 포럼 주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며 이번 포럼에서 분절화 속에서의 협력 방향에 대해 좋은 지혜를 모아주시길 기대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 역시 지정학적 위기가 민생금융 분야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환위리(以患爲利)' 정신을 강조했다. 백 위원장은 "지정학적 위기가 금융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고금리·고물가 부담으로 이어지며 서민들의 삶에 직격탄이 된다"고 우려하며 "조각난 세계는 더 가난한 세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IMF 경고를 인용, 현재의 지정학적 위기가 국내 금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백 위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동 간의 새로운 질서 등을 불안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진영과 이에 맞서는 중국·러시아 중심의 경제블록화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런 점이 수출강국인 우리나라에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고 했다. 최근 석유수출기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이 미국과 석유부국 중동 간 새로운 질서 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지적했다. 백 위원장은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며 "지정학적 위기는 금융 부문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백 위원장은 "지정학적 위기가 가져올 충격과 변화를 살펴 적시에 민생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정부, 민간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존 프랭크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이런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미래는 한 가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며 용기 있는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프랭크 부회장은 "미래는 그 아무도 모르지만 2년여 동안은 전문성과 자본 그리고 자신감과 용기가 있는 투자자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박소연 팀장 박신영 서혜진 김나경 이승연 김동찬 기자 김예지 김찬미 최아영 정원일 성석우 이창훈 수습기자 chlee1@fnnews.com 이창훈 박소연 박신영 서혜진 김나경 이승연 김동찬 김예지 김찬미 최아영 정원일 성석우 기자
2023-04-19 18:24:33정부가 18일 내놓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 강화정책 핵심은 글로벌화다. 기술과 생산, 수출 역량 강화를 통해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에 한정됐던 소부장 정책의 무게중심을 전 세계로 옮기겠다는 정책방향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정부의 소부장 관련 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도 제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더 나아가 소부장 강국인 일본과 공급망 분야 협력 강화, 협력모델 구축 전략도 정책과제로 내놨다. 소부장 연구개발(R&D) 등에 올해에만 2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소부장 경쟁력이 산업경쟁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소부장경쟁력강화위를 주재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경제·안보 차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첨단산업 공급망의 내재화·블록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공급망 연대와 첨단산업 지원을 통한 자국 내 산업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EU는 핵심원자재법(CRMA) 제정 등 핵심 광물자원의 공급망 구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소부장 공급망 확보가 곧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불확실성을 국내 소부장 기업 경쟁력 향상의 기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부장 정책 초점을 미래 선도형 기술에 맞췄다. 7대 분야, 150대 핵심전략기술이 10대 분야, 200개 기술로 확대된다. 미래선도사업인 우주, 방산, 수소 3개 분야가 추가됐다. 기존 7대 분야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금속, 전기전자, 기초화학, 바이오는 유지된다. 핵심전략기술로 지정되면 국가 연구개발(R&D), 세제, 규제, 신속처리(패스트 트랙) 등에서 지원을 받게 된다. 소부장의 진화인 셈이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주력산업 중심에서 중국 등 대(對)세계 공급망, 첨단미래산업으로 확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부장 R&D 등에 2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정부의 예산지원도 확충된다. 이와 함께 5곳인 소부장 특화단지를 더 늘린다. 현재 용인(반도체), 천안(디스플레이), 청주(이차전지), 전주(탄소소재), 창원(정밀기계)이 지정돼 있다. 추 부총리는 "소부장 특화단지를 7월 중 추가 지정하고 법률, 회계 등 투자관련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수출 확대 기회로 활용, 국내 이차전지 소재기업의 생산 확대와 북미 밸류체인 진출도 지원한다.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활물질이 '부품'에서 제외돼 양극재 기업의 북미 진출 필요성이 낮을 뿐 아니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광물조건 달성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역별 맞춤형 수출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한일 관계, 소부장의 또 다른 기회 추 부총리를 비롯해 산업·과기·환경·고용·중기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국무조정실장, 경제수석까지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안건 중 주목되는 것은 '한일 공급망 협력과제와 방안'이다.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으로 형성된 양국관계 회복 계기를 소부장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9년 100대 핵심품목의 대일 의존도는 30.9%였지만 2022년 21.9%로 9%p 하락해 소부장 자립화의 기반은 마련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대중국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소부장 대중국 의존도는 지난 2012년 24.9%에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29.6%까지 높아졌다. '요소수 사태'에서 보듯 한국 경제의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양국 간 협력 감소는 대외 불확실성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공동의 이익이 되는 공급망 분야 협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첨단소재를 양국 산학연이 공동개발하는 등 협력분야를 발굴하고,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일본의 글로벌 소부장 기업을 유치하는 등 양국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 밖에 전기차 모터 등 차세대 산업의 핵심소재로 활용되는 희토류 국제표준화 전략도 추진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이창훈 기자
2023-04-18 18:04:54미국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을 아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에서 생산하기 위한 공급망 마련에 나서면서 본격화하고 있는 세계화 역전(후퇴)은 실상 무게중심 이동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WSJ은 지난 12월 31일(현지시간) 탈세계화(Deglobalization)가 새로운 유행처럼 회자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세계화가 되감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탈세계화의 대표적인 징후로 간주되고 있는 교역 위축이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전세계 교역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틀어 잠그는 등 러시아의 유럽 상품 수출이 급감했고, 중국은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로 세계 공급망 차질을 불렀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미국 생산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 지급에 나섰다. 애플은 중국 정저우가 코로나19로 봉쇄되면서 아이폰 생산이 심각한 차질을 빚자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생산을 다변화하기 위한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그러나 이는 탈세계화와는 거리가 멀다.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계획은 아시아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생산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호주, 칠레, 캐나다 같은 배터리 핵심 원자재 생산 국가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역시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탈세계화를 외치며 중국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겼지만 이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가 크게 늘고, 생산활동에 활기가 돌지는 않았다. 대신 미국의 수입이 중국 대신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옮겨갔을 뿐이다. 수입 감소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전세계인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도 탈세계화가 정치인들의 구호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탈세계화로 생산 비용이 오르고, 이에따라 물가가 뛰면 소비자이자 유권자인 일반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유권자 눈치를 봐야 하는 정치인들이 탈세계화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 힘들다는 것을 뜻한다.한편 미국은 중국과 갈등 속에 탈세계화 대신 공급망 재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보다 인건비가 싼 멕시코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미국의 멕시코 수입 규모는 지난해 10월 현재 팬데믹 이전에 비해 약 60% 폭증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 송경재 기자
2023-01-01 18:23:31[파이낸셜뉴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국내 배터리셀과 양극재 기업의 안정적 리튬 확보를 위해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섰다. 수은은 칠레 광물 생산기업인 SQM에 총 1억 달러(대출 5500만 달러, 보증 4500만 달러)를 제공한다고 7일 밝혔다. SQM은 칠레와 호주 등에 리튬 광산을 소유한 세계 2위의 리튬생산기업으로 현재 전 세계 리튬 시장의 약 19%를 점유 중이다. 수은이 제공한 자금은 SQM의 호주 리튬 광산 개발 및 생산설비 개보수·증설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수은과의 여신약정에 따라 SQM은 10년의 대출 기간 동안 국내 배터리셀 및 양극재 생산 기업에 약 4억7000만 달러 규모의 리튬을 공급해야 한다. 수은이 제공한 자금의 약 5배에 달하는 규모의 리튬 자원을 국내기업들이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기차 2차전지 양극재 핵심 광물인 리튬은 칠레, 아르헨티나 등 한정된 국가에서만 생산되는 광물이다. 윤희성 수은 행장은 “지난해 말 싱가포르 트라피구라에 핵심 광물 공급 조건부 금융지원에 이어 이번 SQM에 대한 금융지원으로 2차 전지 관련 필수광물인 리튬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수은은 석유·가스 등 에너지와 수급이 불안정한 곡물 자원으로 금융지원의 저변을 넓혀 우리나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2-09-07 14:43:19[파이낸셜뉴스] 최근 세계 각국의 식량 수출제한조치로 식량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국내 식품 업계와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 안정적인 식량 공급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식량 수출제한조치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영향'에 따르면 올해 세계 각국이 내린 식량·비료 수출제한조치는 57건으로 이 중 45건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시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품목 중에서는 소맥(18건), 대두유(10건), 팜유(7건), 옥수수(6건) 순으로 많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로 식량을 수입해 이를 가공·소비하는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국제 식량 공급망 교란에 따른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산업에서 사용하는 원료 곡물의 수입산 비중은 79.8%에 달하며, 주요 식량인 소맥·옥수수·팜유·대두유의 국내 자급률은 0~1%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수출제한조치 시행국에서 수입하는 식량은 전체 수입량의 11.6%(칼로리 기준)에 불과하나, 수출제한으로 인한 국제가격 상승은 수입가격 및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 중국 등 세계 비료 수출 상위국이 비료에도 수출제한조치를 내리며 사료·식품업계 전반에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무역협회가 주요국의 식량 및 비료 수출제한조치로 인한 가격 상승이 품목별 국내 물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수출제한 이후 곡물, 유지, 비료 가격이 각각 45%, 30%, 80% 인상되었고, 이는 국내 사료(13.6%), 가공 식료품(6.1%), 육류 및 낙농품(6%)의 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곡물·식량작물(3.9%), 채소·과실(3.2%) 등 농산물도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율 무역협회 연구원은 "식량 공급망 교란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와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면서 "식량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는 관련 통계를 구축해 사전에 위험 품목을 파악하고 수입대체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해외 농업개발을 확대해 안정적인 식량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2-06-20 13:05:42【파이낸셜뉴스 광양=황태종 기자】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세계 공급망 재편 흐름에 맞춰 중국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선다. 10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 코트라(KOTRA)에서 '세계 공급망 재편 대응 중국 칭다오지역 온·오프라인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투자설명회는 최근 세계 경제 변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자 광양만권 투자환경 홍보 및 중국기업의 투자 성공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코트라 칭다오 무역관, 칭다오시 정부상무국이 공동으로 주관한 가운데 중국 제조 및 물류기업 20개사가 참석했다. 설명회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특혜세율 적용을 위한 한국 제조시설 및 물류 고려사항 안내, RCEP 발효 후 중국기업의 한국 투자 위험 요소 및 방지책, 광양경제청 투자환경 소개, 투자유치 절차 및 무역관 투자유치 지원사업 소개 순으로 진행됐다. RCEP는 세계 인구·총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15개국(한·중·일·호주·뉴질랜드·아세안 10개국)이 참여하는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을 말한다. 광양경제청은 특히 에이치에이엠(영유아 분유), 킹톱스(생리대), 광양알루미늄(알루미늄 판재), 마이밸로(전기자전거) 등 광양만권 내 중국기업 투자 성공사례를 안내했다. 또 중국 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업이 광양만권에 투자해 한국의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부품을 장착 후 한국의 FTA플랫폼을 활용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 수출하는 양국간 협력 사업을 소개해 참석기업의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광양경제청 관계자는 "세계 경제 탈동조화에 따라 공급망도 변화되고 있는데, 광양만권은 중국의 제조 기업이 'made in Korea'를 활용해 수출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ESS용 이차전지, e-모빌리티 분야에 있어 지속적인 한중 협력사업 발굴과 관련 기업의 투자유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양경제청은 이번 설명회에 이어 오는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2 세계 ESS엑스포'를 비롯해 9월 '중국국제투자무역박람회', 11월 '한·중·미 에너지저장장치 국제포럼'에 잇따라 참여해 급변하는 세계 공급망 변화에 따른 맞춤형 기업유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2-06-10 13:44:082년만에 대면으로 진행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세계화 시대의 종말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22일(현지시간) 개막해 26일까지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대면으로 진행된다. 다보스포럼을 앞두고 세계 기업 경영 지도자들과 투자자들은 30년간의 세계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영자들과 투자자들은 세계화 시대의 몰락의 원인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여파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비롯된 전세계 공급망 혼란 등을 꼽고 있다. 아시아 최대 제약회사인 일본 다케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의미에서 세계화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웨버 다케다 대표는 "간단히 말하면 세계화가 끝났고 현재 사람들이 생각하는 세계화는 더 이상 진짜 (세계화)가 아니다"라며 "몇 년 전에 존재했던 세계화, 제한 없는 무역, '세계는 평평하다'는 생각은 끝났다"고 역설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또 작은 시장인 남미와 아프리카 등 각기 다른 시장에서 사람들은 이제 지역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지역 내 거래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돌드만 삭스 인터내셔널 회장이자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됐고, 지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면서 "이러한 모든 상황은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현상) 세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그룹 워버그 핀커스 찰스 칩 케이 대표는 "투자 경력 동안 이런 조건을 본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지정학적 이슈는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전면 중앙에 자리 잡게 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우크라이나는 최우선 안건으로 떠올랐다. 외신들에 따르면 WEF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필두로 본격 시작된다. 10여 명의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직접 포럼에 참석한다. 반면 지난 3월 다보스포럼 주최 측은 러시아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의 참석은 배제했다. 이번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전환점에 선 역사: 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으로, 50여 명의 국가,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정치인, 기업인, 학자, 시민사회 인사 등 2500명이 참석한다. 한국도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통령 특사단을 파견했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은 '콜드워 2.0' 세션을 통해 서방 국가와 러시아 간의 갈등을 짚어보고,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등은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지정학 아웃룩' 세션에서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정세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논의할 전망이다. 포럼 설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래의 역사책에서 2차 세계대전과 냉전 후 국제 질서의 붕괴로 묘사될 것"이라고 말했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도 이번 포럼에서 연설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5-23 18:0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