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경영난 속에 존립 위기를 맞고 있는 중국의 초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주요 계열사 헝다자동차(헝다차)의 자회사 2곳이 파산 및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28일 헝다차는 홍콩증권거래소에 “광둥성 소재 자회사인 헝다신에너지자동차와 헝다스마트자동차가 지난 26일 광둥성 인민법원으로부터 파산 신청 통지서를 받았다”라고 공시했다. 헝다차는 “자회사들의 채권자가 25일 지방법원에 이들 회사의 파산 및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면서 “법원의 통보는 해당 회사의 생산과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투자자를 찾고 있으며 이를 통해 채무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헝다차는 지난 6월 11일에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지방정부로부터는 보조금 반환 명령도 받았다. 헝다신에너지자동차는 2019년 1월에 설립돼 자동차 부품 생산, 기술 수출입, 물류 등 EV 생산 및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고, 헝다스마트자동차는 2018년 2월에 설립됐다. 헝다차는 2022년 9월부터 EV '헝치5' 양산을 시작했다. 2023년 말까지 1700대를 생산해 1400여대를 인도했다. 회사는 지난해 119억9500만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월 헝다차는 자금 부족 등 원인으로 톈진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앞서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 1월 29일, 헝다(에버그란데)에 법적 정리(청산)를 명했다. 그러나 중국 법원은 아직 헝다에 대한 법적 정리 절차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29 15:41:32[파이낸셜뉴스] 중국 부동산 위기의 시작을 알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채권 사기 발행과 연차 보고서 허위 기재 문제로 중국 증권 당국으로부터 천문학적인 규모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헝다부동산 채권 사기 발행 및 정보 공개 위법 사건에 대해 처벌 결정을 내렸다”면서 시정 명령과 경고, 벌금 41억7500만 위안(약 8000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증감회는 또 헝다부동산 전 회장이자 실제 지배인 쉬자인에게는 최대 4700만위안(약 90억원)의 벌금과 증권시장 평생 진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헝다부동산은 2019∼2020년 매출을 미리 인식하는 방식으로 매출·이윤을 허위로 늘려 거래소 시장 공개 발행 채권이 사기 발행되게 했고, 공개 연차 보고서를 허위로 기재했다고 증감회는 지적했다. 또 헝다부동산에는 정기 보고를 일정대로 공개하지 않는 점과 중대 소송·중재 사건을 규정대로 공개하지 않은 점, 만기 도래 채무 상환 불능 상황을 공개하지 않은 점 등의 문제도 존재한다고 했다. 증감회는 헝다부동산의 채권 사기 발행 행위에 대해 모집 자금의 20%에 해당하는 벌금을, 정보 공개 위법 행위에 대해 최고 벌금을 부과해 채권시장 통일적 법 집행이 시작된 이래 가장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감회는 관련 부동산 중개기관에 대한 조사도 추진 중이라며 이번 단속이 다른 업체로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쉬 회장이 1997년 광둥성에서 설립한 헝다는 부동산으로 사업을 시작해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사업을 아우르는 재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공격적인 인수·합병, 신사업 투자 등이 역풍을 부르면서 부채가 쌓였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원하던 당국이 자금을 끊으면서 2021년 말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헝다의 현재 부채는 2조3900억 위안(약 443조원)에 달한다. 쉬 회장은 지난해 9월 범죄 혐의로 구속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5-31 19:03:14[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초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핵심 계열사인 헝다자동차(헝다차)의 톈진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는 등 존폐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중국 신랑왕 등에 따르면 헝다차는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 낸 공시에서 “2023년 수입은 13억4000만위안이고, 순손실은 119억95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56.64%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만 119억9500만위안(약 2조 2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손실만도 1108억4100만위안, 즉 약 20조 6000억원이 넘는다. 헝다차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톈진공장의 생산이 중단했다. 헝다차는 전략투자자와 투자금을 모으는 등 방식으로 그룹 생존과 미래 발전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지만, 과다생산과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매각이나 인수합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에 따르면 12월31일 기준 헝다차 총 자산은 348억5100만위안, 총부채는 725억4300만위안이다. 부채 중 차입금은 264억8400만위안, 무역 및 기타 납부금은 430억1200만위안이며 기타 부채는 30억4700만위안이다. 헝다차의 첫 번째 모델인 헝츠5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1700대가 생산됐고, 1389대가 고객에 인도됐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29 05:28:28[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유동성 위기 속에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사 헝다집단(에버그란데)이 분식회계로 증권 당국에서 41억7500만위안(약 7740억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19일 동망과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매출액 등을 부풀려 허위 기재한 헝다집단에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증감회는 헝다집단 쉬자인 창업주에 대해서 종신 동안 증권시장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걸 금지했다. 증감회는 "헝다집단의 모든 업무를 전면 관리하면서 실적 부풀리기를 지시한 책임이 쉬자인 창업주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감회는 헝다집단에 벌금 부과와 별도로 쉬자인 창업주에 벌금 4700만위안(87억원), 샤하이쥔 전 최고경영자(CEO)에는 1500만위안의 벌금 납부를 명령했다. 증감회는 쉬자인 창업주와 샤 전 CEO에는 평생 상장이나 비상장 기업의 이사와 관리직 간부에 취임하는 등 증시에 관련한 업무를 맡는 걸 금지했다. 헝다집단 주력 사업체로 사채 발행의 주체인 헝다지산은 전날 헝다집단이 매출액을 앞당겨 계상하는 등 방법으로 2019년, 2020년 결산 때 합쳐서 5640억위안(104조5148억원)의 매출액을 허위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는 매출액의 절반에 상당하는 2139억위안, 2020년에는 78%에 이르는 3501억위안을 각각 부풀렸다. 이에 따라 2019년과 2020년 결산의 순이익도 실제보다는 대폭 많게 계상했다. 매체는 헝다집단이 이러한 분식회계를 기반으로 해서 부정하게 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19 06:12:53[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지인 헝다(에버그란데)그룹 창업자 쉬자인의 전부인 딩위메이가 자신의 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중앙TV는 27일 딩씨가 아들인 쉬텅허에 대해 10억홍콩달러(약 1703억원)를 빌린 뒤 갚지 않았다며 전날 홍콩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2020년 6월 16일 차용 계약을 체결했고, 쉬씨가 예정된 날짜에 돈을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쉬팅허는 딩씨와 쉬 회장 사이에서 난 둘째 아들이다. 헝다그룹 경영에 깊이 관여해 왔던 쉬텅허는 지난해 9월 당국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쉬 회장의 전 부인 딩씨는 지난해 7월 하순 홍콩을 떠나 현재 중국 영토에서 벗어나 도피 상태이다. 현재 그가 어디에 있는 지는 확실하지 않다. 당씨는 지난해 쉬 회장과 이혼한 이후에도 홍콩에 머물며 헝다그룹의 채무 구조조정 업무를 맡아왔다. 딩씨와 쉬 회장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장 이혼을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이번 아들에 대한 딩위메이의 소송도 가족 재산을 지키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홍콩고등법원은 3280억 달러 규모(약 438조원)의 부채를 가진 헝다 그룹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2-28 08:11:56국내 투자자들이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미중 갈등이나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투자자의 ‘CHINAAMC CSI 300 인덱스(HKD)’ 매도금액(29일 기준)은 1억156만달러로 집계됐다. 매수금액(9193만달러)보다 1000만달러가량 많다. ‘글로벌 X 중국 전기차&배터리(USD)’도 377만달러를 순매도했고, '항셍 중국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글로벌 X 중국 전기차&배터리(HKD)'에 대해서도 각각 1114만달러, 854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CSOP 항셍테크 인덱스(HKD)' '글로벌 X 중국 소비재 브랜드(USD)' 역시 20만달러, 675만달러의 순매도가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계열사 Global X는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ETF 11종을 다음달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수요 미달로 인한 소규모 펀드 전락 등이 이유로 파악된다. 홍콩증시 약세의 근본적 요인은 부실한 기초체력(펀더멘털)이다.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경기 부양책의 실효성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정부가 2조위안(약 371조원) 규모 증시안정기금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금액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부동산이나 소비경기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힘을 빼는 대목이다. 신한투자증권 신승웅 연구원은 “현지 투자은행(IB)들도 대체로 증안기금 투입 시기와 규모에 의구심을 제기했다”며 “2015년 본토 증시 대폭락 당시에도 ‘국가대표펀드’ 부양 규모는 1200억위안에 그쳤다”고 전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도 봉합될 조짐이 없다. 이에 따른 반도체 불황, 제조업 및 무역 역량 약화는 또 다른 악재다. 여기에 지난 29일(현지시간) 홍콩 고등법원이 중국 보당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에 대해 청산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에 이어 또 다시 시장에 충격을 주는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청산 결정의 단기적 파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약 2조4000억위안의 부채를 안고 있는 만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손실을 입힐 것”이라며 “심각한 고용시장 악화, 내부 불황 심화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1-30 18:18:56【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홍콩 법원이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버그란데)에 청산명령을 내렸다. 중국 법원이 홍콩 법원의 결정을 인정하느냐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청산 결정 시에는 경제안정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 당국에 충격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헝다그룹은 홍콩 법원 판결 이후 "정상적 경영과 채무해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법원의 린다 찬 판사는 헝다를 청산해 달라는 채권자의 청원을 승인했다. 찬 판사는 "헝다는 채무상환 불이행 및 여러 법원 심리를 거친 후 1년7개월이 넘도록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총부채가 3000억달러 넘는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개발사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2년 6월 톱샤인글로벌이 헝다에 투자한 8억6250만홍콩달러(약 1475억원)를 회수하기 위해 제기됐다. 임시청산인은 헝다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부채 구조조정 협상과 자산통제 등의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채권자들은 임시청산인에게 헝다에 대한 채권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헝다가 그대로 청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21년 중국·홍콩 간 체결된 국경 간 파산사건 관련 협정에 따라 중국 내 3개 지정법원 중 적어도 한 곳에서 인정을 받아야 청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편 헝다는 2021년 말 역외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시작으로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중심에 서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는 약 443조원(2조3900억위안·약 3270억달러)에 이른다. 2022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헝다는 완공 임박부터 건설 중인 프로젝트까지 120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june@fnnews.com
2024-01-29 18:21:33[파이낸셜뉴스] 홍콩 법원이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버그란데)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 중국 법원이 홍콩 법원의 결정을 인정하느냐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홍콩 법원의 판결은 경제 안정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 당국에 충격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중국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에 파산 결정을 받은 바 있다. 헝다그룹은 홍콩 법원 판결 이후 "정상적 경영과 채무 해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콩법원, 헝다그룹 청산 결정 29일(이하 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법원의 린다 찬 판사는 "헝다는 채권 상환 불이행 및 여러 법원 심리를 거친 후 2년이 넘도록 구체적인 구조 조정 계획을 제시할 수 없었다"면서 "총 부채가 3000억 달러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개발사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법원 명령 직후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식의 거래는 중단됐다. 임시 청산인은 헝다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부채 구조조정 협상과 자산 통제 등의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채권자들은 임시 청산인에게 헝다에 대한 채권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SCMP는 "홍콩 법원이 청산을 명령한 최초의 사례"라면서도 "헝다의 자산이 대부분 중국 본토에 있어 홍콩 법원의 명령은 관할권을 초월한 문제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헝다가 홍콩 법원 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헝다는 완공 임박부터 건설 중인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단계의 프로젝트 1200여개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법원이 인정 여부 관심, 자산은 대부분 중국에 나티시스의 게리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헝다의 자산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 있어 채권자가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방법과 해외 채권 보유자의 상환 순위에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이번 판결은 끝이 아니라 청산 과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로펌 애셔스트 LLP의 랜스 장은 SCMP에 "시장은 임시 청산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주시할 것"이라며 "특히 2021년 중국-홍콩 간 체결한 국경 간 파산 사건 관련 협정에 따라 중국 내 3개 지정 법원 중 어느 한 곳으로부터라도 인정 받을 수 있을지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산인이 중국 법원에서 그러한 인정을 받지 못하면 중국 역내 자산에 대한 집행 권한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다는 2021년 말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시작으로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중심에 서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 부채는 약 443조원(2조3900억위안·약 3270억달러) 수준에 이른다. 헝다그룹 "경영정상화 노력" 홍콩 법원의 판결 이후 헝다그룹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샤오언 헝다그룹 집행총재(최고경영자)는 "어려움과 문제에 맞서 모든 합법적 조처를 하고 국내외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그룹 업무의 정상적인 경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청산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법에 따라 청산인과 협력해 관련 절차를 이행하며, 국제적 관례와 시장 규칙에 따라 채무 해결 등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앞서 중국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이 파산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중즈그룹의 자산 규모는 부채 대비 부족하며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분명히 없다"면서 이 회사가 낸 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중즈그룹은 지난해 말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사가 총 4600억위안(약 84조5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총자산은 2000억위안(약 36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29 14:26:55[파이낸셜뉴스] 홍콩 법원이 지난 2021년부터 휘청거리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렸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이날 홍콩 고등법원이 헝다 채권자들의 청원에 따라 헝다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린다 찬 판사는 "실행 가능한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진전이 명백히 부족한 점을 고려해 청산 명령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명령한다"고 밝혔다. 회사의 임시 청산인은 이날 오후 2시30분에 지명될 예정이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본사를 둔 헝다는 중국 정부가 2020년부터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출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경영난을 겪었다. 한때 중국 부동산 기업 가운데 2위였던 헝다는 2021년 12월에 227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적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했다. 현재 헝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는 2조3900억위안(약 443조원)에 이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29 12:00:53연간 국내총생산(GDP) 두자릿수 성장률은 옛 추억이다. 이제는 6%대 성장도 어렵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3%까지 추락했다. 14억 인구라는 거대시장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자랑하던 중국 경제가 뿌리째 흔들렸다. 문제는 총체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이후 각종 법과 제도, 공권력을 권력집중 강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숨통이 막힌 기업과 부동산 개발업체, 교육계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활동을 속속 포기했다. 이는 소비자에게 전이돼 호주머니를 닫게 만들었고, 청년실업난은 사상 최고치를 매월 경신했다. 여기다 미중 갈등 격화로 미국의 견제는 더욱 집요해졌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은 연이어 터졌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글로벌 수요까지 둔화해서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그래도 중국은 자신만만하다. 역시 세계 1~2위의 인구수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 광활한 본토 대륙과 그 속에 묻혀 있는 광물자원을 무기로 오히려 타국에 힘을 과시한다. 부동산과 수출 등 각종 경제지표도 침체에서 점차 개선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발전의 신호'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들 또한 안정적인 중국 경제에 힘을 실어주는 진단이 더 많다. ■'미세하게' 숨결 돌아오는 부동산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의 문을 연 1978년 이후 중국은 지난 수십년간 눈부신 발전을 구가해 왔다. 한때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중국이 급기야 세계 2위 경제국이 돼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모습에 일부 학자들은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 기간 중국은 매년 GDP의 44%가량을 국내 기반시설과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 세계 평균(25%)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고속도로와 공항, 발전소 등 부족했던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경기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과잉건설의 증거가 뚜렷해졌다. 헝다(에버그란데)를 시작으로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크고 작은 부동산 건설업체가 줄줄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거나 직전까지 내몰렸다.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대상이 아니다'라는 시 주석의 기조로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을 차단한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꼽히지만, 중국의 부동산은 사실상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았다. 중국 당국이 부랴부랴 부동산 살리기에 돌입했어도 시장의 반응은 냉소적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개발투자(11월 누적)는 전년 동기보다 9.4% 감소했다. 2022년 12월 마이너스(-10%)로 최저치를 찍은 뒤 2023년 2월 -5.7%로 '반짝' 회복했으나 다시 9개월째 하락폭이 확대됐다. 또다시 정부 규제가 발동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부동산을 더 이상 '불패의 신화'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원인이다. 주요 외신은 "위기를 맞은 중국 부동산은 주택구입 제한 완화 등 지원책에도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부동산이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까지는 아니라는 의견도 상존한다. 작년 부동산 개발투자는 4월 -6.2에서 5월 -7.2로 -1p 이상 하락한 뒤 9~10월 -0.2p, 10~11월 -0.1p 등 그 폭이 점차 줄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2024년 경제의 안정적 시작을 위해 수조위안 규모의 특별채권을 추가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특별채권 한도를 미리 확보해 지방의 자금조달 수요를 합리적으로 보장하고, 가능한 한 서둘러 실물 작업량을 형성할 것이라는 취지다. 특별채권은 도시 건설과 산업단지 기반시설, 사회사업, 교통 인프라, 보장성 주거사업, 농림수자원 관리 등 핵심분야 건설에 주로 쓰인다. 2023년 11월까지 발행된 특별채권은 3조6000억위안(약 656조원) 규모인데, 2024년엔 4조위안(약 731조원)으로 확대되고 발행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불확실한 대외수요, 안정적 경제성장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정부가 국유·민영 부동산 기업 50여곳에 융자 등 다양한 정책적 혜택을 주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 덕분에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부동산 주식이 급등했다.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성송청 전 인민은행 조사통계국장의 말을 인용, "올해도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생산·투자·수출 '회복' 신호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내며, GDP 기여율이 70%를 넘길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인 소매판매는 2023년 11월에 전년동월 대비 10.1% 늘었다. 이 수치가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그해 5월 12.7% 이후 6개월 만이다. 또 전월 7.6%와 비교해 2.5p 증가한 수준이다. 건축 및 장식재료(-10.4%), 문화·사무용품(-8.2%), 화장품(-3.5%)을 제외하고 대부분 품목의 소매판매가 증가했다. 의류·신발·모자(22.0%), 통신기기류(16.8%), 담배와 술(16.2%), 스포츠·오락용품류(16.0%), 자동차류(14.7%), 금·은·보석(10.7%) 등의 품목이 두드러졌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6.6%로 집계됐다. 2022년 3월의 7.5% 이래로 20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크다. 비철금속 제련·압연가공산업이 10.2%, 화학원료·화학제품 제조업이 9.6%, 자동차 제조업이 20.7% 각각 증가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생산량으로 따질 경우 집적회로가 27.9%, 신에너지차는 35.6% 각각 증가했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 평균 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투자의 변화를 보여주는 2023년 1∼11월 고정자산투자는 전월과 같은 2.9%였다. 고정자산투자는 2월 5.5% 이후 8개월 동안 한 차례도 반등하지 못했으나, 최소한 '추가 하락'은 방어했다. 중국 정부는 "외부 불안정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면서도 "각종 거시정책이 효과를 내면서 국내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개선됐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중국의 지난해 11월 수출이 1년 전과 견줘 0.5% 늘며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중국의 수출이 반등한 것은 세계적 수요위축 속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당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제조업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개월 연속 '마이너스'(11월 -0.5%)를 기록하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4개월째 마이너스(-3.0%)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어도 중국 정부는 '안정적'이라고 자평한다. CPI 연속 하락은 주로 따뜻한 날씨 때문에 농산물 공급이 부족하고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이 배경이라며 근원 CPI는 전월과 동일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국가신용등급, 안정적 〉부정적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을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다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무디스 발표 하루 뒤 각각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S&P는 "2023년 6월 '안정적' 전망으로 중국에 대한 A+ 장기 등급을 확정했고, 아직 변화는 없다"고 밝혔으며, 피치도 작년 8월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대해 '안정적' 전망과 함께 A+ 등급으로 한 후 변화를 주지 않았다. 중국 정부, 관영매체, 전문가, 중국신용평가기관 등은 보다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며 무디스 주장과 달리 통제 가능하다는 것이 골자다. 중국 경제가 일부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무디스 평가가 자칫 회복의 동력을 꺼트리는 '찬물'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신용평가기관 중청신궈지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AA+g'를 유지하고, 전망도 '안정적'으로 이어간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뒤 "중국 경제는 여전히 강한 유연성을 보이고 중국 정부의 재정 공간은 충분하며 국채 발행으로 지방의 가처분 재정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증가하는 부채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재정여유가 있으며 중국 정치 시스템은 완벽하다"고 강조했다. 중청신궈지는 2024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5%로 전망했다. 중국 재정부도 홈페이지에 "불안정한 세계 경제 회복과 약화하는 모멘텀 속에서도 중국의 거시경제는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질적 발전이 꾸준하게 진전됐다. 중국 경제가 긍정적인 추세를 유지하며 반등할 것"이라며 무디스 보고서 반박문을 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 연구부의 핑챠오빈 부부장은 "무디스 판단에 영향을 미친 부동산의 경우 최근 중국 정부의 지원정책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중장기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논리는 경제 기초체력이 강하고 잠재적 공간이 크고 시장이 깊다는 중국의 특성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국가 경제 방향을 논의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2024년 경제정책 방향은 안정을 중시하면서 발전을 추구하고, 발전하면서도 안정을 촉진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경제정책과 고품질 경제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직전 2개연도(2021~2022년) 정책 방향이 '코로나19 대응,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절대적인 안정'에서 '안정 속 경제발전 추구'로 목표를 전환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1-01 18:4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