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 김포시가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접경지 주민 대책 마련을 위한 기초 작업에 착수했다. 29일 김포시는 시암리 일대를 중심으로 북한 대남방송 소음 측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포 시암리는 북한과 불과 1.7㎞ 떨어진 접경지로, 이곳 주민들은 최근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시는 시암리 주민들이 '쇠를 깎는 듯한 소리', '늑대 울음' 등과 같은 기괴한 북한방송에 스트레스와 가축 피해 등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김병수 김포시장은 최근 군부대와 함께 피해 지역인 시암리를 방문, 현안 청취에 나섰다. 김포시는 이르면 다음 달 안으로 접경지 지역에 송출되고 있는 대남방송 소음의 평균치를 산출해 경기도 등 상위기관과 함께 대책 강구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 북한의 소음 공격 피해 주민을 위한 지원 조례 제정을 준비하는 등 개선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올 7월부터 시암리 주민들이 기괴한 북한 대남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소음을 측정해 피해 주민을 위한 대책 마련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29 09:46:42【파이낸셜뉴스 파주=노진균 기자】 "북한의 소음공격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소음에 옆 사람과 대화도 나눌 수 없고 밤잠도 이룰 수 없다. 수면제, 진정제를 먹어봐도 소용이 없고, 귀마개를 했더니 귀가 짓물러 염증이 생겼다" 지난 18일 김경일 경기 파주시장이 주도한 이동시장실에 참여한 장단면 일대 민통선 마을에 거주하는 70대 주민이 북측의 소음공격에 따른 피해를 호소했다. 시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남북 접경지대 안팎의 군사 긴장으로 나날이 심각해지는 주민 피해 실상을 청취하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임진각 내 민방위대피소에서 이동시장실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비무장지대 내 최일선에 소재한 조산리 대성동 마을과 백연리 통일촌, 동파리 해마루촌 등 민통선마을 주민 30여명은 김경일 시장을 만나 북한의 소음방송으로 인한 고통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부터 현재까지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는 대남확성기방송은 주민들이 이제껏 들어본 대남방송 중 소음강도가 가장 높다고 했다. 여우, 들개, 까마귀 등 동물의 울음소리부터 쇠뭉치를 긁는 소리나 기계 돌아가는 소리 등 소름끼치는 소리가 밤낮없이 들려와 주민들 대부분이 불면증과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 A씨는 "누구라도 이곳에 와서 하룻밤만 지내보라”면서 “너무 고통스럽고 아프다. 제발 살려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주민 B씨는 "대성동 마을로 시집와 5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오면서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지만, 올해만큼 힘들었던 적이 없다"면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고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의 원인을 제공한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해결방안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통일촌 이완배 이장은 "탈북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서라는데, 민통선 민통선 주민들에게는 인권이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북한에서는 대북전단이 날아오면 원점 타격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데, 전쟁이라도 나기를 바라느냐"며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판했다. 앞서 11일, 김경일 파주시장은 9월 말부터 본격화된 북한의 대남확성기 방송으로 인해 막대한 소음 피해를 입고 있는 대성동 마을을 방문키로 했으나, 방문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시는 임진각으로 장소를 옮겨 긴급 간담회 형식을 띤 이동시장실 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올해 들어 파주 접경지역 일대는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선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에 이어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이어지며 긴장의 수위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금 파주시민들의 불안과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생명과 안전이 모두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위험구역 설정에 따라 확보하게 된 지자체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대북전단 살포행위 적발과 단속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파주 접경지역 주민 피해와 관련해서는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중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경일 시장은 지난 14일 경기도를 상대로 한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자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대남확성기 소음 피해 실상을 알리고, 현 위기를 촉발시킨 대북전단 살포행위에 대한 강력한 차단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16일에는 경기도가 파주, 연천, 김포 등 3개 시군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함에 따라 앞으로는 대북전단 살포행위자들의 출입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고, 명령 불응할 때에는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강제 퇴거는 물론 형사처벌도 가능해졌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0-18 22:00:24[파이낸셜뉴스] 아이 울음소리만 5초가량 들리는 112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만일에 상황에 대비해 신속하게 위치를 특정해 신고자를 찾은 사연이 공개됐다. 112 전화, 아이 울음소리만 5초 들리자 추적 나선 경찰 1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남대문경찰서 칭찬 게시판에 '어제 출동해 주신 중림파출소 경찰관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서울에 사는 김모씨로 그는 중림파출소 경찰관들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 담긴 올렸다. 아이의 부모인 김씨는 "어젯밤 3살짜리 아들이 긴급통화 112 번호를 여러 번 잘못 눌렀다"며 "수화기 너머 울음소리에 걱정되는 마음에 경찰관들이 위치 추적해 찾아왔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남대문서는 당시 지령실에서 아이의 우는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5초가량 들린 뒤 전화가 끊겼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휴대전화 위칫값을 파악해 관할 지역 파출소인 중림파출소와 강력팀, 여청수사팀, 실종팀을 현장에 출동시켰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휴대전화 소유자 조회 등을 통해 1300여세대 아파트 내에서 전화가 걸려 온 집을 특정했다. 3살 아이가 잘못 건 전화.. 부모 "죄송합니다. 그리고 든든합니다" 확인 결과 경찰은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등의 사안이 아니라, 3살 아이가 부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다가 전화가 잘못 걸린 것 사실을 파악해 사건을 종결했다. 김씨는 "바쁠 텐데 출동해 줘서 정말 죄송했다"며 "아이를 잘 지도하여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실제 범죄 상황이었다면 너무 든든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대문서 김지용 범죄예방대응과장은 "신고자가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112 신고로 위급 상황을 알린 것이라고 생각해 출동한 것"이라며 "가해자가 같이 있거나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는 112 신고 후 숫자 버튼만 누르면 긴급 신고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12 06:17:45[파이낸셜뉴스] 경찰의 발 빠른 대처로 목이 졸려 의식을 잃은 4살 여자아이가 무사히 구조됐다. 19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8시34분께 112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로 한 여성이 흐느끼는 소리만 들려올 뿐 아무런 말이 없자 경찰은 신고 이유와 위치를 물었다. 그러나 경찰의 질문에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은 채 25초 만에 전화가 끊겼다. 위급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직감한 경찰은 긴급성이 가장 높은 '코드제로'를 발령하고 신고자 위치 주변 수색에 나섰다. 112 상황실과 관제센터는 신고 위치로 추정되는 성북구 안암동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의 폐쇄회로(CC)TV를 면밀히 살펴봤고, 6분 만에 화면 속 단독주택 1층 창 너머로 다급히 움직이는 성인 여성의 실루엣을 확인했다. 이상함을 직감한 경찰은 위치를 특정해 출동했고, 현장에서 거실 바닥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A양(4)을 발견했다. 경찰은 10여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의식을 되찾은 A양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A양은 현재 회복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양은 거실 소파 위에서 뛰어놀다가 블라인드 끈에 목이 졸렸다. 이를 목격한 어머니 B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끈을 급히 풀고 바닥에 눕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B씨는 119에 신고하려다 '112'에 전화를 걸었고 이를 뒤늦게 알고는 당황해 당시 상황을 알리지 못하고 전화를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울음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은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의 위치가 불명확한 긴급 상황에서 지역 경찰과 관제센터, 112 상황실이 총력 대응해 신고자의 위치를 신속·정확하게 파악해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3-20 06:46:42[파이낸셜뉴스] 자신을 세 아들의 엄마라고 소개한 여성이 커뮤니티에 ‘신생아 우는 소리 민원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글을 올려 고민을 토로했다. 여성 A씨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첫째와 3살짜리 둘째, 이제 막 신생아 딱지를 떼는 셋째와 살고 있는 엄마”라며 “오늘 아침 7시30분에 인터폰이 울려서 받아보니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다들 자고 있었는데 도대체 뭐가 시끄러웠는지 물어봤더니 새벽 내내 애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하더라”며 “첫째와 둘째는 통잠을 자고 아침에도 잠을 잔다. 즉 우리 집에서 새벽에 우는 아이는 신생아인 막내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아기 울음소리에 대한 민원이 들어온 날은 A씨 막내아들이 소아과에서 예방 접종을 받고 온 날이었다고 한다. A씨는 “접종을 받고 새벽에 아기가 보챈 건 사실”이라면서도 “오늘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소아과를 갔다 왔는데 그런(시끄럽다는) 소리까지 들으니 착잡하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파서 보채는 신생아가 우는 소리, 먹고 자고 우는 게 다인 아기의 울음소리에 대해 민원을 넣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내가 이기적인 것인지, 아랫집에는 뭐라고 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A씨는 ‘평소에도 소음이 심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새 집에 이사오자마자 소음 방지용 매트 시공에 수백만원을 쓰는 등 애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도 신생아 우는 소리에 민원이 들어오는 사회라니, 이래서 저출산 시대인가 싶다”고 말했다. A씨 고민에 네티즌들은 “한 번도 울지 않으면서 큰 아기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도 모두 주변에서 배려해줬기에 이렇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생아가 우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층아랫집의 민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아이가 우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주변을 이해시키는 것은 부모 몫이다. 양해 말씀을 구해보는 것은 어떤가”라고 조언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1-17 05:19:36[파이낸셜뉴스] 아시아나항공은 세계동물의 날을 맞아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멸종 위기 동물 보호 인식 제고를 위해 만들어진 '지구를 사랑한 수하물' 광고물을 깜짝 공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게릴라 이벤트는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인천에 도착하는 OZ754(싱가포르-인천), OZ562(로마-인천), OZ2602(시드니-인천) 항공편 승객들을 대상으로 수하물을 수취하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진행됐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이벤트 현장을 생생하게 촬영해 추후 광고로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이벤트는 멸종 위기 동물을 운반하는 모양의 원목 상자들이 생생한 동물 울음 소리 효과와 함께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자 밖으로 멸종 위기 동물 인형의 일부를 노출해 실제로 멸종 위기 동물을 운반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과거 직접 수송한 남방큰돌고래, 반달가슴곰, 따오기 등의 희귀 동물들을 이번 광고물에 활용해 아시아나항공이 지구 생태계 보존과 생물 다양성 호보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는 아시아나항공이 운송한 희귀 동물들의 이야기를 깜짝 소개하며 멸종 위기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5일 △다양한 멸종 위기 동물들을 운반하는 내용을 담은 '지구를 사랑한 비행'과 △연간 3500마리에 달하는 유기견들의 해외 이동 봉사 참여 독려 메시지를 담은 '비행짝꿍' 광고를 공개해 현재까지 조회수 543만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3-10-05 08:15:23[파이낸셜뉴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재밌는 수업과 소중한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초등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세요." (지난해 6학년 제자 올림) 4일 기자가 가본 서울 양천구 신목초등학교 정문 추모공간은 동료 교사와 학부모, 제자, 시민들이 붙인 메시지가 빼곡했다. 알록달록한 포스트잇에는 검은 글씨로 "누가 선생님을 죽음으로 내몰았나요", "저희는 운이 좋아 살아있을 뿐입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문구가 쓰여있었다. 14년차였던 30대 교사 A씨는 지난달 31일 목숨을 끊었다. 그는 육아 휴직 후 지난해 2학기 복직해 6학년 담임을 맡다가 지난 3월부터 연가와 병가 등을 사용해 시간 강사와 기간제 교사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A씨가 사망한 날은 질병 휴직 마지막 날이라고 알려졌다. 학교측은 지난 2일 정식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정문 앞에는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쓴 추모 행렬,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학교 정문 앞 길을 따라 동료 교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가득 들어섰다. 신목초를 찾은 50대 중등교사 이모씨는 "학교마다 비일비재해 이제 악성 민원, 문제 학생에 시달리는 분위기가 '문화'가 됐다"며 "사소한 일도 학교폭력, 아동학대 등 법으로 해결하려는 악성 민원과 그 사이에 담임 교사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교사들은 교육부 대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휴직 상태의 서울 초등교사 성모씨(32)는 "선생님들이 참여하고 제언한 보고서가 있는데 아직 교육부는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면 비용 지불'같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동료 교사들은 모두 격분하고 있고 숨진 교사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어 공감되고 슬프다"고 지적했다. 연차를 내고 방문한 10년차 초등교사 40대 이모씨도 "연가를 내고 집단행동을 하면 처벌하고 징계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보고 무슨 희망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숨진 선생님도 있던 반도 담임 교체가 여러 번 이뤄질 만큼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목소리를 내는 동료 교사들 사이에 조용히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울러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이날 고인이 생전 학생 지도와 학부모 민원에 고통을 받았다는 학부모의 제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09-04 15:40:29[파이낸셜뉴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재밌는 수업과 소중한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초등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세요." (지난해 6학년 제자 올림) 지난달 31일 스스로 세상을 떠난 30대 여교사 A씨가 근무했던 서울 양천구 신목초등학교 정문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는 동료 교사와 제자들이 붙인 메시지가 빼곡했다. 알록달록한 포스트잇에는 검은 글씨로 "누가 선생님을 죽음으로 내몰았나요", "저희는 운이 좋아 살아있을 뿐입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문구가 써있었다. 또 정문 앞에는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쓴 추모 행렬,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학교 정문 앞 길을 따라 동료 교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가득 들어섰다. A씨는 14년차 교사로, 육아 휴직 후 지난해 2학기 복직해 6학년 담임을 맡다가 지난 3월부터 연가와 병가 등을 사용해 시간 강사와 기간제 교사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A씨가 사망한 날은 질병 휴직 마지막 날이라고 알려졌다. "현장 교사 목소리 반영되지 않아"4일 신목초에서 만난 동료 교사들은 교육부 대책에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휴직 상태의 서울 초등교사 성모씨(32)는 "선생님들이 참여하고 제언한 보고서가 있는데 아직 교육부는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면 비용 지불'같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동료 교사들은 모두 격분하고 있고 숨진 교사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어 공감되고 슬프다"고 토로했다. 연차를 내고 방문한 10년차 초등교사 40대 이모씨도 "연가를 내고 집단행동을 하면 처벌하고 징계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보고 무슨 희망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연이은 사망 사건은) 어쩌다 한번 있는 일이 아니라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숨진 선생님도 있던 반도 담임 교체가 여러 번 이뤄질 만큼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 지도·민원에 힘들었다"목소리를 내는 동료 교사들 사이에 조용히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고인이 생전 학생 지도와 학부모 민원에 고통을 받았다는 학부모의 제보가 나와 이목을 끌었다. 서울교사노동조합(노조)가 공개한 학부모의 제보에 따르면 고인의 학급에는 폭력적인 성향의 문제 학생 B가 있었다. B는 교실에서 의자를 들고 친구를 위협한 적이 있다. 고인은 학생 B가 폭력적 행동을 할 때마다 복도로 데리고 나가 진정시키거나 지도했다. 학생 B와 관련한 학교폭력 사안도 있었다. 관련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남학생 C와 여학생 D간의 다툼이 커져 학급 전체 남학생과 여학생 간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제보한 학부모는 "(비보를 듣자) 자녀가 '선생님께서 나를 칭찬해 주셨던 말씀, 말투, 몸짓 다 기억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관련해 28년 교사 생활을 한 중등교사 50대 이모씨는 "문제는 학교마다 비일비재해 이제 악성 민원, 문제 학생에 시달리는 분위기가 '문화'가 됐다는 것"이라며 "사소한 일도 학교폭력, 아동학대 등 법으로 해결하려는 악성 민원과 그 사이에 담임 교사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법 개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학교, 교육을 총체적으로 접근해 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추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09-04 14:29:57【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줄어들고 있다. 임산부가 감소하자, 절반 병실 비용이라는 고육지책을 꺼내는 산부인과도 등장했다. 올해 연간 출생인구는 84년만의 최저 수준인 800만명 미만이 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자리도 인도에게 내줄 처지다. 산모 줄면서 50% 할인 등 고육지책 25일 중국 사회문제에 대한 심층 보고서와 분석을 제공하는 중국츠샨지아와 홍성신문 등 매체에 따르면 여러 기초 병원에서 올해 임산부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에선 3분의 1로 줄었다. 구이저우성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올해 신생아 분만 건수가 1년 전보다 30% 가까이 감소했으며, 현내 공립병원도 마찬가지”라며 "의료진 급여에 영향을 줄 정도“라고 말했다. 후난성 보자보건원 의료진은 “그간 하루 분만 건수가 7~10건에 달했으나 이제 며칠 동안 한 건도 보기 힘들다”면서 “산부인과가 병원의 브랜드처럼 여겨져 분만 건수가 항상 성내에서 상위권에 올랐지만, 현재는 출산 여성이 드물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 조산 서비스를 중단하는 병원도 나왔다. 저장성 중의약 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이 서비스를 하지 않고 다른 시설로 전환했다. 임산부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자, 특수 병동 병상을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등 다양한 우대 서비스도 등장했다. 허난성 병원에선 무료 교통편을 내걸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랩 설립자 겸 인구 경제학자인 량젠장은 “정부가 자녀를 둔 가정, 특히 다자녀 가정에 지원금을 지급해 출산 부담을 줄여야 한다”면서 “출산 보조금을 위한 재정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2~5%는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모의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임산부 15명 중 3명만이 30세 이하로 집계됐다. 연령이 높으면 동반 질환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매체는 주장했다. 올해 출산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은 더욱 상황을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 국가경제정보센터가 구축한 거시 경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의 통계 역대 출생인구 수를 보면 1929년 505만명에서 점차 증가하기 시작해 1970년 2788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엔 956만명에 그쳤다. 중국의 연간 출생인구가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44년 971만명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800만명 미만에 그칠 것으로 중국츠샨지아는 내다봤다. 이럴 경우 1939년 757만명 이래로 84년 만에 최저치가 된다. 일부에선 500만명이라는 극단적인 숫자를 제시하기도 한다. 인구 줄면 경제도 ↓ 출생인구 감소는 고령화 가속을 의미한다. 또 전체 인구수도 줄어들게 된다. 이는 점차 생산가능인구가 부족해지면서 이들이 사회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생산가능인구 한 명당 부양 의무를 져야 할 연령대(14세 이하, 65세 이상) 인구수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35년이면 연금 기금 고갈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경우 노동 공급도 함께 줄어들면서 국가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성장잠재력 악화까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일을 할 수 있는 근로 가능 인구 수 자체가 감소하면 산업의 동력은 힘이 약화된다. 소비력도 동반 하락할 우려가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소비에서도 활동이 왕성하다. 이렇게 되면 중국 정부의 ‘경제 굴기’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세계 1위 인구수라는 밑거름으로 생산과 소비 등 내수 경제를 이끌어왔다. 인도 인구가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는 유엔인구기금 보고서에 중국이 발끈한 것 역시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조장을 맡고 있는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는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현재 중국 인구 발전은 저출산, 고령화, 지역별 인구 증감 격차 등의 특징적 추세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출산 지원 정책 시스템의 구축 및 개선, 보편적 보육 서비스 시스템의 적극적 개발, 출산·양육과 교육 부담의 현저한 경감, 출산 친화적 사회 건설 촉진 등을 추진해야 할 과업으로 거론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5-25 11:23:01[파이낸셜뉴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상자들이 실려간 병원은 충격을 받은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30일 오전 12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성모병원에 2명의 사상자가 실려왔다. 20대 여성은 구급차에서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나머지 한 명은 중국 국적의 외상 환자였다. 이내 사상자의 가족과 친구들도 병원으로 속속 도착했다. 응급실 앞에서 유족과 친구들은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이태원에 함께 방문했다는 친구 A씨는 "친구들과 놀다가 인파가 많아 떨어졌는데 연락이 닿지 않아 찾아다니던 중 쓰러진 친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사상자의 아버지 B씨는 "딸이 아까 5시반쯤 할로윈 이태원에 간다고 했다"며 "이 상황이 실감이 안난다"고 했다. 뒤늦게 전화로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은 어머니는 "우리 애 없이 어떻게 살아"라고 소리치며 응급실 안으로 급히 들어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사망자 중 20대가 대다수이고, 피해자 중 외국인도 포함됐다. 사망자 일부와 부상자는 인근 17~20곳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을 비롯한 주변 병원 응급실이 부족해지자 구급차들은 서울 성모병원이나 이대목동병국립중앙병원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편, 악몽의 핼러윈 사태에도 이태원 인근 클럽에선 춤판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2시 본지 기자가 이태원역 인근 대로변을 벗어나자 여전히 핼러윈 파티 분위기가 여전했다. 일부 클럽 등지에서 핼러윈을 맞아 코스프레를 한 시민들이 클럽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클럽 이용객들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미국에서 온 A씨는 "안그래도 근처에서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핼로윈 파티 분위기를 즐기는 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에서 온 B씨는 "몇명이 다쳤는지 아직 제대로 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 파티를 즐기겠다는 입장이다. 박모씨는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신사동으로 가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이진혁 기자
2022-10-30 04: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