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 대선을 8일 앞둔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트럼프미디어의 주가가 급등했다. 오는 11월 5일 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여론조사의 경우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박빙의 우위를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9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인 현재에도 미국은 대중국 AI반도체 수출 등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는데 트럼프는 재선 시 중국산 제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고, 전체 수입품에도 20~50%의 '보편적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에도 미국은 대중국 AI반도체 수출 등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트럼프든 해리스든 미중 무역전쟁은 심화될 거라 업계가 보고 있는 이유다. 이같은 분위기에 중국이 칼을 빼들었다. 중국은 희토류 등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에 대해 생산·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최근 몇 주간 일련의 조치를 통해 외국 반도체 기업 등이 중국에서 생산·정제된 희토류와 기타 광물을 구매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현재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9.9%를 차지중인 디프로슘까지 중국의 엄격한 통제하에 들어갈 예정이다. ‘디프로슘’은 내열성이 강해 AI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내에서 마지막으로 외국인 소유로 남아있던 희토류 정제 공장 2곳이 중국 국유 기업에 의해 인수되는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해당 2곳은 캐나다 업체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측 소유인데 현재 장쑤성 우시의 디스프로슘 정제 공장 지분 86%를 성허자원(중국 정부가 대주주)에 매각할 방침을 최근 밝혔다. 네오의 나머지 1곳도 성허자원측에 장비와 인력을 넘기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관련 희토류 통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중국은 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흑연에 대해 수출을 통제 중이다. 단순 소재를 넘어 가공 기술 또한 통제 중이다. 중국은 자국이 사실상 독점 중인 희토류 가공 기술에 대해서도 수출을 막았다. NYT에 따르면 중국의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희토류를 추출할 수 있는 화학 기술 수준에서도 우위가 있으며 용매추출 기술은 외국보다 한세대 앞서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결국 미국의 대중국 AI반도체 수출 통제하고 있는 동시에 중국은 해당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소재를 통제하는 양상이다. 동시에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성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두 국가의 긴장은 유지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하나의 '테마'를 형성할 정도로 뜨거운 감자다. 일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하던 2017년 1월~2021년 1월까지 국내 희토류 관련 테마주로 알려진 유니온은 저점대비 약 7배의 변동성을 보일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개인들의 관심이 높다. 실제 해당기간 유니온은 최저가 1580원에서 최고가 1만 1100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희토류 테마주로 거론되는 티플랙스도 당시 최저가 1025원에서 최고가 4845원을 기록한 바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다만 이들 테마주들은 실적으로 연결되기 보단 테마주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10-29 09:04:36국내 세금 및 주택공급 등에서 큰 이견을 보이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통상 공약은 공통점이 많다. 두 후보 모두 '미국 우선주의'라는 보호주의적 기조를 통상정책의 큰 틀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실현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해리스는 다자 간 협력을 통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무역환경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자국 산업 보호를 최우선으로 보호무역 정책 강화와 무역불균형 재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리스 '프렌드 쇼어링' vs 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 해리스의 통상 공약은 동맹·우방국과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으로 요약된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동맹국을 통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공급망 재편과 관련된 글로벌 이슈들이 계속되자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해 중요한 자원의 공급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서도 해리스는 자국민 보호에 대한 큰 그림은 유지한다. 대표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대체로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에서 제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미국산 원자재를 사용해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인을 채용하라는 보호무역 정책의 일환이다. 여기에 해리스는 전통적인 제조업은 물론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해리스는 지난달 2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가진 경제정책 연설에서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지원대상 전략산업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항공우주 등은 물론이고 철강과 자동차도 포함시켰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미국 노동자들이 미국산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노선을 분명히 했다. 반면 트럼프는 통상정책에서 해리스보다 더 노골적으로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창한다. 대표적 수단으로 관세를 앞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경우 현재 3%가량인 관세율을 10%로 올려 모든 수입물품에 물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만성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낮은 관세에 있다고 주장하며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명 '트럼프 상호무역법'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똑같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강한 관세'와 함께 미국의 주요 산업과 노동자를 부당한 해외 경쟁에서 보호하기 위해 트럼프가 들고 나선 또 다른 수단은 법인세 인하다. 그가 지난달 24일 조지아주 서배나 유세에서 공약한 '신산업주의'는 법인세를 현재 21%에서 15%로 낮추고 환경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통해 미국 내 제조업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미국에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노동자의 임금을 대폭 올려 미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일자리를 빼앗아 오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공약에 긴장하는 세계 각국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대선 이후 미국의 국제무역 정책과 글로벌 경제질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더 직접적인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당선 시 대미 무역수지 흑자 국가들이 받는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우선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자동차산업 관련 규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내연기관차 중심의 정책을 전개해 미국 내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값싼 수입산을 지목하며 "바이든 정부의 1조달러 가까운 적자의 큰 원인은 유럽, 일본, 멕시코, 캐나다, 한국에서 온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온쇼어링(on-shoring)' 정책의 일환으로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대폭 확대할 방침을 전하면서 전 세계의 수출국들은 긴장하고 있다. 일례로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자동차에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이 다른 통상공약을 내놓고 있는 두 후보가 교집합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대중국 정책이다. 다만 트럼프가 중국에 60% 이상 관세율을 적용하고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는 등 디커플링(decoupling·특정국을 공급망과 무역 등에서 전면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선택했다면, 해리스는 중국 기업을 견제하지만 핵심기술 물자에 대해선 수출통제 등을 통해 미국의 우위를 유지한다는 디리스킹(de-risking·반도체 등 핵심산업에 국한한 디커플링)을 추구하고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0-06 18:41:15코로나 이후 한국 사회는 분노 게이지가 높다.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일이 터지면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SNS 확산의 영향이 있기도 하지만 사건의 배경이나 냉철한 상황판단보다는 먼저 분노 게이지가 폭발하고 막말 대잔치가 벌어진다. '타조증후군'(Ostrich Syndrome)이라는 말이 있다. 타조가 평야에서 맹수나 사냥꾼을 만나면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 행동을 두고 생겨난 말이다.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대응 및 해결을 하려 하지 않고 현실부정 속에서 문제대응을 거부하다가 나중에 심각한 화를 입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저녁 뉴스에 정치 뉴스가 나오면 채널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치는 타협과 협상이라지만 한국 정치는 '귀는 없고 입만 두개'인 사람들이 넘쳐난다. 욕하고 싸우고 막말 대잔치에 진절머리 난다. 청문회고 보고회고 간에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말만 하다 끝낸다. 한국 정치는 시급하고 산적한 사회문제에 하나도 시원한 해결책이 없고 주구장창 싸움만 한다. 미중 전쟁이 전방위로 가열되고 있고, 미국의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고, 중동 정세가 급변하는데도 한국의 외교전략과 정책은 정치권에서 별 관심사가 아니다. 지도자들이 똑똑하면 나라가 발전하고, 기업의 크기는 사장의 그릇만큼 큰다. 리더들의 소통능력, 공감능력이 실력이고 능력이고 나라와 기업의 수준이다. 리더는 'Leader'가 아니고 'Reader'이다. 리더는 구성원의 마음을 읽고 사람의 마음을 끌어내는 사람이지 억지로 앞에서 끙끙거리며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다. 의대정원 문제가 돌고 돌아 원점으로 가서 다시 논의할 조짐이 보인다. 온 국민은 다 알고 있는 것을 정치권만 애써 눈감고 있다가 사고 터지자 뒷북 치고 난리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 달러는 의대가 아니라 반도체가 번다. 우수한 이과생이 반도체가 아니라 정원 늘어난 의대로만 몰리면 의사는 10~15년 뒤의 문제지만 반도체는 4년 뒤에 당장 문제가 된다. 한중수교 32년 동안 6800억달러 흑자를 내던 대중무역에서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적자가 났다. 대미 흑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대중 수출비중은 낮아지는데 수입비중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대미 흑자의 효자인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에 필요한 소재 40~80%를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유사시 중국이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의 수출을 통제하면 대미 흑자도 사상누각이 될 리스크가 상존한다. '안미경중' 끝났다고만 할 게 아니고 이젠 중국을 '중동'으로 보고 원자재 외교, 공급망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소리는 기체보다 고체에서 훨씬 빠르게 전달된다. 타조가 땅속에 머리를 박는 진짜 이유는 땅에 머리를 박게 될 경우 멀리 있는 작은 소리도 훨씬 잘 들리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리더집단의 '소통지수'가 너무 낮고 공감능력이 너무 떨어진다. 손자병법의 이기는 노하우는 상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 정보가 불통이면 정치든 경제든 외교든 간에 필패한다. 소통이면 무통(無痛)이고 불통이면 고통(苦痛)이다. 천하제일의 반도체 회사였던 인텔도,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폭스바겐도 한 방에 훅 갔다. 한국이 봉착한 사회문제, 외교문제는 타조처럼 땅바닥에 머리 박고 눈 감는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시하다 다치고 한 방에 훅 가는 것이 지금 세상이다. 관중이 등 돌린 선수와 팀들이 자기들끼리 자가발전한들, 관중이 사라지면 경기 흥행은 자동 폭망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전복도 시킨다. 겨우 20%, 30%대의 지지율로 권력을 잡았다고 으스대고 국민을 무시하는 정당과 지도자들에 대해 70~80%의 소리 없는 다수는 반드시 표로 응징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2024-09-11 18:35:24[파이낸셜뉴스] 중국이 서방의 반도체 장비 제재에 맞서 반도체 재료 수출을 통제한 지 약 1년이 지난 가운데 주요 재료 가격이 2배 가까이 뛰었다. 시장에서는 다른 생산자들이 중국의 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시장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으면서 반도체 업계 내 공급 차질 공포가 커지고 있다. 갈륨·저마늄 시세, 中 수출 통제로 2배 가까이 뛰어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아르거스를 인용해 갈륨과 저마늄의 가격이 중국의 수출 감소로 인해 급등했다고 전했다. 갈륨 가격은 유럽 주요 공항의 수입 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8월에 kg당 350달러(약 46만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초 550달러를 넘더니 현재는 약 530달러(약 7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저마늄 가격 역시 같은 조건으로 지난해 8월 kg당 1400달러 근처에서 거래되었지만 이달 들어 2600달러(약 346만원)를 넘어섰다. 갈륨과 저마늄은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17종의 금속 원소(희토류)의 일종으로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 특히 갈륨과 암모니아 화합물인 질화갈륨(GaN)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 웨이퍼의 원료로 쓰인다. 갈륨과 비소를 합한 갈륨비소(GaAs) 또한 발광다이오드(LED) 및 반도체 제작에 필요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의하면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 갈륨의 98%, 저마늄의 68%가 중국에서 생산되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7월 3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같은해 8월 1일부터 갈륨과 저마늄을 포함하여 관련 화합물 등 30개 품목을 해외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방 언론들은 미국이 2022년 10월부터 첨단 반도체 및 생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막았고 네덜란드와 일본도 제재에 동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수출 통제가 이에 대한 보복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갈륨 및 저마늄 수출은 허가제 도입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에 각각 28t, 27.873t이었지만 같은해 하반기에는 각각 16t, 18.416t으로 급감했다. FT는 현재 중국에서 수출 허가를 받으려면 30~80일을 기다려야 하며, 중국 정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의 장기 계약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中 자원 무기화 가속...서방에 경고 캐나다의 금속 중개사 스트래티지메탈인베스트먼트의 테런스 벨 매니저는 “중국은 요즘 저마늄 수출 계약을 아예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다른 서방 금속 무역 중개사 관계자는 “만약 중국이 올해 상반기에 했던 것처럼 갈륨 수출을 줄인다면, 우리는 재고를 소진한 다음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금속 중개 업체 트라디엄의 얀 기스 선임 매니저는 수출 통제 이후 “우리가 예전에 샀던 것의 일부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마늄의 경우 중국 내부에서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가격이 더 올랐다고 지적했다. 아르거스에 의하면 중국 내에서 거래되는 저마늄 가격도 지난해 8월 kg당 1400달러에서 이달 약 2200달러까지 올랐다. 중국 컨설팅 기업 트리비움차이나의 코리 콤브 부국장은 중국이 수출 통제를 통해 미국 주도의 중국 기업 제재에 보복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중국 정부가 수출 통제로 중국의 핵심 육성 목표인 친환경 에너지 및 첨단 전자 산업용 재료를 비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2차 전지의 핵심 재료인 흑연에 수출 통제를 가했고 이달에도 배터리와 태양광 장비에 쓰이는 금속인 안티몬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갈륨·저마늄 수출 통제 직후,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갈륨 및 저마늄 생산국인 이유는 해당 자원이 가장 많이 묻혀있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 싸게 만들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으로 세계 갈륨 생산량의 1.8%는 러시아와 한국, 일본에서 나오고 있으며 저마늄의 경우 캐나다의 텍리소스, 미국의 인듐코퍼레이션이 생산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의 마리나 장 조교수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들이 독립적인 갈륨·저마늄을 공급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200억달러(약 26조608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발표에서 "갈륨·저마늄 정제 기술과 시설은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으며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불가피한 환경오염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8-27 10:20:31내수침체 장기화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거세다. 미국도 금리인하가 기정사실처럼 돼 있고 물가도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여 인하 여건은 충분하다. 22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와 동결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데 있어 첫번째 요인은 물가다. 최근 물가 흐름을 보면 2%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인하를 위한 환경은 어느 정도 마련됐다고 본다. 한은 이창용 총재도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고 언급하면서 다만 시점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은 수출만 잘될 뿐 내수는 침체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에 몰려 있고, 대기업도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불황에 빠진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는 것이 맞는다. 재정투입 여력도 바닥나 정부로서는 내수진작을 위한 뾰족한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올 상반기 나라살림은 103조4000억원 적자다. 상반기 기준으로 202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자가 크다.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집행할 재정의 상당 부분을 상반기에 쏟아부어 하반기에 활용할 재원도 넉넉지 않다. 이래저래 내수에 동원할 카드는 기준금리밖에 없어 보인다. 금리를 내리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도 적지 않다. 물가가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지만 통제할 수 없는 대외 복합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해소되지 않는 중동 위기는 국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을 언제든지 치솟게 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농산물 가격 앙등은 올해로 끝날 것 같지도 않다. 그보다 앞서 더 큰 문제는 정부 대책에도 아랑곳없이 급등세를 이어가는 수도권 집값이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데도 가계부채는 이달 들어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기준금리를 동결 기조에서 인하로 전환하는 건 대세론이다. 그러나 여러 여건들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미국의 금리 방향을 좇지 않을 수 없겠지만 우리와 미국의 사정이 같을 수는 없다. 물가도 완전한 안정권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인하 카드를 쓸 수 있다. 금리인하가 실제로 내수경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자칫 경기부양이라는 순기능보다 부동산 가격 자극이라는 역기능만 나타나지 않을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 내수진작보다 현재로서 더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불황에서 탈출할 전가의 보도인 양 호들갑을 떨 때도 지금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행보를 지켜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연준은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 해도 서두르지 말고 우리 경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위기론에 휩쓸린 부화뇌동을 경계해야 할 때다. 기준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다. 정부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 다만 돌다리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2024-08-19 18:05:00중동과 유럽에서 벌어진 두 전쟁이 동시에 확전으로 치달으며 세계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을 천명해온 이란이 곧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잇달아 나오면서 국제유가와 금값이 요동쳤다. 러시아 본토로 진격한 우크라이나는 87개 마을을 점령했고, 공격을 받은 러시아 국경지대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세계 정세가 하루하루 급박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기민한 대응이 시급하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말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되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 백악관 소식통과 외신은 연일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전하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13일(현지시간) "앞으로 며칠 또는 심지어 몇 시간 안에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군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런 가운데 15일 예정된 가자지구 휴전협상도 타결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가 중재를 맡아 국제사회가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하마스가 전격 불참을 결정하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년 넘게 이어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확전 기로에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동북부 국경을 넘어 이미 러시아 본토로 들어갔다. 13일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하루 동안 3㎞를 진격해 러시아 영토 40㎢를 추가로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를 최소 800㎢(서울 면적의 1.32배)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공정한 평화'에 동의하면 본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했으나 러시아는 강경대응을 선언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반격이 이어질 경우 원자재 시장은 직격탄을 맞는다. 우크라이나 공습 소식에 유럽 선물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20% 가까이 치솟았다. 국제유가와 금값은 중동전 발발 우려까지 겹쳐 급등세를 보였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이 현실화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최악의 경우라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유가가 급등하면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입물가가 치솟아 식료품, 공산품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피할 수 없다. 가뜩이나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이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것이다. 수출도 발목이 잡힌다. 바닷길이 막혀 물류대란이 빚어지고 해운운임은 급등할 수 있다. 제2 중동 붐을 노린 기업들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지금은 비상사태나 마찬가지다. 경제팀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갖고 대외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급박한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정쟁에 빠진 정치권은 한심하기만 하다. 야당의 입법폭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반복되고 있다. 야당이 강행 처리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국회 법사위에선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사 탄핵 청문회가 열렸다. 막말, 고성, 삿대질이 난무하는 구태와 파행이 그칠 줄 모른다. 국민은 기가 찬다.
2024-08-14 18:39:10[파이낸셜뉴스] 전 세계가 지정학적 긴장과 기후 변화 속에 '식량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세계 최대 곡물 메이저 가운데 한곳이 경고했다. 식량 공급이 감소하면서 각국이 식량 확보를 위해 치고받는 전쟁 상황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세계 최대 곡물 거래 업체 가운데 한 곳인 올람아그리 최고경영자(CEO) 서니 베르지스가 이같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베르지스는 "인류는 석유를 놓고 수많은 전쟁을 치렀다"면서 "앞으로 식량과 물을 놓고 더 큰 전쟁들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FT에 따르면 베르지스는 20일 로스차일드 산하의 레드번애틀랜틱이 주최한 소비자 컨퍼런스에서 각국이 식량 재고 확보를 위해 무역 장벽을 치면서 식료품 가격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악화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베르지스의 이 같은 경고는 곡물 메이저들이 중간에 농간을 부려 막대한 차익을 내기 위해 상황을 악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올람아그리를 비롯한 곡물 메이저들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해 곡물 가격이 뛰기 시작하자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이 공급을 통제하면서 전 세계 식료품 가격 폭등을 부르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베르지스는 그러나 각국 정부의 시장 개입이 식료품 가격 고공행진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각국이 비관세 무역장벽을 쌓기 시작했다면서 무역장벽을 세운 나라가 154개국에서 1266개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베르지스는 이같은 비관세 무역장벽이 "수급 불균형 악화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돈이 더 많은 나라들이 전략 원자재인 식량을 필요 이상으로 확보하면서 수요 확대를 가중시켰고, 결국 가격을 끌어올렸다면서 "인도, 중국을 비롯해 모든 나라들이 공급 감축에 대비해 필요 이상으로 비축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 식량 공급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주요 곡창지대 가운데 한 곳인 데다 러시아의 비료 수출도 차단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높은 식료품 값으로 어려워하고 있고,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는 기아가 심화됐다. 여기에 기후 위기에 따른 극심한 가뭄, 홍수 등으로 수확량이 줄자 각국은 식량 수출을 차단하는 등 보호주의 정책으로 돌아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 국내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팜유 수출을 금지했고, 지난해에는 특정 쌀 수출도 제한하기 시작했다. 베르지스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보호주의 정책은 잘못된 것으로 식료품 수급을 악화시켜 가격을 더 끌어올리겠지만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이런 행보에 나설 것으로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6-27 03:26:2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는 26일 양자회담을 통해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협상 재개를 비롯한 경제협력 성과를 거뒀다. 또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해 외교·국방 채널도 넓히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창 총리를 만나 양자회담을 벌였다. 회담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공동이익’, 리창 총리는 ‘무역 성과’를 강조한 데 따라 여러 경제협력 성과를 도출해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따르면 우선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발효 중인 한중 FTA는 상품 교역 분야 개방에 그쳐있는데, 이를 서비스 분야까지 확대하기 위한 협상이다. 문화와 관광 부문은 물론 법률서비스까지 개방 폭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달 초 FTA 수석대표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핵심광물과 원자재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에도 나서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핵심광물과 원자재 수입에서 중국 의존도가 극히 높아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 거기다 중국이 외교적인 이유로 수출통제를 하면서 타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그간 중단됐던 한중 공급망 협력·조정 협의체를 올해 하반기에 재개하고, 공급망 핫라인도 수시로 가동키로 했다. 특히 한중 수출통제대화체를 새로 출범시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상무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로 공급망 협력을 위한 창구 역할을 맡는다. 13년 동안 멈춰서있던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도 재개한다. 마찬가지로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가 참여하는 장관급 협의체로, 양국 무역과 투자 활성화를 논의한다. 중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리창 총리에게 별도로 당부를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중에 보다 활발히 투자하고, 또 이미 가있는 기업들이 보다 안심하고 기업활동을 하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투자 지원정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리창 총리는 “법치에 기반한 시장화를 계속 추진하고 국제화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한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는 외교·안보 분야 고위급 대화를 활발히 하기 위해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키로 했다. 내달 중순 첫회의를 개최할 예정으로, 외교부 차관과 국방부 국장급 고위관료가 참여한다. 이와 함께 중단됐던 한중 민관 1.5트랙 전략대화와 외교차관 전략대화도 올해 하반기에 재개키로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5-26 19:20:28[파이낸셜뉴스]지난해 우리나라 대(對)중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내 자체 조달이 늘어나고 기술력도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추월하면서 대중 수출 반등 요인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의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실익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 31년 만에 적자 전환2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181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3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최근 5년간 대중 수출 증가율이 평균 -4%로 대중 수입증가율(7%)에 못 미치면서 무역흑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든 결과다. 대중 무역수지는 올해에도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2억달러 흑자를 낸 2월을 제외하고 3월과 4월에 각각 -9억달러, -20억달러 적자를 보였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으로는 우선 중국의 경기 둔화가 꼽힌다. 중국경제는 2016년 이후부터 성장률 7% 미만의 중속성장 기조로 전환한 이후 2022년부터 코로나 봉쇄정책과 부동산 침체 등으로 수입이 2년 연속 둔화했다. 특히 상하이 등 대도시를 전면 봉쇄한 영향으로 2022년 2·4분기 성장률이 역대 2번째로 낮은 0.4%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기업 디폴트에 수입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아울러 제3국 우회생산과 중국 내 자체조달이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 중 아세안 비중은 2010년 6%에서 2022년 11%로 약 2배 급증했다.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탈하면서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27%에서 작년 15%로 9년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기술력도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추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 등 주요 11개 산업분야에 대한 중국의 기술력은 2022년 82.6(미국=100)을 기록하며 한국(81.5)을 추월했다. 중국의 중간재 기술 수준은 우리나라의 80%에 달하는 반면 가격은 70%에 불과해 높은 가성비를 무기로 대체 움직임이 활발한 상태다. ■美 견제 확장에 무역수지 회복 어려워대중 수출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대중 수입 의존도는 확대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는 핵심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19%로 주요국(9%)의 두 배를 상회했다. 중국 의존도가 절반 이상인 수입품목도 30%를 넘어섰고 불화수소, 네온 등 주요 반도체 소재의 경우 70%를 상회했다. 김기봉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산화리튬, 수산화리튬의 대중 수입액은 지난해 49억달러로 2019년 대비 18배 급증했다”며 “과다한 중국 의존도로 인해 2021년 요소수 부족 사태, 2023년 갈륨·게르마늄·흑연 수출 금지에 따른 우려 등 중국 관련 원자재 수급차질 현상이 늘어나는 추이”라고 설명했다. 대중 무역수지도 과거와 같은 흑자를 보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중국의 경기회복으로 코로나19 기간 누적됐던 대규모 재고가 줄어들고, 올해 IT제품 수요가 9% 늘어나면서 대중 수출이 증가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견제가 확대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서다. 김 책임연구원은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의 약 30%, 무역흑자의 460%를 차지한다”며 “미국이 동맹국들에 중국 통제의 핵심인 반도체 수출제한 압력을 높일 경우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은 이미 동맹국에 반도체 수출뿐아니라 서비스 제공 금지까지 요청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해 수출 늘려야국금센터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10대 수출 상품 중 5개가 중복돼 경쟁 관계가 심화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 기업은 낮은 생산원가를 바탕으로 대량생산에 나서면서 국내 기술력이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무역수지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어도 반도체 부문은 대규모 흑자를 유지했고 특히 대중 무역은 반도체 흑자가 최근 5년간 평균 218억달러로 무역수지(120억달러)의 약 2배를 기록한 만큼 중요성이 막대하다는 지적이다. 국금센터는 중국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하는 등 자립을 시도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대중 ODI는 미중 기술갈등 심화 우려에 전년 대비 80% 급감하며 최근 20년 동안 가장 저조했고 신규 법인 수도 2022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저인 205개를 기록하는 등 중국 내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칩4 동맹 등 대중 기술 견제를 반도체 기술력 격차 유지 등에 활용하면서도 미국의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범용 반도체 부문 등에선 중국과 일정 수준의 협력을 모색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은 낸드 반도체의 40%, SK하이닉스도 낸드 20%, 디램 40%를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의 대중 제재에 취약한 상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5-19 12:39:06【파이낸셜뉴스 익산=강인 기자】 전북 익산시가 요소 공급망을 추가로 확보해 '요소수 대란'을 미연에 방지한다. 익산시와 전북지역 유일한 요소수 생산업체 (유)아톤산업은 23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페트로베트남 비료회사(PVFCCo)와 요소 수입을 위한 우선 공급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베트남 출장 중인 정헌율 익산시장과 김기원 아톤산업 대표가 참석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베트남 최대 국영 비료회사인 PVFCCo는 매월 1500톤의 요소를 아톤산업에 공급한다. 이어 아톤산업은 생산한 요소수를 익산시와 전북특별자치도에 우선 공급한다. 우리나라는 요소수 원자재인 요소를 수입하는 국가가 한정돼 있어 불안정한 공급으로 인해 요소수 대란을 경험했다. 이에 익산시와 아톤산업은 요소 수입 다변화를 통해 더 안정적으로 요소수를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해 공동 대응 체계를 갖췄다. 익산시는 지난해 말 중국발 요소 수출 통제 사태에 전국 처음으로 요소수 대란 대비 전담반을 가동했다. 익산 제2일반산업단지에 있는 아톤산업은 2021년 요소수 대란 당시에도 익산시와 공급 약정을 체결하고 품귀 사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등 가격 안정화와 공급량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역 업체와의 상생 협력을 통해 베트남산 요소수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라며 "차질 없이 요소수를 공급해 공공 서비스 지원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 19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베트남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01-23 14:5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