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말을 처음 개념화한 사람은 미국 기업가 티엔 추오다. 일정한 비용(구독료)을 먼저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 쓰는 경제 활동을 이렇게 불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다. 사업자 입장에선 고정수입이 생겨서 좋고, 고객은 적은 비용으로 더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다. 이젠 꽃, 정원, 숲도 구독하는 시대다. 에버랜드가 국내 최초로 사계절 정원 구독 서비스 '가든패스(Garden Pass)'를 내놨다. 에버랜드 단지 내·외부 여러 공간에 흩어져 있던 식물 및 자연 자원을 한데 모으고 이를 일정한 금액에 구독자(소비자)들에게 제공, 고객들이 언제든 에버랜드의 꽃과 숲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숲캉스(숲+바캉스) 트렌드는 물론, 지난해 시범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은 은행나무숲(사진) 성공사례 등을 통해 숲과 정원에서 힐링하며 여유를 찾으려는 고객들의 높은 니즈를 확인했다"며 가든패스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에버랜드는 이를 위해 포시즌스가든, 장미원, 하늘정원길, 은행나무숲, 호암미술관 희원(熙園) 등 에버랜드 단지 내·외부에 위치한 숲과 정원 인프라를 모두 연결하고, 매화·튤립·벚꽃·장미·단풍 등 계절별 대표 꽃과 정원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맞춰 구독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식물 콘텐츠와 체험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진행되는 정원 도슨트부터 매실따기, 봄꽃 캠프닉(캠핑+피크닉), 숲 트레킹 등 매월 사전 신청 후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에는 유튜브에서 '꽃바람 이박사'로 유명한 이준규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장(조경학 박사)이 참여해 전문 가드너 큐레이션도 진행한다. 특히 그동안 일반에 한번도 개방된 적 없는 미공개 정원을 최초로 공개하는 등 가든패스 구독자들만을 위한 익스클루시브(exclusive)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한다. 이에 따라 700여그루의 매화나무가 식재된 하늘정원길과 '용인8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호암미술관 전통공원 희원 옆 가실벚꽃길이 가든패스 전용 야경 관람 코스로 처음 개방된다. 또 희원 앞에 조선시대 석조물을 모아 놓은 옛돌정원과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수변길도 가든패스 구독자들에게 최초로 공개된다. 가든패스 구독자만을 위한 편의시설과 부가 혜택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하늘정원길 해마루와 장미원 전망대에는 가든패스 구독자 전용 라운지가 따로 마련돼 에버랜드 이용중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라운지에서는 웰컴푸드로 제공되는 가벼운 스낵과 음료 등을 즐기며 정원과 숲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가든패스 구독자들에게는 방문 당일 곤돌라 리프트 시설인 스카이크루즈 상행 우선탑승권을 증정하며, 에버랜드 단지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을 연간 2회 관람할 수 있는 이용권도 제공된다. 가든패스 론칭에 따른 에버랜드 정원 첫 공개일은 '튤립축제'가 시작되는 오는 21일로 정해졌지만, 가든패스 구독자 모집은 10일부터 시작한다. 1차 가입 목표 인원은 1만명으로 선착순이다. 가든패스 권종은 방문 횟수에 따라 레귤러(4회·12만원), 레귤러 플러스(8회·18만원)로 구성돼 있으며, 더욱 깊이 있는 식물 체험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무제한·40만원) 권종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가든패스 구독자들에게는 기존 레귤러 구독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 외에도 추가로 에버랜드 정문 발레파킹(4회), 모든 체험 프로그램 무료, 리움미술관 멤버십 혜택 등이 제공되며, 분재 만들기, 주키퍼 사파리 도슨트 등 프리미엄 전용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선보인 가든패스를 통해 고객들이 사계절 새롭고 풍성한 식물 콘텐츠를 마음껏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가든패스 프로그램을 지속 업그레이드해 에버랜드 개장 5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식물 콘텐츠 라인업과 체험 인프라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3-06 18:15:51에버랜드가 꽁꽁 숨겨놓았던 '비밀의 은행나무숲'을 일반에 공개했다.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신원리 향수산 일대 14만5000㎡(약 4만4000평) 부지에 조성된 은행나무 군락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일반 고객이 개인 자격으로 이 공간을 방문할 순 없다. 지난달 25일부터 딱 보름간만 일반에 공개한 후 다시 문을 닫아서다. 다만, 기업 또는 법인이 사전 예약 후 단체로 숲체험, 트레킹,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순 있다. 에버랜드 은행나무숲을 이야기하자면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시절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창업회장은 사업보국(事業報國) 일념으로 지금의 에버랜드가 있는 용인 일대에 식량증산과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는 유실수를 심게 했다. 한데 1979년 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밤, 복숭아, 호두 등 많은 과실수들이 고사해, 이듬해 봄 이들을 모두 뽑아내고 생명력이 강한 은행나무를 다시 심었다. 이때 심은 어린 은행나무 3만여 그루가 지금의 숲을 이뤘다. 지난달 18일 진행된 일반인 탐방 프로그램 신청은 예매 시작 2분만에 전 회차가 마감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루 3회씩 회당 최대 30명까지만 숫자를 제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밀의 은행나무숲에 대한 궁금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군락을 이루며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은행나무들이 참 멋졌다", "꼭 한번 가봐야 할 명소가 될 듯", "말 그대로 자연 그 자체를 실컷 보다 올 수 있는 곳" 등 참가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에버랜드는 최근 숲·정원 등 식물 콘텐츠에 관심을 쏟고 있다. 테마파크 입장 없이 오직 정원 체험만을 희망하는 고객을 위한 전용 티켓인 '가든 패스'를 올해 시범적으로 선보였는데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가을 반세기만에 일반에 공개된 은행나무숲도 이런 형태로 고객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국내 여가문화와 인구구조의 변화 트렌드 속에서 오직 에버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1-14 18:11:11에버랜드가 꽁꽁 숨겨놓았던 '비밀의 은행나무숲'을 일반에 공개했다.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신원리 향수산 일대 14만5000㎡(약 4만4000평) 부지에 조성된 은행나무 군락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일반 고객이 개인 자격으로 이 공간을 방문할 순 없다. 지난달 25일부터 딱 보름간만 일반에 공개한 후 다시 문을 닫아서다. 다만, 기업 또는 법인이 사전 예약 후 단체로 숲체험, 트레킹,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순 있다. 에버랜드 은행나무숲을 이야기하자면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시절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창업회장은 사업보국(事業報國) 일념으로 지금의 에버랜드가 있는 용인 일대에 식량증산과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는 유실수를 심게 했다. 한데 1979년 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밤, 복숭아, 호두 등 많은 과실수들이 고사해, 이듬해 봄 이들을 모두 뽑아내고 생명력이 강한 은행나무를 다시 심었다. 이때 심은 어린 은행나무 3만여 그루가 지금의 숲을 이뤘다. 지난달 18일 진행된 일반인 탐방 프로그램 신청은 예매 시작 2분만에 전 회차가 마감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루 3회씩 회당 최대 30명까지만 숫자를 제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밀의 은행나무숲에 대한 궁금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군락을 이루며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은행나무들이 참 멋졌다", "꼭 한번 가봐야 할 명소가 될 듯", "말 그대로 자연 그 자체를 실컷 보다 올 수 있는 곳" 등 참가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에버랜드는 최근 숲·정원 등 식물 콘텐츠에 관심을 쏟고 있다. 테마파크 입장 없이 오직 정원 체험만을 희망하는 고객을 위한 전용 티켓인 '가든 패스'를 올해 시범적으로 선보였는데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가을 반세기만에 일반에 공개된 은행나무숲도 이런 형태로 고객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국내 여가문화와 인구구조의 변화 트렌드 속에서 오직 에버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1-11 17:06:48【파이낸셜뉴스 홍천=김기섭 기자】가을 단풍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홍천 내면 은행나무숲이 이달말까지 무료 개방된다. 7일 홍천군에 따르면 홍천군 내면 광원1리 은행나무숲은 4만㎡ 부지에 은행나무 2000여 그루가 있으며 2010년 개방한 이후 매년 1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가을 대표적인 단풍 명소다. 특히 올해는 은행나무 잎이 전년보다 커서 울창한 숲을 형성하는 등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방문객들을 위해 광원1리 청년회와 부녀회는 감자부침, 도토리묵 등 먹거리 장터를 개최하고 내면에서 직접 재배한 무, 배추 등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방문객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홍천군은 은행나무가 잘 클 수 있도록 비료를 지원하고 임시 전기 사용을 신청했으며 은행나무숲을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차관리 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홍천군 관계자는 “홍천의 가을 명소인 내면의 울창한 은행나무 숲에서 가을의 소중한 추억을 쌓고 힐링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4-10-07 14:11:59【파이낸셜뉴스 홍천=김기섭 기자】 홍천군 내면 광원1리에 위치한 은행나무숲이 오는 30일부터 10월말까지 무료 개방된다. 26일 홍천군에 따르면 홍천 은행나무숲은 4만㎡ 부지에 은행나무 2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으며 2010년 개방한 이후 매년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가을 대표적인 명소다. 특히 올해 은행나무 잎이 지난해 보다 커 울창한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광원1리 청년회와 부녀회는 감자부침, 도토리묵 등 먹거리 장터를 마련하고 내면에서 직접 재배한 무, 배추 등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방문객에게 즐길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홍천군은 은행나무가 잘 클 수 있도록 비료를 지원하고 은행나무숲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차관리 인력을 지원할 계획이다. 남용우 홍천군 관광문화과장은 “연휴기간 울창한 은행나무 숲에서 방문객들이 가을의 소중한 추억을 쌓고 힐링하는 시간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09-26 10:26:25【홍천=서정욱 기자】 10만명 이상 방문해 온 홍천의 가을 관광명소인 홍천은행나무숲이 올해는 개방을 안하기로 결정,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24일 홍천군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지역유입차단을 위한 조치이다. 홍천 내면 은행나무숲은 매년 10월이면 20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가을의 정취를 관광객들에게 선사해 왔다. 은행나무숲의 유기춘 농장주는 “매년 노랗게 물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가을추억을 제공하였던 은행나무숲을 올해는 개방하지 않게 되어 아쉽지만, 주민의 안전과 숲의 휴식이 필요하여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천 은행나무숲은 35년 전 아픈 아내의 쾌유를 빌며 사랑으로 가꾼 숲으로 2010년 개방된 이후 매년 10월이면 한시적으로 일반인에게 무료 개방,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은행나무의 추억’을 만들어 가는 홍천군의 대표 가을철 관광명소이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20-08-24 07:58:02【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 공장장협의회는 2일 울산대공원 남문 테마초화원 일원에서 인재와 나무를 함께 키우자는 의미로 '엔지니어의 숲' 조성 행사를 개최했다.이날 행사에는 김석진 울산시 행정부시장, 차동조 생명의 숲 공동대표, 울산시 공장장협의회 회장단과 기업체 엔지니어 60여명이 참여했다.참가자들은 엔지니어의 숲 표지석 제막과 참여한 엔지니어들의 이름이 표기된 입간판을 설치하고 약1000㎡ 규모의 부지에 은행나무 120그루를 심었다.이번 엔지니어의 숲 조성사업은 SK 울산콤플렉스가 자체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본격 추진됐다.SK 울산콤플렉스는 울산지역 석유화학단지 내 에너지·화학기업체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인 'SK EDS(Engineering Design Seminar)' 베이직 과정을 운영했다.올해 교육 과정에 참여한 기업체 14개사와 SK 울산콤플렉스는 교육 참가비 등 사업비용을 모아 울산시에 기부, 기부금 활용방안을 논의한 끝에 엔지니어의 숲을 조성키로 했다.SK EDS 베이직 과정은 양질의 교육인프라 공유를 통해 울산 석유화학공단에 근무하는 엔지니어의 직무 역량을 높이고 이들이 미래에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리더가 돼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2월부터 약 4주간 운영됐다.울산시 공장장협의회 박경환 회장(SK 울산콤플렉스 총괄 부사장)은 "울산지역 에너지·화학 기업체들이 모여 총 4300만원의 교육기금을 마련했고 이를 지역사회와 공유해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자 했다"며 "울산시가 추진 중인 '천만그루 나무심기' 사업의 일환으로 울산시민들의 쉼터인 울산대공원에 엔지니어의 숲을 조성하게 됐다"고 밝혔다.이날 행사에 참가한 이수화학 최진혁 엔지니어는 "정성을 다해 심은 나무들이 울산을 대표하는 숲으로 자라주기를 바란다"며 "엔지니어의 숲 입간판에 이름을 올린 모든 엔지니어들이 나무와 함께 성장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9-12-02 16:47:25【홍천=서정욱 기자】10월 한 달간 만 만나는 해발 700m가 넘는 강원도 홍천 내면 광원1리에 위치한 은행나무 숲이 오는 10월 1일 개방된다. 29일 홍천군에 따르면 이번에 개방되는 홍천은행나무숲은 4만 제곱미터 부지에 은행나무 2천여 그루가 만든 가을숲이다. 특히 이 숲은 한 개인이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던 아픈 아내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홍천군 제9경인 가칠봉삼봉약수의 효험을 듣고 홍천 내면 광원리에 터를 잡아 은행나무 묘목을 한그루씩 심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은행나무 숲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숲은 일반인에게 25년 동안 단 한 번도 개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관광객들을 위해 10월에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이외에도 은행나무 숲이 있는 인근 내면에는 15가지 약수성분이 함유되고 천연기념물 제530호로 지정된 삼봉약수와, 열목어가 서식하는 해발 700미터 이상의 청정지역이 펼쳐져 있다. 이와 관련 홍천군 관계자는 “이곳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하여 주차장조성과 주변 환경을 정비해 이번 개방기간 동안 관광안내소와 느린 우체통을 운영하여 홍천군의 관광지를 홍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곳 홍천 내면 은행나무 숲으로 오는 길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내천 I.C에서 서석 내촌방면으로 들어와 구령룡로를 거쳐 오시면 된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19-09-29 09:00:28【홍천=서정욱 기자】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10월’이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노오란 은행나무숲’이 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이다.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 I.C를 빠져나와 깊어가는 가을 골짜가를 1시간여 달렸다. 해발 750m, 홍천 내면 광원리 골짜기 물이 흘러내리는 물가 옆에 은행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은행나무들의 고향 같은 나무들이 파아란 가을하늘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7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찾은 이 숲은 사람이 가장 살기 좋다는 해발 700m의 숲에서 두 번재 노란 풍경을 보여주었다. 지난 해 나는 내가 읽었던 프로스트의 시 ‘가지않은 길’을 떠올리며 내가 가지 않은 길 중에 한 곳으로 이곳을 가지 않고 남겨둔 숲길이라고 생각했다. -노오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어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 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생략) -프로스트의 시 ‘가지않은 길’ 중에서. 이 은행나무들이 사는 숲의 주인은 1년 동안 자란 은행나무 숲을 10월 한 달만 사람들에게 꺼내 놓는다 고 한다. 해발 750m 계곡을 가로지른 다리 하나를 건너면 은행나무 숲으로 가는 두 갈래 길이 있다. 그 두 개의 길에서 왼쪽으로 5분정도 걸으면 바깥세상과는 전혀 다른 노란 옷을 입은 피오노키오의 목각 같은 인형들이 살 것 같은 은행나무들이 빼곡한 군락을 이룬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은행나무를 만나는 오솔길에는 스마트 폰을 들고 이 풍경을 담으려는 사람들의 미소가 모나리자가 같다. 이런 노오란 숲은 내어 준건 사랑하는 아내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이 숲으로 들어와 숲의 친구처럼 살며 은행나무를 심어 온 부부의 수고로움이 녹아있다. 나는 이 숲을 보며 내가 꽤 오래전에 읽은 동화 ‘나무를 심은 사람’을 생각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엘제아르 부피에는 양치기이다. 그는 알프스산맥이 뻗어 내린 프로방스 지방의 황무지에 나무 하나 하나를 평생 심어 숲으로 바꿔 놓은 정말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 한 사람의 수고로움이 알프스 산으로 사람들을 다 시 불러 모으고 마을을 다시 풍요롭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양치기 한사람이 가꾼 숲의 노력을 나는 홍천 내면 광원리 깊은 골짜기 은행나무 숲에서 다시 떠올렸다. 이 은행나무 숲의 주인의 수고로움이 나무와 사람들의 소통을 불러 오고 있었다, 도시의 팍팍한 삶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아이들에게 장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닯은 이름모를 주인이 심은 은행나무를 만나며 행복한 웃음을 가을하늘 높이 던지는 사람들을 보는 나 또한 행복하다. 사람들보다 지구에 더 먼저 와 지구의 주인이 된 나무. 그 나무가 은행나무이다. 식물 사전을 찾아보니 2억7000만 년 전 공룡과 함께 탄생한 나무라고 적혀 있다. 은행나무는 그 어떤 나무보다도 강하다. 그래서 나무가 병에 걸리거나 은행나무 냄새를 맡은 숲속의 또다른 침입자인 벌레들이 아무리 공격을 해도 좀처럼 벌레들로부터 습격을 당하는 일이 적다고 한다. 나는 잠시 은행나무 숲길을 걷다 숲 언덕에 앉아 은행나무 사이로 태풍이 지나간 가을하늘을 보았다. 파아란 도화지에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다. 나는 그런 은행나무를 좋아한다. 지난해 이맘때도 나는 이곳 은행나무 밑에서 내 어릴 적 중학생인 내가 자전거를 타고가 나무에 기대어 책을 읽던 지금은 고목이 된 은행나무를 생각했다. 조선의 6대 왕이자 어린 왕 단종이 마을에 살던 나는 어린왕자의 숙부인 수양의 추악한 권력에 더밀려 깊은 숲길로 유배 온 단종을 묵묵히 지켜봤을 그 은행나무 아래에서 조선의 부끄러운 역사를 생각했다. 태풍이 지나간 오늘. 이 은행나무 밑에서 나는 언젠가 내가 읽었던 동화 ‘책 읽는 루브르’의 주인공 소년처럼 은행나무에 기대어 앉아 이 숲이 내게 주는 산소와 수북이 쌓인 은행열매들을 보며 이 숲의 주인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이 은행나무들이 모여 만든 숲이 내게 준 것처럼 나 또한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행복을 줄 수 있는 있는 사람일까? 하고 생각하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내가 읽은 마음이 따뜻한 동화, 나무들을 황무지에 심은 양치기가 있는 ‘나무를 심은 사람’이나 장애를 가진 소녀를 위해 피아노나무가 되어 준 동화 속의 주인공 가문비나무가 있는 ‘피아노가 되고 싶은 나무’ 같은 마음이 따뜻한 책을 사서 세 번째 이곳을 방문할 때는 은행나무숲 주인에게 선물로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곳 은행나무숲에는 나무를 심은 사람 같은 양치기 목동을 닯은 숲의 주인과 사람들에게 10월의 노오란 행복을 나눠주는 가문비나무 같은 마음을 가진 은행나무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은행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로 달려가 은행나무잎 위에 앉는다. 엽록체가 일으킨 화학반응이라도 하는 걸까. 오늘 하루 가을 햇빛은 태풍에 견디며 서있는 은행나무 숲을 더 노랗게 색깔을 입히고 있다. 나의 일상의 하루는 뿜어대는 자동차 매연과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생각할 시간조차 없다. 그러나 이곳의 시간은 그런 바쁜 시간들을 느리게 묶어버렸다. 그 대신 은행 숲이 만든 풍경과 나무들이 뿜어주는 맑은 산소를 마시며 오늘 하루를 치유하고 있었다. 저물 무렵. 은행나무들은 해발 700m가 넘는 차가워진 바람소리를 은행잎의 흔들림으로 내게 전한다. 이 은행나무들이 사는 숲속. 벌써 겨울을 준비하는 걸까. 은행나무들은 태풍 ‘콩레이’가 지나가며 뿌린 비바람에 무거워진 은행잎들을 내가 겨울옷으로 갈아입듯 후두둑 털어낸다. 10월. 해발 700m의 이 숲은 사람과 나무들이 소통하는 30일의 소통공간이다. 그런 공간을 내어준 양치기 같은 이곳 은행나무숲을 가꾼 주인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다시 내년 10월을 기약한 채 노오란 은행나무 숲을 빠져나와 44번 국도를 달렸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18-10-08 07:20:24은행연합회는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공원에서 사원은행 임직원과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나무심기, 습지생태원 가꾸기, 나무데크 오일스테인 칠하기 등 '은행이 함께하는 공원의 친구되는 날' 행사를 가졌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왼쪽 첫번째)과 임직원 등이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19-10-12 15:3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