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청렴성을 높이기 위해 주식 백지신탁 대상 기관을 큰 폭으로 확대하는 일명 '진경준 방지법'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경기 수원정)은 업무 특성상,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부정한 공무수행으로 사익을 추구할 환경에 있는 기관을 백지신탁 대상 기관에 추가로 지정하는 공직자윤리법개정안을 대표발의 한다고 23일 밝혔다. 개정안은 금융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검찰청, 국세청,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한국은행, 국민연금공단을 의무대상으로 확대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자원통상자원부,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도 추가했다. 현행법은 재산공개대상인 고위공직자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소속 4급 이상 공무원은 배우자, 직계존비속 모두가 보유한 주식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위원회에서 직무관련성을 인정하면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현행법에 규정된 주식 백지신탁 심사제도 대상 기관이 너무 한정되어 있어 '진경준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판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넥슨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은 2005년 김정주 넥슨 회장으로부터 공짜로 주식을 받아 약 10년간 보유하고 처분한 뒤 126억 원의 막대한 이득을 올렸다. 그러나 2015년 검사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보유 주식에 대한 직무 관련성 심사를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국정농단 사태를 목격한 국민들은 공직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17-07-23 16:45:03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행정부 1급 이상 공무원 등 공직자윤리법상 재산공개 대상자는 내년부터 일정금액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 이를 팔거나 은행에 백지신탁해야 한다. 그러나 17대 국회의원 등 이 법 시행전에 이미 당선된 선출직은 법을 소급해서 적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이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매각이나 백지신탁해야 하는 주식규모는 2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 범위 내에서 추후 결정된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입법예고한 ‘백지신탁제도’ 도입을 주내용으로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확정,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법안이 차질없이 통과될 경우 재산공개 대상자는 내년 1월1일부터 이 법의 적용을 받게되나 법 시행 전에 당선된 17대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장, 지방의회 의원 등은 적용이 제외될 전망이다. 허성관 행자부 장관은 “법제처 심사 결과 소급적용 불가 판정이 나올 경우 17대 국회의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장관 등 임명직은 법 취지에 맞춰 내년부터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소유 지분을 가진 공직자의 경영권 방어문제 논란에 대해 정부는 ‘예외없이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해 법시행 이후에는 재벌 등 기업인들의 국회의원 출마나 장관 진출 등이 상당부분 제한될 전망이다. 신탁 하한금액은 당초 은행연합회에서 1억원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공청회와 당정협의 과정에서 2000만원 또는 3000만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 5000만원 이하 범위 내에서 추후 구체적인 금액을 정해 대통령령에 명시하기로 했다. 또 부동산은 백지신탁 대상에서는 제외하지만 앞으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일정액 이상 부동산 보유자의 경우 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해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허장관은 “이 제도는 단순히 정보를 이용한 공직자의 주식거래 방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법 개정안은 정경분리의 원칙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자부는 당초 백지신탁 대상에 17대 의원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도자료를 냈다가 뒤에 수정했다. 현재 재산공개 대상자 5697명 가운데 1095명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000만원 이상 주식보유자는 494명으로 집계됐다. / 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2004-06-10 11:19:12[파이낸셜뉴스] 국회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 비율이 간신히 30%를 넘어 피감기관에서 제대로 된 시정조치를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결 방안으로 상시 국감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감사 이행 현황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체적으로 조사한 지난 2년(2022년~지난해)간의 국회 결과보고서 채택 현황과 정부 시정처리 보고서 제출 현황을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 결과보고서 채택률은 2022년과 견줘 급감했다. 2022년 국회 결과보고서 채택률은 68.8%였지만 지난해 결과보고서 채택률은 31.3%에 그쳤다. 저조한 국회 결과보고서 채택률은 정부 시정처리 건수 급감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시정처리 건수는 1333건으로 2022년의 2643건보다 49.6% 감소한 수준이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국회 결과보고서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채택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정부가 시정조치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사라진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가 그저 말로만 끝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변호사)은 "국정감사의 실질적 성과를 위해 책임감 있는 행동을 촉구한다"며 "상시 국감 제도를 도입해 정부 부조리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또 '2024년도 핵심 10대 국정감사 의제'도 발표했다. △대통령실의 민생토론회 개최 △인사혁신처의 주식백지신탁 부실심사 및 고위공직자 불이행 문제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과 산자부의 RE100 등 글로벌 기준 대응을 위한 국가지원 △기재부의 재벌 대기업 감세 정책 문제 △농림부의 식량안보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대책 △국토교통부의 8.8부동산 대책 전면 재검토 △보건복지부의 지역필수공공의료 부족과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의사양성 문제 △보건복지부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한 연금개혁 △국토교통부의 층간소음 시공사 책임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이 그것이다. 정 위원장은 "최근 국정감사 행태 보면 언론에 크게 관심받는 대상만 정쟁화된다"며 "국회의원들이 초심 생각해 금뱃지 무게 맞는 국정감사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이동혁 기자
2024-10-08 13:20:11[파이낸셜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주식 처분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매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 김 후보자가 해명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가짜뉴스가 도가 지나치다"며 출근길 도어스테핑까지 중단했지만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인사청문회에서 강도 높은 검증이 예고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지난 2013년 김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임명 당시 김 후보자및 배우자가 보유했던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주식을 어떻게 처분했느냐다. 김 후보자는 처음에 본인과 배우자가 가진 소셜뉴스 주식 전량(5억9736만원 상당) 가운데 본인 지분은 공동 창업자인 공훈의 전 대표에게 전량 매각하고, 남편의 지분만 시누이에게 팔았다고 밝혔다. 이에 배우자의 지분을 시누이에게 매각해 백지신탁을 회피하려 했다는 이른바 '주식 파킹'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는 "회사가 적자인 데다 금융권 부채가 많아 도저히 팔 수가 없었다"며 시누이가 어쩔 수 없이 떠안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한 언론을 통해 김 후보자 지분도 시누이에게 매각했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주식 수를 착각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자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주식 수에 착각이 있을 수 있다"며 "갑자기 기자가 (주식 수를) 들이밀면 10년 전에 몇 주를 어떻게 팔았고 줬는지 기억하겠나"고 반문했다. 이에 차라리 주식을 매각하지 말고 백지신탁 했으면 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지신탁은 은행 등 금융회사에 처분을 맡기는 제도로, 대상 주식을 어떻게 매각하고 운용할지는 전적으로 신탁 받은 회사가 결정한다.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을 기억에 의존해 해명하지 말고 주식매각 과정을 시간 순으로 소상히 공개했으면 애초에 논란을 원천차단 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같은 김 후보자의 대응에 여당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들이댔던 기준을 우리 정부에도 동일하게 들이대야 한다"며 "(김 후보자가) 가짜뉴스라고만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주식 매각 이후에도 부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고 수천만원의 연봉까지 받았다. 그리고 고스란히 (주식을) 다시 재매입했다"며 "이런데도 언론에게 의혹 제기를 하지 말라고 하면 언론은 왜 존재하는 건가. 본인은 한 때 언론인이 아니었나"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김 후보자의 과거를 보니 윤석열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후회막심할 수준"이라며 "지명을 당장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9-24 15:13:15[파이낸셜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가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주식을 시누이에게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위키트리가 "자신과 무관한 회사가 됐다"고 해명해왔다. 김 후보자는 18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2013년 청와대 대변인 자리로 가면서 (소셜뉴스 주식) 백지신탁 명령을 받았는데 회사가 적자인 데다 금융권 부채가 많아 도저히 팔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 지분은 당시 공동창업자에게 100% 넘겼고 공동창업자는 이미 제 지분을 사서 1대 주주로서 회사를 장악해 남편 지분을 살 필요가 없었다"며 "그래서 시누이가 '올케가 공직에 갔는데 나라도 떠안아 주겠다'며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직자윤리법상 시누이는 주식백지신탁대상 이해관계자는 아니다. 김 후보자는 "소셜홀딩스가 (소셜뉴스의) 지배회사인데 (소셜홀딩스엔) 시누이 지분이 없고 당시 공동창업자가 100% 지배하게 됐다"며 "시누이는 소셜뉴스만 12%가량을 갖고 있었는데 대주주가 아니고 여러 주주 중 하나이며 경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주가 아니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위키트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가 전시회를 공동 주최한 사실과 관련해 제기된 김 여사와의 친분설을 반박하면서 "2013년도에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위키트리 지분을 백지 신탁했고 회사를 떠났으며 저랑 무관한 회사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여가부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여가부 폐지가)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지만 정부 효율성을 높이고 공공서비스를 잘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한 끝에 나온 방안"이라며 "여가부 고유의 업무가 없어지는 게 절대 아니고 공무원들의 구조조정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가부가 존속하는 한 여가부 고유 업무는 철저히 챙겨서 차질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9-18 11:11:43[파이낸셜뉴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배우자가 소유한 바이오 회사 주식을 매각하라는 정부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12일 유 사무총장이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직무 관련성 인정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 사무총장 배우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은 선택적 회계감사 대상으로, 사무총장의 업무 범위에 비춰볼 때 이해충돌 가능성이나 위헌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공직자윤리법상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적·공적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개개인의 양심에 따라 판단을 맡길 게 아니라 국가 제도 운영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며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조치가 재량권을 남용한 게 아니라고 봤다. 아울러 법원은 유 사무총장이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앞서 유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본인과 배우자, 자녀가 보유한 주식을 신고하고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직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했다. 유 사무총장의 배우자는 비상장 바이오 회사 주식 8억2000만원을 포함해 19억원어치 주식을 신고했다.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바이오 주식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으니 매각하라는 결정을 내렸고, 유 사무총장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이와 별개로 유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백지신탁 결정의 집행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가처분 신청은 지난 1월 인용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3-09-12 15:43:53고위 공직자의 주식백지신탁 제도가 수술대에 오른다. 2005년 이 제도가 도입된 지 18년 만에 손본다.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처는 최근 공고한 연구용역 내용을 수정보완해 이달 중 재공고할 방침이다. 이번 주식백지신탁 개선 목표는 달라진 금융시장 환경을 반영해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도출하는 것이다. 그간 지지부진하던 주식백지신탁 제도의 보완작업이 급물살을 탄 이유가 있다. 민간인 신분에서 고위 공직자가 됐다고 해서 본인이나 가족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해야 된다는 결정에 불복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주식백지신탁 제도는 고위 공직자가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 주식을 3000만원 이상 보유한 경우 직접 매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혹은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한 뒤 금융기관이 60일 이내에 이를 처분해야 한다. 이 같은 처분은 '이해충돌'이라는 관점에선 맞다. 그러나 2005년 도입된 이 제도가 금융환경이 바뀐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고위 공직자가 된 당사자들이 백지신탁하라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사례가 느는 것이다. 일각에선 민간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은 인재를 공직자로 흡수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기존의 비탄력적인 제도를 일부 현실화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코인) 보유 논란도 주식백지신탁 제도 손질의 빌미가 됐다. 가상자산을 보유한 국회의원이 관련 법안에 개입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할 우려가 크다. 전형적인 고위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것이다. 이 같은 핵심 쟁점 외에도 현존하는 주식백지신탁 제도는 곳곳에 허점이 많다. 따라서 기왕 메스를 대는 김에 최근 논란이 불거지는 쟁점 외에 전반적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견지해야 할 두 가지 기준이 있다. 먼저 실효성 있는 개선이어야 한다. 시대 변화를 반영해 죽은 문구가 아닌 살아 있는 제도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공직자 확보가 중요해진 시대에 맞춰 공직자의 주식 매각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이 속속 등장하는 점을 감안해 신탁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럼에도 주식백지신탁 제도 개선의 핵심 기조는 '이해충돌 방지'이다. 실효성 있는 조치라는 게 공직자의 개인자산 소유를 느슨하게 허용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해충돌 소지가 있으면 엄격한 조치를 내리되, 확대해석을 낳는 추상적 문구는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주식백지신탁 제도는 20여년째 그대로였다. 금융과 경제환경이 초스피드로 바뀌고 있으니 이참에 제대로 된 전면손질을 기대한다.
2023-06-11 18:46:23[파이낸셜뉴스] 최근 김남국 의원의 '코인 60억원 보유' 논란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전수조사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 등이 속한 재산공개와 정보공개 제도개선 네트워크(재정넷)는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위공직자 가상자산 보유 현황 전수조사와 가상자산을 재산 등록 공개 대상으로 포함하는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단체는 김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김 의원은 의혹 초기 '가상자산은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등록대상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혀왔다"며 "김 의원이 해명한 내용과 이전 공개된 재산 내역에 차이가 있어 의혹과 분노가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고위공직자가 고액의 가상자산을 갖고 있지만 그 과정이 국민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아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 증식을 막는다'는 공직자윤리법의 제정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재정넷은 고위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파악 방식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차원의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단체는 "보유한 가상자산의 종류, 거래내역과 취득원가, 이해충돌 여부 등 조사 결과와 이해충돌 여부 등을 투명하게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가상자산을 등록대상 재산에 포함하고, 재산 변동사항 신고 범위에도 추가하자고 요구했다. 가상자산의 경우 가액 변동성이 큰 만큼 보유한 규모와 무관하게 등록하도록 하고, 재산심사를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재산 누락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이해충돌방지법을 개정해 가상자산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대한 매각 또는 백지신탁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단체는 "정치권은 자신들의 목에 방울을 거는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전수조사 없이는 법 개정 전에 보유하고 있었던 가상자산 보유와 이 과정에서의 부패행위, 이해충돌 의혹 규명은 가능하지 않다"고 거듭 요구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3-05-16 13:54:29현직 국회의원 절반 이상이 지난해 주식을 거래했거나 보유했으며 이 중 1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고액투자자도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최선호 종목은 '삼성전자'이며 주식 보유 의원 4명 중 1명은 해외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 52% 보유…1등은 안철수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3월 31일 공개된 '2023년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신고'를 전수조사한 결과 재산공개 대상인 국회의원 296명 중 154명(52%)이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명의로 지난해 주식을 거래하거나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국회의원 중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이 중 국회의원 15명은 지난해 주식을 전량 매도, 총 139명이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별로는 국회의원 139명 중 29명(20.86%)이 1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고액투자자로 나타났다. 3000만원(백지신탁 시 직무관련성 기준)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의원은 50명으로 전체 주식 보유 의원의 35.97%에 달했다. 보유주식 현재가액이 가장 높은 의원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다. 안 의원은 1240억6200만원어치의 안랩 주식 186만주를 신고했다. 이어 전봉민(443억6192만원), 윤상현(238억9482만원), 박정(154억9500만원), 백종헌(63억2005만원) 의원 순으로 보유주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삼성전자' 주주 의원들은 대체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선호했다. 주식을 보유한 의원 139명 중 118명(중복 포함)이 상장주식을 보유했다. 비상장 주식을 가진 의원은 33명(23.74%)으로 나타났다. 최대 선호 주식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다. 주식을 보유한 의원 139명 중 47명(33.81%)이 삼성전자를 보유했다. 10명 중 3.3명이 삼성전자 주주인 셈이다. 장바구니에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은 의원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다. 윤 의원은 2만8627주(본인 700주·배우자 2만7406주·자녀 521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신고했다. 이어 김병기 의원이 1935주(배우자 1180주·자녀 755주), 임병헌 의원이 1142주(배우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의원들은 네이버(16명), 현대차(14명), 카카오(12명), SK하이닉스(7명) 등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도 서학개미'…애플·테슬라 인기 해외주식에 투자한 이른바 '서학개미' 의원들도 눈길을 끌었다. 주식을 보유한 의원 139명 중 37명(26.18%)이 해외주식을 선택했다. 선호 종목은 애플(18명)과 테슬라(17명)다. 해외주식만으로 장바구니를 채운 경우도 많았다. 윤영찬 의원은 테슬라 397주와 알리바바그룹 홀딩스 1468주를 사들였고 전용기 의원도 유나이티드에어라인스홀딩스 150주, 인텔 90주, 로블록스 40주, TSMC 10주로 해외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을 이수진 의원의 배우자도 테슬라 195주, 엔비디아 50주, 애플 10주 등 해외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국회의원들의 해외주식 선호 배경에는 '직무관련성 심사'가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국회의원들은 이해충돌 등의 이유로 본인과 배우자·직계가족이 총가액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했을 경우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고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주식은 일정 가액 이상 보유할 경우 심사대상이 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국내주식과 달리 보유에 제한이 없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최아영 기자
2023-04-04 18:16:28[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장·차관 중 16명은 본인 또는 가족 명의로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현행법상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 신고를 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중 7명은 미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윤석열 정부 장·차관 주식백지신탁 의무이행 실태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장·차관들의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 여부는 관보(2022년 1월1일 ~ 2023년 1월26일 현재)를 통해 확인이 이뤄졌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의 주식백지신탁 제도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 관련 주식 3000만원 이상을 보유할 경우 이를 매각하거나 신탁해야 한다. 주식을 계속 보유하기 위해서는 인사혁신처에 직무 관련성 유무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경실련 조사 결과 윤석열 정부 장·차관 41명 중 3000만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장·차관은 16명(39%)이다. 이들은 주식백지신탁 제도 대상자다. 하지만 대상자 중 7명은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 미신고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18억2000만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조용만 문화체육부 차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1억6000만원) △권영세 통일부 장관(9000만원) △장영진 산자부 차관(5000만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7000만원) 등이다. 주식을 매각했거나 백지신탁을 신고한 장·차관 9명 중 5명은 여전히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7억6000만원) △박운규 과기정통부 차관(1억9000만원)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9000만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5000만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4000만원) 등이다.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을 미신고할 경우 직무 관련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경실련은 △미신고 장·차관 7명이 직무 관련성 심사를 했는지 △심사를 통해 직무 관련성 '없음' 판정을 받았는지 등을 인사혁신처 측에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해당 자료를 비공개 처리했고 전했다. 경실련은 "미신고자 7명을 포함한 주식백지신탁 의무자 16명의 매각 및 신탁 의무액은 총 69억여원이었는데, 실제 매각은 33억4000여만원만 이뤄졌다. 즉 35억7000여만원의 매각 및 신탁 의무가 심사정보가 비공개된 직무 관련성 심사 창구를 통해 면제된 것"이라며 "개인으로 볼 경우 장·차관 한 명당 매각 및 신탁 의무액은 평균 4억3000여만원이었는데 실제 매각은 2억여원으로 각각 2억2000여만원에 이르는 보유 주식에 대한 매각 및 신탁 의무를 면제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측은 인사혁신처의 직무 관련성 심사 내역 비공개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을 지난 18일 제기한 상태다. 관련해 경실련은 "주식백지신탁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회는 3000만원 이상이면 무조건 매각 또는 신탁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진행해야 한다"며 "인사혁신처가 공개하고 있지 않은 직무 관련성 심사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해당 부처는 경실련 측 주장을 반박했다. 인사혁신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장·차관들은 주식백지신탁제도 규정에 따른 적법한 절차에 따라 주식 관련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도 입장문을 내고 "김현숙 장관과 이기순 차관은 지난해 6월과 7월 보유 주식 직무 관련 심사를 청구했고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인사처 결정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3-01-26 14: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