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티라노사우루스가 세상을 지배했을 당시 중간 크기의 육식공룡들이 사라졌다. 해외 연구진은 새끼 티라노사우루스가 당시 먹이사슬 중상위에 있는 육식공룡의 위치를 점령하면서 해당 공룡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메릴랜드대학 지질학과 토마스 홀츠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지배하는 지역에서 중간 크기 육식공룡의 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홀츠 교수의 학설은 '캐나다 지구과학 저널'에 지난 17일 발표됐다. 즉 티라노사우루스가 서식하는 지역 어디에서나 그 새끼들이 중간 크기의 육식공룡을 압도해 그들의 먹이나 중간 크기의 육식공룡을 잡아 먹었다는 의미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몸길이 최대 15m, 높이 최대 6m, 몸무게 최대 7톤에 달했다. 홀츠 교수의 학설에 따르면, 다 성장한 티라노사우루스는 새끼들과는 다른 먹이와 사냥 방식으로 생활했다. 어린 티라노사우루스가 중간 생태계를 지배했다고 해서 먹이 종의 다양성이 줄지는 않았다. 홀츠 교수는 먹이 종 수의 변화를 찾기 위해 같은 개체군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티라노사우루스가 지배하는 지역과 비 티라노사우루스가 지배하는 지역 사이에 먹이 종의 다양성에서 통계적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중간 크기의 육식공룡들이 먹이가 떨어져 사라전 것이 아니라, 어린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다른 공룡들이 생태학적 역할을 채우기 위해 개입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공룡들이 살았던 시대의 초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작은 여우 크기부터 거대한 공룡까지 다양한 크기의 여러 종류 공룡들이 있었다. 홀츠 교수는 "9500만년에서 8000만년 전 사이에 티라노사우루스가 최고의 포식자가 됐으며, 표범에서 버팔로 만한 중간 크기의 육식공룡은 멸종되거나 매우 희귀해졌다"고 말했다. 포식자들의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일반적으로 먹이 변화와 동시에 일어날 확률이 높다. 포식자가 없을때 먹이 종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먹이들이 멸종돼 포식자가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홀츠 교수는 먹이 종의 다양성에 아무런 변화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무언가가 사라진 중간 크기 포식자들의 생태학적 역할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어린 티라노사우루스가 부모보다 빠르고 민첩했으며, 더 빠르고 민첩한 중간 크기의 공룡이 잡아먹는 것과 비슷한 먹이를 사냥했을 가능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진화해 공룡 세계의 지배자로 성장함에 따라, 그들의 새끼들은 중간 크기의 다른 육식공룡들을 능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다른 무언가가 다른 육식공룡과 티라노사우루스를 제거했을 가능성도 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생태계를 지배하고 중간 크기의 육식공룡이 사라진 것은 화석 기록의 긴 공백 기간 중에 일어난 일이어서 과학자들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홀츠 교수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쥬라기와 백악기 시대인 2억100만~6600만년 전부터 같은 지역에 사는 동물들의 집합체인 60개 공룡 개체군의 기존 기록을 조사했다. 먼저 육식성 종 수를 세어 무게가 50~1000㎏인 중간 크기의 공룡과 1000㎏을 넘는 대형 공룡으로 분류했다. 홀츠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당시 31개 개체군에서 티라노사우루스는 가장 큰 포식자가 아니며, 50~1000㎏ 범위에서 다양한 포식자가 존재했다. 아시아와 북아메리카에서는 이러한 개체군이 쥬라기 시대부터 백악기 후기(2억100만~ 8000만년 전)까지 존재했다. 이외의 지역에서도 백악기 말(8000만~6600만년 전)까지 존재했다. 홀츠 교수가 조사한 또 다른 29개의 공룡 개체군에서 티라노사우루스는 1000㎏이 넘는 가장 크고 지배적인 포식자였다. 아시아와 북아메리카에서 모두 발견된 이들 개체군에서는 백악기 말(8000만~6600만년 전)에 50~1000㎏에 이르는 포식자가 드물거나 없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6-20 21:53:50영화 쥬라기월드 속 공룡이 백화점에 상륙했다. 28일부터 롯데몰 내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서 1년간 선보이는 쥬라기 월드 특별전은 1983㎡의 공간에 쥬라기 월드에 나온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구성을 갖췄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쥬라기 월드 특별전은 미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세계 5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영화 내 가상의 공룡 거주지인 누블라 섬으로 가는 페리를 타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쥬라기 월드에 입장하기 위한 게이트를 지나면 브라키오사우루스, 숲 속에 숨어있는 파라사우루스를 발견할 수 있으며 누블라 섬으로 여행이 시작된다. 영화 속 공룡을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을 재현해 가장 온순한 동물 중 하나인 파키리노사우루스 모자를 만나볼 수 있으며 슬라임 형태로 제작된 공룡 배설물도 만져볼 수 있다. 공룡 DNA를 추출한 호박부터 인큐베이터 속 아기 공룡도 만나볼 수 있다 쥬라기 월드 특별전의 클라이막스는 쥬라기 월드의 최고 인기 캐릭터인 티라노사우루스, 랩터와의 만남이다. 랩터의 경우 랩터 탈을 쓴 배우가 관람객들에게 다가가 사람을 먹이로 생각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1만볼트 전기가 흐르는 펜스 뒷편에서 포효하며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김영희 점장은 "연 평균 방문객이 3000만명 이상 되는 롯데몰 김포공항점에 이번 특별전을 유치하면서 기존 미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 방문객보다 더욱 많은 연간 100만~120만명 가량이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19-06-26 12:51:08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위력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만으로도 왜 티라노사우루스가 최강이자 공룡의 왕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무는 힘의 강도를 밝혀낸 연구를 소개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와 플로리다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가 공룡의 굵은 뼈도 산산조각내 삼켰다고 전했다. 뼛속에 있는 골수와 미네랄을 섭취하기 위해서다. 연구 결과 티라노사우루스의 턱 힘은 3.6톤에 달했다. 연구진이 직접 고안한 새 기준으로 측정했을 때 힘은 치아 표면 1㎠ 당 30.3톤에 이르렀다. 전자는 소형차 3대가 누르는 힘과 유사하며 연구진이 도출한 최대치는 그 8~9배에 해당하는 결과다. 늑대와 하이에나도 뼈를 씹어 조각낸 후 미네랄을 섭취하는데 위아래 치아 교합이 잘 맞아 효율적으로 씹을 수 있다. 이빨 교합이 불규칙했던 티라노사우루스는 더 큰 힘으로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폴 지냑 오클라호마주립대 조교수는 "경이로운 무는 힘과 튼튼한 이빨이 티라노사우루스를 다른 공룡과 차별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빨은 월등히 크고 치근이 튼튼한데다 몇 년마다 새 이빨이 자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무는 힘을 결정하는 요인은 근력보다 튼튼한 치아에 있다고 봤다. 지냑 교수는 "악어와 티라노사우루스는 씹을 때 치아 에나멜이 버틸 수 있는 수준까지 마음껏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하며 "티라노사우루스는 뼈를 씹을 때 필요한 만큼만 깨물어 이빨에 치명적인 손상이 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2017-05-23 13:20:37글로벌 특송기업 TNT가 미국에서 독일까지 수송한 티라노사우르스 화석. 최근 영화 '쥬라기 월드' 개봉과 함께 공룡 열풍이 일어난 가운데 티라노사우르스가 대서양을 건너 눈길을 끈다. 유럽 특송 1위 기업 TNT익스프레스는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위치한 블랙힐스 지질연구소에서 독일 푸에르스 프라운호퍼 EZRT 연구소까지 성공적으로 운송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운송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은 잘 보존된 6600만년 전의 것으로서 지난 2013년 미국 몬타나 주에서 발굴됐다. 2014년부터 네덜란드 라이든 시의 '나뚜랄리스 생물다양성 센터(Naturalis Biodiversity Center)'가 소유한 가운데, 3D 엑스레이 영상 확보에 필요한 고해상도 CT스캔을 하기 위해 프라운호퍼 EZRT에 운송됐다. TNT익스프레스는 약 690kg 무게의 이 화석을 1.9m 길이의 긴 나무 박스에 담아 사우스다코타에서 뉴욕 JFK 공항을 경유해 TNT익스프레스의 유럽 허브인 벨기에 리에쥬(Liege) 공항까지 약 7800km 거리를 항공운송했다. 또 유럽 지역에서는 TNT익스프레스의 스페셜 서비스 전담 배송기사들이 최첨단 추적 시스템을 내장한 TNT 트럭과 함께 목적지까지 이 화석 운송을 담당했다. 그랜트 코크레인 TNT 글로벌 스페셜서비스 담당 이사는 "연구가치가 있는 진귀한 화석을 TNT익스프레스의 특수화물 배송 전문 지식과 경험을 통해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배송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2015-06-11 10:42:24▲ 한국의 티라노사우루스류 한국의 티라노 사우루스류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연구팀이 최근 진화한 고대 악어를 공개했다. 화석을 통해 밝혀진 이 악어는 약 2억 3100만년 전 활동했다. 길이는 3m에 달하고 지능도 뛰어났다고 한다. 현재의 악어는 기어 다니지만, 2억 3011만년 전 악어는 인간처럼 두 발로 서서 사냥을 했다. 달리기 속도도 빨라 공포의 대상으로 알려졌다.고대 파충류 화석도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연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는 "2억2000만~2억3000만년 전 고대 도롱뇽은 인간보다 몸집이 컸다"고 전했다. 에딘버러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화석을 통해 밝혀진) 도롱뇽은 몸길이 2m에 달했으며, 타원형의 아주 큰 머리를 가졌다. 또 빠른 발과 날카로운 이빨로 사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포르투갈에서 고대 도롱뇽 화석을 보존 중이다.한편,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류 화석이 발견돼 눈길을 끌고있다. 지난해 경남 하동에서는 초소형 육식공룡의 화석이 깨끗한 상태로 발견됐다. 두개골을 비롯해 아래턱, 척추, 갈비뼈 등이 큰 흠집없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5-04-24 19:36:11▲ 한국의 티라노사우루스류 한국의 티라노사우루스류 한국의 티라노사우루스류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라노사우루스류란 티라노사우루스는 물론 알베르토사우루스, 고르고사우루스, 타르보사우루스처럼 친척뻘인 공룡들은 물론 이들의 원시적인 조상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분류군이다.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수각류 공룡(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달린 육식 공룡) 이빨은 모두 경상남도 진주와 고령, 하동에 분포하는 전기백악기 하산동층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0점이 확인됐다. 연구된 일부 이빨들은 각각 알로사우루스과와 메갈로사우루스과,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로 분류됐고, 놀랍게도 티라노사우루스류 이빨까지 확인됐다. 티라노사우루스류 이빨은 지난 2005년 문화재청의 '남해안 화석지 조사·연구'를 위한 경상남도 하동군 해안의 하산동층 야외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 이빨은 뒷면에 두 줄의 뚜렷한 톱니를 가지며, 단면이 알파벳 D자 형태를 하고 있는 전형적인 티라노사우루스류의 전상악치(위턱 앞 이빨)다. 이것은 한반도에도 티라노사우루스류가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다. 지난해에는 하동군의 한 암반 지대에서 초소형 육식공룡 화석이 발견됐다. 한 동네주민이 낚시를 가다가 발견한 것으로, 화석 주변의 암반을 조심스럽게 잘라내 분석한 결과 초소형 공룡으로 확인됐다. 머리뼈 길이는 5.7cm로 5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크며, 화석 전체 길이는 28cm다. 두개골에서 이어진 척추뼈가 선명할 정도로 보존 상태는 우수했다. 당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몸집은 작지만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수각류, 육식 공룡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1억 1천 만 년 전 백악기 전기의 '마이크로 랩터'와 비슷하게 생긴 공룡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5-04-24 14:42:54티라노사우루스 빙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티라노사우루스 빙의된 고양이가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티라노사우루스 빙의'라는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공개된 '티라노사우루스 빙의' 사진에는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의 몸이 그려져 있는 종이 박스에 고양이가 얼굴만 내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고양이가 머리를 내민 구멍과 공룡의 몸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티라노사우루스에 빙의된 것 같은 착시효과를 내고 있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티라노사우루스 빙의를 접한 누리꾼들은 "공룡이 되고 싶었던 고양이", "얼굴이 귀여워서 전혀 무섭지 않은 공룡이네요", "공룡 그림 진짜 잘 그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3-08-20 07:10:14[파이낸셜뉴스] 더핑크퐁컴퍼니의 신작 '핑크퐁 공룡유치원'이 넷플릭스에서 전세계 9개국 1위에 등극했다. 12일 더핑크퐁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4일 신작이 전 세계 190개국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9개국 1위, 12개국 키즈 부문 '오늘의 Top 10'에 올랐다. 특히 1위를 기록한 9개국에는 넷플릭스의 본고장인 미국뿐 아니라, 영국·캐나다·호주 등 서구권과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국가까지 고루 포함됐다. 유튜브에서 짧은 단편으로 선공개된 '핑크퐁 공룡유치원' 시리즈 또한 2024년 11월 기준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 6000만 뷰를 달성했다. '핑크퐁 공룡유치원'은 쥬라기와 백악기 시대를 3D 애니메이션으로 생동감 넘치게 구현했다. 티라노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등 다양한 꼬마 공룡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와 함께 지난 4일 글로벌 시장에 동시 공개된 '핑크퐁 원더스타 특별편: 호기와 도둑자동차' 역시 한국·싱가포르·영국·아일랜드·미국 5위권을 비롯해, 전 세계 10개국 넷플릭스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호기와 도둑자동차'는 화려한 카레이싱 추격전이 돋보이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로, 전 세계 유튜브 누적 구독자 1700만 명을 돌파한 캐릭터 호기가 내향형 히어로로 등장해 진정한 용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더핑크퐁컴퍼니 관계자는 "핑크퐁 아기상어, 베베핀에 이어, 이번 '핑크퐁 공룡유치원', '핑크퐁 원더스타 특별편: 호기와 도둑자동차'까지 전 세계 넷플릭스 시장에 차트인하며, 더핑크퐁컴퍼니의 고품질 콘텐츠가 글로벌 팬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증명했다"며 "앞으로도 국경을 넘어 즐거움을 선사하며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1-12 10:12:06"'묵은 별빛'이라는 표현이 있다. 지금 밤하늘에 반짝이는 저 별빛도 알고 보면 수백, 수천년 전 출발한 빛이다. 지구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한창 활보하던 시대에 어떤 별을 떠난 빛도 있을 것이고, 이순신 장군이 달 밝은 밤 한산섬에서 바다를 내려다볼 무렵 대장정을 시작한 빛도 있을 터이다. 가슴이 아련해지는 이 묵은 별빛의 비유는 혁신의 비밀을 엿보는 데도 도움이 되는 표현이다. 우리 눈을 휘둥그렇게 만드는 혁신도 따지고 보면 하늘에서 느닷없이 툭 하고 떨어진 것이 아니다. 오래된 것들이 모이고, 다시 조합되고, 쌓여서 비로소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혁신은 묵은 별빛이다."(이정동, '축적의 길', 151쪽) 지난 정부에서 경제과학특보를 지낸 서울대 산업공학과 이정동 교수는 '축적의 전도사'다. 대한민국이 중진국의 함정(더 정확하게는 '중간소득의 함정')을 돌파하고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1단 로켓을 쏘아 올린 후 2단 점화가 지연되면서 성장엔진이 점차 식어가고 있는 이유도, 모두 축적의 유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주장한다. 대한민국호가 뛰어난 '실행력'을 바탕으로 놀랄 만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백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는 '개념설계'의 부재로 기술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실행력의 축적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는 또 다른 단계의 축적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나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지켜보며 뜬금없이 이 교수의 '축적의 길'(지식노마드 펴냄)을 떠올렸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오랜 세월 한국이 쌓아올리고 누적해온 문화적 축적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에서다. 강둑은 그냥 툭 터지는 게 아니다. 한 사회가 이룩한 성과는 오랜된 것들의 축적, 혹은 그것들의 누적의 결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자신이 이룬 부의 상당 부분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가 벌어준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세상은 한 사람의 고수나 천재에 의해 어느 날 갑자기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작가도 이번에 수상 소식을 접하며 비슷한 말을 했다. "선배 작가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제게 문학적 영감을 줬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겸양이 아니다. 한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이른바 K컬처의 놀라운 성과를 단순하게 연결짓는 건 분명 단견이다. 하지만 '한강(漢江)의 기적'이 기적이 아니었듯이, '한강(韓江)의 기적' 역시 단순한 기적이 아니다. 한 작가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다. 한 작가의 소설과 시는 지난 백년간의 한국문학 전통 위에 놓여있고, 무엇보다 이 땅에서 억압받고 고통받은 사람들의 아픔과 눈물이 자양분이 되어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전 세계를 강타한 K컬처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스웨덴 한림원이 한 작가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한 직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하면서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반영한 결과"라고 썼다. '1인치의 장벽'을 넘어선 '기생충'의 봉준호와 아름다운 한국어로 노랫말을 쓴 방탄소년단(BTS)이 '묵은 별빛'이 되어준 셈이다. 한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우리들로 하여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만든다. K컬처와 K문학이 이룬 성과에 버금가는 결과물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터져나오지 말란 법이 없어서다. 이 교수는 이를 '베이스캠프 효과'라는 말로 설명한다. 에베레스트처럼 높은 산에 올라갈 땐 베이스캠프에서부터 시작해서 한 단계씩 올라가게 마련이다. 한 작가가 만들어 놓은 마음속 베이스캠프는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게 하고, 높아진 베이스캠프는 젊은 세대의 패기와 도전 정신을 자극해 정상에 오르는 그날을 확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때 우리 사회와 기성세대가 그리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의 도전과 실패가 헛되이 사라지지 않고 '축적'될 수 있도록 길을 활짝 열어주는 것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대기자
2024-11-06 18:17:32[파이낸셜뉴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내년 5월 5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 사계절전시온실 내 특별전시온실에서 ‘쥐라기가든: 식물의 탄생과 진화’ 특별전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국민 생활 속 수목원·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 전 연령대에서 흥미롭게 생각하는 공룡의 시대를 배경으로 ‘식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해 소개한다.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 같은 거대 공룡과 함께 원시의 숲속을 탐험하는 컨셉트로 공룡 시대의 모습을 재현한 포토존이 조성돼 있으며, 공룡과 식물 화석을 관찰하고, 발굴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또한 지구 최초의 식물 이끼류와 공룡 시대를 대표하는 양치식물, 소철, 야자, 아라우카리아 등 21종 1570그루의 다양한 식물로 채워질 예정이다. 신창호 국립세종수목원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맞고 있는 시대에 영화보다 생생한 특별전 ‘쥐라기 가든’에서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10-21 10: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