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대통령선거에 투자자들의 이목도 쏠린다. 20대 대통령선거 결과가 증시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되고 일곱번의 대선 이후 1년차에는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미국의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침체에 빠진 것을 고려할 때 새 정부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기 1~2년차 코스피 20% 이상 상승 9일 유진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987년부터 치러진 일곱번의 대선 1년 뒤 코스피는 다섯 차례 상승했고 보합과 하락이 한 차례씩 있었다.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된 13대 대선 이후 1년 동안 코스피는 91% 상승했다. 이후 14대(30.8%·김영삼), 15대(25.4%·김대중), 16대(14.4%·노무현), 19대(6.6%·문재인) 대선이 치러지고 1년 동안 오름세를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 이후에는 0.9% 소폭 하락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 이후 1년만 유일하게 폭락(-36.6%)했다. 당시 2008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기 때문에 다른 정부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대선 전 3개월 동안 부진하다가 6~12개월 이후 점차 개선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역대 대통령 취임 1∼2년에 평균적으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케이프투자증권이 13~18대 대통령 임기별 코스피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임기 1~2년차에 수익률이 높았고 이후 소폭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새로운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임기 1년차 때 23.18%가 오르고, 내각이 완성되고 새 정부가 본격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임기 2년차에 26.18%로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는 3년차(-1.70%), 4년차(-0.78%) 때 소폭 하락하며 주가가 횡보했다. 차기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5년차에는 0.97% 소폭 오르는 모습도 보여줬다.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와 대통령 취임 시점이 맞물리거나 취임 1∼2년 후와 겹칠 때 코스피가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다"며 "그러다가 임기 중반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로 기준금리를 낮춰야 하는 시기가 오면 위험자산인 주식이 하락하는 국면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막연한 기대보다 메가트렌드 봐야"대선 다음날 코스피는 어떨까. 공교롭게도 정권이 교체되면 코스피가 소폭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된 13대 대선 다음날에는 코스피가 4.09% 올랐고, 14대 대선(김영삼) 다음날에도 0.41%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정권이 연장되는 16대(노무현), 18대(박근혜) 대선 다음날에도 각각 0.03%, 0.32% 올랐다. 그러나 최초의 정권교체가 이뤄진 16대(김대중) 대선 다음날에는 코스피가 5.13% 빠졌다. 역대 첫 진보정권이 들어선 것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정권이 교체된 17대(이명박) 대선과 19대(문재인) 대선 다음날에도 각각 -0.92%, -0.99%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오르는 '허니문 랠리'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미국의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침체에 빠진 영향이 크다. 2000년대 들어서도 대선 이후 증시 상승세는 과거보다 잦아 들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직선제가 시작된 노태우 전 대통령 사례부터 보면 증시는 대선 이후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취임 첫해 성과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막연한 기대감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 교체라는 이벤트보다는 불확실성 강한 전쟁, 글로벌 긴축, 상품가격 급등 등의 요인을 차분히 확인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시장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대선은 변곡점이 아닌 이정표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허재환 연구원도 "디지털화, 탈탄소, 인플레이션 등 메가트렌드나 시대 정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2-03-09 20:11:41최근 증시에선 허니문랠리에 대한 기대가 싹트고 있다. 허니문랠리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로 집권 초기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지칭한다. 한.미.중.일의 새 정부 출범이 이 같은 분위기 조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은 이번 주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가 출범하고, 우리나라도 다음 달 18대 대통령 취임식이 치러질 예정이다. 당분간 신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는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세계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방향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주가 경로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세계경기 회복 시그널에도 국내 경기와 주식시장이 과거 세계 경기회복 당시와 달리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유는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현재 국내 경기와 주식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내수 부진이다. 이는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침체와 맞물려 부진한 내수경기를 더욱 억누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주가가 오르면 국내증시의 주가도 그 방향성은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상승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선 내수와 부동산 경기의 침체라는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신정부 정책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 김승한 팀장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3-01-22 17:26:52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중화권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한때 매수 우위를 보였던 중학개미(중화권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는 지난달부터 매도세로 돌아섰고, 보관액도 한 달 새 25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권 증시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 대비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점이 비중 축소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는 홍콩 증시에서 7000만달러어치(약 949억원)를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월 기준 매도 우위를 보인 건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직전인 5월만 해도 4800만달러(650억원)를 순매수했던 중학개미는 이달 홍콩 증시를 대거 이탈했다. 중국 본토 증시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달 중학개미는 중국주식 약 3000만달러(407억원)를 순매도했는데, 이는 5월(200만달러) 보다 약 15배 늘어난 규모다. 이 같은 매도세에 국내 투자자의 중화권 주식 보관액도 쪼그라들었다. 지난 6월 말 중화권 주식 보관액은 31억7100만달러(4조2991억원)로, 전월 대비 약 2500억원 줄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중화권 이탈이 뚜렷하다. 지난달 개인은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를 411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 기간 순매도 5위다. 이외에도 개인은 'TIGER 차이나항생테크를 13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6월 중화권 증시 자체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는 3.35% 상승했으며, 선전종합지수와 상해종합지수 역시 각각 5.33%, 2.89%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증시는 14.57% 상승하며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국내 증시에 쏠리면서, 중화권 자금 이탈이 가속화된 것이다. 중국 경기의 하강 압력이 높아진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 부동산 경기 지표는 1·4분기를 정점으로 재둔화세로 전환됐고, 미중 관세 갈등으로 인해 대미 수출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5.0%)를 밑도는 4.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인 소비 부진과 첨단 및 수입 대체 제조업 투자 확대 중심의 정책 기조가 맞물리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금융시장은 하반기 심화되는 경기 하강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화권 증시가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3·4분기 가격과 실적 검증을 극복하기에는 단기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홍콩 증시 비중확대 의견은 유지하나 경기, 수급, 이익, 계절성 측면에서 단기 지수 조정을 예상한다"며 "상반기 본토 자금 유입, 시중 금리 급락 효과가 극대화됐던 홍콩 증시는 3·4분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5-07-02 18:39:59[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가 단숨에 2900선을 돌파하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공매도 잔고 역시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상승피로감으로 일시적 조정에 무게를 둔 투자자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7조1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지난 3월 31일 이후 최대규모다. 공매도 보유 잔고는 최근 가파른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2일 6조620억원 수준이던 공매도 보유 잔고는 같은 달 23일 6조5000억원까지 늘어나더니, 지난 4일 7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한 달간 공매도 잔고 증가율만 11.23%에 달한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5일 코스닥 공매도 순보유잔고액은 3조1500억원으로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가장 많다. 코스닥 시총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지난달 초 0.74% 수준에서 현재 0.81%까지 올라왔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서 다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 잔고는 투자자가 공매도를 하고 난 뒤 숏커버(공매도 청산)를 하지 않고 남은 물량을 의미한다. 공매도 거래대금도 증가 추세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8620억원이다. 지난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5490억원임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늘었다.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몰리는 배경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 가파르게 오르자, 과열 부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인식이 확대된 것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이달 들어 6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코스피 상승률만 7%가 넘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증시가 과열됐다고 평가할 때, 즉 고평가라고 인식할 때 늘어난다"며 "공매도가 늘어난 업종을 살펴보면 최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금융, 증권, 보험 등에 집중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5일 기준 금융, 증권, 보험의 공매도 잔고액은 전면 재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증시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고점을 가능할 수 있는 지표들을 고려했을 때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로 인해 유동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시장의 과열을 판단할 때 거래대금 회전율, 예탁금, 신용 등을 고려한다"며 "현재 코스피의 회전율은 2.6배 수준으로 과열이라고 평가되는 3배에 미치지 못하며, 예탁금은 3년 만에 60조원을 회복한 반면 신용잔고는 전 고점에 미치지 않아 시장에 돈은 많고 레버리지는 아직 쌓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지금은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아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보다 유동성으로 인해 새로 들어온 돈이 주식을 사는 힘이 더 강하다"며 "이에 더해 미국의 관세 정책은 일부 품목 관세를 제외하면 합의가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주가는 오를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5-06-11 15:45:18[파이낸셜뉴스]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2900선 돌파를 넘보고 있다.10일 오전 11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21p(0.95%) 오른 2882.98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0.59% 오른 2872.62에 개장한 뒤 상승폭을 키워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홀로 1858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52억원, 1526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4.16%), 종이·목재(2.46%), 기계·장비(2.32%) 등이 상승세인 반면, 보험(-0.80%), 음식료·담배(-0.46%), 전기·가스(-0.53%) 등이 약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0.44%), LG에너지솔루션(1.75%), 한화에어로스페이스(6.48%), KB금융(1.63%) 등이 강세다. 반면 삼성전자(-0.84%) 현대차(-0.05%) 등은 내렸다. 간밤 미국 증시는 뉴욕 연은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둔화, 트럼프와 머스트의 관계 호전 기대감에 따른 테슬라 강세 등 상방 요인에도, 미중 2차 협상 결과 발표 지연,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심리 등이 상단을 제약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최근 코스피는 지난 3일 대선 이후 연속 랠리를 전개하면서 29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 주도 장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4거래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6월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10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 주포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이같은 외국인 바이코리아 배경은 원화 강세 전망에 따른 환차익 베팅 이외에도,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9개월간 38조원을 순매도하는 과정에서 수급이 빈집이 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2p(0.59%) 오른 768.73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3.70p(0.48%) 상승한 767.91에 출발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이 775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351억원, 178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5-06-10 11:09:31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투자심리에도 불이 붙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이 3년 만에 60조원을 돌파했고,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에 원화 강세까지 더해지면서 증시 자금유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예탁금 60조원 돌파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60조1886억원이다. 투자자예탁금이 60조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22년 6월 2일(61조6321억원) 이후 3년 만이다. 지난달 9일 54조2624억원에서 한 달 만에 무려 5조원 넘게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찾지 않은 자금이다. 주식 투자에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어 대기성 자금으로 꼽힌다. 예탁금이 증가한 것은 새 정부의 증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의 영향이 컸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부동산보다 주식시장 활성화에 집중된 만큼 투자자의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자본시장 정책들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대규모 상장회사의 집중투표제 강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전자주주총회 등이 포함된 상법개정안 재추진 의지를 밝혔다. 원화 강세 흐름도 국내 증시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주가 수익에 더해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1원 내린 1358.4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350원대에서 마감한 건 지난해 10월 14일(1355.9원) 이후 처음이다. 미국 고용·서비스 지표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 위험자산 선호심리,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의 영향이 컸다. ■ETF로 머니무브 이어질 것 주식시장으로 투자자가 모여들면서 국내 ETF 시장의 200조원 시대가 개막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된 ETF들의 순자산총액은 201조2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2년 ETF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지 23년 만의 성과다. 지난 2020년 말까지만 해도 국내 ETF 시장 규모는 52조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말 73조원, 2022년 말 78조원으로 점점 늘어나더니 2023년 6월 100조원을 돌파한 후 2년 만에 몸집을 두 배가량 불렸다. ETF 상장종목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04년 4개에 불과하던 상장 ETF는 2012년 135개, 2021년에는 500개를 넘었고 현재(4일 기준) 984개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연내 1000개 돌파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데다 국내 자금을 빨아들였던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증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내수회복 전략 등도 순차적으로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 정책 등이 기대감을 자극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김동찬 기자
2025-06-05 18:21:56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국정 지지도는 80% 안팎으로 고공비행 중이다.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 지지율과 비교하기 위해 한국갤럽의 아카이브를 들춰봤다. 김영삼 전 대통령(83%)만 유일하게 문 대통령(78%)보다 근소하게 지지도가 앞섰다. 이는 문 대통령의 탈권위적 소통 행보가 크게 어필한 결과로 보인다. 그간 위안부 할머니, 세월호 유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과 만날 때 보여준 공감능력 덕분이다. 물론 전임 박근혜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사효과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바닥을 친, 일종의 기저효과에 힘입었다는 얘기다. 임기 초 높은 지지도가 개혁의 동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역으로 개혁 방향에 대한 국민의 전적인 동의를 뜻하는 건 아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다수가 부동산대책이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에는 고르게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탈원전, 증세, 최저임금 인상 등 다른 정책실험들에 대해선 긍정.부정이 크게 엇갈렸다. 얼마 전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문재인정부를 평가하면서 "70점까지 떨어졌는데 앞으로도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외교문제에 미국 눈치를 보며 오락가락하기 때문"이라는 근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다만 가변적 여론이 기준이라면 틀린 전망도 아니다.김영삼 전 대통령도 취임 초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일제 유산인 중앙청 철거, 군내 사조직 하나회 척결,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등 큰 비용은 들지 않지만 여론이 받쳐주는, 개혁의 칼을 휘둘렀을 때가 그랬다. 하지만 아들과 측근 비리에다 자본시장 개방 등 경제실험이 국가부도 위기로 이어지면서 지지도는 곤두박질쳤다. "영광의 순간은 짧고 고뇌의 시간은 길었다"고 탄식한 임기 말 그의 지지도는 6%였다. 새 정부와 국민 간 '허니문'이 끝나려는 시점이다. 이제부터는 갈등을 최소화하며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때다. 반면 개혁 도정은 지뢰밭일지도 모르겠다. 청와대 앞길 24시간 개방, 국정역사교과서 폐지 등을 여론의 호응 속에 밀어붙일 때와는 다른 환경일 게다. 더욱이 여소야대 국면이다. 100대 국정과제 대부분 야당의 입법 협조를 얻지 못하면 공수표가 될 수밖에 없다. 감성적 여론몰이로 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법하다. 국민의 삶이 실제로 나아지지 않으면 갈채는 잦아들게 마련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자주 시민과 셀카를 찍고 참모들과 커피잔을 들고 산책을 하더라도…. 무엇보다 정의를 독점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그런데도 몇몇 불길한 그림자가 어른댄다. 지난 정부 때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자금 수수 유죄판결을 '사법 적폐'로 몰아붙이는 여권의 태도를 보라. 문 대통령도 취임 100일 회견에서 "역대 정권을 통틀어 가장 균형.탕평.통합적 인사라고 국민들이 평가한다"고 했다. 하지만 위장전입 등 대선 공약인 공직배제 5대 원칙을 몇 가지씩 위반한 인사들을 줄줄이 각료로 임명하지 않았나. 오죽하면 참여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유인태 전 의원조차 이런 코드인사에 "벌써부터 상당히 오만한 '끼'가 보인다"고 했겠나. 응답률이 불과 5.2%라는 여론조사도 있다는데 높은 지지율에만 취할 일도 아니다. 새로운 개혁 동력을 찾아야 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정파를 떠나 최고로 유능하면서도 깨끗한 인사를 찾는 탕평인사를 해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실질적 협치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17-08-23 17:07:13이번주 코스피지수는 수출 호조와 기업 실적 상향조정이 지속되면서 2350선 안착을 시험하는 역사적 신고가 랠리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와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으로 제한적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韓 수출 호조 지속…지수 상승 요인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발표되는 한국의 5월 수출증가율은 20.8%, 수출금액은 48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금액과 코스피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에서 수출 호조 지속은 코스피 추가 상승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계절적으로 6~8월까지 한국 수출은 선진국 드라이빙 시즌의 영향으로 둔화됐다가 선진국 연말 소비 시즌 영향으로 9월부터 재차 증가하는 만큼 6월 이후 수출 증가율은 당분간 둔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미 상반기 한국 수출 금액의 레벨업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 경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5월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제조업지수 예상치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 제조업 관련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연구원은 "소프트 경제지표의 둔화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만큼 지표보다는 유가 방향성의 영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의 동반 개선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민감주내 종목 확산 및 순환매 지속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강세장 지속 가능할까 최근 코스피지수는 국내외 증시 1.4분기 실적시즌 종료에 따른 상승재료 부재와 그동안 시장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매수세의 숨고르기 전환, 미국 트럼프 및 브라질 테메르 대통령 탄핵리스크에도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졌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수출 개선과 내수경기 저점 통과 기대가 지속하는 가운데 2017년 기업실적 퀀텀 점프에 대한 긍정론, 신정부의 J노믹스 정책 기대가 작용했다"면서 "중국 등 신흥국시장(EM) 메크로가 바닥을 통과하면서 대내외 수급 선순환 구도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은 강세장 랠리의 추세화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땅한 대내외 부정요인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기류는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다음달 8일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 정책 기대감이 6월 예정된 추경안 임시국회 제출까지 유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재료로 지속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박춘영 연구원은 "월말, 월초를 맞아 글로벌 경제지표 발표가 다수 예정돼 있는데 특히 한국의 5월 수출지표와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단기 가격 메리트에 따른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며 코스피의 추가 상승 탄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순환매 장세가 나타난 이후 단기 가격 메리트가 높았던 업종에 주목할만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한 업종 가운데 가격 메리트가 유효한 업종으로는 통신, 비철.목재, IT가전 등에 대한 접근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와 실적 펀더멘탈 환경 모두 현 시장 주도주군인 IT 및 소재.산업재 등 경기민감(씨클리컬) 섹터의 추세적 강세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실적 및 밸류에이션에 근거한 업종 및 종목별 옥석 가리기에 집중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보험.유통.음식료 등 2.4분기 실적 모멘텀 보유 내수주 압축대응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선 기대로 지주사 및 고배당 관련주 등이 관련 테마에 부합하는 전략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김영권 기자
2017-05-28 19:36:23[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심리적 저항선인 3000선을 뚫고 3020선에 마감했다. 이달 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1p(1.48%) 상승한 3021.84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종가 기준 지난 2021년 12월 9일(3020.24)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강한 순매수세가 몰렸다. 외국인은 5619억원, 기관은 38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6021억원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날 업종별로 보면 IT서비스(5.13%), 전기가스(2.12%), 화학(2.09%) 등이 상승 마감했다. 건설(-2.92%), 의료 정밀기기(-1.14%)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51%), SK하이닉스(4.47%), 삼성바이오로직스(1.70%), LG에너지솔루션(3.95%) 등이 상승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1.48%) 등은 소폭 하락했다. 코스피는 2021년 1월 7일 최초로 3000선을 넘어선 뒤 같은 해 7월 사상 최고치인 3305선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말까지 2200~2800선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코스피는 13일(-0.87%) 하루 빼고 연속 랠리를 펼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코스피 상승률(12.0%)은 G20국가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거래소는 사상 최초로 '삼천피'를 돌파했던 2021년과 현 국내 증시가 투자 환경 및 주체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2021년은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개인이 시장을 주도한 반면, 올해의 경우 연초에는 기관이, 5월 이후에는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며 "투자 환경 측면에서도 2021년은 코로나 위기 타개를 위한 글로벌 유동성 장세 등 외부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반면, 올해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및 새정부 증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 내부 요인이 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 수요를 경계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래소는 "미국 경제지표 악화나 관세 협상,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환경 악화에 따라 국내 증시 단기 조정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새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허니문 랠리에 대한 기대심리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5-06-20 17:20:02중동사태에 따른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국내증시는 허니문랠리를 이어갔다. 새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중동 리스크 우려를 압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전면전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다만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유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변수로 꼽힌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04p(1.80%) 오른 2946.6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8.40p(1.09%) 오른 777.26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은 기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289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6월 초부터 8거래일을 연속 순매수하며 상승 랠리를 주도했던 외국인은 이날 3052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동 리스크 외에도 최근 상승 피로감에 따른 숨 고르기 국면 진입을 내다본 관측이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악재를 상쇄하고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시장에는 새 정부의 자본시장 친화적인 정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며 "이는 여러 악재들을 상쇄하고 지수 상승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향후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재차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으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지만,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낮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이 강해 하방 경직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심화 관련 국내증시 영향은 급속한 가격조정보다 완만한 기간조정 성격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짧은 기간 빠르게 오른 지수의 열기를 식히는 숨 고르기 과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건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부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주요 해상루트인 만큼 봉쇄 시 유가 급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워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란 무역의 85~90%가 해상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해협을 통한 운송의 85%가 이란의 우방국인 것을 감안하면 해협 봉쇄는 자충수가 될 수 있어서다. 그렇지만 유가와 환율, 금값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소비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다시 오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7시(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75달러를 넘어선 75.67달러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8원 내린 1363.8원을 기록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5-06-16 18:5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