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프랑스의 농업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비싼 회화 작품으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에 수프를 끼얹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여성 두 명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며 모나리자에 빨간색과 노란색 수프를 던졌다. 이들은 모나리자 앞에서 "예술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 중 어떤 게 더 중요한가", "당신들 농업정책은 병들었다. 우리 농민들은 일하다가 죽어가고 있다"고 차례로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모나리자는 1956년 볼리비아 남성이 던진 돌에 훼손당한 이후 유리로 덮여 보호되고 있어 직접적인 해를 입지는 않았다. 앞서 프랑스 농민들은 비(非)도로용 경유 면세 폐지 등에 항의하며 이달 18일부터 트랙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지난 26일 소 사육농장을 찾아가 농가지원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정부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화석연료 폐기와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환경운동가들은 유럽 각지의 명화에 음식물을 던지거나 자기 손에 접착제를 발라 붙이는 방식으로 시위하며 관심을 촉구해왔다. 이렇다 보니 모나리자는 종종 시위대의 표적이 되는 유명세를 치러왔다. 재작년에는 한 남성이 "지구를 파괴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외치며 케이크를 던졌다. 또 2009년에는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해 화가 난 러시아 여성이 찻잔을 던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1-29 06:50:01[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지방 자치 공화국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공항을 습격해 난동을 피웠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공항을 점거하고 이스라엘인을 찾아다녔다. 범아랍 매체 알자자라방송에 따르면 29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공화국의 마하치칼라 공항에 수백명의 시위대가 난입했다. 다게스탄은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놓인 캅카스 지역에 속해있다. 해당 지역에는 이슬람 신자들이 많으며 다게스탄 공화국의 경우 인구의 약 80%가 이슬람 신자들이다. 현재 다게스탄 공화국은 러시아 연방의 북캅카스 관구에 속해있다. 이날 이들은 활주로까지 들어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으며 공항을 빠져나가는 차량을 막아섰다. 동시에 여행객들의 여권을 확인하며 이스라엘인을 찾았다. 시위대는 경찰차를 뒤집는 등 난동을 부렸고 이에 현지 경찰들은 허공에 총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이날 소동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발한 러시아 항공사 레드윙스의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한 직후 벌어졌다. 다게스탄 보건부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마하치칼라 공항 사건으로 인해 부상자가 발생하여 치료중이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 항공청은 비행장에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됐으며 다음 달 6일까지 공항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다게스탄 자치 정부는 텔레그램에서 "상황은 통제되고 있고 법집행 기관이 현장에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북캅카스 연방관구 내무부는 공항에 난입한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CCTV 영상을 확인할 것이며 관련자들은 처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게스탄 자치 정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연방 당국과 국제기구들이 가자 주민들에 대한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파괴적인 집단의 도발에 굴복하거나 사회에 공황 상태를 조성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자치 정부 수장은 "오늘 마하치칼라 공항에 모인 사람들의 행동은 심각한 법 위반"이라며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법률 집행 당국이 모든 이스라엘 시민과 유대인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폭도들의 거친 선동에 대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한 캅카스 이슬람 신자들의 반감은 이스라엘이 전날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확대하자 크게 증폭되었다. 29일 같은 북캅카스 연방관구에 속한 카바르디노 발카르 공화국의 수도 날치크에서는 유대인 센터를 노린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0-30 08:54:35[파이낸셜뉴스] 이란 사법부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웨일스전 승리를 자축하며 반정부 시위대 등 죄수 700여명을 석방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은 28일(현지시간) 골람 호세인 모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이 시위대 715명에 대한 특별 석방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미잔 통신은 “사법부의 이번 조치가 이란 축구 대표팀의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석방자 중에는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이란 내에서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27일 기준 미성년자 63명을 포함해 451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구금된 시위대는 1만8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지난 25일(한국시간) 이란은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두 골을 몰아넣으면 2대 0으로 승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2-11-29 08:34:16경제난으로 국가부도에 빠진 스리랑카에서 시위대의 폭동이 발생해 대통령이 전격 사퇴했다. 국가부도 사태 선포 뒤 시위대가 대통령 궁에 들이닥쳐 점거에 나선 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9일(현지시간)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국회 의장을 통해 이번주 안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데나 스리랑카 국회 의장은 10일 TV 연설에서 라자팍사 대통령이 오는 13일 하야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경제위기 속에 정부가 붕괴했고, 국가부도 사태로 대통령 사퇴 요구가 빗발쳐왔다.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도 앞서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수도 콜롬보에서 9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뒤 당 지도부가 사퇴를 압박했고, 결국 이에 굴복했다. 시위대는 이날 라자팍사 대통령 관저를 습격했다. 정부가 수도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시사한다. 시위대는 또 총리 사저도 습격해 불까지 질렀다. 스리랑카는 현재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바닥 났고, 이 때문에 연료, 식량, 의료용품도 다 떨어졌다. 인구 2200만명의 섬나라 스리랑카는 5월 외국 부채 상환 불능(디폴트)을 선언해 20년만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첫 디폴트 선언 국가가 됐다.앞서 9일 수도 콜롬보에서는 시위대 수만명이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최루탄, 물대포를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을 압도했고, 결국 대통령 관저와 사무실을 점거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라자팍사는 소요를 예상해 이미 8일 관저를 비운 상태였다. 그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리랑카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이다. IMF 협상팀이 5월 스리랑카에 도착해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스리랑카는 아울러 민간 채권자들, 그리고 중국·일본·인도 등 채권국들과 채무 구조조정을 위한 협상도 시작했다. 현재 스리랑카의 대외 부채 규모는 500억달러가 넘는다. 스리랑카는 한 때 남아시아에서 삶의 질이 가장 높은 잘 사는 나라였지만 경제사정이 이후 극도로 악화했다. 지난달에는 핵심 공공서비스 차량 운행을 위한 연료 확보를 위해 민간 차량 주유를 금지하기도 했다. 하루에도 수 시간씩 지속되는 단전으로 기업들의 생산활동은 엉망이 되고 있고, 학교도 폐쇄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스리랑카를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해 스리랑카 핵심 외화벌이 수단인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7-10 18:25:34[파이낸셜뉴스]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2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대를 직격했다. 다혜씨는 이날 트위터에 "확인하고 싶었다. (시위대에) 들이받을 생각하고 왔다. 나설 명분 있는 사람이 자식 외에 없을 것 같았다"라며 "'구치소라도 함께 들어가면 그 사이라도 조용하겠지'라는 심정으로 가열차게 내려왔는데 현실은 참담과 무력. 수적으로 열세"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집안에 갇힌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다.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드"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라며 "증오와 쌍욕만을 배설하듯 외친다"고 했다. 이어 "개인으로 조용히 살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묵묵부답 견뎌내는 것은 여태까지 정말 잘했다"며 "더는 참을 이유가 없다. 이제 부모님을 내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다혜씨는 지난 27일 처음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문 전 대통령 근황을 공개했다. 트위터 소개창에 '슬하에 있길 즐기는 REAL딸♡ 아버지를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자칭 문파 1호'라고 적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 일부 보수 유튜버 등은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앞 시위대에 대해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경찰은 사저 앞 집회 단체에게 다음달 5일까지 야간 확성기 사용을 제한하는 '집회 시위 제한 통고'를 했으나 낮 시간에는 소음 시위가 계속돼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5-29 10:18:15[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시위 참가가 2692명을 구금하고 있다고 독립 시위모니터링 사이트 OVD-인포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CNN은 OVD-인포를 인용해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반전 시위로 24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2700명 가량이 구금돼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최소 1370명이 모스크바 시위대이다. OVD-인포에 따르면 러시아내 반전시위는 최소 27개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수사위원회는 24일 어떤 종류의 반전 시위 참가도 위법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수사위원회는 아울러 시위 참가 경력은 범죄 기록에 남을 수 있다면서 미래 삶에 영원한 흔적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OVD-인포에 따르면 25일에도 322명이 시위 도중 체포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2-27 02:36:23[파이낸셜뉴스] 캐나다 경찰이 코로나19 백신 의무화를 반대하며 이달 초부터 캐나다와 미국 국경의 물류 거점을 봉쇄했던 트럭 시위대를 해산하고 남은 시위대를 체포했다. 다만 수도 오타와에서는 남은 시위대가 여전히 농성중이다. AP통신 등 북미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경찰은 13일(현지시간) 앰버서더 다리를 급습하여 7대의 대형차량을 견인하고 12명의 시위 참가자를 체포했다. 이번 조치는 트럭 시위 발생 이후 캐나다 경찰이 집행한 첫 강제 조치다. 캐나다의 트럭 운전기사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오타와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미국과 캐나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정책을 비난하며 시위를 벌였다. 앞서 미국 정부는 올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트럭 기사를 포함해 육로 국경을 넘는 모든 외국인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요구했다. 캐나다 정부는 트럭 운송을 필수 업종으로 간주해 그동안 운전사의 백신 접종을 의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15일부터 방역 지침을 강화해 운전사 역시 백신을 접종하도록 규제했다. 트럭 운전사들은 시위에 이어 이달 7일부터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디트로이트 사이에 놓인 앰배서더 다리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앰배서더 다리 초입에 트럭을 세워 도로를 막았고 양국 자동차 및 농산물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앰배서더 다리를 통과하는 물동량은 캐나다와 미국의 모든 교역량의 27%에 달한다. 플라비오 볼페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장에 따르면 매일 이 다리를 통해 3억달러(약 3588억원) 상당의 상품이 국경을 넘나들고, 이 중 자동차 산업에 관련된 상품만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드루 딜큰스 윈저시장은 " 오늘로 앰베서더 브리지에서 벌어진 국가적 경제위기상황은 종료되었다"고 밝혔다. 다리를 막았던 시위대는 이미 전날 해산 명령으로 대부분 철수한 상태였다. 그러나 수도에 모인 시위대는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있다. 오타와에서는 12일 기준으로 약 4000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오타와 경찰은 전날 밤 성명을 내고 온타리오주 경찰, 연방경찰(RCMP)과 함께 합동지휘본부를 설치했다며 경찰 병력을 증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군대 투입 여부에 대해 "모든 선택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윈저와 오타와 외에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스캐처원주, 앨버타주 등 10여개 도시에서 비슷한 트럭시위가 벌어졌으며 미국과의 국경 도로가 일부 마비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2-14 08:26:22[파이낸셜뉴스] 캐나다가 수도 오타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대의 시내 점거가 10일째 지속되면서다. 오늘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짐 왓슨 오타와 시장은 시내 중심부를 마비시킨 트럭 시위대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왓슨 시장은 성명을 내고 "계속되는 시위로 인해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시위대의 수가 경찰보다 많아 상황을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자유 호송대'라고 불리는 트럭 시위대는 지난달 29일부터 오타와 시내로 들어와 의회 앞 광장을 점거하고 정부의 방역 규제에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이 시위는 미국과의 국경을 넘나드는 트럭 운전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면서 시작됐다. 이후에는 백신 반대론자들과 방역 규제 자체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합류하면서 저스틴 트뤼도 정부에 자체에 반대하는 시위로 변질됐다. 이들의 계속된 점거에 주민들이 불편함을 토로하자 오타와 경찰은 일부 시위대를 이동시키고 바리케이드를 새로 설치했다. 경찰 측은 "형사 기소에 필요한 디지털 자료와 차량 등록 정보, 재무 정보 등을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타와 경찰은 도심 대부분의 도로를 막고 있는 수백 대의 대형 트럭에 연료를 주입하기 위해 통을 반입하려는 사람들을 단속하겠다고 덧붙였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2-07 07:25:22[파이낸셜뉴스]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에서 연료비 급등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7일(현지시간) 최대 도시 알마티를 중심으로 엿새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군에 경고 없는 조준사격을 허가해 상황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내무부(경찰) 공보실은 이날 "현재까지 전국에서 3811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면서 "26명이 사살되고, 같은 수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진압 군경에서도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내무부는 전일 "질서 확보 과정에서 18명의 보안요원이 숨지고 748명의 경찰과 국가근위대 소속 군인들이 부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경과 시위대 충돌은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가장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양측의 사상자도 알마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마티와 수도 아스타나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거의 되지 않고 있고 전화 통화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전화도 사실상 차단됐다. 카자흐스탄 대통령 행정실은 자국 정부의 요청으로 투입되는 옛 소련국가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 선발대가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고도 밝혔다. 행정실은 "테러리스트 소탕 작전은 카자흐스탄 군경 특수부대가 수행하고 CSTO 평화유지군은 이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평화유지군은 국가 주요시설 경비 임무만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는 상태다. 외교부는 8일 "카자흐스탄 내 우리 국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누르술탄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시위 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폭력이 종식되고 조속히 사회질서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라며 "우리 정부는 카자흐스탄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재외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22-01-08 14:00:28[파이낸셜뉴스] 카심 조마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7일(이하 현지시간) 폭력 시위대는 '경고없이 사살'할 것을 시위 진압대에 명령했다. 시위 속에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초강경 대응 조처가 나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번주 기름값 상승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소요사태 배후에 잘 훈련된 국내외 '테러주의자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위 진압대에 이같이 명령했다. 카자흐 국영 언론은 이날 진압대원 18명과 '무장한 범죄자' 26명이 폭력 시위로 사망하고 3000여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카자흐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는 시신 여러 구가 총탄과 함께 거리에 방치돼 있고, 총탄이 수시로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에서는 또 인터넷이 먹통이 돼 현금자동출납기(ATM)를 사용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자는 총포상 한 곳이 완전히 털렸다고 전했다. 토카예프는 현재 알마티 상황이 "안정됐다"면서 "비상사태 도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이 계속해서 국유재산과 사유재산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시민들을 향해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법집행기관과 군에 경고 없이 발포해 사살토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카자흐 정부는 대통령 관저와 시청이 있는 알마티 중심부를 장악한 상태로 인근에 대형 군 검문소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인에 따르면 검문소에 접근하면 군이 공중에 경고 사격을 한다. 그러나 이 언론인은 군이 사용하는 탄이 실탄인지 고무탄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토카예프는 시위대의 구호가 과격해지는 것이 국내외 테러리스트들의 선동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력시위가 잘 조직된 적들, 그동안 은신해있다 밖으로 나와 '테러 공격'을 수행하는 점조직들, 그리고 역정보나 가짜뉴스로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들을 익힌, 이데올로기 사보타주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카예프는 잘 훈련된 테러리스트들이 거의 모든 곳에서 공조를 통해 군, 행정부, 사회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분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국 언론과 인터뷰한 일부 시위대는 이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한 여성 시위대는 "우리는 폭력배나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면서 "이곳에서 차고 넘치는 유일한 것은 부패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남성 시위대도 사람들이 "진실을 원한다"면서 "정부는 부유하지만 여기 모든 이들은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우리 모두 고통을 받고 있으며 고통 분담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1-08 06: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