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그룹화’를 지향하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증권사 인수가 예상보다 훨씬 늦춰지면서 인수합병(M&A) 방식을 둘러싸고 시장에서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앙회 핵심 관계자는 24일 “정대근 회장과 이지묵 신용대표가 정책적·복합적 사유가 있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 작업에 여유를 갖자고 지시했다”면서 “만약 올 하반기나 내년으로 인수가 지연된다면 큰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인수는 농협의 표현대로 ‘건전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거쳐 최선의 선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겠지만 당장 가시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이 증권사 인수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것은 무려 1년이 넘는다. 지난해 초 ‘에드벌룬’을 띄운 이후 가을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구체적 당위성을 명기했으며 올초 본격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증권사 인수에 농협이 나선 것은 종합금융그룹화를 위해 꼭 필요한 축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물색 탐색전을 벌였으며 피합병 대상으로 거론된 2∼3개 증권사들이 국내 2위권 은행인 농협으로의 안정적 편입을 의식, 자신들이 적임자란 ‘자가발전’을 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업계에서는 최근 이를 겨냥해 “가격만 잔뜩 올려 놓은 꼴이 됐다”, “인수방식이 답답하다”, “M&A는 보안이 절대적인데 애초 공공연히 인수의사를 밝힌 것부터 어긋났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아마추어적인 방식’으로 폄훼하는 분위기다.
반면 농협의 태생적 특성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너’없이 농민 조합원이 주인인 농협의 지배구조, 감독기관인 농림부와의 농정(農政)에 미칠 파급영향 등에 대한 교감, 농민단체의 여론까지 살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중할 수밖에 없으며 사기업 및 금융회사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농협만의 독특한 조직·경영문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지묵 신용대표는 ‘농협은 44년의 역사에서 ‘돌다리도 두들기는 안정된 경영스타일’을 구사해 왔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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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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