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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 “금융위기는 혁신기법 오·남용 결과”

박윤식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28일 “금융위기의 원인은 잘못된 정부 정책 이라기 보다는 세계적인 금융업체들의 금융기법 오·남용의 결과”라면서 “결국 글로벌 금융업체들의 투기와 과욕을 막는 방법으로 금융개혁이 단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날 열린 ‘제11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과 함께 향후 금융개혁 방향을 이 같이 진단했다. 그는 “향후 6개월여의 논의를 거쳐 오는 11월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건설적인 개혁안이 도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금융위기의 원인과 관련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금융업체들이 새로운 금융기법으로 도를 넘어선 수익창출 경쟁과 투기에 나섰기 때문”이라면서 “부채담보부증권(CDO)과 같은 혁신적인 금융기법이 부실한 담보를 포장하면서 ‘마술’처럼 거대한 수익을 창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거대 금융업체들은 2000년대 들어서 자본의 증권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CDO와 같은 증권으로 투기적인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 금융위기 직전엔 10억달러 규모의 CDO를 발행했을 때 3500만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정도의 과도한 환경이 조성되기에 이른 것이다.

한 예로 메릴린치의 경우 지난 2004∼2007년 1500억달러 CDO를 발행해 50억달러의 수수료를 손에 넣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CDO가 부실한 담보를 기반으로 조성됐고 신용평가회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여기에 동조하면서 ‘거품’을 키운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초 메릴린치가 발행한 15억달러 규모의 CDO는 ‘BBB’의 낮은 등급을 받은 담보를 기반으로 했다. 그러나 메릴린치 CDO의 90%는 ‘A’ ‘AA’ ‘AAA’의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증권으로 돌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가와 신용등급회사가 부실담보를 우량한 증권으로 바꾸는 결탁에 나섰다는 진단이다.
이로써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주요 금융기관은 10배 이상 자산이 성장했고 이 기간 신용평가기관의 수익 역시 2배 이상 늘어나기에 이르렀다.

박 교수는 “21세기 월가에서 중세시대 금을 만들려고 했던 것과 같은 과욕과 투기현상이 벌어졌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금융업체들의 과다한 수익에 대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고 이들이 투기적인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자는 금융개혁안을 제안했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