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구원, 세포분화에 특정 단백질이 관여 현상 발견
암세포에 적용해 이 단백질을 차단한 결과 암세포 증식 급감
향후 종양이 커가는 것을 막는 항암제 개발에 도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항암물질연구센터 이경호 박사팀이 살아있는 세포가 분열하는 것을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윗줄은 정상적으로 베타-카테닌이 작용돼 세포가 둘로 분열됐다. 가운데줄은 베타-카테닌 세린 60번이 인산화 되지 않아 세포질 분열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아랫줄은 세포질 분열이 일어 났다가 두 개의 딸세포로 완전히 분열되지 않고 다시 하나의 세포로 합쳐졌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몸속 특정 단백질을 컨트롤해 암세포가 불어나는 것을 차단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가 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항암물질연구센터 이경호 박사팀은 세포가 분열할때 베타-카테닌(β-catenin)이라는 단백질이 관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베타-카테닌을 이루는 아미노산 중 60번 세린이 특정 인산화효소에 의해 인산화됐을 때를 살펴봤다. 그결과 60번 세린은 세포 중앙의 표면이 안으로 잘록하게 들어가는 것을 이끌어내 세포분열의 마지막 과정인 세포질분열을 조절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여러 암세포에서 적용했다. 그결과, 베타-카테닌 60번 세린의 인산화를 막는 경우 암세포의 증식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베타-카테닌이 암세포 증식에 결정적 원인 물질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는 베타-카테닌의 인산화 조절을 통해 암세포분열 조절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경호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암 발생 및 암세포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세포 분열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번에 밝혀진 새로운 현상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포분열은 생물체 생존의 기본적 특성이다. 암은 세포들이 비정상적인 증식이 일어나면서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분열은 하나의 모세포가 둘 이상의 딸세포로 분열·증식하는 과정이다. 모든 생물체의 기본 구성단위인 세포의 생존에 필수적 과정이다.
세포분열은 체세포 분열과 감수 분열로 나눌 수 있다. 체세포분열은 세포 증식을 위해 1개의 세포가 1번의 분열로 2개의 딸세포를 생성한다. 또 감수분열은 생식세포를 만들기 위해 1개의 세포가 2번의 분열로 4개의 딸세포를 생성한다.
체세포분열은 핵분열과 세포질분열의 과정이 순차적으로 발생한다. 동물세포의 세포질분열은 세포 중앙의 표면이 안으로 잘록하게 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난 후 두 개의 딸세포로 나뉜다.
이처럼 세포분열은 특정 원인물질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계속 증식하게 되면 암세포로 변하게 된다. 이때의 세포분열 현상은 항암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초가 된다.
지금까지 세포분열에 관한 다양한 원인물질과 현상이 보고됐다. 하지만 세포질분열에서 두 개의 세포로 나뉘는 과정은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추진하는 창의형융합연구사업으로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엠보 리포트(EMBO Reports)' 9월 2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