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했던 메타
"메타버스 플랫폼 수수료 47.5%" 검토 중
인앱결제 분쟁처럼
빅테크發 수수료 논쟁 이어질지 촉각
'공정경쟁' 해법 찾아야
[파이낸셜뉴스]가상공간 플랫폼 생태계를 추진하고 있는 메타가 자사 플랫폼 내 50%에 가까운 결제수수료를 언급하면서 플랫폼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에선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 내 결제 방식·수수료를 둘러싸고 정부·업계·빅테크가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빅테크 입에 큰 관심이 쏠린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맥루머스 캡처.
■"메타버스 내 수수료 47.5%는 돼야"
17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 관계자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메타의 가상공간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결제에 대해 최대 47.5%의 수수료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 '메타 퀘스트 스토어' 판매에서부터 발생하는 30%의 '하드웨어 플랫폼 요금'과 메타가 개발한 가상공간 '호라이즌 월드' 내 17.5% 수수료를 합친 비율이라는 설명이다.
외신은 메타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메타 최고경영책임자(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지난해 6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2023년까지 온라인 이벤트, 구독, 독립적인 뉴스 모델 등에 대해 수수료를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수료를 책정할 때가 온다면 애플이 취하고 있는 30%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메타가 부정적인 재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리한 수수료 정책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메타 주가는 지난 2월 실적발표 이후 하루 만에 26.4% 폭락하기도 했다.
© News1 DB /사진=뉴스1
■메타버스도 빅테크發 수수료 논쟁 겪나
글로벌 기업들이 메타버스와 같은 차세대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메타의 행보는 '제2의 인앱결제'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대 앱마켓사 구글과 애플은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생태계 내 결제금액에 대해 개발자로부터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빅테크가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할 시 플랫폼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앱결제의 경우, 앱마켓 수수료 외 카드사 등에게 돌아가는 결제대행(PG) 수수료 3~8%를 더하면 실질적으로 최대 30%를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면서 "개발자 입장에선 글로벌 대표 플랫폼을 사용해야 하면서도 과도한 수수료를 감당해야 하는 딜레마"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VR·메타버스 생태계 조성 초기인 만큼 향후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와 공정·대등한 경쟁으로 지나친 수수료 부과를 방지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국내 메타버스 권위자인 김상균 경희대 교수는 "메타의 정책은 많은 앱이 개발되고 그것을 통해서 수익을 얻는 구글·애플의 플랫폼 비즈니스 구조를 따라가는 형태로 보여진다"면서 "다만, 개발자가 창작하는 모든 아이템에 대해서 50%에 가까운 수수료를 뜯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추후 잠재적 경쟁자인 구글과 애플의 참전, AR·VR기기·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 사이 나름의 연합전선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결국 메타버스도 플랫폼이 있어야 생태계가 돌아가고, 플랫폼 조성에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만큼 시장 논리에 의해서 정리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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