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안펀드, 1차 추가 캐피탈콜 실시
증권금융, 1조규모 중소증권사 지원
[금융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조기상환(콜옵션) 미이행에 따른 채권시장 불안이 가중되자 금융당국이 채권시장안정화펀드(채안펀드) 등 자금 지원 현황 밀착 점검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금융협회·정책금융기관과 함께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지난달 23일 발표한 '50조원+알파(α) 유동성 지원조치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융당국·금융업권·정책금융기관의 공조체계를 더욱 강화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PF ABCP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시장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지원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1%p까지 벌어져 원화 약세가 심화되고 외국인 자본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국내 채권시장은 '레고랜드 사태'로 심각한 자금경색이 진행됐고 최근 흥국생명이 영구채 조기상환을 이행하지 않자 외화채권 시장에서 한국물의 채권 가치가 급락하는 등 채권시장 불안이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금융당국과 업권 관계자들은 시장의 안정을 위해 이미 시행하기로 한 유동성 지원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우선 금융위는 채안펀드의 경우 지난주부터 기업어음(CP)을 중심으로 매입을 하고 있고 이번주 내로 시장 소화가 어려운 여전채 매입을 시작하는 등 시장상황에 맞춰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주 중에 1차 추가 캐피탈콜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증권금융은 환매조건부채권(RP)·대출 등을 통해 중소형 증권사에 현재까지 9300억원을 공급했다. 산업은행 등의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도 매입규모를 확대했고 증권사 발행 CP도 지난 1일부터 매입을 개시한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채안펀드와 증권금융 및 산은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은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인 운영을 통해 시장대응 기능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일 5대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시장안정을 위해 '95조원' 규모의 자금지원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해당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현재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물량을 축소하고 시중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는 등 자체적으로 시장안정화에 나선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원에 나서는 은행을 위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를 유예하고 예대율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등 규제완화 조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3일엔 '은행권 금융시장 실무점검 TF를 구성해 은행권의 자금중개 기능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특히 흥국생명 사태로 인한 중소 보험사 등의 자금 상황이 경색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흥국생명이 조기상환을 미이행하기로 한 직후인 11월3일 생명보험업권 간담회를 열어 유동성 개선을 위한 필요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는 유동성비율 규제시 유동성자산 인정범위를 확대해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보험사 유동성평가기준도 한시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보험사 경영실태평가(RAAS)시 유동성 지표의 평가등급을 1등급씩 상향 적용하는 형태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권은 지난 10월27일 발표한 증권업계 'PF-ABCP' 매입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다음주부터 매입 신청을 받는 등 본격적으로 가동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까지 종합금융투자사업자(9개)가 총 4500억원 출자해 중소형 증권사 보증 A2(-)등급 이상 ABCP를 매입하고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