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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이상민 해임안 사실상 거부… "진상 가린 후 판단"

"수사로 진실 가려내는 것이 유족에 대한 배려이자 보호"
수용 여부 언급 없이 '무시전략'
법인세·한전법 등 통과 촉구
정쟁 대신 정책 행보에 초점

尹대통령, 이상민 해임안 사실상 거부… "진상 가린 후 판단"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거대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으나, 대통령실은 12일 "해임 문제는 진상이 명확히 가려진 후 판단할 문제"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것으로, 윤 대통령은 다른 언급 없이 이상민 장관 해임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야당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강한 불만을 에둘러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법인세법 개정안과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정쟁적 요소를 부각시키며 정책행보를 이어갔다.

■기존 입장 고수한 대통령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부로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문이 통지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 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에 진상규명이 먼저임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해선 진상 확인과 법적 책임 소재 규명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국가의 법적 책임 범위가 정해지고 이것이 명확해져야 유족에 대한 국가 배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는 것이 유가족에 대한 최대의 배려이자 보호"라며 "그 어떤 것도 이보다 앞설 수 없다"고 말해, 이 장관 해임건의를 일축했다.

수사와 국정조사 이후 확인된 진상을 토대로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게 없음을 강조한 대통령실은 해임건의 수용 여부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으며 여당에서 권고한대로 무시 전략을 취했다.

해임건의안을 거부한다는 뚜렷한 답변 보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언급하는 선으로 야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까지 전한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를 수용하나, 불수용하나'라는 질문에 "해임건의안 수용이냐 불수용이냐에 대한 답변보다는 이재명 부대빈인이 말한 내용에 입장이 충분히 담겨있다"며 "해임 문제는 진상이 명확히 가려진 후에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수용 여부로 판단하는 것은 저희 입장을 오독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를 수용할지에 대해 "대통령실 입장에 비춰보면 안 받아들일 것"이라며 "(우린) 대통령께서 무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단언했다.

■정책 행보로 '해임안 정쟁 프레임화'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날 법인세법 개정안과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 처리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책 행보를 보였다.

예산안 협상의 최대 쟁점이기도 한 법인세법 개정안의 경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내용을 담고 있다. 대규모 적자를 겪고 있는 한전의 회사채 발행한도를 늘리는 한전공사법 개정안도 전기료 부담 완충 작용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두 법안 모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발로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두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지시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법인세법 개정안과 관련, 윤 대통령은 "법인세법 개정안은 대기업만의 감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기업에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전공사법 개정안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의 유동성 확보를 통해 국민의 전기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만큼 이번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법인세율 인하가 국민 대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부대변인은 "중소기업을 비롯한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덜어주면 투자와 고용이 늘고 근로자 임금이 상승하고, 주주 배당이 확대돼 경제 전체가 선순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