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역 주변 도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0.08.14. sdhdream@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현재 한국의 기후 변화는 세계 평균보다 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지난 100년 간 기상기후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 시나리오를 예상한 결과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75년 뒤 한국의 여름은 지금보다 2배로 길어지고 이틀에 한 번씩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2회 국가현안 대토론회'에서 기조 발제자로 나서 "탄소 감축 없는 고탄소 시나리오를 따라 개발이 진행될 경우 2100년경 우리나라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 대비 6.3℃ 상승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같이 전망했다.
유희동 청장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평균기온은 14.88℃로 20세기 평균보다 0.98℃ 높은 수준이다. 그간 지구 평균온도이 1℃ 상승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00년이었는데 100년으로 짧아진 것이다.
특히 1912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의 연평균기온은 10년에 0.2℃씩 상승해왔다. 전 세계 평균인 10년에 0.07℃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의 여름은 더 길어졌다. 지난 30년(1981∼2010년) 대비 최근 10년(2011∼2020년) 열대야일은 4.6일 길어졌고, 폭염일은 2.8일 증가했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농도 또한 전세계 평균보다 높았다. 2021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는 415.7ppm이었던 반면 한국은 관측지에 따라 419.6∼423.1을 기록했다.
국가현안 대토론회서 발언하는 유희동 기상청장 (서울=연합뉴스) 유희동 기상청장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국가현안 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4.11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사진=연합 지면화상
유 청장은 "기후변화 전망도 밝지 않다"며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하는 경우 이번 세기 후반 연평균기온은 현재보다 6.3℃ 상승할 전망이고, 여름은 97일에서 170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청장은 "온실가스를 감축해 2070년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우 같은 기간 연평균기온은 2.3℃ 오르고, 여름은 97일에서 129일까지만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 청장은 "불공정과 불감증으로 (기후위기 대응 활동이) 국민 개개인의 영역으로 넘어가기 매우 어렵다"라며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공공 부문이 개입할 때 국민에게 가장 명확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격이 달라지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저 사람 죽을 때가 됐나 보다'는 얘기를 한다"라며 "기후가 달라졌다는 것은 종말을 얘기하는 것처럼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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