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설탕 등 인상 조짐
물가 3%대 복귀 전망도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마트에 진열된 우유. 8.30 ⓒ News1 허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추석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가공식품에 이어 농산물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다. 특히 우유 가격에 설탕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추석 연휴 이후 우유와 설탕을 원료로 하는 빵, 과자,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윳값 상승에 커피·아이스크림 줄줄이 인상 조짐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외 식료품 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식료품 물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여건이 악화되면서 채소와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흑해곡물협정 중단, 일부 국가의 식량 수출 제한 등 식료품 물가 상승 요인이 산재해 있다.
우리나라는 곡물의 대외의존도가 높아 국제식량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국내 가공식품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샘표식품이 생산하는 '질러직화육포'는 이달 편의점 기준 기존 5800원에서 6500원으로 12.1% 올랐다. 롯데웰푸드의 '키스틱(55g)'도 2200원으로 10% 뛴다. 하림의 '닭가슴살갈릭'과 '닭가슴살블랙페퍼'는 4500원으로 15.4% 인상한다.
흰우유도 가격 인상이 코앞이다.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올해 원유(우유의 원재료) 가격을 L당 88원 오른 1084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0년 만의 가장 큰 인상폭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원유를 주재료로 하는 흰우유 가격도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우유 가격이 오르는 만큼 커피,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하는 다른 제품까지 연달아 값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우유 가격이 오르자 커피빈코리아는 우유가 포함된 음료의 가격을 200원, 빙그레의 경우 메로나와 비비빅 등 아이스크림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설탕도 세계 최대 생산국인 인도가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다음달부터 수출을 금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사탕수수 주요 재배지인 인도와 브라질 등지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설탕 가격은 이미 상승세다.
설탕 가격이 치솟을 경우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등 설탕을 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슈가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같은 물가 상승 요인은 최근 2%대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끌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2%에서 7월 2.3%까지 떨어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유가가 굉장히 가파르게 올라 (물가 상승률이) 8·9월에는 3%대 초반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10월 이후 다시 2%로 돌아와 평균 2%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부담 덜어라"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 안간힘
이에 정부는 국민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농축산물 등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을 지난해보다 5%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축해 둔 성수품 물량을 추석 전 방출하고 수입을 확대해 공급량을 평소의 1.6배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일본의 오염수 논란으로 소비가 부진한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총 1440억원을 투입한다. 할인 품목은 명태·고등어·오징어·갈치·참조기·마른 멸치·김·전복·참돔·문어·꽃게 등이다. 정부가 30% 할인을 지원하고 마트가 자체적으로 최대 30%의 할인율을 중복 적용하는 방식으로 최대 6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서울 노량진수산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 등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1인당 2만원까지 온누리상품권 사용 금액을 환급해 주기로 했다. 할인율은 현행 30%에서 40%까지 상향 조정한다. 또 170억원 규모의 수산물 전용 모바일상품권을 발행해 모든 수산물에 대해 20% 사전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추석 전후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추석 연휴 나흘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
KTX와 SRT의 역귀성 및 가족 동반석 열차표에는 최대 40%까지 할인을 적용한다.
호텔 등 숙박시설 이용 요금을 깎아주는 숙박 쿠폰은 기존 계획보다 2배 많은 60만장을 공급하기로 했다.
연휴 기간 박물관이나 명소는 무료로 개방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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