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수는 30만명 늘어
금융소외 키우는 '역설'
"정책금융 역할 키워야"
2017~2022년 불법사금융시장 실태조사 결과 및 법정 최저금리 |
(조원, 만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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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이용규모 |
6.8조원 |
7.1조원 |
8.4조원 |
9.5조원 |
10.2조원 |
10.4조원 |
이용자수 |
52만명 |
41만명 |
56만명 |
71만명 |
76만명 |
82만명 |
표본수 |
5000명 |
5000명 |
1만명 |
5000명 |
5000명 |
5000명 |
조사기관 |
한국갤럽 |
한국갤럽 |
한국갤럽·충북대 |
한국갤럽 |
한국갤럽 |
한국갤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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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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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이용자 변화 분석', 한국금융연구원 KIF연구보고서, 이수진·박준태
[파이낸셜뉴스]법정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0%로 떨어진 5년 새 불법 사채 이용규모가 6조8000억원(2017년)에서 10조4000억원(2022년)으로 3조6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포용금융 실현을 위한 법정 최고금리 인하 정책이 오히려 '급전'이 필요한 금융소외계층을 법의 테두리 바깥으로 내몬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불법 사금융 시장 이용자수는 2배로 늘어나고, 반대로 대부업 이용자수는147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부업 시장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밀려난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밀려난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금융감독원의 ‘2017~2022년도 불법 사금융 시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조8000억원 규모로 추정됐던 불법 사금융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7조1000억원으로 불어난 뒤 2019년 8조4000억원, 2020년 9조5000억원, 2021년 10조2000억원, 2022년 10조4000억원 등으로 확대됐다.
금감원이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불법사금융 시장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진행한 불법사금융 실태조사는 지난 2019년 이후 공개된 적 없다. 본지가 실태조사 결과를 직접 입수하면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불법사금융 이용 실태가 처음 공개된 것이다.
불법사금융 이용자 수는 같은 기간 두 배 증가했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41만명 수준이었던 불법사금융 이용자수는 2022년 82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첫 조사에서 52만명으로 추정됐던 불법사금융시장 이용자수는 2018년 11만명의 감소를 보인뒤, 2019년 56만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후 2020년(71만명), 2021년(76만명)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34.9%였던 법정 최고금리는 2016년 27.9%로 인하됐다. 정치권은 법정 최고금리를 2018년 24%, 2021년 20%로 더 내렸다. 이 기간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 수도 급격히 줄었다. 지난 2017년 247만명이던 대부업체 이용자수는 2022년 99만명으로 감소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체의 수익은 악화되는 가운데 조달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일부 대부업체들은 신규 대출을 중단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며 "등록 대부업체 수도 감소세"라고 말했다
이같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불법사금융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은 최고금리 인하 논의 과정에서도 이미 제기됐다. 정책 금융 등 금융 소외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시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 이자 제한으로 공급이 줄면, 시장의 논리에 따라 불법 사채시장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철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은 논문 '포용적 금융과 최고금리 규제의 역설'에서 "최고금리의 추가적인 인하는 이자 부담을 경감시켜 금융포용을 증진시키고자 함이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대출 수요자들이 이제는 시장 기회조차 잃게 됨으로써 또 다른 형태의 금융소외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앞서 본지가 요청한 불법사금융시장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는 비공개 통보했다. 금감원은 2018년 이후 11억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로 신뢰도 꼽았다. 실태조사의 표본수가 5000명에 불과해 실제 불법사금융 이용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00명 정도인 만큼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태조사의 신뢰도가 비공개 사유라면 2017~2018년 금감원이 조사결과를 공개한 이유한 이유에 대해 묻자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같은 실태조사가 '최고금리 인하가 불법 사금융시장 규모를 키웠다'는 직접적인 증거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금감원이 조사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실태조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법정 최고 금리 인하로 대부업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차주들이 불법사채 시장이 아닌 카드론,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으로 유입됐다는 연구도 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이용자 변화 분석' 보고서에서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 대출 이용자들이 대부업에서 정책금융상품, 저축은행 대출로 이동하는 양상을 제한적으로나마 발견했다"고 밝혔다.
최고금리 인하가 불법사금융 시장 확대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수진 선임연구원은 같은 보고서에서 "시간에 따른 불법사금융 규모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불법사금융 실태조사의 결과와 문항지를 공개하는 등 공신력 있는 자료의 제공이 필요하다"며 "금감원은 2017년부터 매년 불법사금융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데 2017년과 2018년 조사 결과만 공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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