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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혁신위' 좌초…'쌍권 출당' 둘러싼 갈등 때문?

안철수 "혁신위원장 사퇴, 당대표 출마"
인적 쇄신 대상은 '쌍권'…지도부는 거절
송언석 "귀띔이라도 있었다면…안타까워"

'안철수 혁신위' 좌초…'쌍권 출당' 둘러싼 갈등 때문?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승강기를 타고서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안철수 의원이 7일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안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당 혁신의 최대 화두였던 '인적 청산'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8월 중순 열릴 예정이었던 전당대회 전까지 '안철수 혁신위'를 주축으로 혁신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안 의원과 지도부의 마찰로 위기를 맞이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를 거부한다"며 "혁신 당대표가 되기 위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당 비대위는 혁신위에 안철수 위원장을 비롯해 최형두 의원·호준석 대변인·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송경택 서울시의원·김효근 전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 등 6명을 임명했다. 당초 안 의원은 혁신위를 7명으로 구성할 계획이었지만 나머지 1명 인선을 두고 지도부와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혁신위는 당초 인적 쇄신을 중심으로 당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젊은 의원들은 인적 청산 없이는 당 혁신이 무의미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었다. 안 의원 역시 6·3 대선 패배의 원인을 진단하고, 원인 제공자에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송 비대위원장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선 정국 당 지도부이자 '대선 후보 교체'의 책임자로 지목됐던 '쌍권(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처분을 놓고 이견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에서 (인적 쇄신안을) 받을 수 있겠냐고 의견을 전했는데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며 "그러면 '제가 혁신위를 맡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인적 쇄신 대상에 대해서는 "대선 기간 동안 책임을 지는 자리에 계셨던 분들"이라고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대선 후보 교체 논란의 책임자냐'고 묻자 "예"라고 답했다.

인적 쇄신의 방법은 탈당·출당 또는 제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이 이 같은 수준의 인적 쇄신을 요청했지만 지도부가 거부하면서 혁신위 좌초에 이른 것이다.

안 의원의 사퇴로 혁신위가 암초에 부딪히자 송 비대위원장은 유감을 표명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곧바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갑자기 혁신위를 맡지 않고 전당대회에 나가겠다고 말한 부분이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며 "전당대회 출마 선언하신다는 내용이 귀띔이라도 있었다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혁신위 관련 안건을 의결하지 않았을 텐데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송 비대위원장은 '2명(쌍권)에 대한 인적 쇄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안 의원의 주장에 대해 "당내외 인사들이 우리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혁신안을 제시하는 것을 모두 존중한다"며 "혁신위가 정상 출범해 많은 과제들을 정리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며 즉답을 피했다.

우선 혁신위는 비대위 의결에 따라 공식 출범한 상태다. 당 지도부는 후임 혁신위원장을 지정하는 등 추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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