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모처럼 손 잡은 與野, AI·반도체·저출생 관련법안부터 머리 맞댄다

특검법 대치정국 속 與野 민생·공통공약협의회 출범
상시 운영 통해 공통분모 추려
상임위서 신속 법안 논의 추진
미래먹거리 비롯해
소상공인·지역경제 활성화에 공감대
與 "연금개혁·北 러 파병 규탄 논의될 수 있길"

모처럼 손 잡은 與野, AI·반도체·저출생 관련법안부터 머리 맞댄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왼쪽 두번째)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국민의힘 민생·공통 공약 추진 협의기구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정감사 내내 서로 으르렁댔던 여야가 민생법안 신속 처리를 위해 모처럼 머리를 맞댔다.

여야는 28일 영세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금융보호책을 비롯해 한국의 대표적 먹거리인 반도체 육성, 당면 과제인 저출생·고령화 문제, 특권 폐지 등 민생과 직결된 주요 현안들에 대해 '민생·공통공약추진협의회'를 본격 가동,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을 추려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는 데 의기투합했다.

이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실무 협의를 토대로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 경제활성화 법안, 국민보호 등 실생활속에서 국민 안전을 보호하는 법안 등의 목록을 만들고 관련 상임위원회 별로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양당 모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을 비롯해 저출생·고령화, 소상공인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 논의 테이블에 최우선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양당은 이날 국회에서 민생·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 운영 관련 공동 합의문을 체결하고 이 같은 운영 방안을 밝혔다. 지난달 1일 여야 대표가 민생협의회 발족에 합의한지 약 2개월 만이다.

상시로 운영될 예정인 '민생협의회'는 양당 정책위의장을 투톱 사령탑으로 두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실무진들이 합의 가능한 법안 목록을 추리기로 했다. 민생협의회에서 합의를 이룬 법안들은 신속하게 각 상임위로 넘겨 논의·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민생협의회에선 양당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의제들을 우선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민생협의회 발족에 앞서 양당의 정책위의장이 밝힌 의제들은 △미래 산업 지원 방안(반도체·AI·국가 기반 전력망) △골목상권 및 지역경제 지원 방안 △저출생·고령화 대책 등이다. 이외 온라인플랫폼 규제, 국회의원 특권 폐지, 지구당 부활 등도 앞서 여야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바 있다. 이에 AI기본법, 반도체특별법 등이 양당 논의 의제에 가장 먼저 오를 수 있다. 양당의 '공통 분모'이외에 여야가 각자 핵심 법안을 제시해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속도가 나지 않거나 공통 법안으로 추려지진 않았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법안이 있다면 의장끼리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국회로 넘어온 지가 이제 두 달째가 돼 가고 있다"며 "가능하면 이번에 연금논의기구도 같이 합의해서 국민들께서 기대하는 수준의 기획안을 도출할 수 있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갖고 있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공동 규탄 결의안도 같이 한 번 논의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큰 틀의 민생협의회 운영 방안에 합의한 양당 정책위의장은 추후 구체적 논의 대상 법안들을 선정해 나갈 예정인 가운데 조만간 한동훈·이재명 대표 회담에 앞서 의제를 사전 조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진 정책위의장은 "(여야 대표 회담은) 비서실장 간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가 확정되면 의장들의 역할도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회가 민생을 외면한 채 특검법 정국 등 당리당략에만 매몰돼 있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데 부담을 느낀 여야가 부랴부랴 민생의제 논의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