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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가 공들인 휴메인 'AI 핀', 결국 사업 종료.. HP에 매각

SK·LG가 공들인 휴메인 'AI 핀', 결국 사업 종료.. HP에 매각
휴메인 AI 핀 기능. 휴메인 홈페이지 캡처

SK와 LG가 공을 들였던 휴메인의 웨어러블 기기 ‘AI 핀(Pin)’이 품질 논란 끝에 서비스를 종료한다. 휴메인은 HP에 매각되고 HP는 단말기 사업을 할 생각은 없어보여 AI 핀은 결국 사라지게 됐다.

■ AI 핀, 혹평 속 사업 종료.. 반품에 리콜까지
18일(현지시간) 해외 정보기술(IT) 매체 엔가젯 등에 따르면 HP는 1억1600만달러(약 1674억원)에 휴메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거론됐던 인수합병(M&A) 금액(10억달러)의 9분의 1 수준이다. HP는 휴메인 AI 플랫폼 '코스모스'를 자사 생태계에 활용하고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AI 혁신 연구소인 ‘HP IQ’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휴메인은 AI 핀 서비스를 10일 안에 종료하고 남아있는 고객 데이터를 모두 삭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또한 반품 기간이 남아있는 고객에게는 오는 27일까지 환불 조치를 해주고 화재 위험이 있는 부품 교체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환불로 대체한다고 전했다.

SK·LG가 공들인 휴메인 'AI 핀', 결국 사업 종료.. HP에 매각
휴메인 AI 핀. 휴메인 홈페이지 캡처

AI 핀은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주목 받으며 재작년 3월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등으로부터 1억달러(약 1442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2월 MWC 2024에서 SK텔레콤과 퀄컴 부스에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기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손동작으로 기기를 조작하며 디스플레이에서 프로젝터가 뿜어져 나와 벽면이나 손바닥에 큰 화면을 만들어내는 형태다.

하지만 AI 핀은 출시된 뒤 혹평을 받아야 했다. 스마트폰을 대체한다는 취지로 나온 제품이지만 부족한 앱, 느린 속도, 짧은 배터리 수명, 안 좋은 시인성 등으로 비판에 직면했다. 해외 유명 IT 유튜버 마커스 브라운리는 “지금까지 내가 리뷰해본 제품 중 최악”이라고 혹평했다. 게다가 제품 가격은 699달러(약 101만원)에 매달 구독료 24달러(약 3만5000원)까지 내야 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반품 물량이 신규 판매 물량을 넘어섰고 AI 핀 충전 케이스는 화재 위험으로 인해 리콜 조치까지 취했다.

SK·LG가 공들인 휴메인 'AI 핀', 결국 사업 종료.. HP에 매각
휴메인 AI 핀. 휴메인 홈페이지 캡처

■ 국내 기업들도 난감
이로써 휴메인은 SK와 LG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23년 휴메인에 2200만달러(당시 약 290억원)를 투자해 휴메인 지분 2.6%를 확보했다. LG도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휴메인에 투자를 한 바 있다.

또한 SK텔레콤도 유영상 최고경영자(CEO)와 임란 쵸드리 휴메인 창업자 등이 작년 2월 28일(현지시간) MWC 2024 SK텔레콤 전시장에서 휴메인의 AI 핀의 한국 출시와 양사 간 다양한 협력 방안을 함께 추진한다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스마트폰이 아닌 새로운 기기를 통한 PAA 서비스를 위해 휴메인은 AI 핀에 SK텔레콤의 PAA 서비스 '에이닷'을 적용하고, SK텔레콤은 AI 핀의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통신 네트워크와 요금제, 유통망 제공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유 CEO은 지난해 4월 2024 월드 IT쇼에서 AI 핀에 대해 “국내 출시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사정이나 전체적인 단말기의 어떤 매력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AI 핀이 혹평을 받으면서 양 사간 논의가 별다른 진전 없이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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