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국내 애슬레저 시장 주춤
냉감·기모 등 시즌 상품군 늘려
비수기에도 꾸준한 매출 기대
젝시믹스 'RX’ 매출 100억 돌파
안다르는 1월 판매량 전년비 2배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국내 애슬레저(일상에서 착용하는 운동복) 시장이 올들어 주춤하면서 대표 기업들이 '러닝'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애슬레저 업계 '빅2'인 젝시믹스와 안다르 모두 올 1·4분기 소비침체 속에 원가상승과 고환율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역성장하자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불황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빅2, 러닝 사업 가파른 성장세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젝시믹스의 러닝 컬렉션인 'RX'는 출시 1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4월 출시된 RX는 달리기(run)와 미지수(X), 확장(Expand)의 뜻을 담은 러닝 라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불기 시작한 국내 러닝 붐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공격적으로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는 젝시믹스는 RX를 통해 1년간 100개가 넘는 제품을 선보였다. 1년 내내 꾸준한 매출을 내기 위해 봄·여름 시즌에는 접촉 냉감 기능이 특징인 소재를, 가을·겨울 시즌엔 기모 안감을 활용해 보온성을 높이는 제품을 다수 출시했다. 의류뿐 아니라 신발 제품도 내놨다. 초경량 러닝화인 'X-핏 러너'는 젝시믹스 러닝화 가운데 가장 잘 팔린 제품으로 1년간 약 16억원 어치가 팔렸다. 230g의 가벼운 무게에 신축성 있는 니트와 통기성 좋은 메쉬를 사용하면서도 1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가성비를 앞세워 접근성을 높였다.
또 다른 국내 애슬레저 브랜드인 안다르도 러닝 카테고리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의 부진 속에서도 연중 최대 비수기로 꼽히는 1·4분기에 매출이 전년 대비 30% 넘게 성장한 배경에는 러닝 제품군의 인기가 큰 역할을 했다. 안다르는 제품력을 앞세운 상품을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뛰어난 신축성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브랜드와의 계약을 통해 신축성과 복원력 등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도 내놓고 있다. 겨울철 러닝에 적합한 '에어무스 기모 조거팬츠' 등을 출시해 올해 1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느는 등 매출 효과도 톡톡히 봤다.
■패션 장기 침체에 러닝 돌파구
국내 애슬레저 대표 브랜드들이 러닝 열풍에 적극 동참하는 건 패션업계의 불황 장기화에 대한 위기감때문이다.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 유일하게 선전하던 국내 애슬레저업계마저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젝시믹스는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7% 감소한 8억원을 기록하며 겨우 흑자를 유지했다. 내수 부진으로 1~2월에 소비가 확 준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4분기 매출도 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빠졌다. 안다르도 고환율에 따른 원가상승 등 영향으로 1·4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억원 줄었다. 다만 매출은 4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해 1·4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애슬레저 브랜드는 올해도 러닝 사업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젝시믹스는 기능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신축성과 편리함을 극대화한 127종의 RX 컬렉션을 출시한다.
러닝 제품 트렌드이기도 한 초경량 소재를 사용하고, 메시 등을 적용해 착용감을 한층 높인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다르도 각종 러닝 대회에 참가하거나 TV 광고 캠페인을 내며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닝 문화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일상화되면서 관련 수요는 당분간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가격 대비 기능성과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브랜드 간 제품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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