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About Nature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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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빙하가 녹고 무너지며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가 스위스의 한 산간마을을 덮치면서 90% 이상 매몰됐다.
AP통신 등 복수의 외신은 28일(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께 알프스 산맥 빙하 일부가 붕괴해 인근 발레주(州) 블라텐 마을을 뒤덮었다고 보도했다. 드론이 촬영한 당시 영상에는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얼음조각과 바위, 토사가 블라텐 마을로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영국 BBC는 산사태가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을 동반했고, 거대한 먼지구름이 일대를 뒤덮었다고 전했다. 다만 산사태 경보 시스템 덕분에 정부가 지난 19일 블라텐 마을 주민 약 300명과 모든 가축을 미리 대피시켜 큰 피해는 없었다. 이 사고로 1명이 실종되고 마을 내 주택 대부분은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레주 주의원인 스테판 간저는 이날 현지 언론에 "처음 발생한 산사태만 해도 이미 엄청난 규모였다"라며 "언뜻 보기에도 마을의 90%가 토사에 덮였다"라고 피해 규모를 추산했다.
스위스 정부는 블라텐 주민들이 마을로 돌아갈 수 없더라도 최소한 인근 지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카린 켈러-수터 스위스 대통령도 X(옛 트위터)에 "자신의 집을 잃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블라텐 주민들을 위로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알프스 산간마을의 산사태 위험을 경고해왔다. 알프스 빙하가 기후 변화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고 고산지대의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점차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빙하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지난 2017년에는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스위스 동남부 본도 마을에서 100년 만에 최악의 산사태가 발생해 8명이 숨지고 많은 주택이 파괴됐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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