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9조8901억 전망
ELS 기저효과·대출증가 등 반영
KB·신한·하나 최대 규모 기대감
금리인하·경기 침체 우려 분석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상반기 10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성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대출 자산 증가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기저효과 등에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경기 침체, 기준금리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어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9조8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9조3526억원) 대비 5.75% 늘어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7.92% 늘어난 3조2800억원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23년(3조7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금융은 1년 전과 비교해 5.73% 증가한 2조9043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하나금융도 상반기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인 2조2057억원을 시현할 전망이다. 다만 우리금융은 1조5001억원으로 14.5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로 인한 충당금을 털어낸 기저효과와 함께 우량 기업대출 등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4분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4대 금융은 경기 침체로 부실 자산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말 대기업 대출잔액은 약 146조4094억원으로 올해 들어 10조5761억원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 등으로 수익성 지표가 나빠질 수 있어 향후 실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 1·4분기 실적을 제외하면 이미 올해 2·4분기부터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을 제외하고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전년 대비 3~8%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다.
4대 은행의 올해 1·4분기 평균 NIM은 1.56%로, 전년 동기 대비 0.08%p 축소됐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에서 예금, 채권 등 조달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동안은 NIM이 줄어도 자산이 많이 늘어난 덕분에 수익성 방어가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로 기업대출 등을 공격적으로 늘지지 못해 자산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되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로 이자 마진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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