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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건설사 부채비율 200% 넘었다...건설사 재무건전성 '적신호'

매출원가 상승해 수익성 악화
부채비율 매년 상승 추세
대형·중견 간 격차도 커져

상장 건설사 부채비율 200% 넘었다...건설사 재무건전성 '적신호'

[파이낸셜뉴스] 주식시장에 상장된 건설 업체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비율이 평균 2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된 건설경기 위축으로 기업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매출원가는 오르며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상장 건설 업체의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집계한 결과, 2024년 말 기준 건설 업체의 평균 부채 비율은 203%로 집계됐다. 직전년도인 2023년 137%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조사 대상 기업은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상장사 34개 기업이다. 기업별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2023년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720%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금호건설 589%, HJ중공업 542%, 일성건설 454% 등이 뒤를 이었다.

코오롱글로벌 356%, SCG E&C 310% 등은 자본보다 부채가 3배 이상 많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동부건설 265%, HL D&I 259%, GS건설 250%, 남광토건 248%, 계룡건설산업 221% 등의 기업도 부채비율이 평균을 넘어섰다.

부채비율은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로,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불안하다고 볼 수 있다. 건설 업체의 수익은 매년 줄고 있다. 매출은 늘었으나 매출원가가 높아지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양 경기가 가장 안 좋았던 2022년보다 나빠졌다.

실제로 건설업 침체와 공사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10대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20조원을 넘어섰다. 상장 건설사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22년 147조8088억원 △2023년 164조8593억원 △2024년 162조751억원으로 오르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2년 7조9063억원 △2023년 6조7242억원 △2024년 4조618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또한 지방건설 경기 악화로 중견 건설사들은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는 11곳이다.
△신동아건설(58위)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삼정이앤씨(122위) △대흥건설(96위) 등이다.

이에 아파트 시장에서 중견과 대형사의 먹거리를 분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리얼하우스 김선아 분양분석팀장은 "서울 한강변 정비 사업 수주전 결과를 볼 때 더 높게, 고급화해서 일반분양 가격을 높게 매겨 조합의 부담을 낮추는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합원과 대형 건설사의 이익은 후세대가 부담하는 부채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건설 기술력과 마케팅 역량을 갖춘 대형 건설사끼리 국내 정비 사업 일감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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