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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특정 대기업 출신 과기장관…IT생태계 갈라파고스화될 수 있다"

LG AI연구원장 출신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철저 검증 예고…"정부 주도 AI 정책 효율성 저해 우려"

이준석 "특정 대기업 출신 과기장관…IT생태계 갈라파고스화될 수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정책을 책임질 사령탑으로 기업인 출신들을 대거 발탁한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LG AI연구원장 출신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지명된 배경훈 후보자를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AI 정책이 정부주도로 갈 경우 자율성과 효율성을 해치고 특정 기업의 과기장관이 임명될 경우 갈라파고스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이 의원은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곧 인사청문회가 있다. 과기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위원으로서 검증하고자 하는 관점들을 정리했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또 "최근 정부 요직에 산업계 인사들이 대거 등용되는 흐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특정 대기업 중심의 AI 정책 설계 구조가 자칫 대한민국 IT 생태계를 ‘갈라파고스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배 후보자는 초거대 AI 모델인 LG의 '엑사원'(Exaone)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이 의원은 “오늘날 AI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모델 그 자체가 경쟁력의 핵심이 아니다. 그 모델을 어떻게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가 국가 간 승부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튜브가 기술의 최첨단이라기보다 비즈니스 모델의 극한을 보여준 플랫폼이었던 것처럼, AI 역시 기술만큼이나 활용 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AI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잊지 않았다.

이 의원은 "‘GPU 몇만 장 확보’, ‘소버린 AI 구축’ 등 과시적 접근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자금을 투입해서 GPU 자원을 직접 배분하는 ‘GPU 에즈 어 서비스(as a Service)’를 두고 “자율성·효율성을 동시에 해칠 수 있는 중앙집중형 구조”라고 지적했다.

소버린AI는 특정 국가가 외부 의존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통제·운영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생태계를 의미하며 그래픽처리장치를 뜻하는 GPU는 이미지나 영상 같은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를 말한다.

특히 “AI 모델은 이미 대부분 API로 서비스화 돼 있고 기업과 개발자는 기능 단위로 과금하며 유연하게 사용하는데, 이런 시대에 GPU 같은 원초적 자원을 정부가 직접 구매해 나눠주겠다는 것은 국영 AWS나 국영 카페(Cafe)24를 만들면 된다는 발상처럼 들린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가 AI 시대에 집중해야 할 부분도 제안했다. 바로 '사람'이다.

이 의원은 “국가가 투자한다면 최대한 국내 석·박사 인력 양성, 장학금, 오픈소스 생태계 지원, 연구소 R&D 기반 확충에 투자하는 것이 진짜 미래를 위한 전략”이라며 “(해외로) 사람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려면 다소간의 위화감을 제하고 파격적으로 눈높이 자체를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주도로 AI 산업을 육성할 경우 발생할 부분도 짚었다.

이 의원은 “지금 보이는 방향은 정부 주도의 자원 집중, 통제, 그리고 생태계 획일화로 흐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AI가 국책사업화되는 순간, 창의와 다양성은 사라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AI 정책이 민간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해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이재명 정부에서 AI라는 단어가 도깨비방망이처럼 쓰이지 않도록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