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의 8강전 상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칼리프를 '뿔난 괴물'에 비유해 또 다른 논쟁거리를 만들었다. 호주 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 외신은 3일(한국시간) 헝가리 여자 복싱 언너 루처 허모리가 SNS에 칼리프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관해 불만을 드러내며 적절치 않은 이미지를 게재했다고 전했다. 허모리가 올린 게시물은 뿔이 달린 근육질의 괴물과 날씬한 여성이 복싱 경기장에서 글러브를 끼고 서로를 노려보는 그림이다. 일부 팬과 언론은 허모리가 칼리프를 괴물에 빗댔다며 이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모리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 상황에 관해 계속 신경 쓸 순 없다. 상황을 바꾸진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난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가능하면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허모리가 속한 헝가리복싱협회는 칼리프의 2024 파리 올림픽 정상 출전에 관해 항의했고, 헝가리올림픽위원회는 이 문제에 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리프는 여자 66㎏에서 뛰는 여자 복서로 두 선수는 '올림픽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칼리프는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고, 당시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다며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빼앗지 않았다. 칼리프는 비난 여론 속에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66㎏급 16강전에 출전했고,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를 상대로 46초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카리니는 경기 직후 칼리프의 악수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이 행동을 사과했다. 한편 칼리프와 린위팅을 겨냥한 비난과 조롱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IOC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칼리프, 린위팅의 출전 자격엔 문제가 없다며 "두 선수가 받는 학대 행위에 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3 11:28:26화려한 출연진들과 환상적인 무대로 펼쳐지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되고 있다. 2014년 충무아트홀과의 공동제작으로 개발됐던 이 작품이 2024년 EMK로 제작사를 옮겨서 흥행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흥행 비결은 하이노트(고음)로 탄성을 자아내는 넘버들, 가창력과 연기력에 티켓 파워까지 갖춘 배우들 그리고 무대의 판타지를 벅차게 구현하는 무대미술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의 배경이 되는 스토리가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가 1818년에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해 만든 뮤지컬이다. 뮤지컬이 원작과 어떤 다른 선택을 했는지를 들여다보면 뮤지컬이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매우 다르다. 몇 가지 모티프를 제외하고는 같은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각색했다. 원작은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 많았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멈출 수 없는 지적 호기심에 결국 괴물을 만들어내고, 인간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지만 결국 흉측하다는 이유로 배척당한 괴물이 점점 선한 의지를 잃고 창조주를 원망하면서 빅터의 친구와 부인까지 살해하며 고통을 맛보게 한다는 줄거리다. 서간문으로 되어 있는 원작의 이야기를 뮤지컬은 과감하게 재구성한다. 첫째, 앙리 뒤프레라는 친구의 희생과 그를 살리기 위한 실험을 통해 괴물이 만들어졌다는 설정이다. 둘째, 2막의 격투장 장면을 통해 괴물이 인간에게 당하는 멸시와 고난을 화려한 쇼의 장면으로 만들어냈다. 더불어 주요 인물들의 1인 2역을 통해 연기적 재미와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셋째, 자신의 존재적 고독과 고통을 똑같이 맛보게 하겠다는 괴물의 의지를 강화해 괴물과 빅터 두 인물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감정적 고통의 상황을 더 깊게 만들어 놓았다. 순수한 과학의 탐구로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과학자의 몰락을 통해 신의 역할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약해진 것은 아쉽지만, 대신 두 인물의 깊어진 갈등, 실험실과 북극에 이르는 무대적 판타지의 재현, 격투장을 통한 화려한 쇼와 1인 2역의 연기적 재미,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적 절망 속에서 강렬하게 전달되는 하이노트의 넘버들로 무대를 채웠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대극장 뮤지컬에서 보고 싶었던 판타지를 충족시켰기 때문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지난 10년 동안 관객의 환호를 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뮤지컬단장
2024-06-24 18:16:19【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김도영이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겼다.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괴물같은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상징적인 기록으로 리그 MVP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도영이 전반기 20-20을 류현진을 상대로 달성했다. 김도영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0호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1-1에서 류현진의 전매특허 체인지업을 제대로 노리고 받아쳤다. 전반기 20-20은 역대 3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박재홍, 이병규, 테임즈 외에는 밟아보지 못했다. 이종범도 해보지 못했던 기록이 바로 전반기 20-20이다. 박재홍은 현대 유니콘스 시절 1996년과 2000년 각각 전반기 20-20을 달성했다. 1999년에는 적토마 이병규가, 2015년에는 40-40을 달성한 테임즈가 전반기 20-20을 달성했다. 산술적인 계산에 불과하지만 현재 페이스만 보면 40-40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를 김도영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도영의 KIA 타이거즈가 문동주를 거르고 선발한 야수다. 사실상 그해 고교 리그 전체 1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해에는 적응으로, 두 번째 해에는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리그 3년차에 들어 리그를 폭격하는 최고의 야수로 거듭나고 있다. 김도영의 홈런은 그냥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최형우의 백투백 홈런으로 이어졌다. 김도영의 홈런으로 0-5로 뒤지던 KIA는 2점을 추격하며 경기를 혼전 양상으로 몰아넣었다. 또한, 김도영은 20개의 홈런으로 데이비슨에 이어 홈런 2위로 뛰어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23 15:42:17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등장했던 괴수 조형물이 한강공원에서 철거됐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게 폐기 이유다. 4일 서울시는 여의도한강공원에 있던 '괴물' 조형물을 10년 만에 철거했다. 시는 이날 오전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한강공원 내 괴물 조형물을 폐기 처분했다. 괴물 조형물은 지난 2006년 1천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괴물을 높이 3m, 길이 10m로 재현한 것이다. 괴물 조형물은 철거 직전까지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전시됐다. 당초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2014년 조성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흉물 취급을 받았다는 게 철거 이유다. 시는 애초 영화 박물관 등으로 조형물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영화제작사의 반대로 완전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괴물 조형물의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으나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는데, 영화사 측에서 철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철거 비용은 998만5000원이 소요됐다. 시는 이번 괴물 조형물 철거와 함께 오는 8월까지 한강공원에 있는 45개의 모든 조형물에 대한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선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4-06-04 16:47:11'대세' 방신실(20·사진)이 뜬다. 방신실이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방신실은 24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리는 KLPGA투어 E1 채리티오픈(총상금 9억원)에 출전한다. 해당 대회는 방신실에게 큰 의미가 있는 대회다. 지난해 방신실은 평균 비거리 264.6야드에 달하는 대형 신인으로 주목 받았다. '괴물'이라는 칭호와 함께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은 미완의 대기였다. 왜냐하면 방신실은 2022년 열린 시드전에서 40위에 그쳐 2023시즌 정규 시드를 받지 못했다. 출전 선수들이 부족할 때만 참가할 수 있어 2부 투어를 병행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선택과 집중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하게 풀시드를 획득했다. 방신실이 안정적으로 KLPGA 무대에 선착하는 순간이었다. 첫 1부 투어 출전 대회인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에서 4위, 5월초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3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기쁨이었다. 방신실은 그 기세를 몰아 2023시즌 우승 두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9차례 진입했고 신인상 포인트 3위, 대상 포인트 8위, 상금 9위에 올랐다. 말 그대로 KLPGA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한 것이다. 방신실은 올 시즌 아직 우승은 없지만 앞선 7개 대회에서 준우승, 3위, 4위를 한 번씩 했을 정도로 흐름이 좋다. 드라이브 비거리 4위(255.94야드)에 오를 정도로 여전한 장타력을 뽐내면서도 정교함을 유지해 그린 적중률 2위(80.83%)를 달리고 있다. 평균 타수는 3위(69.7타)다. 다만 이달 10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5오버파 끝에 컨디션 난조로 기권했고,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에선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시즌 2승에 선착한 박지영과 이예원은 둘 다 이 대회를 건너뛴다. 당초 박지영은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21일 복통으로 인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 대회는 아직 다승 사례가 없다. 과거 챔피언 이정민, 이지현(27), 이다연, 배선우 등이 첫 다승 기록에 도전한다.통산 상금 57억5165만원의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8위 이내에 들면 장하나(57억7049만원)를 제치고 KLPGA투어 통산 상금 1위가 된다.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박현경은 오는 31일 US여자오픈 참가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전상일 기자
2024-05-22 18:12:09[파이낸셜뉴스] 한국인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장난감 슬라임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 어린이 필통 등 학용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 DBP)와 납 성분이 나왔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5월 둘째 주 해외 온라인 플랫폼 제품 안전성 검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시는 지난달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안전 확보 대책'을 발표하고 4월 말부터 한 달간 어린이용 완구·학용품·장신구·가죽제품을 매주 선정해 안전성 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이번 검사 대상은 중국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에서 판매 중인 슬라임 등 어린이 완구 5개와 필통·샤프펜슬 등 학용품 4개 등 총 9개 제품이다. 이 가운데 5개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 등 유해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우선 어린이용 필통(합성수지)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기준치 대비 최대 146배 초과 검출됐다. 어린이용 샤프펜슬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부틸프탈레이트(DBP)가 기준치 대비 11배 나왔다. 금속 팁 부위에서는 기준치 대비 1.6배의 납 성분이 초과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정자 수 감소·불임·조산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 DEHP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다. 납 또한 안전기준 이상으로 노출되면 생식기능에 해를 끼칠 수 있고, 암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말랑말랑한 질감으로 '액체 괴물'로도 불리는 슬라임 제품 2종 중 1종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유해성 논란이 일었던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검출됐다. 해당 성분은 어린이 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또 다른 1개 제품에서는 슬라임 장식품(부속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 DBP, DIBP)가 기준치 대비 213배 초과 검출됐다. 슬라임에서는 기준치 대비 최대 10배의 붕소 성분이 검출됐다. 붕소 역시 생식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피규어 제품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아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가 기준치를 3배 초과해 검출됐다. 검사 결과는 서울시 홈페이지와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나 불만 사항은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핫라인 또는 120 다산콜로 전화 상담하거나 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로 문의하면 된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09 11:02:37[파이낸셜뉴스] 벽 뒤에서 괴물 소리가 난다며 두려움에 떤 3살배기의 침실에서 5만마리의 벌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100년 넘은 집에 사는 애슐리 클래스는 SMS에 자신의 딸 사연을 올렸다. 클래스의 딸이 침실 벽 뒤쪽에서 괴물 소리를 들었다며 무섭다고 했지만, 그는 아이가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괜한 소리를 한다고 여겼다. 클래스는 딸에게 물병 하나를 건네면서 "괴물 퇴치 스프레인데, 이걸 뿌리면 어떤 괴물도 밤에 사라질 거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딸은 또다시 소리를 들었다며 무서워했고, 얼마 후 클래스는 다락방 굴뚝 근처에 벌들이 몰려드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딸이 들은 소리가 벌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방제업체를 불러 열화상 카메라로 들여다본 결과 벽 뒤에는 벌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다. 벌 제거 작업에 착수한 현지 양봉업자는 첫날에만 2만 마리의 벌과 100파운드(45㎏)에 달하는 벌집을 찾아냈다. 양봉업자는 벌들이 이 크기의 벌집을 만드는데 8개월 정도 걸렸을 것으로 봤다. 클래스는 "공포영화처럼 벌들이 쏟아져나왔다"며 "열화상 카메라로 많은 벌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양봉업자와 나는 그렇게 많은 벌이 있을지 알지 못했다. 양봉업자가 상황을 극히 과소평가한 것인데, 벌들이 땅속으로 숨는 일은 흔하기 때문에 그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벌들은 굴뚝에 난 동전 크기의 구멍을 통해 벽 안으로 들어가거나 딸 방의 벽까지 내려갔다고 클래스는 말했다. 양봉업자들은 집에 구멍을 여러 개 뚫은 뒤 여왕벌을 포함한 벌 떼들을 구출해 벌집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마지막 벌집까지 제거했지만 여전히 수천 마리의 벌이 벽 뒤에 남아있다고 한다. 벽에 뚫은 구멍을 막았지만 많은 양의 꿀 때문에 테이프가 잘 달라붙지 않아서다. 꿀은 딸의 방바닥을 뒤덮었고, 클래스는 이 과정에서 몇 차례 벌에 쏘이기도 했다. 클래스는 "벌집 제거 과정에서 2만 달러(약 2700만원)의 비용이 들었고, 전기 배선도 손상됐지만 집 주인이 가입한 보험으로는 해충으로 인한 문제를 보상받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괴물 소리에 시달리던 딸이 '괴물 사냥꾼'으로 부르는 양봉업자라는 새로운 영웅이 생긴 것에 위안을 삼는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2 05:18:44[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만들어진 영화 '괴물' 속의 조형물을 철거할 예정인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그 이유를 밝혔다. 오 시장은 25일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올린 영상에서 "공공미술은 갤러리 안에서 보는 것하고는 성격이 다르다”며 “미술을 아주 깊이 이해하는 분도 지나갈 수 있지만 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지나가면서 흘끗 보는 게 공공미술”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곳에 설치하는 미술 작품은 섬뜩하게 무섭거나 두려움을 준다거나 공포스럽다거나 이러면 곤란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동명의) 영화에 나왔던 괴물은 공공미술 기준에는 맞지 않는데 지나치게 오랫동안 설치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그런 관점에서 '한강변'에서는 치워야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시장은 “영화 감독님이나 그 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며 “그냥 치워서 폐기할 게 아니라 기왕 예산이 들어간 거니까 영화 박물관이라든가 추억하고 싶은 분들이 가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 놓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있는 괴물 조형물은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속의 괴물을 표현한 것이다. 2015년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자는 취지로 탄생했으며, 제작에 1억8000만원이 들었다. 조형물의 크기는 높이 3m, 길이 10m, 무게 5톤 규모다. 시민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 정도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흉물 취급받으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다음 달 공공미술심의위원회를 열어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한강공원에 설치된 조형물 전반에 대한 철거 여부를 심의한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한강공원에는 46개 공공미술 작품이 있다. 시는 공공미술심의위원회와 전문가 자문 등 절차를 밟은 뒤 이르면 상반기 안에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25 18:27:44[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속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흉물 취급을 받는 공공미술 작품을 철거한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공원에 있는 괴물 조형물처럼 미관을 해치는 공공미술 작품을 철거할 계획이다. 시는 철거를 위해 한강공원 공공미술 조형물 현황조사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상반기 안에 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철거를 위해 한강공원 공공미술 조형물 현황 조사에 착수했다. 검토를 거쳐 이르면 상반기 안에 철거가 진행된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한강공원에는 공공미술 작품 45개가 있다. 이 중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있는 높이 3m 길이 10m 크기인 괴물 조형물은 들어설 때부터 '흉물' 논란을 불렀다. 1억8000만원이 들어간 '괴물' 조형물은 2006년 1천만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기이한 생물이다. 영화를 개봉한 지 8년 뒤인 2014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지시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후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시 미관을 위해 공공 조형물 디자인을 개선하는 '펀(FUN) 디자인' 정책을 펼치면서 괴물 조형물 철거 결정도 나왔다. 문체부는 "최근 사기 피해를 보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지자체 공공미술 작품을 확인하고, 이런 일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18 13:01:16평소 영화보다는 K팝 마니아였던 여고생 이연수씨는 수능을 마치고 친구의 권유로 영화 ‘괴물’을 보고 그야말로 ‘괴물’ 마니아가 됐다. 지난 12월 이 영화의 두 주연배우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가 내한했을 때 고향 대구에서 상경을 마다하지 않았고 최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무대인사도 놓치지 않았다. '괴물’은 소도시 작은 마을에 큰 불이 난 어느 밤을 시작으로 어느 순간 몰라보게 바뀐 초등학생 5학년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이 영화는 같은 사건을 사오리와 선생 호리(나가야마 에이타) 그리고 학생 미나토와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시선으로 차례로 보여준다. 그는 ‘괴물’에 대해 “처음 봤을 땐 영화 구조나 내용이 흥미로우면서 메시지가 신선해서 그 충격이 좋았다”며 “다 보고나서는 뭔가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SNS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해석을 보며 더 흥미가 돋았고 나 역시 여러 방면으로 그 영화를 이해하고 싶어 자연스럽게 한 번 더 보게 됐는데, 두 번째 봤을 때는 너무 행복했다”고 부연했다. “스토리를 다 아는 상황에서 첫 관람 시 놓친 것들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고, 사람들과 ‘괴물’ 오픈채팅방에서 서로의 감상을 나누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의미 있는 특전도 한몫했다”며 함의가 많은 영화 자체의 힘과 다양한 해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즐거움 그리고 내한 행사 및 다양한 굿즈가 N차 관람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평소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 30대 직장인 김양희씨는 히로카즈 감독의 명성을 알던 터라 개봉 후 극장을 찾았고 이후 주연배우 내한 당시 영화를 한 번 더 봤다. 그는 “무대인사에서 본 두 배우는 마치 영화에서 튀어나온 호시카와와 무기노 같았다”며 “쑥스러워하며 인사하는 쿠로카와 배우는 내향적인 미나토와 닮았고, 맑은 목소리에 팬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춰주는 히이라기 배우는 아픔에도 밝게 웃던 요리와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 그는 ‘괴물’에 대해 “나 역시 누군가에게 괴물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였다”고 했다. “처음 미나토의 엄마 시점에서 보았을 때는 아들의 피해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는 학교와 반성은커녕 빈정대는 가해자 호리 선생님에 분노를 느끼지만, 호리 선생님의 시점에서는 이전의 '빈정대는 가해 선생'은 사라지고 호시카와를 괴롭히는 무기노가 먼저 보인다. 실제로 했던 말과 행동은 말 사이의 맥락을 연결 짓는 과정, 소문이 되어 옮겨 다니는 과정, 나의 입장을 우선하여 판단하는 과정에서 자꾸만 변질된다. '진짜 괴물'이란 결국 무엇일까. 나 역시 누군가에게 괴물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였다”고 했다. "괴물 흥행, 작품의 힘, 특히 각본의 힘 컸다" 지난 5일 관객 50만명 돌파에 맞춰 내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 관객의 N차 관람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솔직히 평소 온라인 평가를 찾아보지 않는 편이라 한국 관객이 어떤 호평을 하는지 잘 몰랐다”며 “다만 두 배우의 환대 소식을 듣고 어느 정도 (반응을) 짐작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나 N차 관람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떤 관객은 저보다 더 깊게 포착하고 해석하더라. 이 작품에 있어선 엄청난 행복”이라고 답했다. 그는 흥행의 이유로 “작품의 힘”을 꼽았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모두가 잘해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사카모토 유지가 쓴 각본의 힘이 컸다. 관객을 몰입시키는 이야기와 전개 방식이 특별했다”고 부연했다. “‘괴물’의 플롯은 나라면 쓸 수 없다. 압도적으로 내가 쓴 각본보다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다. 내가 쓸 수 있는 대사나 이야기 구조가 비슷한 상황에서 솔직히 내가 내게 질린 감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존경해마지 않던 작가와 작업하게 됐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3년간 의견을 나눴는데, 좋은 콜라보가 됐다.” "특히 후반부 음악실에서 사카모토 능력이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미나토와 교장이 함께 악기를 부르는 클라이맥스가 있는데, 각본을 읽었을 때 그 장면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나라면 음악실에 미나토와 요리가 함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카모토는 이 영화에서 미나토와 가장 먼 곳에 있던 교장을 한 장소에서 두고, 그 순간에 진심을 다해 악기를 부는 장면을 썼다. 그 각본가가 아니면 쓸수 없는 신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관객과 한 GV에 대해 묻자 그는 “관객들이 아주 세세한 장면들에 대해 궁금해했다"며 대표적으로 슈퍼마켓에서 교장 선생이 아이를 넘어뜨리려는 장면, 미나토가 바닥에 떨어진 지우개를 줍다가 동작을 멈추는 장면 등을 언급했다. “우리 영화에는 해결되지 않은 묘사가 여럿 남아있다. 일반적인 영화라면 그 이유가 밝혀지나, 유지 작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교장 선생의 행동은 (그걸 우연히 본 엄마가) 저 교장은 뭔지 모르겠지만, 이상하다라는 기분과 감정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 또 미나토가 지우개를 줍다가 멈추는 장면을 보고 엄마는 아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의심을 갖게 된다. 미나토의 감정은 자신이 쓴 글을 지우개로 지우려는 장면에서도 보인다. 감정은 얼굴뿐 아니라 행동으로 표현가능하다, 감정을 동작으로 치환하라고 연기 디렉션을 했다.” 마지막 장면의 연출 의도도 전했다.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가 난 상황에서 두 아이를 찾으러 간 엄마와 교사는 애가 타는 한편, 두 아이는 푸른 녹음 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마치 새처럼 자유롭게 뛰어간다. 그는 “엔딩 장면에 두 배우에게 일단 기뻐해라, 우리는 우리로서 괜찮다, 스스로 축복하라고 했다. 원래는 두 아이가 뛰어가다가 (마치 괴물은 누구인지 관객들에게 묻듯) 돌아보는 장면을 찍었다. 그렇게 끝내려고 했는데, 그 장면에 故 류이치 사카모토의 곡 ‘아쿠아’를 입혔더니 둘이 멈추는 거보다 계속 뛰어가는 게 더 축복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편집했다.” ‘아쿠아’는 사카모토가 딸이 태어났을 때 축복하는 마음으로 작곡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괴물'은 최근 누적 관객 수 50만명을 넘기면서 고레에다 감독의 일본 영화로는 최고 흥행작이 됐다. 그는 '아무도 모른다'(2005),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어느 가족'(2018) 등을 통해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국내 관객 수는 대체로 10만명대 안팎이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09 16:2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