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괴이'가 유럽에서 데뷔한다. 티빙은 괴이가 오는 9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마존프라임비디오 SVOD 플랫폼 내 MEDIAWAN에서 운영하는 인섬니아 채널을 통해 유럽 6개 지역에 공개된다고 8일 밝혔다. 프랑스, 모나코, 안도라,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등이다.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 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부산행', '반도', '지옥' 등을 쓴 연상호 작가와 구교환, 신현빈 배우 등이 참여했다. 티빙은 향후 괴이가 더 많은 유럽 내 지역으로 뻗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빙 콘텐츠총괄 황혜정 CCO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는 독특한 소재의 초자연 스릴러로 보편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영상미,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며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티빙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전했다. MEDIAWAN 콘텐츠 책임 부사장 소니아 라투이는 "K콘텐츠의 높은 퀄리티와 오리지널리티의 진화를 지켜본 결과 K콘텐츠의 잠재력을 잘 알게 됐다"며 "괴이라는 특별한 시리즈가 스트리밍 호러 서비스인 인섬니아 포트폴리오에 추가되며, 한국형 공포 시리즈물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특별한 여정을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3-06-08 08:51:43이쯤되면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바로 '괴이'의 신현빈 이야기다. 신현빈이 주연을 맡은 티빙 오리지널 '괴이'(극본 연상호 류용재, 연출 장건재)가 OCN을 통한 지난 3주간의 방송을 마무리했다. 극중 신현빈은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괴이한 재앙을 맞닥뜨린 천재 문양 해독가 '이수진'으로 분해, 시청자를 압도하는 열연으로 '괴이'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완성했다. 지난 4월 티빙 첫 공개부터 지금까지, 이른바 '괴몰입러'들의 무한 정주행을 불러일으킨 신현빈의 '괴이' 속 호평 키워드를 살펴본다. ◆ 장르물에 찰떡인 완급조절 신현빈은 매회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 속에서도 극의 서사와 호흡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귀불의 눈을 본 뒤 자신이 만든 끔찍한 환영 속에 갇혀 점차 극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을 표현하는 데에 신현빈의 노련한 완급조절이 빛을 발했다. 귀불의 저주를 온몸으로 겪는 모습으로 인물이 느끼는 고통을 체감하게 하면서도, 아이를 잃은 기억의 심연을 헤매는 신현빈의 깊은 내면 연기는 짙은 여운을 안겼다. 이에 한 회 한 회 전개와 캐릭터, 설득과 공감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신현빈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는 평이 더해졌다. ◆ 감정선으로 잇는 작품과 현실 판타지에 기반한 장르물이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다룬 '괴이'만의 차별점에 이끌렸다 밝힌 바 있는 신현빈은 초자연적 상황 속 '이수진' 캐릭터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감정적으로 깊게 묘사해 보였다. 아이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슬픔과 죄책감, 가족애라는 보편적 정서를 밀도 있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저릿하게 만든 것. 그동안 멜로, 코미디, 휴먼, 범죄극 등 여러 장르의 작품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의 면면들을 대변해온 데 이어 '이수진' 또한 현실에 발 딛게 한 신현빈의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한층 높이는 포인트였다. ◆ '괴이'에서만 만날 수 있는 디테일 신현빈이 '이수진' 캐릭터에 대해 '아이를 잃고 자신도 함께 잃어버린 인물'이라 표현한 것처럼, 과거 가족과 함께 행복했던 시간과 아이를 잃고 은둔을 선택한 현재의 대비를 선명히 그렸다. 전사가 길게 담기지 않은 대신, 신현빈은 외형과 움직임, 표정과 눈빛 등 특유의 섬세한 디테일로 '이수진'의 복잡한 면모를 풀어냈다. 캐릭터에 생명력과 불어넣음과 동시에 극의 현실감을 고조시키는 신현빈의 면면이 '디테일 장인'이라는 수식어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다채로운 필모그래피에 변곡점을 남기며 다시 한번 '믿고 보는 배우'임을 스스로 증명한 신현빈. '괴이' 이후 차기작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유본컴퍼니에 따르면 신현빈은 올 하반기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안방을 찾는다. 그는 정의 구현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부패수사부 검사 '서민영'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티빙 오리지널 '괴이'
2022-08-29 11:24:47[파이낸셜뉴스]"생크(shank shot)을 치고도 역전 우승했다. 괴이한 날(bizarre day)이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에서 7타차 대역전 드라마로 우승을 차지한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우승 소감이다. 우승은 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6번홀(파3)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에게서 볼 수 없는 '생크'로 체면이 구기기도 했다. '생크샷'이란 골프채의 헤드와 샤프트를 이어주는 '힐' 부분에 공이 맞아 이상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일컫는다. 잦으면 '입스'의 원인이 돼 경계 대상이다. 자칫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토머스는 5.7m 거리의 보기 퍼트를 성공시켜 한숨을 돌렸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피해를 최소화시킨 것이 7타차 역전승의 원동력이 됐다. 이후 토머스는 보기없이 버디 4개만 솎아냈다. 경기를 마친 뒤 토마스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생크샷을 기록하고도 우승한 건 처음이다"라면서 "괴이한 날이다. 이런 경험은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페어웨이만 지키면 버디를 잡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참을성 있게 버텼다"면서 "(7타차를 극복하고) 연장전까지 간 것이 믿기지 않았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한편 PGA챔피언십 역사상 마지막날 7타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한 것은 1978년 존 매허피(미국) 이후 무려 44년만이다. 메이저대회 전체를 통틀어 놓고 보아도 1999년 디 오픈 챔피언십엣서 폴 로리(스코틀랜드)가 장 반데벨데(프랑스)를 상대로 역전극을 벌인 이후 23년만이다. 메이저대회 역사상 마지막날 7타차 대역전 드라마는 이번이 통산 6번째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2022-05-23 11:16:33'인구 천만의 도시, 서울. 이 거대한 마경(魔境)에 과연 인간만이 존재할까?' 창작자들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텀블벅’에 지난 23일 올라온 도시괴담 소설집 〈괴이, 서울〉의 한 문장이다. 이 책은 증명하기 어렵지만 묘하게 현실적인 도시괴담을 소개한다. 〈괴이, 서울〉은 텀블벅 등록 후 12시간 만에 목표 후원 금액 136%를 달성하며 일찌감치 펀딩에 성공했다. 도시괴담(도시전설·Urban Legend)은 근현대를 배경으로 한 전설의 일종이다. 생소해 보이지만 지난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 유행했던 ‘홍콩할매귀신’이나, 1990년대 10원~1만원 화폐에 당시 한국조폐공사 사장 딸의 흔적이 있다는 이른바 ‘김민지 괴담' 등이 한국 사회에서 통용됐던 도시괴담이다. 폐원한 곤지암 남양정신병원을 둘러싼 괴담을 바탕으로 한 영화 ‘곤지암’은 대표적인 도시괴담 창작물이다. 초인종 괴담과 빈집에 모르는 사람이 숨어 산다는 괴담을 결합한 영화 ‘숨바꼭질’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괴이, 서울>은 괴담·호러·공포 소설 전문 출판 레이블 ‘괴이학회’에서 펴냈다. 김선민, 남유하, 배명은, 사마란, 엄길윤, 엄성용, 왼손 작가 등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공포, 호러 소설을 써온 프로 작가들이 주역이다. 각자 개성이 넘치는 장르문학을 쓰고 있으며 장르문학 출판사 황금가지의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 출신이기도 하다. 괴이학회의 작가들은 ‘괴담과 호러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 한국 문학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펜을 잡았다. 국내 장르문학 중 호러 소설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의미 있는 시도다. 최근 한국 출판 시장은 감성 에세이가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에 비해 출판 업계 전반이 위축되고 돈이 되지 않는 작품을 출간하려는 출판사도 줄었다. 이 과정에서 문학 작품의 다양성은 크게 퇴보했다. 괴이학회는 독자들이 더 다양한 장르의 책을 선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공포, 호러 소설 작가들이 실험적인 이야기를 출판할 수 있는 시장을 키우면 문학의 다양성도 한걸음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괴이학회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민 작가에게 모임과 〈괴이, 서울〉에 대해 물어봤다. 김 작가는 지난 4월 소설 〈파수꾼들〉(출판: 황금가지)로 데뷔한 신진 작가다. 〈괴이, 서울〉은 서울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10가지 괴담을 담고 있다. 서로 무관할 것 같은 개별 이야기들은 긴밀하게 연결돼 각 사건에 영향을 준다. 괴이학회는 같은 세계관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를 이 작품을 통해 실험해보고 있다. 김 작가는 "클리셰가 많이 존재하는 미스터리나 추리 소설보다 공포 문학은 상상력이 더 필요한 분야다. 그러나 시장 논리와 부딪히는 순간 이야기의 신선함이 훼손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더 새롭고 실험적인 이야기를 창작하는 데 중점을 두고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무서운 이야기들은 ‘괴담 앤솔로지’로 묶인다. 앤솔로지란 주제나 시대 등 하나의 기준에 따라 시나 단편 소설을 선정해 한 권으로 묶는 작업을 말한다. 작가들이 실제로 겪었거나 상상한 도시괴담을 엮은 소설집 프로젝트가 바로 ‘괴담 앤솔로지’다. 괴이학회는 〈괴이, 서울〉이 끝나면 '집'을 소재로 새로운 괴담집을 낼 예정이다. 다른 콘텐츠로 재가공할 계획도 있다. 김 작가는 “앞으로 중편, 장편 소설은 물론 텍스트 기반 게임이나 영화, 웹툰, 그래픽 노블도 제작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2018-07-27 11:19:36희귀 괴물고기가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슐라웨시의 렘베 해협에서 희귀 괴물고기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사진작가 마크 웹스터는 최근 다이빙 박람회에 참가, 수중 사진을 촬영하던 중 이 괴상한 물고기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먹이를 잡기 위해 모래 속에서 항상 위쪽을 바라보고 있어 흔히 ‘스타게이저(천문학자)’로 불리는 이 물고기는 수심 70m 바닥에 사는 농어목 통구멍과의 비늘통구멍으로 몸길이는 최대 25cm 정도까지 자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늘통구멍은 야행성 바닷물고기로 낮에는 모래 속에 몸을 숨기고 있어 발견하기 어려운 희귀 물고기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ypark@starnnews.com박주연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2-03-27 17:16:59[파이낸셜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위안부를 축소하고 독재를 장기 집권으로 미화하고 친일파를 옹호하는 괴이한 역사 교과서가 은근슬쩍 검정을 통과했다"며 "정부는 즉시 검정을 취소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가 봐도 분명한 역사 쿠데타 시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정부에 매국노가 얼마나 판을 치길래 친일 굴종 외교로 일관하고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고 주장하며 아예 일본 정부가 역사 왜곡 교과서를 펴내는 것까지 따라 하고 있나"라며 "친일 매국 뉴라이트가 이 정권의 기본 역사관이고 국정 핵심 철학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이러다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 동해는 일본해라고 표기할까 두렵다"며 "미래 세대를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세뇌시켜 식민 지배를 합법화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말살하려는 의도가 아닌 이상 이런 역사왜곡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을 부정하는 역사 왜곡 교과서를 묵과할 수 없다"며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닌 윤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 국민께 해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최근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해 "일본 방위성이 우리 정부에 독도 방어 훈련을 일절 하지 말라고 주문한 사실이 알려졌다"며 "우리 정부의 대일 저자세 굴종 외교가 아니었다면 일본이 저렇게 노골적으로 나올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그래놓고 대통령실은 있지도 않은 독도 지우기를 왜 야당이 의심하는지 저의를 묻고 싶다고 적반하장격으로 나오고 있다"며 "독도 지우기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정부의 저자세 때문이란 사실을 대통령실만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영토를 수호하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상 책무"라며 "독도를 일본에 넘길 작정이 아니라면 단호히 대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김해솔 기자
2024-09-02 10:07:53[파이낸셜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민생과 국민의 생명은 관심이 없고 오직 정치 보복에만 혈안된 괴이하고 악랄한 정권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고 맹폭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검찰과 정권은 반드시 국민으로부터 심판받게 될 것이라는 걸 분명히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정치 보복 수사가 도를 넘었다"며 "제1야당 대표에 대한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넘어 급기야 전직 대통까지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참으로 치졸한 정치 보복"이라며 "의정갈등이 의료 대란으로 비화되고 수많은 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뺑뺑이 치는 마당에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생각보다 정치 보복이 국정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면서 유독 김건희 여사만 예외"라며 "김 여사 앞에서는 휴대폰까지 반납하면서 황제 출장 조사한 검찰이 야당 인사들과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법앞의 평등을 주장한다"고 짚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사람에 따라 법 적용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검찰 수사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며 편의적인지를 보여준다"며 "검찰의 전직 대통령을 향한 정치 보복은 전형적인 망신주기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국민 여론과 관심을 돌리려는 눈속임 공작 수사"라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그렇다고 해서 김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양평 고속도로 특혜의혹,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까지 수많은 범죄 의혹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며 "의정 갈등으로 정권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것을 무마시킬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2024-09-02 10:05:55[파이낸셜뉴스] “차세대 제임스 본드는 한국배우가 될 것이라는 루머도 들었다.” 28일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TV 채널·디지털 서비스사 '미디어완 테마틱스’의 콘텐츠 책임 부사장인 소니아 라투이가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60개 이상 프로덕션 회사와 20개 SVOD 채널·서비스를 하는 유럽 최대 미디어그룹 ‘미디어완’의 계열사다. 올해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에는 역대 최초로 서유럽 권역의 프랑스가 국가관으로 참여했다. 소니아 라투이는 K-콘텐츠를 프랑스 현지에 소개해왔는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괴이’를 자사 공포·스릴러 특화 SVOD 서비스 ‘인섬니아’에 서비스했다. 또 하이브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방탄소년단의 콘서트·투어 다큐멘터리, 세븐틴의 콘서트 영상 등을 다큐멘터리 특화 플랫폼 '익스플로러'에 서비스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어왔다. 라투이 부사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프랑스 내 K-콘텐츠 열풍을 소개하며 “프랑스에서 케이팝 콘서트나 명품 패션쇼에 참석한 한국 배우나 가수를 보기위해 수천명의 팬들이 운집하는 것은 이제 너무 흔한 광경이 됐다”며 “이정재 배우가 ‘스타워즈’시리즈에 출연하는 그런 시대가 되지 않았나? 차세대 제임스 본드는 한국배우가 될것이라는 루머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전 지하철에서 슈트르르 입은 남성이 휴대폰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는 것을 목격하고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고 돌이켰다. “당시 저 역시 케이드라마에 관심이 컸는데, 너무 놀라 말을 걸었더니 한국드라마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당시 인기있던 케이드라마 제목을 줄줄 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한국드라마에 대해 언급을 하면 비단 콘텐츠 관련 부서뿐 아니라 리셉션이나 회계부서 직원도 그 드라마 안다, 좋아한다며 열광했다. 음악, 영화 등 콘텐츠뿐만 아니라 뷰티, 관광 등 한국문화에 대한 열광적 반응을 느꼈다. 그렇게 때문에 한국 콘텐츠 종사가에게는 어마어마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이브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방탄소년단이나 세븐틴이 프랑스 파리에 오면 콘서트 티켓이 5분만에 매진되는 모습을 보고 뭔가 있다는 촉이 왔다”며 “TV를 보지 않은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누가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지 주목했고, 1순위가 하이브였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프랑스비즈니스센터(당시 센터명칭 유럽비즈니스센터)에서 하이브와 미디어완 간의 미팅 후 양사 간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 하이브 본사도 직접 방문했다. 라투이 부사장은 “우리는 투명하게, 하이브의 전문성을 전적으로 믿으며 정성을 들여 소통했다. 그 결과 1년의 협의 끝에 지난 2월과 6월 다큐멘터리 전문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렸는데 바로 톱3에 올랐고 그 인기가 한달간 유지됐다. 지금도 하이브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초자연 스릴러 ‘괴이’는 칸 시리즈에 공식 초청된 점과 CJ ENM 작품이라는 데 신뢰를 갖고 판권을 사들였는데 실제로 큰 성과를 거뒀다. 라투이 부사장은 "원래 인썸니아는 영화 전문 플랫폼인데, ‘괴이’를 서비스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리즈 섹션을 만들었다. 그 정도로 중요한 콘텐츠였다”고 말했다. “요즘 프랑스 관객은 새로운 것을 찾아볼 준비가 돼 있다. 한국적 요소를 독창적이라고 받아들였다. 내년에 프랑스에선 아시아 유령 전시도 예정돼 있는데 이처럼 아시아 문화, 종교 등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크다. 연장선상에서 영화 ‘파묘’ 역시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요리 전문 OTT 플랫폼을 론칭할 계획인데, 아시아 섹션 산하 케이푸드 섹션을 신설해 한국의 궁중요리 등을 다룰 예정이며, 그룹 산하 액션 전문 TV채널엔 한국액션영화 전문 섹션을 신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라투이 부사장은 "그룹 차원에선 K-포맷에 대한 관심이 크다. 전담 부서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복면가왕’이 아주 유명한데 이렇게 한국의 인기 예능을 프랑스에서 리메이크한다든지 좋은 스토리가 있다면 양국 간 시너지가 날수 있는 공동 제작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20년전 포맷을 계속 울궈먹는 프랑스와 달리 한국 예능을 보면 정말 참신하다. 그래서 CJ ENM, KBS, MBC 등과 계속 소통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 이하 콘진원)과 코엑스가 공동 주관하는 BCWW는 K-콘텐츠의 해외 진출 및 수출 확대를 위한 글로벌 방송영상마켓이다. 올해는 ‘BCWW, 글로벌 무대의 미래를 열다’라는 슬로건 아래 △전시마켓 △콘퍼런스 △쇼케이스 △비즈매칭 △시상식 △On Air △K-OTT 홍보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우수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총 13개국 277개 기업이 전시 마켓에 참가하고, 사전등록 기준 국내외 34개국 1022명의 바이어가 방문한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초로 서유럽 권역인 프랑스가 국가관으로 참여한다. 프랑스 국가관에는 프랑스 최대 미디어 그룹 △미디어완과 △고몽TV 등 프랑스 영상·미디어 관련 5개 기관 및 프랑스 방송영상 총괄기관인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CNC) △유니프랑스도 참여해 국내 콘텐츠기업과 협력을 논의한다. 콘퍼런스의 연사로서도 무대에 선다. 28일 글로벌 세션에서는 미디어완의 소니아 라투이와 고몽TV의 국제 공동 제작 책임자 벤자민 르프티가 'K콘텐츠, 프랑스의 OTT 플랫폼을 공략하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28 14:24:3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태종은 왕위를 셋째 왕자인 충령대군 세종에게 물려주었다. 태종은 사냥을 좋아해서 51세의 나이에 돌연 왕위를 세종에게 물려준 후에도 끊임없이 사냥을 즐겼다. 그러나 세종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사냥을 싫어했다. 1418년 세종 즉위년 가을에 태종은 세종과 함께 사냥을 나섰다. 세종은 20세이면서도 몸이 비만하고 동작이 느리고 날렵하지 못해서 건강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태종은 세종 몰래 영의정에게 “주상은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고 몸이 비만하고 무거우니 마땅히 때때로 밖으로 나와서 몸을 노니셔야 할 것이오. 문무(文武)에 있어서 어느 하나에 치우쳐 다른 하나를 가벼이 할 수는 없는바, 나는 조만간 주상과 더불어 군사훈련용 사냥대회를 치르고자 하니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하시오,”라고 했다. 상왕인 태종은 어떻게든지 세종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 움직이게 하고자 했다. 체질로 보면 세종은 태음인에 가까웠다. 세종은 몸이 비만하고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를 싫어했다. 대신 방안에서 앉아서 책읽기를 좋아했고 육식을 즐겼다. 그러니 살은 점점 더 쪘다. 1431년(세종 13년) 세종이 33세가 되던 여름, 세종은 날이 더워 경복궁 2층에 올라가서 창문 앞에 누워 잠깐 잠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양쪽 어깨 사이가 찌르는 듯이 아팠다. 마치 고황(膏肓)을 파고드는 듯한 통증이었다. 통증은 다음날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더니, 4~5일이 지나서 또 찌르듯이 아팠고 이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통증이 나타났다. 그러더니 등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면서 뻣뻣해지면서 고질병이 되었다. 세종의 등과 허리가 뻣뻣해지는 증상을 의관들은 ‘풍질(風疾)’로 진단했다. 의관들은 침구치료나 약물처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그래서 의관들은 세종에게 온천욕을 권했다. 그래서 임시로 궁 밖의 온천 근처에 행궁(行宮)을 지어 일정 기간동안 머무르기도 했다. 1435년(세종 17년) 세종이 37세가 되는 음력 4월 어느 날, 세종은 허리가 아파서 명나라 사신을 환송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세종은 도승지에게 “내가 몸이 좀 좋아지는 듯 하더니 요즘에 들어서 허리와 등이 굳고 꼿꼿하여 굽혔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작년에도 나와 동궁 모두 몸이 불편해서 진양대군이 대신해서 잔치상을 마련했는데, 올해도 역시 진양대군에게 대신 송별잔치를 베풀게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신하들은 명나라 사신들의 환송 잔치에 참석하지 못할지라도 마땅히 사신들을 접견해서 작별을 고하는 것이 예(禮)라고 청했다. “만일 평상시대로 회복되지 않으시면 오늘이라도 미리 작별을 고하시고, 만약 내일이라도 좋아지신다면 친히 송별연에 참석하시는 것은 해가 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다행히 세종의 증상은 조금 나아져서 태평관에서 사신들에게 작별인사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별연에는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세종은 오랫동안 않았던 소갈병(消渴病)과 풍습병(風濕病)이 점차 심해졌다. 심지어 세종 1441년(세종 23년) 43세 되던 봄에 이르러서는 안질(眼疾)까지 생겼다. 세종은 두 눈이 흐릿하고 깔깔하며 통증이 생기고 음침하고 어두운 곳은 지팡이가 아니고는 걷기에 어려웠다. 신하들은 세종이 어떤 일이든지 부지런하고 글과 법전을 밤낮으로 읽는 것을 좋아해서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온천욕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세종은 인헌왕후와 함께 한동안 온천 행궁에 머물렀다. 세종은 온천욕을 하면서 등과 허리의 통증이 줄어들고 눈도 밝아져서 흡족해 했다. 어느 정도 기간동안 온천 행궁 기거를 끝내고 환궁을 하는 도중에 안여(安輿, 왕의 가마)를 탔다. 그런데 가마꾼들이 안여를 매고 걸을 때마다 충격이 온 허리에 집중이 되었다. 온천욕으로 좀 부드러워진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다. 마치 허리에 뻣뻣한 마른장작 한 개가 들어서 있는 듯했다. 환궁을 한 세종은 장영실을 불렀다. 세종은 장영실에게 “내가 등뼈와 허리가 안 좋다는 것은 이미 알 것이다. 그런데 가마꾼들이 가마를 매고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끊어지는 듯하다. 따라서 내가 타는 안여를 고쳐야겠다. 허리에 오는 충격을 가마가 흡수해서 허리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고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장영실은 “시간을 좀 주신다면 소인이 잘 만들어 보겠습니다.”라고 했다. 장영실은 안여 자체가 탄력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서 낭창낭창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여를 서로 연결되어 있는 나무들을 너무 단단하게 고정을 하면 안되었다. 장영실은 여러 번의 실험을 반복했다. 가마꾼들이 시험삼아 안여를 매고 걷자 안여가 춤을 추든 위아래로 낭창거렸다. 성공이다. 세종의 명을 받든지 수 개월 만에 드디어 새로운 안여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안여가 만들어진 다음 해 1442년(세종 24년) 음력 3월, 세종은 행차를 떠나게 되었다. 세종은 이때 장영실이 새로 만든 낭창거리는 안여를 처음 탔다. 그런데 아뿔싸 충격을 흡수하게 하기 위해서 낭창거리게 만든 안여가 그만 허물어지고 말았다. 안여 안에 타고 있던 세종은 안여와 함께 내동이 쳐졌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지만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 허리 때문에 고친 안여 때문에 승하할 뻔 한 것이다. 의금부에서는 장영실을 데려다가 국문(鞫問)하였다. 그러나 세종은 “장영실은 죄가 없다. 내가 장영실에게 안여를 너무 딱딱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다. 죄라면 점점 굳어가는 내 허리와 등일 것이다.”라고 하면서 장영실을 풀어 주도록 했다. 1449년(세종 31년) 세종의 나이 51세, 시간이 흘러 다행스럽게 안질은 모두 나았다. 그런데 오른쪽 다리는 증상이 가벼워지는 듯 했지만 왼쪽 다리가 다시 아파졌다. 이제 혼자서는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거할 때면 반드시 신하들이 곁에 부축해야 했다. 세종은 온천욕을 하고자 했지만, 한 겨울이라 궁 밖으로 함부로 거둥할 수가 없었고 백성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라 행궁을 짓는 것도 마땅하지 않았다. 세종은 결국 다음 해 2월, 52세의 나이로 동별궁에서 승하했다. 세종의 허리와 등이 굳어지고 다리까지 번갈아 가면서 아픈 증상은 강직성 척추염을 앓았던 것 같다.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허리통증과 뻣뻣하고 강직된 허리증상이 주가 되지만 엉덩이 통증, 팔다리 관절통, 발꿈치 통증이 나타난다.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비만, 과로나 스트레스 또한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의관들이 풍질(風疾)이라고 한 것도 강직성 척추염을 대변한다. 풍(風)이란 병명은 갑자기 생기거나, 경련과 떨림이 있거나, 뻣뻣하게 굳어지는 경우에 붙인다. 경련성 마비를 일으키는 파상풍(破傷風)이 그렇다.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관절통에도 풍(風)자를 붙이는데, 통풍(痛風)이나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 있다. 또한 세종이 40대에 이르러 생긴 안구통과 시력저하는 강직성 척추염에 합병된 포도막염과 관련된 증상으로 볼 수 있다. 항간에 세종의 안질을 소갈병에 의한 당뇨병성 망막증 때문이라는 말이 있지만 당뇨병성 망막증에는 안구통이 나타나지 않는다. 포도막염 또한 자칫 실명할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세종은 다행스럽게 회복되었다. * 제목의 〇〇〇 〇〇〇은 ‘강직성 척추염’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세종실록> ○ 세종 즉위년 무술(1418) 10월 9일. 上從上王, 田于雞山. 京畿都觀察使徐選來謁, 上王命: “自後觀察使勿見上王.” 嘗使河演諭政府, 六曹曰: “主上不喜游田, 然肌膚肥重, 須當以時出遊節宣. 且文武不可偏廢, 我將與主上講武.” (임금이 상왕을 따라 계산에서 사냥을 하는데, 경기도 도관찰사 서선이 와서 알현하거늘, 상왕이, “이 후부터 관찰사는 와서 알현하지 말라.”고 명하였다. 상왕이 일찍이 하연으로 하여금 정부와 육조에 유시하기를, “주상은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나, 몸이 비중하시니 마땅히 때때로 나와 노니셔서 몸을 존절히 하셔야 하겠으며, 또 문과 무에 어느 하나를 편벽되이 폐할 수는 없은즉, 나는 장차 주상과 더불어 무사를 강습하려 한다.”고 하였다.) ○ 세종 13년(1431년) 8월 18일. 遂引見宗瑞曰: “予得風疾本末, 卿必不知. 曩在景福宮, 方暑亭午, 暫御小樓, 當窓乍睡, 忽覺兩肩間刺痛, 翌日平復, 隔四五日又刺痛, 經宿微腫. 自此以後, 發作無時, 或經二三日, 隔六七日, 至今不絶, 遂成宿疾. 三十年前所御帶皆闊, 是知腰之減圍也. 중략.” (드디어 종서를 불러들여 보고 말하기를, “내가 풍질을 얻은 까닭을 경은 반드시 알지 못할 것이다. 저번에 경복궁에 있을 적에 그때가 바로 한창 더운 여름철이었는데, 한낮이 되어 잠시 이층에 올라가서 창문 앞에 누워 잠깐 잠이 들었더니, 갑자기 두 어깨 사이가 찌르는 듯이 아팠는데 이튿날에는 다시 회복되었더니, 4, 5일을 지나서 또 찌르는 듯이 아프고 밤을 지나매 약간 부었는데, 이 뒤로부터는 때 없이 발작하여 혹 2, 3일을 지나고, 혹 6, 7일을 거르기도 하여 지금까지 끊이지 아니하여 드디어 묵은병이 되었다. 30살 전에 매던 띠가 모두 헐거워졌으니 이것으로 허리 둘레가 줄어진 것을 알겠다. 중략.”라고 하였다.) ○ 세종 14년 기미(1432) 9월 4일. 傳旨承政院: “予比年以來, 風疾纏身, 中宮亦患風證, 多方攻治, 常不見效, 嘗欲浴于溫井, 恐其煩民, 默不敢言者有年. 乃今病候續發, 欲於明春幸忠淸道 溫水, 其議弊不及民之策以啓. 후략.” (승정원에 전지하기를, “내가 근년 이후로 풍질이 몸에 배어 있고, 중궁도 또한 풍증을 앓게 되어, 온갖 방법으로 치료하여도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일찍이 온정에 목욕하고자 하였으나, 그 일이 백성을 번거롭게 할까 염려되어 잠잠히 있으면서 감히 말하지 않은 지가 몇 해가 되었다. 이제는 병의 증상이 계속 발생하므로 내년 봄에 충청도의 온수에 가고자 하니, 폐단이 백성에게 미치지 않을 계책을 의논하여 아뢰라. 후략.”라고 하였다.) ○ 세종 17년 을묘(1435) 4월 1일. 上將餞使臣, 幸太平館, 下輦于御室, 命都承旨辛引孫曰: “予在宮中, 小有違和, 然謂可行禮, 今到此, 腰背硬直, 難於屈伸. 去歲崔使臣回, 予與東宮竝違和, 命大君代宴, 今亦依此, 欲令晋陽大君 瑈代宴. 其坐次, 使臣面南, 大君向西何如? 與政府六曹議之.” 중략. 上卽詣館, 與使臣辭別而還, 命晋陽大君 瑈代行餞宴. (임금이 장차 사신을 전별하려고 태평관에 거둥하여 연에서 내려 어실에서 도승지 신인손에게 명령하기를, “내가 궁중에 있을 때에는 조금 불편하기는 하나 예는 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더니, 지금 여기에 와서는 허리와 등이 굳고 꼿꼿하여 굽혔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지난해에 최 사신이 돌아갈 때에 나와 동궁이 모두 편치 못하여, 대군에게 명하여 대신 잔치하였으니, 지금도 역시 이 예에 의하여 진양 대군 이유로 하여금 대신 잔치하려 하는데, 앉는 차서는 사신은 남쪽으로 향하고, 대군은 서쪽으로 향하는 것이 어떠한가. 정부, 육조와 더불어 의논하라.”하였다. 중략. 임금이 곧 태평관에 나아가서 사신과 작별하고 환궁하여, 진양 대군 이유에게 명하여 대신 전별연을 행하였다.) ○ 세종 23년 신유(1441) 4월 4일. 都承旨趙瑞康等問安, 上曰: “予兩眼昏花澁痛, 自春以來陰暗之處, 非杖難行. 自浴以後, 亦無見效, 至前夜則披閱《本草》細注, 亦可見也.” (도승지 조서강 등이 문안드리니,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두 눈이 흐릿하고 깔깔하며 아파, 봄부터는 음침하고 어두운 곳은 지팡이가 아니고는 걷기에 어려웠다. 온천에서 목욕한 뒤에도 효험을 보지 못하였더니, 어젯밤에 이르러서는 본초서의 잔 주석을 펴놓고 보았는데도 또한 볼 만하였다.”라고 하였다.) ○ 세종 24년 임술(1442) 3월 16일. 大護軍蔣英實監造安輿, 不堅緻折毁, 下義禁府鞫之. (대호군 장영실 이 안여를 감조하였는데, 견실하지 못하여 부러지고 허물어졌으므로 의금부에 내려 국문하게 하였다.) ○ 세종 31년 기사(1449) 12월 3일. 上謂河演, 皇甫仁, 朴從愚, 鄭苯, 鄭甲孫曰: “予之眼疾則已矣, 語澁稍輕, 至於右脚之疾亦差, 卿等所知也. 近左脚亦痛, 起居必須人扶, 心有所思, 必驚悸. 중략. 其時予甚怪之, 今左脚之疾, 有時念之, 不覺氣乏, 久之乃平, 昔日可怪之事, 至於吾身矣. 朴堧, 河緯地浴溫泉乃差, 卿等亦有沐浴而離病者乎? 予亦浴于溫泉.” (임금이 하연, 황보인, 박종우, 정분, 정갑손에게 이르기를, “나의 안질은 이미 나았고, 말이 잘 나오지 않던 것도 조금 가벼워졌으며, 오른쪽 다리의 병도 차도가 있음은 경 등이 아는 바이지만, 근자에는 왼쪽 다리마저 아파져서, 기거할 때면 반드시 사람이 곁부축하여야 하고, 마음에 생각하는 것이 있어도 반드시 놀라고 두려워서 마음이 몹시 두근거리노라. 중략. 그때에 내 매우 이상하게 여겼더니, 이제 왼쪽 다리가 아픔에 때로 이를 생각하니, 기운이 핍진함을 깨닫지 못하다가, 오래 되어서야 평상으로 회복되고는 하니, 예전에 괴이하던 일이 내 몸에 이르렀노라. 박연, 하위지가 온천에서 목욕하고 바로 차도가 있었지만, 경들도 목욕하고서 병을 떠나게 함이 있었는가. 나도 또한 온천에 목욕하고자 하노라.”라고 하였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7-10 15:28:46화려한 출연진들과 환상적인 무대로 펼쳐지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한국의 대극장 창작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2014년 충무아트홀과의 공동제작으로 개발되었던 이 작품이 2024년 EMK로 제작사를 옮겨서 흥행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흥행 비결은 하이노트로 탄성을 자아내는 넘버들, 가창력과 연기력과 티켓 파워까지 갖춘 배우들 그리고 무대의 환타지를 벅차게 구현하는 무대미술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의 배경이 되는 스토리가 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가 1818년에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하여 만든 뮤지컬이다. 뮤지컬이 원작과 어떤 다른 선택을 했는지를 들여다보면 뮤지컬이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매우 다르다. 몇 가지 모티프를 제외하고는 같은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각색했다. 원작 소설은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 많았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대학에 가서 자연과학의 세계에 빠져들어 결국은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을 알아낸다. 멈출 수 없는 지적 호기심에 결국 괴물을 만들어내지만 그 흉측한 모습에 놀라고, 괴물은 달아난다. 괴물은 시골 마을의 한 가정을 몰래 엿보면서 인간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지만 결국 흉측하다는 이유로 공격당하고 배척당한다. 점점 선한 의지가 사라진 괴물은 창조주를 원망하게 되어 빅터의 동생을 죽이고 가정부도 죽게 한다. 절망한 빅터 앞에 나타난 괴물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여자 괴물을 만들어 주면 인간세계를 떠나겠다고 말한다. 여자 괴물을 만들 수 없었던 프랑켄슈타인은 결국 거절하고 괴물은 빅터의 친구과 부인까지 살해하여 혼자가 되는 고통을 맛보게 한다. 괴물을 쫓아 북극까지 온 빅터는 결국 병으로 죽게 되고, 괴물은 빅터를 따라 죽음을 맞이한다. 서간문으로 되어 있는 원작 소설의 이야기를 뮤지컬은 무대적 상상력을 구현하기 위해 과감하게 재구성한다. 첫째, 앙리 뒤프레라는 친구의 희생과 그를 살리기 위한 실험을 통해 괴물이 만들어졌다. 두 캐릭터의 갈등을 표면화하고 그 격차를 더 강화하기 위한 설정이다. 친구를 살렸는데 괴물이 되어 자신의 가족들을 해치게 된다. 엔딩 역시 괴물이 스스로 먼저 죽음으로 빅터에게 복수를 한다. 둘째, 2막의 격투장 장면을 통해 괴물이 인간에게 당하는 멸시와 고난을 화려한 쇼의 장면으로 만들어냈다. 더불어 주요 인물들의 1인 2역을 통해 연기적 재미와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셋째, 여자 괴물을 만들어달라는 설정을 빼고 대신에 자신의 존재적 고독과 고통을 똑같이 맛보게 하겠다는 괴물의 의지를 강화하여 괴물과 빅터 두 인물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감정적 고통의 상황을 더 깊게 만들어놓았다. 원작은 북극을 탐험하고 있던 로버트 윌튼 대위가 여동생 마가렛에게 보내는 서간문으로 되어 있으며, 탐험 중에 구조한 프랑켄슈타인에게 들은 괴이한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1인칭 시점의 소설을 무대적 장면으로 구성한다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공연은 1막의 오프닝은 실험 직전의 상황에서 과거의 이야기로 전개되며, 2막 오프닝은 프랑켄슈타인과 괴물과의 만남에서 지난 3년 동안 괴물이 겪은 이야기로 돌아간다. 과감한 개작의 과정에서 순수한 과학의 탐구로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과학자의 몰락을 통해 신의 역할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약해진 것은 아쉽지만, 대신에 두 인물의 깊어진 갈등, 실험실과 북극에 이르는 무대적 환타지의 재현, 격투장을 통한 화려한 쇼와 1인 2역의 연기적 재미,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적 절망속에서 강렬하게 전달되는 하이노트의 넘버들로 채웠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대극장 뮤지컬에서 보고 싶었던 판타지들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10년 동안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공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24 08:3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