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결국 반쪽짜리 '그들만의 잔치'로 마무리됐다.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던 계획은 편파 판정과 허술한 식사·숙소로 얼룩졌고 세계 화합의 장은 우호적인 국가만 불러모은 '끼리끼리 축제'로 축소됐다. 다만 중국 내부적으로 보면 '성공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 민족주의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내부 결속의 효과는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국내 다지기'는 올가을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20일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올림픽의 슬로건은 '함께 미래를 향해'다. 통합과 단체의 힘, 세계 단합과 평화·진보를 추구한다는 목표를 담았다. 그러나 '함께'는 개막식 이전부터 사실상 불가능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가 신장위구르지역 인권을 문제삼아 '외교적 보이콧'에 나서면서 중국에 우호적이거나 중국과 등지기를 꺼리는 국가들로만 개막식은 채워졌다. 통상 올림픽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개최국의 외교가 절정에 달하지만 주요 7개국(G7) 등 서방국가 정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문재인 대통령 대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병석 국회의장이 대신했다. 경제적 효과도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이 저비용 대회가 아니라, 실제로는 당초 계획보다 5배 이상(최소 19조1000억원) 투입됐다고 분석했다. 쇼트트랙을 비롯해 곳곳에선 편파 판정 문제가 불거졌다. 유력 선수가 탈락한 경기에선 중국 선수가 메달을 가져갔다. 개막식에선 한복이 등장했고 신장 지역 선수가 마지막 성화 봉송주자를 맡으며 논란을 키웠다. 식사나 숙소 불편 등을 호소하는 글들도 소셜미디어(SNS)에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강경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 대신 관영 매체와 극단적 민족주의 네티즌들이 전면에 등장해 여론에 맞섰다. 상대 선수와 스타의 SNS, 언론 기사에 단체로 몰려가 욕설·비판 댓글 테러를 감행했다. 올림픽을 무조건 칭찬하는 가짜 계정 3000여개도 들통이 났다. 한국 쇼트트랙 선수를 '반칙왕'으로 묘사한 영화를 베이징시가 지원해 올림픽 기간에 상영하기도 했다. 반면 베이징올림픽은 그 자체적인 의미도 있지만, 올 10~11월 있을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계단' 성격도 강하다. 방역성공·경제성장과 더불어 반드시 시 주석의 업적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 매체는 '완벽한 대회'로 포장하고 있다. 내부 결속은 공고화됐으며 중국 선수들은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친중적인 것으로 알려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극찬했다고 중궁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주장했다. 그러나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루지 2관왕에 오른 독일 나탈리 가이젠베르거 등 여러 선수는 중국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다시는 중국에 안간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jjw@fnnews.com
2022-02-20 18:54:37【베이징=정지우 특파원】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결국 반쪽짜리 ‘그들만의 잔치’로 마무리됐다.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던 계획은 편파 판정과 허술한 식사·숙소로 얼룩졌고 세계 화합의 장은 우호적인 국가만 불러 모은 ‘끼리끼리 축제’로 축소됐다. 다만 중국 내부적으로 보면 ‘성공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 민족주의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내부 결속의 효과는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국내 다지기'는 올 가을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20일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올림픽의 슬로건은 ‘함께 미래를 향해’다. 통합과 단체의 힘, 세계 단합과 평화·진보를 추구한다는 목표를 담았다. 그러나 ‘함께’는 개막식 이전부터 사실상 불가능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가 신장위구르지역 인권을 문제 삼아 ‘외교적 보이콧’에 나서면서 중국에 우호적이거나 중국과 등지기 꺼리는 국가들로만 개막식은 채워졌다. 통상 올림픽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개최국의 외교가 절정에 달하지만 주요 7개국(G7) 등 서방국가 정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문재인 대통령 대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병석 국회의장이 대신했다.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과 대조됐다. 경제적 효과도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이 저비용 대회가 아니라, 실제로는 당초 계획보다 5배 이상(최소 19조1000억원)이 투입됐다고 분석했다. 쇼트트랙을 비롯해 곳곳에선 편파 판정 문제가 불거졌다. 유력 선수가 탈락한 경기에선 중국 선수가 메달을 가져갔다. 개막식에선 한복이 등장했고 신장지역 선수가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를 맡으며 논란을 만들었다. 식사나 숙소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도 소셜미디어(SNS)에 자주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올림픽이 한국과 중국 사이 골 깊은 균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개막식 한복, 황대헌·이준서 선수 경기의 석연치 않은 판정 등을 언급하며 한국 내 반중 분위기를 다뤘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강경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 대신 관영 매체와 극단적 민족주의 네티즌들이 전면에 등장해 문제 제기 여론에 맞섰다. 상대 선수와 스타의 SNS, 언론 기사에 단체로 몰려가 욕설·비판 댓글 테러를 감행했다. 올림픽을 무조건 칭찬하는 가짜 계정 3000여개도 들통이 났다. 한국 쇼트트랙 선수를 ‘반칙왕’으로 묘사한 영화를 올림픽 기간에 상영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개최 도시인 베이징시가 제작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베이징동계올림픽은 그 자체적인 의미도 있지만, 올 10~11월에 있을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계단’ 성격도 강하다. 방역성공·경제성장과 더불어 반드시 시 주석의 업적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 매체는 ‘완벽한 대회’로 포장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올림픽은 외부적 따가운 시선이 거세질수록 중국 내부에선 인민을 결집시키는 반발적 효과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선수들은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친중적인 것으로 알려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극찬했다고 중궁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주장했다. 그러나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루지 2관왕에 오른 독일 나탈리 가이젠베르거 등은 여러 선수는 중국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다시는 중국에 안 간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2-20 10:12:26【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를 앞두고 중국 내에 민족주의 소비 행태가 고조되면서 나이키, 네슬레 등 서방의 거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티몰에서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외국 브랜드 운동화 판매량은 전년보다 24% 감소했다. 반면 중국 브랜드는 17% 증가했다. 외국 브랜드의 스포츠의류 판매는 같은 기간 33% 줄었다. 운동화·스포츠의류 시장에서 중국 국내 브랜드가 미국과 유럽의 거대 기업을 몰라낸 결정전 전환점은 지난해 3월 신장위구르지역 생산 면화 사용중단 선언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당시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이에 동참했다가 소비자의 보이콧 후폭풍을 겪었다. 나이키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이 10년 전 12%에서 신장 사태 이전 22%까지 높아졌다가 가장 최근 분기 16%까지 떨어졌다. 아디다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신장산 면화를 지지한다고 밝힌 안타스포츠와 리닝은 사태 몇 주 만에 나이키와 아디다스 판매를 추월했다. 중국 소비자 민족주의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맞아 고조됐다. 이 덕분에 안타와 리닝의 1월말 중국 운동화 시장 점유율 합계는 28%로 신장 사태 이전보다 12%p 상승했다. 화장품, 음료, 분유, 의류 등 분야도 비슷하다. 네슬레는 이미 소프트드링크 온라인 판매 시장의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중국산 분유는 불신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페이허 같은 로컬브랜드가 시장에서 서방 업체들을 앞질렀다. 화장품에서는 중국 업체 컬러키가 로레알의 입생로랑과 에스티로더를 넘어섰다. 외신은 럭셔리와 뷰티케어 등 시장에서도 서방 기업의 지배적 지위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랜드 컨설팅업체 랜도앤드피치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 조너선 커밍스는 “중국 소비자들은 점점 더 중국 브랜드를 신뢰한다”면서 “보이콧은 과거에는 일시적이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대체재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2-16 16:20:52중국 상하이 소재 한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전경. 로이터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전방위 제재를 받고 있는 만큼 그 반대적인 생존의 몸부림도 치열하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버팀목으로 돈을 뿌려 해외 기업을 사들이고 각가지 당근을 꺼내 전문 인력을 유혹한다. 하지만 반도체 기술은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그 동안 전개해왔던 전략만으로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다. 기업 흡수와 고급인재 유치로 포장해 특정 기술을 자국에 귀속시킨 뒤 종국에 내다버리는 ‘토사구팽’식 수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미국의 제재 규정도 걸림돌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미국 장비·부품과 연관이 없는 기업은 드물다.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대만의 TSMC조차도 미국 제재 영향으로 중국과 거래를 끊었다. 뒤늦게 반도체 개발에 뛰어든 중국이 미국의 경제 수준을 뛰어넘겠다고 공언한 2035년까지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다. 그러나 중국은 ‘반도체의 굴기’를 포기할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 반도체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반도체를 제외시키면 대부분 첨단 산업은 식물 상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전문가와 관영 매체는 막강한 내수 시장을 장점으로 꼽는다. 중국 내에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등장하면 이를 바탕으로 민족주의나 애국심, 정부 지원까지 더해져 세계 반도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중국이 주목하는 3대 기업 화웨이와 SMIC(중국국제직접회로), 푸젠진화(JHICC)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3년 전부터 시작된 美 반도체 견제 통상적으로 미중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집권 말기인 2019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반도체 봉쇄 움직임은 이보다 1년 전에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미국 상무부가 산하 산업보안국 수출관리규정(EAR) 기업 목록에 중국 반도체와 통신장비, 인공지능, 인터넷 기업 명단을 올린 시점이 2018년 8월이다. 이후 EAR은 그 해 10월 푸젠진화, 2019년 5월에 화웨이, 6월 청두하이광반도체 2곳, 2020년 6월 윈텐리페이, 2020년 12월 중신반도체 등 59개 기업을 잇따라 포함시켰다.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부품을 수출할 때는 미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또 미국 국방부는 2020년 6월 국방수권법에 화웨이와 SMIC를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중국 인민해방국 소유 관계가 확인된 정보·통신, 우주·항공, 전기·전자, 석유·화학, 원자력, 조선, CCTV, 스마트폰 등의 주요 기업이 대상에 올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전 국무장관 역시 현직이던 2020년 8월 5세대(5G) 세대 통신망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클라우드 등 분야에서 미국 신뢰를 잃은 중국기업에 대한 배제를 선언했다. 지난달 13일에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자국 통신기업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장비 제거·교체 비용으로 19억달러(약 2조10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美 제재 후 국민 기업된 화웨이 1순위로 언급된 화웨이의 타격은 직접적이다. 화웨이 ‘2020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은 8913억위안(약 151조원)으로 전년대비 3.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25억위안으로 6.8%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1년 전과 견줘 0.93% 감소했다. 현금보유액의 경우 61.5% 축소된 352억위안으로 기록됐다. 지역별 매출 보면 미국 제재의 영향은 뚜렷하다. 중국 내수(비중 65.6%)는 15.4% 증가한 반면 유럽·중동·아프리카(20.3%)는 12.2%, 아시아는 8.7%(7.2%), 미주는 24.5%(4.4%) 등으로 감소했다. 결국 내수에만 의존해 경영 실적을 올렸다는 의미다. 그나마 매출도 소비자부문과 통신사업자부문은 각각 3.3%,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기차 부품 사업 등 반도체와 관련이 없는 기업대기업(B2B) 부문이 23.0% 늘면서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스마트폰 등 소비자부문의 경우 올해 상반기 47% 급락했다. 화웨이 전체 사업에서 소비자 부문은 42.4%를 차지한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화웨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7%에 달했지만 올해 4%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체 사업 매출 또한 29.4% 내려갔다. 화웨이는 생존전략 다양화에 나섰다. 아시아 시장에서 평균 156달러(약 17만원) 판매되던 중저가 브랜드 ‘아너’ 사업을 1000억위안에 선전 즈신신 등 30개 기업 컨소시엄에 매각하고 여러 부문에서 진행하던 클라우드 사업을 하나로 모아 ‘화웨이클라우드’ 법인으로 독립시켰다. 또 온라인 신생에너지 검침기, 차량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의 전기차 부품 사업을 ‘화웨이디지털에너지기술’ 한 곳으로 집결시켰다. 올해 7월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드라이버 반도체 자체 개발을 완료했다. 생산은 자국 반도체 기업 SMIC가 담당하며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간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P50 시리즈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 제품은 자체적인 5G개발이 불가능해 4G전용으로 만든 뒤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 ‘훙멍’(하모니)을 탑재하는데 그쳤다. 5G와 안드로이드를 채택하지 않은 것은 모두 미국 제재의 장벽 때문이다. 중국 일부 매체는 화웨이가 후베이성 우한에 첫 번째 웨이퍼 공장을 세운 이후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의 7나노미터(㎚) 노광기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7㎚ 공정이 세계에서 상용화된 고급 수준의 반도체 생산기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단계는 화웨이의 반도체 자급자족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화웨이가 서버부문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인수 주체가 중국 국무원 직속기구로 국유기업을 관리·감독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언급된다. 중국 반도체 시장 전문가인 고영화 SV인베스트먼트 고문은 “클라우드나 전기차 부품 사업 확대는 기업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이라면서 “근본적인 원인은 자체 개발 스마트폰 SoC (시스템 온 칩)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적 능력이 부족한 것이며 상하이반도체연구개발센터를 이용하거나 하이실리콘에 제조공장을 추가해 종합반도체기업(IDM)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美제재가 호재 SMIC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이자, 이 분야 세계 5위에 올라 있는 SMIC는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화웨이 등 자국 반도체 수요 기업의 공급망이 막히면서 SMIC로 주문이 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SMIC는 전년동기대비 2020년 25.4%, 영업이익은 204.9% 각각 늘어나며 2000년 창사 이후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SMIC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18.9%에 달하며 내수 비중은 64% 수준이다. SMIC는 올 상반기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 전과 견줘 매출은 21.8%, 영업이익은 61.9% 각각 증가했다. 지역별 매출을 보면 중국 지역 비중이 62.9%로 7.3%포인트 상승한 반면 북미지역은 23.3%로 4.4%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지역 쏠림 현상이 한층 더 가속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업계 전문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이후 반도체 품귀현상과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부족은 2022년까지 지속될 것이며 관련 경기는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동 걸기 시작한 푸젠진화 세계 파운드리 4위 기업 대만의 UMC와 중국 푸젠성 정부의 합작 프로젝트로 2016년 설립된 푸젠진화는 미국 제재로 인해 3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그러나 푸젠진화는 이미 100대 이상의 반도체 설비를 갖춰 놓고 있다는 점을 중국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푸젠진화는 최근 홈페이지를 폐쇄했는데, 이를 정보의 외부노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는 의견도 있다. 당초 푸젠진화는 창장메모리, 허페이창신과 함께 중국 3대 메모리 업체로 불렸다. 푸젠성 공업정보화청은 홈페이지에서 푸젠진화가 독자적 지식재산권을 갖춘 25nm(나노미터) 메모리 칩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시험생산에 성공했다고 올해 초 발표했다. 25nm D램은 반도체 선진국과는 기술차가 있다. 하지만 시장이 중국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푸젠진화가 자체적인 인력문제를 해결한 뒤 D랩 생산에 들어갈 경우 중국의 저가 D램 공급 능력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D램 연구개발(R&D) 경력직구인 공고를 냈다. 푸젠진화는 25nm D램을 목표로 설계됐으므로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선진적인 반도체 시설을 갖췄다는 평이다. 가정이긴 해도 화웨이가 푸젠진화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25nm반도체를 가장 빠른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jjw@fnnews.com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8-29 12:52:56【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백신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백신은 전염병을 물리치고 생명을 구하는 무기이며 백신외교를 하고 있지 않다”고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반박했다. 왕 부장은 한국과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세안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고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이 5일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왕 부장은 ‘백신 민족주의’를 언급하며 미국 등 서방국가를 겨냥했다. 그는 “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부유한 국가들이 세계 백신의 60%를 획득했는데, 이는 인구의 2~3배 이상”이라면서 “대조적으로 아직 많은 개발도상국은 심각한 백신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면역 격차’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대부분은 중국산이나 러시아산 백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신 화이자와 모더나를 자국 국민 백신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왕 부장의 발언은 이를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이 현재 80여개국과 국제기구 3곳에 백신을 지원하고 40여개국에 수출하며 백신 개발도 진행하는 것은 글로벌 공공제품의 기능을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왕 부장은 “이번에 방중한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중국이 ‘백신외교’에 관여하지 않고 대국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백신 민족주의에 저항하고 면역 격차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과 5개국이 백신 연구개발 및 생산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전염병과 싸움에서 백신 협력이 핵심이라는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건강코드 상호 인증을 가속화하고 신속통로 확대해 인적 왕래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왕 부장은 지난 30년간 중-아세안 협력의 성과를 정리하고 미래지향적 방향을 제시하는 외교장관 특별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쿠데타와 유혈 사태 악화 상황을 놓고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미얀마 내의 폭력행위를 중단하고 추가 유혈충돌을 방지해야 한다면서도 제재나 압박보다는 미얀마 국내 정치적 화해를 위해 유리한 외부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 아세안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는 아세안 방식의 건설적 참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의 부당한 개입으로 미얀마 주권 훼손 사태가 더 복잡해지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왕 부장은 “일부 외부 세력이 미얀마 내에서 선동하거나 부채질하는 등 혼란을 조장, 사익을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중 앵커리지 회담과 관련해선 “중국은 경쟁이 있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고 대립이 있다면 침착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내정 간섭을 반대하며 거짓과 허위정보에 의한 불법적 제재는 단호히 거부한다”고 피력했다. 한중 외교장관 회의에 대해선 “양국은 영구적인 가까운 이웃”이라며 회담 직후 모두발언을 통해 밝힌 내용을 재차 언급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04-05 16:43:14[파이낸셜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자주의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전날 오후 화상 방식으로 열린 WEF의 '다보스 어젠다 주간 고위급 회의' 토론자로 참석해 "최근 몇 개 국가에서 보이는 백신 민족주의를 지양하고, 백신·치료제의 보편적이고 공평한 보급 지원을 위해 다자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백신 보급에 대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백신 공동구매와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로 참여국들이 돈을 내고 제약사와 백신 구매 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개발이 완료되면 공급을 보장 받는 시스템이다. 특히 강 장관은 당면한 국제 현안의 해결 방안으로 △세계무역기구(WHO) 중심의 국제보건체계 강화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 △민간 이해당사자의 참여 확대 △다자주의 복원을 제시했다. 이번 토론은 '지정학적 전환'을 주제로 열렸다. 토론에는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담당상과 중국 외교부 부부장 출신 푸잉 칭화대 전략안보연구센터장을 비롯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백신 보급의 활성화와 미중 간 협력 강화 방안, 아시아 역내 무역 증진, 국내 및 대외 정책 간 우선순위 조화 방안 등 주요 국제 현안도 논의했다. 또 '백신 다자주의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함께 백신 전략을 수립하고, 개도국들에 대한 재정지원·보건인프라 확충, 규제 등 제도적 뒷받침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1-01-30 11:22:27한국과 미국의 정책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글로벌 질서에 대비한 무역, 외교, 교육 등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은 지난 5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질서의 변화'를 주제로 한·미 전문가 화상토론회를 열었다고 8일 밝혔다.화상토론회에는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한국 측 토론자로 참여하고 스테판 해거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 교수와 켄트 콜더 미국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대학원 동아시아연구센터 소장이 미국 측 토론자로 참여했다.각 참여자들의 기조 세션 발제에 이어 '세계화와 국제협력'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미래' '과학 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했다. 유 원장은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선제적 포스트 코로나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향후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처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외교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폐쇄적인 민족주의 성향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며 "코로나19뿐 아니라 기후변화, 경제위기 극복 등 글로벌 공동과제 해결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고등교육 정책도 큰 변화에 직면할 것"이라며 "개도국 내 기술과 인프라 부족으로 온라인교육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고등교육 기회 박탈을 막기 위한 각별한 노력과 함께 대면교육과 온라인 비대면교육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교육을 점진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콜더 소장은 "미·중 위주의 패권경쟁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거버넌스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무역은 정치·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보일 것"이라며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돼 주요국들은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해거드 교수는 "사망자 수 증가와 과거 신흥국 시장의 금융위기 등 코로나19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선진국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세계는 완전히 새로운 질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정부 역할은 공공보건과 개인의 자유추구권리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임 교수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초기대응 실패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향후 코로나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변화된 국제질서 속에서 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질병예방법인 전염병 통제 예방법률의 보완을 통해 공중보건을 목적으로 확진자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과도한 인권침해적 감시체제의 견제를 통해 공공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한편 KDI 국제정책대학원은 한·미 양국의 우호적인 협력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존스홉킨스대 국제고등대학원, 조지워싱턴대와 협력해 공공외교 교육협력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화상토론회도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0-06-08 17:42:27글로벌 국가들이 코로나발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 바뀌는 '뉴노멀'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이후 '빅거버먼트(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서 경제민족주의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 '지속가능한 세계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뉴스가 2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21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코로나 이후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불확실성'이며 이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돼 경제가 정상화된다 해도 자그마한 충격이라도 올 경우 경제는 다시 움츠러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19는) 역대 질병과 달리 전염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SNS의 발달로 참담함이 실시간으로 전파되면서 공포가 극대화된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기존의 '저성장, 저물가' 기반의 경제적 불확실성과는 다른 차원의 '코로나 뉴노멀'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신 전 위원장은 "각국 정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은 당분간은 위축된 경제활동을 회복시키겠지만 장기적인 시계가 안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세계화 추진과 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큰 정부의 등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나라들이 수출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자국 우선주의 현상이 강화되면서 그동안 자유무역주의의 근간이 되어왔던 국제분업체계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은 "국제분업이란 건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해서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것인데 이제는 국가의 안전, 건강에 대한 것은 우리가 생산해야 한다는 자급자족의 움직임으로 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장 나쁜 시나리오를 가정해본다면 '경제민족주의 팽배-교역 축소-글로벌 총수요-한계기업 도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어 상당수의 저개발국가들은 채무위기를 겪게 되고, 대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하면서 금융경색이 심화되고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경제 악순환 과정에서 어느 한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과제라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지속가능한 세계화가 굉장한 과제인데 다른 나라의 협조 없이는 힘들다"면서 "이는 죄수의 딜레마와 같아 내가 먼저 시행해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어 글로벌 리더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대립구도로는 모든 국가들의 경제민족주의 흐름을 더 부추기게 되는 만큼 하루빨리 국제간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던 것과 같이 미국이 의장국으로 복귀해 국제연대에 입각한 경제위기 극복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 전 위원장은 코로나 이후 대면접촉을 꺼리게 되면서 기존에 있었던 산업은 굉장히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면을 필수로 하는 서비스업의 경우 상당부분 회복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그는 "역설적으로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서비스업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과감한 원격진료 허용이나 민간병원 설립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임광복 팀장 김경아 차장 홍석근 차장 연지안 박지영 윤지영 최경식 최종근 이용안 이정은 최두선 김미정 김정호 김현정 강구귀 기자
2020-04-22 19:03:42[파이낸셜뉴스] 폴란드 총선 결과 유럽연합(EU)과 원수지간인 민족주의 우파 정부가 다시금 집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민 및 민주주의 퇴보 논란으로 사이가 좋지 않은 EU와 폴란드는 이로써 더욱 관계가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는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직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집권 ‘법과정의당(PiS)’이 43.6%를 득표해 하원 460석 중 과반이 넘는 23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친EU 성향의 중도파 '시민연합'은 27.4% 득표가 예상됐다. 이외에 좌파동맹이 11.9%, 우파 성향의 폴란드국민당 9.6%, 극좌성향의 '연합당'이 6.4%를 득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5년에 집권한 PiS는 EU와 난민수용을 거부하고 국가의 경제적 역할 강화, 복지 개혁등을 내세우며 집권 이후 끊임없이 EU와 충돌했다. 아울러 EU는 PiS가 도입한 사법 개혁을 두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며 EU 회원국으로서 부적절하게 행동한다고 비난해 왔다. EU는 지난해 유럽 사법부 협의회에서 폴란드 사법부를 제명하기도 했다. PiS의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대표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바로 승리를 선언했다.. 카친스키는 당대표이지만, 총리직은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가 맡고 있다. 카친스키 대표는 13일 밤 연설에서 "우리는 한 단계를 끝내고 새로운 단계를 시작하고 있다"며 "(새로운 단계는)쉽지 않을 것이며 아마도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더 위대한 승리로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9-10-14 10:55:30“일본이 한국에 경제적 보복조치를 가한 상황이라,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작품이라고 오해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홍범도 장군의 삶에 주목한 음악극이다.”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예술단 통합창작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을 오는 9월 20~21일(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1년 만에 산하 7개 예술단 모두가 참여하는 대규모 음악극이다. 총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은 2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통합 공연을 이같이 소개했다. ‘극장앞 독립군’은 1920년 일제강점기 봉오동,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로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및 내년 봉오동 전투의 승전 100주년 기념의 의미를 담았다. 작품은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수위로 말년을 보내게 된 홍범도가 한 청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극단 단원들이 폐관 조치된 극장의 마지막 공연으로 ‘날으는 홍장군’을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시공을 오가는 그의 일대기가 직조된다. 김광보 총연출은 “홍범도 장군은 1940년에 카자흐스탄에 넘어가 돌아가신 1943년까지 고려극장 수위로 생활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쓸쓸하고 외로웠던 그의 인간적 삶에 주목하고 음악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항일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인물이었지만 말년은 비루하고 쓸쓸했다. 가족 관계도 비참했다. 왜 그랬을까? 원인을 알고 싶었다. 이 작품의 목표는 영웅적 일대기를 펼치는 것에 있지 않다. 인간적인 측면이 더 극적이다.” 독립투사 중 특별히 홍범도 장군에 주목한 이유는 무얼까? 고연옥 작가가 답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이 독립 운동하던 시절을 제하고 평생 일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성공의 순간보다 실패의 순간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초라하고 비루하고, 실패한 모습이지만, 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존재하듯, 우리의 수많은 실패도 미래를 위한 한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또 “말년의 홍범도 장군이 수위로서 극장을 지키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극장이란 어떤 곳일지 생각했다.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극장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극장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고연옥 작가는 “가장 위태로운 길을 선택한 사람에게 극장이 하나의 위로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시대 극장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이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광장 같고, 고향 같은. 홍범도 장군처럼 비록 슬픈 삶이더라도 의미부여를 할 수 있듯, 뭔가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소중한 공간이 극장이길 바란다. 공연을 하는 예술가만의 공간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린 공간,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1년 만에 산하 7개 예술단이 모두 뭉친 이유는 뭘까?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산하 예술단을 보유한 제작극장의 정체성을 살펴 대표 레퍼토리 작품을 개발하고자, 세종문화회관 역사상 최초로 예술단 통합 브랜딩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준비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김성규 사장은 “각 예술단별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일정도 잘 조정이 안 되고, 극장 일정도 나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모두 단합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아주 기분이 좋다. 올해는 극장 일정이 나오지 않아 이틀만 공연하지만, 내년에는 미리 스케줄을 잡아 더 길게 공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는 무려 300여명의 예술단원이 무대에 오른다. 김광보 총연출은 “첫 통합공연이라서 300명 모두가 다 무대에 올라가야한다고 제가 계속 고집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5월 ‘작곡가 세종’을 연출하면서 우리 기술진과 단원들이 프로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때 단별로 연습하고, 조합하는 것이 가능함을 깨닫고, 그렇게 연습하고 있다. 어제 리허설을 했다. 7개 단체가 통합공연을 하는 게 얼마나 무모한가 싶었는데, 축제의 현장이었다. 7개 단체가 하나의 단체로 거듭났다"며 공연의 성공적 개최를 확신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7-24 09:2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