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약 10개월 동안 동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을 막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바흐무트 점령 주장에 반박했다. 우크라 측은 아직 도시 외곽에서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BBC 등 서방 언론들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 국방부 차관은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바흐무트에서 격렬한 교전이 발생했으며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크라군은 산업 및 사회기반시설 지역 일부와 민간인 구역을 방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군도 이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남서쪽에 위치한 빌라호라 방면으로 공세에 나섰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군 대변인은 바흐무트 함락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 부대는 계속 바흐무트에서 전투 중"이라고 반박했다. 우크라 군은 지난해 동부 지역을 일부 탈환한 뒤 동부 도네츠크주의 바흐무트에서 약 10개월 가까이 러시아군과 격렬한 공방전을 벌였다. 해당 전투에는 러시아 용병집단인 바그너그룹이 대거 투입되었으며 서방 관계자들은 바흐무트 공방전으로 인해 2만~3만명에 달하는 러시아군이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서방 언론들은 바흐무트가 이러한 희생을 치를 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은 아니라며 다만 승리한 쪽에서 선전용으로 쓰기 좋은 전투라고 지적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0일 텔레그램에 영상 메시지를 올려 “바흐무트는 오늘 정오에 완전히 함락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24일까지 잔당 정리 작업을 벌이고 25일에 도시의 통제권을 러시아군에 넘기겠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프리고진의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바그너그룹의 공격 작전과 러시아군의 포병 및 항공 지원으로 아르툐몹스크(바흐무트) 해방을 완수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크렘린궁 역시 성명을 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공격부대와 러시아 정규군 부대가 해방 작전을 완수한 것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5-21 13:27:02[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앞서 프리고진은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에서 "오늘 정오를 기해 바흐무트가 완전히 장악됐다. 건물 하나하나까지 우리가 전체 도시를 점령했다"라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전투복 차림으로 바그너 그룹 깃발을 든 용병들을 뒤에 세운 채 러시아 국기를 펼쳤다. 또 연설 도중 먼 곳에서 폭발음이 울리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오는 25일 바흐무트에서 바그너 그룹을 철수시키고, 러시아 정규군에게 해당 지역 통제권을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영상을 올린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텔레그램에서 "현재 우리 방어군은 그 지역과 민간 부문 특정 산업 및 기반시설 일부를 통제하고 있다"라며 프리고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바흐무트 최서단 비행기 구역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말랴르 차관은 "바흐무트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역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실이 아니다. 우리 부대가 바흐무트에서 전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요충지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에서 러시아군, 바그너 그룹과 10개월간 치열한 교전을 벌여왔다. 일각에서는 바흐무트에 대해 전략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양측의 소모전이 장기화되면서 군 사기 상 포기하기 어려운 상징적 의미를 지니게 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5-21 09:47:45[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용병단체인 와그너그룹 수장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사망자가 늘고 있다며 철수를 위협했다고 29일(현지시간) 알자지라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와그너그룹 대표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러시아 군사 블로거와 가진 인터뷰에서 탄약 부족으로 인해 바흐무트의 사망자가 5배가 많다며 지원이 안될 경우 철수를 불사하겠다고 했다. 그는 “매일 수천개의 시신을 관에 담아 본국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 최대한 탄약을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며 부족한 탄약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겁많은 쥐처럼 도망치지 않기위해 죽거나 철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프리고진은 바흐루트에서 와그너그룹이 일부 철수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은 다른 러시아군의 전선이 붕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오는 15일 이전에 예상되는데도 러시아군은 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개월동안 바흐무트 전투는 소모전 양상을 보이며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전쟁연구소는 프리고진의 와그너 용병 철수 언급은 바흐무트 후방의 러시아군 진지가 반격에 취약함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4-30 16:22:39[파이낸셜뉴스] 24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을 맞는 러시아군이 약 1년 동안 정체된 전선을 돌파하기 위해 우크라 북동부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우크라가 지난 2022년 9월에 탈환한 지역으로 러시아는 북동부를 다시 빼앗아 우크라 서부로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 AP통신은 22일 우크라군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 북동부에서 전선의 취악 지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의 지원 고갈로 탄약 부족에 시달리던 우크라군은 지난 16일 동부 도네츠크주 아우디우카에서 철수했으며 다음날 러시아군은 아우디우카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5월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점령한 이후 눈에 띄는 전과를 내지 못했으나 이번 아우디우카 점령으로 전선을 돌파할 기회를 얻었다. 우크라군 동부관구의 일리아 예우라시 대변인은 22일 우크라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 병력이 도네츠크주 리만과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인력이나 장비 손실을 무시한 채 돌격중이라고 강조했다. 예우라시는 "러시아군은 막대한 손실을 개의치 않고 있으며 끊임없이 예비 병력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는 21일 발표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 북동부 전선에서 평행한 4개의 공격로를 따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행보는 보다 광범위한 작전 목표와 고차원적인 작전 계획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서부와 하르키우주 북부로 진격할 교두보를 만들 생각이라며 해당 계획이 몇 개월에 걸친 장기 목표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 예비 병력의 훈련 수준이 떨어진다며 러시아군이 신속하게 진격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전쟁연구소가 언급한 지역들은 우크라가 2022년 9월에 탈환한 지역들이다. 익명의 서방 정부 관계자는 2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정복한다는 최대치 목표를 포기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러시아가 병력과 무기의 우위에 기대 "계속 싸운다는 것 이상의 의미 있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명확한 중간 단계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20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 "아우디우카의 전반적인 상황은 절대적인 성공"이라며 "이를 토대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7.5%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성공적으로 '전시 경제' 체제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수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며 수십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에스토니아 당국은 러시아가 올해 450만발의 포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면 유럽은 우크라에 포탄 100만발을 공급하는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역시 우크라 지원 예산이 공화당의 반대로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해 우크라에 무기를 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 전체 전선에서 러시아의 포격이 우크라의 5배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19일 쿠피얀스크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 공개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예비군을 최대로 집결시킨 최전선 여러 곳에서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우크라 지원 지연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푸틴이 전장에서 최소한으로 움직이면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는 오는 11월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안팎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우크라로 향하는 지원을 끊는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23 14:50:58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와 5.18기념재단(이사장 원순석)은 11월 8일(수)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2023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을 연다. 올해 ‘힌츠페터국제보도상’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대적인 언론자유의 탄압과 민주주의의 파괴 문제를 보도한 <인사이드 러시아: 푸틴의 국내 전쟁(Inside Russia: Putin’s War at Home)> 바실리 콜로틸로프, 알렉산드라 오디노바, 게스빈 모하마드, 유리 미하일로비치네 명의 영상기자들에게 수여된다. 뉴스 부문은 2022년 8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인 동남부 바흐무트에 머물며 전쟁의 참혹함과 전쟁터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바흐무트 전투(The Battle of Bakhmut)> 아담 데지데리오, 줄리아 코체토바, 벤 C. 솔로몬 기자가 받는다. 특집 부문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바그너 그룹을 앞세운 러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침략의 문제, 그로인한, 민주주의와 인권탄압의 문제를 보도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러시아의 소프트파워(Russian Soft Power in The CAR)>의 캐롤 발라드, 클레망 디 로마가 수상한다. 비경쟁부문인 오월광주상(공로상)은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당시, 방사능 피폭의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을 영상에 담은 ‘舊 소련 우크라이나 중앙TV' 소속 영상기자 4명에게 수여한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아흐메드 아사르, Ahmed Assar, 로이터통신 아시아 비디오 사진 부문 총괄 편집장)는 “언론을 통해 전하는 이야기, 정보, 밝혀낸 진실은 세계에 변화를 불러일으킨다”며 “저널리즘은 큰 책임을 수반하는 숭고한 일”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시상식에는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을 후원하고 있는 광주광역시를 대표해 김광진 경제문화부시장, 특별후원하고 있는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독일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또, 드미트리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대사가 ‘오월광주상’ 대리 수상자로 참석해 수상할 예정이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전 세계 인권과 정의 구현 현장에서 역사를 기록하는 영상기자를 발굴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보도상이다. 1980년 5월, 군부 독재에 의한 시민 학살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려 국제 연대를 이끈 독일인 영상기자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름을 따 한국영상기자협회와 5.18기념재단이 제정했으며, 광주광역시가 후원한다. 2부 <2023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으로 본 ‘전쟁과 인간’>에서는 국제정치학자, 언론학자, 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제관계에 영향 받은 아프리카 민주주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보도를 통해 본 한국 언론의 국제보도행태를 분석, 발표하고 수상자를 포함한 참석자들과 토론하는 ‘특별세미나’가 이어질 예정이다.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장은 “이번 세미나는 협회원은 물론 언론・미디어 분야나 국제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 시민들도 2023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자들이 취재하고 전한 이야기들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자리”라며 “국제 문제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분석과 함께 우리 언론과 시민사회가 어떻게 국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대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tekken4@fnnews.com 서동일 기자
2023-11-07 16:36:47[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사상자가 29만명에 육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키이우 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사상자 규모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황 알림을 갱신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해 2월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누적 사상자수는 최대 29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중 사망하거나 영구적으로 부상한 장병이 최대 19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에는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 투입된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 용병은 포함되지 않아 실질적인 사상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육군 참모부도 이날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2월24일 이후 러시아군이 총 29만3830명의 병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0-23 14:42:14[파이낸셜뉴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생전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고 8월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연계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에는 이날 이동하는 차량에서 촬영된 듯한 프리고진의 생전 영상이 올라왔다. 프리고진은 영상에서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은 2023년 8월 하순의 주말이고, 난 아프리카에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나를 없애버리는 것과 나의 사생활, 내가 얼마나 버는지 등 뭐든지 간에 나에 대해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난) 아무런 이상도 없다"며 손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매체들은 영상에서 언급된 '2023년 8월 하순의 주말'은 이달 19일 또는 20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프리고진은 이로부터 3~4일 뒤인 23일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격전지 바흐무트를 장악하는 등 전과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6월 러시아군 지휘부에 불만을 품고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벨라루스의 중재 끝에 처벌을 면하는 대신 러시아를 떠나기로 합의했다. 이후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배후설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8월 30일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태운 비행기가 고의에 의해 추락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처음으로 암살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 죽음에 대해 “다른 버전이 존재한다”며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버전, 즉 의도적 악행이 실제 원인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08-31 23:43:01[파이낸셜뉴스] 전과자 출신의 소시지 상인에서 러시아 최대 용병조직 수장으로 성장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원인 모를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그가 자신에게 권력을 쥐여 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지 약 2개월 만이다. 소년원 들락거리다 푸틴 요리사로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1961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향년 62세로 어린 시절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를 꿈꿨다. 그는 청소년 시절에 절도 등으로 소년원을 들락거렸고 20세에는 조직범죄 가담 혐의로 체포되어 약 9년간 옥살이를 했다. 프리고진은 석방 이후 양아버지와 함께 고향에서 소시지 가판을 열었고 장사가 잘 되자 식료품 사업에도 손을 댔다. 그는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부유층을 겨냥한 고급 식당 사업을 시작했다. 프리고진은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청에서 일하던 푸틴을 손님으로 만나 친분을 쌓았다.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푸틴은 외국 귀빈이 방문하면 프리고진의 식당에서 접대를 했다. 2001년 자크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 2002년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식당을 방문했다.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푸틴 위세 업고 신흥 재벌로 그는 푸틴의 위세를 업고 학교 및 군부대에 식료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정부 조달 사업을 쓸어 담으면서 신흥 재벌(올리가르히)로 거듭났다. 그는 푸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직접 하기 힘든 지저분한 일을 도맡아 했다. 처음에는 가짜뉴스와 인터넷 선동이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서 지난 2004년 친러 정권이 무너지고 오렌지 혁명이 일어났을 당시 각종 미디어에 대규모 로비를 감행했다. 그는 러시아를 반대하는 시위대에 악의적인 보도를 내보냈으며 이후 직접 가짜뉴스를 찍어내는 업체들을 세웠다. 프리고진이 세운 패트리어트미디어그룹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대규모 가짜뉴스와 선동 메시지를 온라인에 퍼뜨려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바그너그룹 설립, 러시아 대신 활동 프리고진은 푸틴이 우크라를 본격적으로 집어삼킬 야욕을 보이자 2013년에 민간군사업체 바그너그룹을 세워 이를 도왔다. 바그너 용병들은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 크림반도를 불법 합병할 당시 현지에서 러시아군을 대신해 활동했다. 프리고진은 이후 아프리카와 중동의 친러 독재 정권에 경호 및 군사 훈련, 치안 유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광산 채굴권 등 각종 이권을 가져왔다. 그는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를 침공하자 즉시 바그너 용병들을 투입했다. 서방 언론들은 프리고진이 우크라에서 공을 세워 중앙 정계에 진출할 계획이었다고 분석했다. 바그너 용병들은 우크라 동부전선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지만 러시아 정규군과 끊임없이 충돌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 지휘부가 바그너 용병을 소모품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탄약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 장관 등 러시아 군 최고 권력자들은 푸틴이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으로 일할 당시부터 푸틴과 함께한 최측근이다. 이들은 일개 신흥재벌인 프리고진이 우크라 전장에서 자신들과 전공을 다투자 이를 곱게 보지 않았다. 6월 반란, 모스크바로 진군 프리고진과 군 지휘부의 권력 다툼은 올해 초 바흐무트 전투에서 폭발했다. 러시아군은 바그너 용병들에게 우크라에서 싸우려면 프리고진이 아닌 군과 직접 계약하라고 요구했다. 직원들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프리고진은 우크라 인근 지휘부를 급습해 쇼이구 등 군 지휘부를 생포하여 계약 조치를 취소하게 만들 계획을 세웠으나 사전에 들켰다. 그는 군 지휘부가 모스크바로 도망가자 6월 23일 직원들을 데리고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반란을 일으켰다. 푸틴은 반란 직후 프리고진이 아닌 군부의 편에 섰다. 그는 프리고진을 즉각 “반역자”로 선포했으며 이에 프리고진은 36시간 만에 반란을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서방 언론들은 푸틴이 프리고진을 수감하거나 처형할 경우 다른 신흥 재벌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리고진은 6월 29일에도 모스크바에 돌아와 푸틴과 만났으며 아프리카와 벨라루스 등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7월 말에도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이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나타나 마치 반란이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행동했다. 그러나 서방에서는 푸틴이 순순히 프리고진의 반란을 눈감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푸틴은 지난 6월 발표에서 프리고진의 사업체가 정부 조달 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비난했으며 바그너그룹의 해외 이권 역시 회수하기 시작했다. 미 CNN은 지난달 2일 보도에서 우크라 국방부 국방정보국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을 인용해 푸틴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프리고진 제거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부다노우는 "프리고진을 제거하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망명을 중재했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6월 인터뷰에서 푸틴이 프리고진 제거를 명령했으나 자신이 말렸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8-24 09:07:08[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양국 군인 사상자가 50만명에 육박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약 18개월간 러시아군에서 사상자 30만명, 우크라이나군에서 사상자 20만명이 나왔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군 사상자 30만명 가운데 사망자는 12만명, 부상자는 17~18만명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20만명 가운데 사망자는 7만명, 부상자는 10~12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추산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정부의 공식 발표뿐 아니라, 위성사진, 통신감청, 소셜미디어, 뉴스 미디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도출했다. 신문은 "미국 정부 내에서도 추정치는 다양하다"고 부연했다. 사상자 전체 규모는 러시아군이 더 컸지만 러시아군의 수가 우크라이나군 수보다 약 3배 많다. 우크라이나는 현역, 예비군, 준군사조직 등 약 50만명의 병력을 보유한 데 반해 러시아는 133만명의 병력을 보유한 것이다. 다만 이 수치는 최근 철수한 용병 바그너그룹 병력도 포함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병력 사상자가 각각 10만명씩 약 20만명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집계된 규모는 이보다 사상자 수가 크게 늘었다. 이에 지난해 겨울과 올해 봄 사이에 사상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양국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수 주 간 일일 사상자 수가 수백명에 육박한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우크라이나가 반격이 시작한 데다가 신속한 의료서비스가 부족한 점도 피해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08-19 16:30:14[파이낸셜뉴스] 최근 북한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핵개발에 관한 기술 협력'을 원하기 때문에 북한 주장 ‘전승절’에 초청 방북한 러시아 대표단을 극진히 대접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을 주로 전하는 데일리NK는 3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간부들은 ‘단순히 밀이나 기름 같은 선물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러시아에 원하는 것은 경제적인 것보다도 핵무기 운용 및 개발에 관한 기술 이전이나 협력’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감행한 야간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김일성광장 주석단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 장관과 나란히 서서 행사를 참관했고, 그에 앞서 지난 26일에는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 쇼이구 장관에게 직접 신무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열병식을 중계한 조선중앙TV는 해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무자비한 징벌의 해일로 가증스러운 침략선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릴 공화국 핵전투 무력의 중요한 초강력 절대병기”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핵 무인 수중공격정 ‘해일’을 공개한 이유가 있다”며 “무인잠수정은 로씨야(러시아)만큼 발전한 데가 없다. 이미 실전배치된 투발 수단에 탑재할 첨두(탄두)를 소형화하는 기술도 필요한 상태””고 언급했다. 해일을 실전배치하기 위해서는 기술 고도화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 쇼이구 국방 장관에게 전략무기들을 소개한 것도 핵 개발 초기 단계에서 러시아로부터 기술적 도움을 받은 이후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핵무기를 개발했음을 어필하면서 핵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을 타진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화성-17형’이나 ‘화성-18형’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전략군 부대에 실전배치했지만, 소형화된 핵탄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대부분의 간부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에 탄약, 수류탄, 포탄 등 재래 무기를 제공해왔으며, 이를 대가로 밀이나 가스, 유류 등을 받아왔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도 “상대가 로씨야 국방상이기 때문에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핵무력에 대한 기술적 협력을 대가로 요구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도 로씨야에 무기를 팔 것”이라도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부터 빼앗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산 로켓으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전선에서 옛 소련제 ‘BM-21 그라트’ 다연장로켓포를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포병대가 최근 북한산 로켓으로 러시아군 진지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산 로켓이 선박을 통해 이동 중이었고, 러시아군에 전달되기 전에 압수됐다고 전했다. 보도에서 공개된 사진에는 ‘방-122’라고 쓰인 로켓 탄통이 담겨 있는데, 북한에선 방은 방사포의 약자를, 122는 122mm의 구경을 의미한다. 지난달 20일에도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까지 러시아에 여러 종류의 재래 무기를 직접 제공했다. 탄약, 수류탄, 비행탄 등의 재래 무기들을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제3국을 통하지 않고, 나진항을 통해 선박으로 러시아에 직접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보안을 위해 나진항 주변 경계 근무를 맡은 보위부 10호 초소 인원을 야간에 5~6시간가량 완전 철수시키고 군수공업부와 국가보위성에서 동원된 최소 인원들만 무기 선적 작업에 참여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 기밀품이 담긴 선박이 출항하는 날 12시간가량 나진항 10km이내 지역이 완전 통제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무기 수출은 새것으로 하지 않는다는 게 수령님(김일성)의 유훈이자 현재 무기 정책으로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들은 모두 북한 인민군이 수십년간 보유했던 오래된 재래 무기들이고 최근에 생산된 새 무기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는 기름과 가스, 밀가루 등 지금 당장 필요한 물자가 로씨야에서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8-04 1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