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재무부가 1일(이하 현지시간) 10년, 30년 국채 발행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전세계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30년물 수익률은 장기금리 기준물 역할을 하는 중요한 국채다. 올 상반기 4.8%를 넘은 적이 없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하반기 들어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 증가세가 겹치며 꾸준히 올라 4.8%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달에는 5%를 수시로 넘어서기도 했다. 그 여파로 뉴욕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금융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 2년·5년물 발행 늘리기로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날 지난 8월 발표했던 국채 발행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10년물, 30년물 국채 발행을 늘리겠다는 발표로 이들 국채 수익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이를 보완한 것이다. 재무부는 석 달 전 발표처럼 단기 국채 발행 증가세는 지속하되 10년물, 30년물 장기 국채 발행 증가 속도는 늦추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재정적자와 이자지급을 위해 2년, 5년물 국채는 매월 30억달러어치 더 발행하기로 했다. 10년·30년물은 각각 10억달러어치씩 줄여 대신 10년물 국채는 월 20억달러, 30년물은 월 10억달러 발행을 늘리는데 그치기로 했다. 재무부는 앞서 8월 10년물 국채 발행은 월 30억달러, 30년물은 20억달러 늘린 바 있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 발행 증액 규모를 8월에 발표했던 것보다 각각 10억달러씩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이에따라 다음주 분기 재정수요 충족을 위한 국채 발행 규모는 1120억달러어치로 지난 8월 발행 규모 1140억달러보다 20억달러 줄어든다. 재무부 국채 경매에 직접 참가하는 대형 투자은행들인 이른바 프라이머리딜러들은 그동안 1140억달러 발행을 전망해왔다. 국채 수익률 하락 재무부 발표 뒤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특히 이날 공급관리협회(ISM)의 10월 제조업지수에서 미 제조업활동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파르게 위축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채 수익률 하락에 탄력이 붙었다.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0.07%p 내린 4.81%로 떨어졌다. 앞서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한 바 있다. 재무부는 앞서 올 4·4분기 국채 발행이 7760억달러로 이전 전망치 8520억달러에 비해 76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국채 수익률 하락을 이끈 바 있다. 술 취한 선원 그렇지만 막대한 재정적자가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은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큰밀러가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가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러큰밀러는 미 연방정부가 마치 "술 취한 선원이 술을 들이켜듯"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막대한 재정적자와 고금리 속에 정부의 이자지급 비용이 급격하게 늘면서 이자를 갚기 위한 국채 발행도 늘게 된다고 우려했다. 국채 발행이 늘면 시중 자금이 국채 매수로 유입되면서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구축효과'를 불러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드러큰밀러는 경고했다. 그는 이에따라 앞으로 10년은 증시 투자자들이 지난 10년 호황과 달리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1-02 02:43:10황찬현 감사원장이 시·도교육청의 방만경영을 문제삼았다. 황 원장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지방 교육재정을 감사한 적 있느냐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의 질의에 "올해 6월에서 7월 사이에 17개 시·도교육청의 지방재정 운영상태를 감사해서 내부처리중"이라면서 "저희가 보기에 각 시·도교육청이 상당히 방만하게 재정운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아직 감사결과를 처리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예를 들면 시·도교육청에서 반복적으로 사립학교 재정결함보조금을 잘못 계산해 과다 지급되는 형태가 여러 차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것을 계산하면 매년 5000억∼8000억원 정도의 절감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감사계획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 재정이나 교육청 재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게 아닌가하는 검토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2014-11-07 19:52:2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지난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국가채무가 400조원 증가했고, 지난해 최초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히 전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 결과, 치솟기만 하던 국가채무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됐다"며 "주요 국제 신용 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의 건전재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08-29 09:45:44[파이낸셜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와 관련해 "대회가 마무리되면 지원 부처로서 미흡했던 여가부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이라며 "동시에 이번 잼버리를 주도한 역대 전라북도지사가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도 철저히 챙겨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지방 정부가 돈과 권한을 가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것이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전북과 부안군은 세계 대회를 이유로 거액의 예산을 배정받은 다음, 해외 출장을 나와 대표적인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크루즈 여행도 했다고 한다"며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와인 축제까지 다녀오는 등 그야말로 화려한 관광 여행을 세금으로 즐긴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장기간에 걸친 일당 독재 상황에서 지자체가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지 못한 탓에 이런 방만한 재정 운영이 된 것은 아닌지도 심각하게 의심된다"며 "국민의 혈세를 흥청망청 관광으로 퍼다 쓴 것은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잼버리 사태에 대한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묻는 민주당을 향해선 "국민들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응원하고 계신 가운데 유독 민주당에서는 대통령 흠집 내기에만 혈안이고 잼버리를 정쟁의 소재로 사용하는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08-10 09:52:54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등 법령을 위반해 재정을 불성실하게 운영한 74개 자치단체에 대한 내년도 지방교부세 중 382억원이 감액돼 지자체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14일 이번 지방교부세 감액은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226개 시.군.구에 대한 2013년, 2014년도 감사원 감사 및 정부합동감사 지적사항 945건을 대상으로 제2차 '감액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액규모는 지난 8월의 제1차 위원회 심의 결과인 99억7000만원과 기존 분할 감액분 55억원을 합산해 총 382억원으로 최근 감액 규모 중 가장 크다. 특히 감액 규모가 10억원을 초과한 6개 자치단체는 서울 본청(52억2000만원), 전북 완주(24억4000만원), 경기 수원(15억9000만원), 강원 원주(12억5000만원), 경북 경산(10억5000만원), 제주 본청(10억3000만원)순이다. 교부세 감액은 '지방교부세법' 제11조에 근거해 감사원 및 정부합동감사 등의 법령위반 지출 및 수입징수 태만 지적에 대해 해당 자치단체와 관계 중앙부처의 의견 수렴, 감액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다음 연도분 교부세 산정 시에 반영된다. 이번 감액심의 결과는 12월말 해당 자치단체에 통보될 예정이고 재정고(지방재정정보공개시스템.lofin.moi.go.kr)를 통해 공개된다. 감액 사유는 연구용역 발주 등 법령위반 과다 지출이 125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업무추진비 집행 등 예산편성기준 위반이 62억원, 수입징수 태만이 30억3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감액 규모별로는 20억원 이상 2개 단체, 10억∼20억원 4개 단체, 5억∼10억원 4개 단체, 1억∼5억원 24개 단체, 1억 원 미만 40개 단체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시는 2010년부터 5이렇게 감액된 교부세는 미감액 자치단체에 대한 보전 재원 또는 예산 효율화.지방공기업 혁신 추진 등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한 우수 자치단체에 대한 보상(인센티브) 재원으로 활용된다. 정재근 행자부 차관은 "지방의 건전 재정과 알뜰한 살림살이를 유도하고 주민행복 수준을 높여가기 위해 지방교부세 감액제도를 꾸준히 보완·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15-12-14 17:13:27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등 법령을 위반해 재정을 불성실하게 운영한 74개 자치단체에 대한 내년도 지방교부세 중 382억원이 감액돼 지자체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14일 이번 지방교부세 감액은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226개 시·군·구에 대한 2013년, 2014년도 감사원 감사 및 정부합동감사 지적사항 945건을 대상으로 제2차 '감액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액규모는 지난 8월의 제1차 위원회 심의 결과인 99억7000만원과 기존 분할 감액분 55억원을 합산해 총 382억원으로 최근 감액 규모 중 가장 크다. 특히 감액 규모가 10억원을 초과한 6개 자치단체는 서울 본청(52억2000만원), 전북 완주(24억4000만원), 경기 수원(15억9000만원), 강원 원주(12억5000만원), 경북 경산(10억5000만원), 제주 본청(10억3000만원)순이다. 교부세 감액은 '지방교부세법' 제11조에 근거해 감사원 및 정부합동감사 등의 법령위반 지출 및 수입징수 태만 지적에 대해 해당 자치단체와 관계 중앙부처의 의견 수렴, 감액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다음 연도분 교부세 산정 시에 반영된다. 이번 감액심의 결과는 12월말 해당 자치단체에 통보될 예정이고 재정고(지방재정정보공개시스템·lofin.moi.go.kr)를 통해 공개된다. 감액 사유는 연구용역 발주 등 법령위반 과다 지출이 125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업무추진비 집행 등 예산편성기준 위반이 62억원, 수입징수 태만이 30억3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감액 규모별로는 20억원 이상 2개 단체, 10억∼20억원 4개 단체, 5억∼10억원 4개 단체, 1억∼5억원 24개 단체, 1억 원 미만 40개 단체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시는 2010년부터 5년간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면서 지급대상이 아닌 직위에 52억2000만원을 지급한 것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전북 완주군은 지난 2013년 전주시와의 시군 통합과정에서 무리하게 각종 연구용역을 추진하다가 주민투표가 부결됨에 따라 낭비됐다고 지적된 금액 중 24억4000만원이 감액됐다. 이렇게 감액된 교부세는 미감액 자치단체에 대한 보전 재원 또는 예산 효율화·지방공기업 혁신 추진 등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한 우수 자치단체에 대한 보상(인센티브) 재원으로 활용된다. 정재근 행자부 차관은 "지방의 건전 재정과 알뜰한 살림살이를 유도하고 주민행복 수준을 높여가기 위해 지방교부세 감액제도를 꾸준히 보완·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15-12-14 13:46:59정부는 지난해 법령을 위반해 예산을 지출했거나 수입징수를 태만히 하는 등 재정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지방자치단체 98곳에 대해 올해 교부세를 깎았다. 그 대신 재정을 잘 운영한 지자체 109곳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해 재정을 부적정하게 운영했다가 감사원과 정부합동 감사 등에서 지적을 받은 98개 지자체에 지원할 올해 교부세를 180억원을 삭감했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안행부가 지자체에 줄 교부세는 총 35조7000억원이다. 그 대신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한 지자체 109곳에는 인센티브로 139억원을 줬다. 감액 사유별로는 수입징수 태만이 93억원, 법령위반 과다지출이 46억원, 투융자심사 미이행이 41억원순이었다. 20억원 이상 깎인 지자체는 2곳, 10억∼20억원이 2곳, 1억∼10억원이 25곳, 1억원 미만이 69곳이었다. 교부세를 가장 많이 깎인 지자체는 경기 용인시로 모두 35억1500만원이 삭감됐으며 경기 파주시가 23억4900만원, 경기 화성시가 13억600만원, 전남 여수시가 12억원, 인천시가 8억100만원 각각 깎여 뒤를 이었다. 경기 용인시는 자체재원을 부담하는 신규투자사업은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도 상현2동 주민센터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재정투융자 심사를 받지 않았고, 전남 여수시는 일정 규모 이상 신규투자 사업은 중앙에 의뢰해 지방재정 투융자심사를 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반면 재정운영을 건전하게 해 인센티브를 가장 많이 받은 지자체는 울산시로 9억6000만원을 받았다. 강원도는 6억8000만원, 대전시는 6억6000만원, 부산시는 6억3000만원, 경북 성주군은 6억원이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14-01-27 17:01:41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07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은 재정부담에 대한 경고이다. KDI는 내년 성장률을 5%로 내다봤다.그러면서 "경기전망을 감안할 때 내년에 추가적인 지출을 억제하고 세원확대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재정수지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경고했다. KDI는 무엇보다 "내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2002년 가장 높은 것으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세워놓았던 증가율을 뛰어넘는다"고 우려했다.정부 예산상으로 내년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는 257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7.9% 증가한다. KDI는 무엇보다 성장이 좋아져 세금이 예상보다 잘 걷힌다고 해서 재정 지출의 확대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근의 경기 확장세와 정부의 씀씀이를 감안할 때 KDI의 이같은 권고는 매우 적절하고 타당하다.참여정부는 출범이후 복지 예산 지출을 크게 늘렸다.경기대응을 위한 재정투입도 했다.그 결과 실질적인 나라살림살이를 나타내는 관리대상 수지는 크게 적자가 나 있다.관리 대상 수지는 2002년 5조1000억원 흑자에서 지난 해 10조8000억원의 적자 상태다. 게다가 앞으로 돈이 나갈 곳은 한없이 많다.저출산·고령화사회 대비,성장동력 확충,민자사업 지원 등 국민의 혈세로 충당할 것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이유다. 돈이 없으면 빚 내고,한푼이라도 생기면 막쓰면 여념집이라도 거덜나게 마련이다.또 부모가 빚을 갚지 못하면 그 자식이 허리를 졸라가면서 갚아야 하는 게 오늘날의 법이다.국가 재정에도 같은 이치가 적용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적자재저은 다음정부,다음세대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넘어간다. 이런 면에서 비과세 감면 축소 등 세입을 늘릴 방도를 찾고,필요없는 지출을 늘려서는 안된다는 KDI의 권고는 지극히 당연하다.국책연구기관의 말이라해서 가볍게 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2007-10-12 18:55:08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35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보다 38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정부가 2일 공개한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향후에도 빚 감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주택, 정책금융 부채가 계속 늘어 2028년 공공기관 부채 규모는 8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2028년까지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부채가 75조7000억원, 금융분야 부채가 11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0%를 웃돈다. 정부는 공공부문 개혁으로 방만경영을 바로잡고 재무건전성에 사활을 걸겠다고 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2026년 부채비율이 간신히 20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와 기업, 정부 부채로 온 나라가 빚수렁에 빠졌는데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공공기관의 빚 팽창은 주인 없는 기업의 혁신과 구조조정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말해준다. 탈원전 정책 후유증이 큰 에너지 기업들의 정상화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제때 올리지 못한 공공요금의 여파도 이들 기업 재무구조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한전은 누적된 부채가 200조원이 넘는다. 한 해 내는 이자만 5조원에 이른다. 한전은 지난 5년 중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영업손실을 봤다. 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543%, 482%에 이른다. 무리한 정책사업, 방만한 경영은 매번 나오는 지적이다. 적자를 보면서도 고액연봉, 성과급 나눠먹기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여파도 여전하다. 문 정부 5년간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13만명이나 증가했다. 전임 박근혜 정부(6만5000명), 이명박 정부(1만4000여명) 기간 증가인원을 합친 수치보다 월등히 많다. 비대해진 공기관에 지출은 많고 구조조정은 쉽지 않았다. 정부는 빚 많은 14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2026년까지 32조원 규모의 재정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헐값 매각은 지양하되 비핵심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경영 효율화, 수익성 확대 등을 통해 재정 건전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건전화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이행실적과 개선도를 평가하겠다고 했다. 철저한 사후점검은 필수다. 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정부가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를 자제하고 유능한 인물을 선임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공공기관 부채는 그대로 나랏빚이다. 공공기관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부담은 국민에게 돌아온다. 요금을 올리고 혈세를 부어 적자를 메워야 한다. 결국 미래 세대에게 폭탄을 떠넘기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공기업은 빚 청산에 전력을 쏟기 바란다.
2024-09-02 19:42:17공기업 하면 '신이 내린 직장'으로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방만함과 비효율의 대명사로 인식되면서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공기업이 평가와 감사의 대상이 되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공기업은 매년 경영평가 결과를 기초로 직원의 연봉이 정해지고, 국정감사 때마다 각종 비리 캐기에 혈안이 된 국회의원과 언론의 표적이 된다. 문제는 이렇게 엄정한 공기업 평가와 국정감사로도 공기업이 나아지지 못했다는 데 있다. 1984년 공기업 평가가 시작된 이래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을 통해 경영평가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법적 근거까지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공기업은 문제투성이로 비친다. 공기업은 넓은 의미에서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327개)은 정부의 투자·출자 또는 정부의 재정지원 등으로 설립·운영되는 기관으로 공기업(32개), 준정부기관(55개), 기타 공공기관(240개)으로 분류된다. 영국 셰필드대학 플라인더스 교수는 공공기관은 스스로 몸집을 불리는 속성을 갖고 있어서 정부 규모를 작게 보이게 하고 나아가 정부에 요구되는 여러 절차를 피할 수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의 범위, 규모, 인력 그리고 예산이 큰 우리의 경우 반드시 새겨들어야 하는 주장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방만함은 궁극적으로 재정부담으로 돌아오기에 제대로 평가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지난 40년 동안 해온 경영평가가 이런 방만함을 제대로 바로잡을 수 없다면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첫째, 공기업 평가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업 목표와 구조가 서로 다른 공기업들을 아무리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사한 유형끼리 묶어서 사회간접자본(SOC), 에너지, 산업진흥·서비스 등 그룹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해도 그룹 내 기관들 역시 서로 비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SOC 그룹에 속해 있는 도로공사와 토지주택공사 경우만 봐도 비교 평가하기에 업무가 너무 다르다. 비교 대상은 이처럼 성격이 서로 다른 자국 공기업이 아니라 주요 국가들의 해당 기업이어야 한다. 외국의 해당 기업이 공기업이든 민간기업이든 경영 효율이나 임금 대비 생산성 면에서 우리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를 비교할 때 비로소 우리 공기업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공공기관 평가 체제를 단순화해야 한다. 그동안 경영평가, 해당 부처 감사, 감사원 감사, 국정감사 등 1년 내내 지속되는 평가로 시달리고 또 내성이 생겨 실효성이 더 떨어져 버린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 평가와 감사의 중복성을 줄여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철저한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둘째, 공기업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정부정책을 따르다 생긴 적자와 스스로 만든 부실을 구분해서, 공기업이 핑계대지 못하게 하고 나아가 억울하게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 공운법 제50조에 근거한 공공기관 구분회계 운영지침에는 고유사업, 정책사업, 대행 및 위탁사업으로 사업을 구분하여 재무정보를 산출·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 구분회계를 철저히 경영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정부가 억제한 전기와 가스 요금으로 생긴 적자를 정부 책임으로 명시해서 해당 공기업은 경영평가에 불리하지 않게 하고, 정부는 정책책임을 전가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기금 존치평가와 같이 공기업에 대해서도 3년에 한 번씩 존치평가를 해야 한다. 현재 공기업들이 과연 공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타당한지 그리고 중복은 없는지를 원점에서 재점검해 통폐합 혹은 민영화 등을 통해 바로잡자는 것이다. 이러한 존치평가를 통한 구조조정으로 상당 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통폐합을 통한 운영비 절감이나 민영화를 통한 자산매각 등으로 확보되는 자금은 복지재원으로 활용하거나 국가채무 상환에 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40년 묵은 평가를 확 바꾸어 공기업이 '신이 외면한 직장'이 되면서 민간기업과 같은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할 때이다.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
2024-08-06 18: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