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속도로 출구에 색깔 유도선을 도입한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도입 13년 만에 국민훈장을 받았다. 7일 행정안전부는 유공자 및 기관을 대상으로 '정부혁신 유공 시상식'을 열고 6명 개인과 6개 기관에 시상했다고 밝혔다. 개인 부문에서는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색깔 유도선을 도입한 윤석덕 한국도로공사 차장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운전자가 고속도로 분기점을 헷갈려 지나치거나 사고를 내지 않도록 도로에 목적지 별로 서로 다른 색깔을 표시한 유도선 아이디어를 낸 윤 차장은 지난 2011년 5월 영동고속도로 안산분기점에 유도선을 처음 도입한지 13년 만에 훈장을 받게 됐다. 색깔 유도선은 현재 고속도로에만 900여개 이상 설치됐으며, 나들목에 유도선을 칠하면 사고 감소 효과가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신문고를 구축해 온라인 국민소통 행정기반을 마련한 전시현 국민권익위원회 과장은 근정포장을 받았으며, 이날 총 6명에게 훈·포장 등이 수여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세계 최초 정책 등을 발굴하는 '최초 최고' 공모를 진행하면서 추천 받은 것으로 그동안 정부 포상을 받은 적이 없어 2023 정부혁신 유공자로 선정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기관 부문에는 2023년 정부혁신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농식품부, 산림청, 인천광역시, 경기 안양시, 전남 화순군, 서울 은평구가 대통령·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6개 기관에 표창이 수여됐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민의 삶이 좀 더 편안해지기 위해서는 중앙·지자체가 함께 기존의 관행과 생각의 틀을 깨고 정부혁신을 끊임없이 추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정부혁신 총괄부처로서 중앙부처·지자체와 수시로 소통·협력해 정부혁신을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5-08 10:11:34교통사고 다발지역에 대한 개선사업을 진행한 결과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은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시행 지역에 대한 사업 효과성 분석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이는 2020년에 지자체에서 개선사업을 완료한 전국 270개 대상지에 대해 개선 후 1년간의 사고 현황을 개선 전 3년 평균 사고 현황과 비교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 시행 전 3년간 교통사고로 인한 연평균 사망자 수는 36.6명이었으나, 개선사업 시행 후인 2021년에는 16명으로 감소(56.3%)했다.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연평균 2870건에서 1911건으로 감소(33.4%)했다. 주요 개선사례를 살펴보면 부산시 중구 부평교차로의 경우 교차로의 기형적 형태 등으로 연평균 1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나, 교차로 내 안전지대 정비, 노면 색깔 유도선 설치 등 개선사업 후에는 교통사고가 2건으로 81.8% 감소했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하나로마트앞 교차로는 진입하는 차량의 과속으로 인해 개선 전 연평균 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지만, 개선사업 이후 교통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신호·과속단속장비 설치, 교통안전표지·노면표시, 회전교차로 개설 등 간단한 교통안전시설 개선만으로도 사업효과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1988년부터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전국 1만 2058개소를 개선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3-03-06 18:16:00[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시는 운전자의 혼란을 초래하는 비정형 교차로와 교통사고 다발 교차로에 ‘노면 색깔 유도선’을 시범 설치한다고 17일 밝혔다. ‘노면 색깔 유도선’이란 교차로와 인터체인지·분기점 등에서 차로를 명확하게 안내하고 운전자의 시선을 유도하기 위해 노면에 설치하는 유도선이다. 시범 설치 장소는 ▷노형오거리(남→북 방향 직진차로 및 우회전차로 유도선) ▷연동 신시가지 입구 교차로(동→서 방향 직진 차로 유도선) ▷신제주초교 입구 교차로(북→남 방향 직진 차로와 우회전 차로 유도선) ▷사라봉오거리(동→제주항 방향 우회전 차로 유도선) ▷연동 신광사거리(서→동 방향 직진 차로 유도선) 등 5곳이다. 제주시는 사업비 2000만원을 들여 이달 중 사업에 착수, 10월 말까지 색깔 유도선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시가 관리를 맡고 있는 도로 중 거로사거리(연삼로), 동샘교차로(애조로), 명도암 교차로 등 일부 교차로에 색깔 유도선이 설치돼 있지만 이 곳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 이전에 시설된 것이다. 현행 시설 지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이에 시는 기존 유도선이 설치된 교차로에 대해서도 추후 개정 지침에 맞게 다시 색깔 유도선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김동훈 시 건설과장은 “색깔 유도선이 설치되면 운전자가 경로를 혼동하지 않고 주행할 수 있어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업 효과를 분석한 후 관내 사고 다발 교차로에 대해 시설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1-09-17 18:15:11[하남=강근주 기자] 노면색깔 유도선이 하남시 일반도로에 등장했다. 하남시는 기존 고속도로에 적용되던 ‘노면색깔 유도선’을 일반 도로에 확대 적용하기 전에 하남유니온로, 하남 IC접근로 등 2개소에 시범 설치했다. 노면색깔 유도선은 3가지 색상 사용이 가능하고, 차량 이동 방향을 유도해 복잡한 교차로, 분기점 등 차량 이용자 혼동을 야기하는 지점에 설치해 교통안전을 도모하는 시설이다. 윤영군 하남시 교통행정과장은 20일 “최근 스타필드 남측에 잘못된 경로 진입으로 교통사고 2건이 발생한 만큼 노면색깔 유도선 시범사업이 앞으로 교통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시민 반응과 효과를 검증해 노면색깔 유도선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18-08-20 10:20:48【광주=황태종기자】광주광역시는 복잡한 교차로, 인터체인지, 갈림길 등에서 운전자가 진행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노면색깔 유도선'(이하 '유도선')을 설치한다고 6일 밝혔다. 시는 우선 무진로(평동)→유덕IC 방향, 임방울대로→광주여대 방면 등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 및 진입로 8곳에 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오는 7월까지 '유도선'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교통사고 다발지역, 야간 도로 역주행 지역, 내비게이션 경로 재탐색 지점 자료 등에 대해 경찰청, 교통전문가 등과 심도있는 협의를 거쳐 대상지를 확정했다. '유도선'은 갈림길 등에서 특정 방향의 경로를 미리 알려주기 위해 선명한 색상으로 설치되며 갈라지는 차로가 1방향일 경우 분홍색, 2방향일 경우 분홍색과 녹색으로 표시된다. '유도선'을 설치할 경우 운전자가 이 표시를 통해 진출 경로를 미리 확인하고 대비할 수 있어 운전자의 갈림길 경로 선택을 수월하게 하고 교통사고 예방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분기점과 나들목 76곳의 유도선 설치 전·후 사고분석 결과, 설치 후 교통사고가 3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유도선'이 설치되면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서 즉시 적용 가능하도록 위치 및 형상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민간에 개방할 계획이다. 또 도로표지판에도 동일한 색상으로 표시할 예정이며 사업효과에 따라 추가 설치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준영 시 교통건설국장은 "유도선이 설치되면 운전자가 복잡한 교차로 등에서 진행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교통사고 감소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18-03-06 14:21:01복잡한 교차로에 노면색깔 유도선(유도선)을 칠하고 내비게이션.표지판과 연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2일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교차로 내 갈림길에서 운전자가 진행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유도선 설치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활성화할 계획이다.유도선은 2011년부터 고속도로 일부구간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호응도가 높고, 사고 감소 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설치 후 분기점에서 22%, 나들목에서 40%의 사고감소 효과를 거뒀다. 14일 전문가 공청회를 거쳐 12월까지 설치대상지점, 색상, 규격 기준을 마련하고 밤길, 빗길에도 잘 보이도록 반사성능 기준도 새로 정한다. 유도선 설치대상 교차로는 경찰청.도로교통공단(사고지점 현황자료), 내비게이션 회사(경로 재탐색 지점 자료)에서 보유중인 자료를 분석해 선정할 예정이다. 김병덕 기자
2017-09-12 20:22:15복잡한 교차로에 노면색깔 유도선(유도선)을 칠하고 내비게이션·표지판과 연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2일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교차로 내 갈림길에서 운전자가 진행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유도선 설치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유도선은 2011년부터 고속도로 일부구간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호응도가 높고, 사고 감소 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설치 후 분기점에서 22%, 나들목에서 40%의 사고감소 효과를 거뒀다. 14일 전문가 공청회를 거쳐 12월까지 설치대상지점, 색상, 규격 기준을 마련하고 밤길, 빗길에도 잘 보이도록 반사성능 기준도 새로 정한다. 유도선 설치대상 교차로는 경찰청·도로교통공단(사고지점 현황자료), 내비게이션 회사(경로 재탐색 지점 자료)에서 보유중인 자료를 분석해 선정할 예정이다. 설치된 유도선은 내비게이션 업체에서 즉시 적용이 가능하도록 데이터를 개방하고, 도로표지판 관련 규정도 개정해 표지판에도 유도선과 동일한 색상의 진행방향이 나타나도록 한다. 지금까지 유도선은 통일된 기준이 없어 지방도로는 각기 다른 형태로 설치되고 있고 고속도로는 잠정기준에 따라 시급한 곳부터 우선 설치돼 왔다. 국토부 이성훈 도로운영과장은 "유도선 설치가 활성화되면 운전자가 복잡한 교차로에서 진행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교통 사고감소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17-09-12 08:46:47"처음에는 '돌XX' 소리 들을 거 같아 망설였어요. 하지만 아예 '상돌XX'가 되라는 주변의 조언에 결심을 굳혔죠." 고속도로 등 도로 분기점이나 교차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면 색깔 유도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윤석덕 한국도로공사 차장. 그는 '도로 위의 콜롬버스' '길치들의 구세주'로 불린다. 도로에 분홍색과 초록색 등 눈에 확 띄는 색깔 유도선을 따라가면 아무리 복잡한 길도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다. 도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첫 도입 시기인 2011년만 해도 도로에 흰색, 주황색, 빨강색, 파란색 이외 색을 사용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그를 이끌었다. 도입 성과는 그야말로 획기적이다.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교통 소통도 원활하게 하는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성과가 입증되면서 처음 도로에 색깔 유도선을 칠하고, 10년 뒤에야 국회 논의를 통해 법 개정이 이뤄졌다. 윤 차장은 지난 5월 '노면 색깔 유도선'을 만든 공로로 국민 추천을 통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그는 현재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의 한국도로공사 지사에 파견 근무 중이다.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현지 도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윤 차장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노면 색깔 유도선 도입 배경과 과정 등을 들어봤다. ―노면 색깔 유도선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나. ▲지난 2009년 한국도로공사 인천지사에 근무할 당시 경기 화성 동탄에서 교육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영동고속도로 둔대분기점에서 길을 잘못 들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게 됐다. 일반 국민들도 같은 실수를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했지만 뚜렷한 방법이 생각 나지 않았다. 이후 2010년 군포지사에서 근무하던 중 2011년 3월 안산분기점에서 사망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지사장께서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예방 대책'을 만들 것을 요청했고, 고민하던 중 8세 딸과 4세 아들이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착안해 도로에 그림을 그려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도선은 왜 분홍색과 초록색인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는 도로에 도색할 수 있는 색상이 정해져 있다. 흰색, 주황색, 빨강색, 파란색 등이다. 이 색들은 모두 갖고 있는 의미와 규제가 있다. 그런데 이런 색을 쓰면 기존에 고정관념화된 규제에 묶여 운전자를 유도하는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사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제3의 색깔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안산분기점 사고 당시 우회전 승용차(여성 추정)와 좌회전 화물차(남성)를 떠올리며 색깔을 맞춰보기로 했다. 마침 당시 도로공사는 친환경 녹색 고속도로 등을 거론하던 터라 좌회전 초록색(화물차, 남성)으로 결정했다. 나머지 하나의 색깔은 정말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 경찰청 협의 시 주황색으로 했다. 하지만 딸이 분홍색을 좋아해서, 막연히 분홍색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분홍색을 칠하면 정말 '돌XX'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그때 시설물유지보수 소장이 아예 '상돌XX'가 되라고 조언해줬다. 거기에 힘을 얻어 분홍색을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사고 당시의 운전자 성별, 진로 방향, 제3의 유도 의미를 띈 색깔이 칠해지고 현재까지도 당시의 콘셉트가 유지되고 있다. ―최초 도입한 곳의 효과는 어땠나. ▲당연히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안산 분기점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유도선 도입 전후 교통사고 통계를 집계한 결과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도입 후 사고율이 이전에 비해 85% 감소했다. 그마저도 사고가 발생한 시기는 장마철인 7~8월에만 발생했다. 사고율이 확 줄면서 정말 내가 대단한 일을 해낸 건지 의아할 정도였다. ―아이디어를 정책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사실 법에 칠할 수 없는 색을 도로에 칠해야 하는 만큼 불법이었다. 법에 없는 방법으로 운전자를 유도하다 사망사고라도 유발하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과 배상 문제 등에 직면할게 뻔했다. 하지만 교통사고 감소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확신이 앞으로 나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 2011년 안산분기점에 처음 설치된 뒤 판교분기점에 이어 다른 도로공사 지사에서도 벤치마킹해 우수죽순 생겼다. 이후 도로공사는 내부 방침으로 유도선을 정당화 했다. 2021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10년 만에 합법화가 이뤄졌다. ―색깔 유도선에 호평이 많다. ▲교통사고 발생도 줄었지만 교통정체도 크게 감소했다. 분기점, 나들목, 교차로에서 두려움에 떨었던 이른바 '길치'라고 하시는 분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당당하게 도로를 운행하면서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칭찬과 축복이 나의 앞날을 점점 더 밝혀 주는 것 같아 감사드린다. ―도로정책 반영을 위한 또다른 아이디어를 고민 중인 것이 있나. ▲현재는 비밀이다. 이른바 '백야(white night)'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것도 노면 색깔 유도선 못지않게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일단 한국에 돌아가서 제대로 추진해 보려고 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10-01 18:18:26[파이낸셜뉴스] "처음에는 '돌XX' 소리 들을 거 같아 망설였어요. 하지만 아예 '상돌XX'가 되라는 주변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결심을 굳혔죠." 고속도로 등 도로 분기점이나 교차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면 색깔 유도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윤석덕 한국도로공사 차장. 그는 '도로 위의 콜롬버스', '길치들의 구세주'로 불린다. 도로에 분홍색과 초록색 등 눈에 확 띄는 색깔 유도선을 따라가면 아무리 복잡한 길도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다. 도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첫 도입 시기인 2011년만 해도 도로에 흰색, 주황색, 빨강색, 파란색 이외 색을 사용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그를 이끌었다. 도입 성과는 그야말로 획기적이다.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교통 소통도 원활하게 하는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성과가 입증되면서 처음 도로에 색깔 유도선을 칠하고, 10년 뒤에야 국회 논의를 통해 법 개정이 이뤄졌다. 윤 차장은 지난 5월 '노면 색깔 유도선'을 만든 공로로 국민 추천을 통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그는 현재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의 한국도로공사 지사에 파견 근무 중이다.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현지 도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윤 차장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노면 색깔 유도선 도입 배경과 과정 등을 들어봤다. ― 노면 색깔 유도선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나. ▲지난 2009년 한국도로공사 인천지사에 근무할 당시 경기 화성 동탄에서 교육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영동고속도로 둔대분기점에서 길을 잘못 들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게 됐다. 일반 국민들도 같은 실수를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했지만 뚜렷한 방법이 생각 나지 않았다. 이후 2010년 군포지사에서 근무하던 중 2011년 3월 안산분기점에서 사망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지사장께서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예방 대책'을 만들 것을 요청했고, 고민 하던 중 8살 딸과 4살 아들이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착안해 도로에 그림을 그려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유도선은 왜 분홍색과 초록색인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는 도로에 도색할 수 있는 색상이 정해져 있다. 흰색, 주황색, 빨강색, 파란색 등이다. 이 색들은 모두 갖고 있는 의미와 규제가 있다. 그런데 이런 색을 쓰면 기존에 고정관념화된 규제에 묶여 운전자를 유도하는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존의 고정 관념을 뛰어 넘고 사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제3의 색깔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안산분기점 사고 당시 우회전 승용차(여성 추정)와 좌회전 화물차(남성)를 떠올리며 색깔을 맞춰보기로 했다. 마침 당시 도로공사는 친환경 녹색 고속도로 등을 거론하던 터라 좌회전 초록색(화물차, 남성)으로 결정했다. 나머지 하나의 색깔은 정말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 경찰청 협의시 주황색으로 했다. 하지만 딸이 분홍색을 좋아해서, 막연히 분홍색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분홍색을 칠하면 정말 '돌XX'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그때 시설물유지보수 소장이 아예 '상돌XX'가 되라고 조언해줬다. 거기에 힘을 얻어 분홍색을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사고 당시의 운전자 성별, 진로 방향, 제3의 유도 의미를 띈 색깔이 칠해지고 현재까지도 당시의 컨셉트가 유지되고 있다. ―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의 효과는 어땠나. ▲당연히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안산 분기점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유도선 도입 전후 교통 사고 통계를 집계한 결과,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도입 후 사고율이 이전에 비해 85% 감소했다. 그마저도 사고가 발생한 시기는 장마철인 7~8월에만 발생했다. 사고율이 확 줄면서 정말 내가 대단한 일을 해낸 건지 의아할 정도였다. ― 아이디어를 정책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사실 법에 칠할 수 없는 색을 도로에 칠해야 하는 만큼 불법이었다. 법에 없는 방법으로 운전자를 유도하다 사망사고라도 유발하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과 배상 문제 등에 직면할게 뻔했다. 하지만 교통사고 감소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확신이 앞으로 나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 2011년 안산분기점에 처음 설치된 뒤 판교분기점에 이어 다른 도로공사 지사에서도 벤치마킹해 우수죽순 생겼다. 이후 도로공사는 내부 방침으로 유도선을 정당화 했다. 약 10년간 불법 상태였지만 2021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10년 만에 합법화가 이뤄졌다. ― 색깔 유도선에 대한 호평이 많다. 보람이 클 것 같다. ▲교통 사고 발생도 줄었지만 교통 정체도 크게 감소했다. 분기점, 나들목, 교차로에서 두려움에 떨었던 이른바 '길치'라고 하시는 분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당당하게 도로를 운행하면서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칭찬과 축복이 나의 앞날을 점점 더 밝혀 주는 것 같아 감사드린다. ― 도로 정책 반영을 위한 또다른 아이디어를 고민 중인 것이 있는지. ▲현재는 비밀이다. 이른바 '백야(white night)'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것도 노면 색깔 유도선 못지 않게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일단 한국에 돌아가서 제대로 추진해 보려고 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10-01 12:17:27[파이낸셜뉴스] 서울경찰청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치안정책연구소, 도로교통공단, 손해보험협회, 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함께 '고의교통사고 보험사기 사전예방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동차 보험사기 범죄가 급증하는 데다 그에 대한 사회적 비용도 증가해 사후적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책이 요구돼왔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 적발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총 54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4%포인트(771억원) 증가했다. 이 외에도 허위사고는 11.0%포인트, 고의사고는 3.0%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한 6개 기관은 고의교통사고 보험사기 예방·근절을 위해서는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인식에 상호 공감하며, 향후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활동을 함께 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MOU는 △고의교통사고 다발 지역 식별 △내비게이션 앱 음성안내 서비스 △도로의 노면색깔유도선 설치 등 시설개선 △고의사고 집중단속 및 엄정 수사 △고의사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지원 및 홍보사업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김종철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교통부장은 "고의교통사고 보험사기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일반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공동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이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6-26 14: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