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석우 특파원】도시 호적이 없어 각종 사회보장 체계에서 배제됐던 농민공들도 사회보험 가입 등 당국의 공적 사회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4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국가발전개혁위원회·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 등 10개 부처는 지난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민공 서비스 보장을 한층 강화하는 업무에 관한 의견'(이하 '의견')을 결정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사회보험 가입의 호적 제한 조건을 전면 철폐가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도시에서 살며 일하지만 도시 호적이 없어 사회보험(한국의 4대보험)의 혜택을 보지 못했던 농민공들의 보험 가입이 속도를 내게 됐다. 농민공은 농촌 호구를 가진 채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도시로 임시 이주한 농민들을 지칭하는 데 대략 3억명 가량이 도시에서 막노동이나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를 통해 농민공들을 도시 주민으로 편입시켜 중산계층을 늘리고, 중소 도시들의 활성화와 소비 촉진 등도 겨냥하고 있다. 도시의 인구 증가라는 부작용은 있지만, 중소도시들의 활성화를 염두에 둔 조치이다.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등의 의견에는 △농민공 취업 안정화·확대 △농민공 노동 권익 보호 △농민공의 균등한 도시 기본 공공 서비스 향유 촉진 △보장 조치 강화 등 총 1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취업 지원 방향으로는 양로·보육·가사 등 서비스업 취업 규모 증대 등 농민공의 고용을 늘릴 산업 분야의 발전, 지역 간 노동력 연계, 조직적인 노동력 이동 규모 확대, 고령 농민공 취업 보조, 일용직 노동시장 건설 추진 등이 제시됐다. 또 고향으로 돌아가는 농민공에 대한 창업 금융 지원과 농촌 청년의 기술학교 진학 등 건설·수리·가사·요식업·물류·신업종 직업교육 강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빈곤 탈출 인구의 취업을 안정화해야 한다"며 "탈빈곤 과도기 이후 취업 보조 정책을 연계해 농촌 저소득 인구의 상시 취업 지원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실업으로 인한 대규모 빈곤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이다. 기업들이 농민공을 고용할 때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감독하고, 사각지대로 꼽혀온 파견 노동을 규범화해 휴식시간과 보수 등 권익 보호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임금 체불 단속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농민공 임금 분쟁 사건의 신속한 조정·판결 메커니즘을 구축하며, 음식 배달 등 최근 농민공 취업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플랫폼 노동 분야에 대해서는 "노동 규칙의 공평·투명성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도시 정착을 희망하는 농민공에게 학력·연령 제한 등 도시 호적 취득 문턱을 낮추고, 농민공 자녀 교육을 위해 공립학교 증설 등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하며, 농민공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 서비스 거점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 등도 거론됐다. 농민공이 저임금 노동력이 된 것은 제도적 차별 때문이다. 중국은 1958년부터 농민의 도시 유입을 막기 위해 농업 호구와 비농업(도시) 호구를 구분하고 둘 사이의 이동을 제한해왔다. 농민공은 도시에서 살며 일하지만 도시 호적이 없으므로 각종 사회보장 체계에서 배제됐다. 이 때문에 해외 연구자들은 농민공을 국내 이주 노동자(migrant workers)라 부르기도 한다. 농민공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부터 도시로 몰려 대규모 저임금 노동력을 담당했고,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는 데 공헌했다. 올해 5월 당국 발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의 농민공은 모두 2억9753만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시진핑 3기'의 경제 정책 방향을 설정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결정문에 농민공 처우 개선을 주문했다. 결정문은 "(농민공에) 거주지 호적 등기를 통해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고, 조건에 부합하는 농업 이주 인구(농민공)가 사회보험·주택보장·자녀 의무교육 등 현지 호적 인구(도시 인구)와 동등한 권리를 누리도록 추동해 농업 이주 인구의 시민화를 가속한다"라고 명시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1-24 16:59:59과거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이 이제 사람대신 기계에 의존하는 자동화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풍부했던 노동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한편 구입할 엄두를 내기 어려웠던 로봇가격이 크게 내려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중국 현지 제조업체들을 인용해 중국 산업현장이 급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컴퓨터 업체 델과 레노버 등에 노트북을 납품하는 쑤저우빅토리정밀공업의 유젠 가오 회장은 WSJ와 인터뷰에서 값싸고 근면한 노동자들을 활용하던 시대는 이미 갔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력이 핵심이던 시대가 "3년여 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며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쑤저우빅토리에 로봇을 공급하는 독일 자동화기업 쿠카의 스테판 람파 로봇부문회장은 "중국인들이 중국의 산업을 지키기 위해 산업을 로봇화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노동자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에 의하면 15~59세 중국 노동인구 숫자는 2010년 9억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50년까지 8억명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동시에 임금은 오르고 있다. 미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중국 해안지역 제조업 노동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000년 기준 미국 제조업 노동자 대비 30% 안팎이었으나 2015년에는 64%까지 뛰었다. 스위스 자동화기업 ABB의 스티븐 와이어트 마케팅 대표는 "믿기 어렵겠지만 중국은 13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도 공장을 돌릴 사람들을 충분히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중국 노동자들의 이직률이 높아 생산라인에 공석이 자주 생긴다고 평가했다. WSJ는 로봇의 가격이 내려간 것도 중국 제조업의 로봇화를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헝가리 전자기업 옵토포스의 스자비 페케테 판매 대표는 현재 옵토포스가 공급하는 로봇부착용 센서 가격이 2500유로(약 311만7850원)라고 지적했다. 그는 "10년전만 해도 비슷한 센서 가격이 2만유로에 달해 100명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과 유사한 비용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국제로봇연맹 자료를 살펴보면 중국은 2013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용 로봇시장으로 떠올랐다. 이는 서유럽 시장을 모두 합한 것보다 큰 규모다. 지난해 중국 제조업계는 세계 판매량의 4분의 1인 6만7000대의 로봇을 사들였다. 중국의 제조업계의 로봇 수요는 오는 2018년 연간 15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6-08-17 15:33:52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앞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의 공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ANZ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의 보고서를 인용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지역 성장을 위한 '세번째 기둥'이 되는등 제조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미얀마와 캄보디아, 라오스는 젊고 인건비가 낮은 노동력이 많은데다 지리적으로도 좋은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는 오는 2030년까지 동남아시아 인구 6억5000만명의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로 젊은데다 소비력이 높은 중산층을 형성을 할 것이라며 10~15년안에 외국기업들이 메콩강 가까이 많이 이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올해안에 회원국끼리의 소비재와 서비스, 자본, 노동력 이동이 자유로워지도록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ANZ는 오는 2025년이면 아세안내 무역 규모가 1조달러가 되고 이 지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도 1060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구 보유 규모가 각각 세계 1, 2위인 중국과 인도와도 육상과 해상으로 이동이 용이한 잇점을 이용해 생산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ANZ는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2015-04-29 14:47:32기업들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왔던 중국을 대체할 국가를 찾지 못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그동안 저임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값싼 소비재를 공급해 온 중국이 최근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기업들이 이를 대체할 적당한 국가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중국보다 임금이 더 낮은 방글라데시 같은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느냐 공급망이 잘 갖춰진 중국 잔류냐로 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결정에 따라 근로자 수백만명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사항이다. 아시아의 공장들이 생산비를 줄이는데 애를 먹고 있지만 서구 각국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값싼 것을 원하면서 기업들의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포브스는 중국을 대체할만 생산지는 현재 없다며 글로벌 제조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4가지 움직임들을 진단했다. 우선 차기 생산기지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지역이 가장 유력하다. 이 지역은 인구가 많고 평균 연령도 아시아보다 8세 젊은게 큰 장점이다. 임금도 훨씬 낮으면서 면화와 가죽등 의류업체들이 필요한 원자재 또한 풍부한 것이 좋은 조건이다. 다만 제조 기지가 이전하려면 바이어들의 다년간 구매가 보장돼야 하며 투자를 위한 공급망도 갖춰져야 해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중국의 공장들을 아시아 대륙 내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다국적 제조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자바의 중부 지역을 빼고는 기업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임금이 저렴한 캄보디아와 베트남이 대안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들 나라들의 국내총생산(GDP)이 중국의 한개성에도 못미친다는 게 단점이다. 세번째로 바이어들은 소비재 구매 가격에 민감하지만 기업들은 장기적인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제품 가격보다는 생산과 유통을 포함한 총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국가를 원한다. 마지막으로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주로 서구에서 팔리는 것으로 인식돼왔지만 갈수록 생산지에서 가까운 곳에서도 소비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을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2015-03-25 15:41:54【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는 26일 세계 철강업계 4위의 중국 국영 철강기업 바오스틸사와 국내 중소기업인 지엔에스사의 합작회사인 비지엠(주)이 화성시 장안면 석포리에 공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비지엠(주) 화성공장은 바오스틸 자회사인 상해보강국제경제무역(유)과 보화통상㈜이 지엔에스사와 합작 설립한 회사로, 국내 시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게 된다. 경기도는 지난해 4월 바오스틸사와 지엔에스 등과 함께 26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준공은 투자유치 협약 후 1년 반 만에 이뤄진 셈이다. 바오스틸은 지난 2008년부터 한국 GM코리아에 정식으로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엔에스는 GM코리아의 1차 협력사다. 이번 사업은 지엠 코리아가 직접 공급방식이 아닌 협력업체인 중소기업과 바오스틸사의 합작을 유도함으로써 중소기업과 대기업과의 상생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도는 바오스틸의 한국 진출이 대기업 중심으로 움직이는 국내 철강 원자재시장에 가격경쟁을 유도, 국내 중소기업에 원자재 비용 절감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바오스틸은 1977년 상하이에서 설립됐으며 2010년 기준 총자산 77조원의 12만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중국 1위의 철강 국영기업이다. 남충희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해외 대기업이 국내 중소기업과 합작을 하는 것은 그만큼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향상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이 더욱더 활발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jjang@fnnews.com
2013-09-26 12:32:32발포제 부문 세계 1위 업체 금양이 26일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아라산시에서 하이드라진 공장 1기 준공식을 가졌다. 금양 류광지 대표(왼쪽 여섯번째)와 정영록 주중국 대사관 경제공사(왼쪽 여덞번째) 등 한국 측 관계자와 중국 측 내빈들이 준공 테이프를 끊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라산(네이멍구)=차상근 특파원】 "입지가 사막 한가운데여서 다소 의아하게 볼 수 있지만 남들이 생각못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밀화학소재 전문기업 금양의 류광지 사장은 2020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여는 기반을 어떤 기업인도 생각하기 쉽지 않은 네이멍구 오지 사막에서 다지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금양은 26일 중국내 다섯번째 공장인 네이멍구 자치구내 사막지구에 하이드라진 공장 1기 준공식을 갖고 본격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금양은 6년여간의 사전 준비 끝에 지난 2010년 6월 약 200억원을 투자해 네이멍구 금양 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이 공장은 앞으로 플라스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발포제 연 8000t과 원자력 발전소 배관 청관제, 의약품, 농약 등의 원료로 쓰이는 하이드라진 연 6000t을 생산한다. 특히 결핵, 우울증, 고혈압 관련 의약품의 원료재로 쓰이는 하이드라진은 바이엘 등 세계적으로 일부 선진 기업만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금양은 중국 내에서 사실상 처음 생산되는 하이드라진을 주력 생산품으로 삼아 세계 최대수요를 가진 중국시장 주도권을 장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00억원대 추가 투자를 통해 2, 3공장을 건설하고 발포제는 연간 3만t, 하이드라진 2만t 등으로 생산량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금양 네이멍구 아라산시 하드라진 공장네이멍구 금양은 사막과 황무지가 대부분인 네이멍구 서부지역 아라산멍(시)의 텅거리사막에 있는 저우치(구) 텅거리공업원구에 자리잡았다. 이에 대해 류광지 사장은 "원재료 조달과 수요시장, 향후 사업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지를 선택했다"며 "석탄, 가성소다 등 주요 재료가격이 싼 데다 염소의 경우 물류비 수준으로 조달하는 등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고 판매도 화북지역 등지에서 전량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양의 이번 투자는 아라산멍의 최초 외국인 투자로 현정부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류 사장은 "공장건설 과정은 물론 각종 지원금 등 지방정부로부터 많은 협조를 받았고 전폭적 지지 아래 앞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한한 자원을 가진 네이멍구는 전문화학업체 금양이 또다른 도약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양은 지난 1999년 윈난성 쿤밍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상하이, 롄윈강 등지에서 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csky@fnnews.com
2012-09-26 14:01:50■새로운 중국을 말하다(량셴핑/한빛비즈) 중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과 함께 이제 10년 후면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초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중국이 극심한 빈부 격차와 부패 등 내부적으로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그 행보가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경제학자 1위'로 손꼽히고 있는 랑셴핑 홍콩 중문대학교 석좌교수가 저술한 '새로운 중국을 말하다'는 중국 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중국이 이제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 세계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위기로 온 세계가 어려움에 처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미국과 달리 금융 분야가 아니라 투자 환경의 급격한 악화와 심각한 과잉생산이 위기의 근원이었다. 2009년 상반기 전 세계가 불황으로 고통받고 있을 때 중국의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급속한 상승세를 보이며 불황의 여파로부터 완전히 회복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투자 환경의 악화로 인해 본업보다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병든 경제를 치료하기 위해 4조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비롯해 10대 산업진흥정책 등 강력한 처방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 저자는 중국의 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업종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황기에 지갑이 얇아진 여성들이 고가의 화장품을 살 돈은 아끼면서도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립스틱은 구매하는 데 이러한 '립스틱 효과'의 본질은 불황기에 소비자들이 단순히 저가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기업들이 업종의 본질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가격 대비 성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밖에 다양한 위기 극복 전략을 소개한다. 또한 저자는 중국 제조업의 미래는 산업사슬을 장악할 수 있는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스페인자라(ZARA)의 경우 유명 디자이너가 한 명도 없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파격적인 가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ZARA의 성공 비결은 제품 설계, 원료 구매, 제조, 창고 운송, 주문 처리, 도매 경영, 소매의 7단계 산업사슬을 완전히 결합함으로써 제품설계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12일 만에 끝내는데 있다. 저자는 이러한 산업사슬의 결합이야말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한다.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 ceo@bookcosmos.com
2011-06-01 21:49:43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란 칭호를 얻은 것은 값싼 노동력 덕분이었다. 지난 10년간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쏟아냈다. 그러나 중국은 더 이상 이전의 중국이 아니다.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중심의 미래산업으로 성장 엔진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공장은 어디로 옮겨질까. 증시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국가들과 아세안, 그 중에서도 베트남이 중국의 지위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현재 베트남 수혜 기업에 베팅한다면 10년 전 중국에 투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이들 기업들은 최적의 투자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포스트 차이나’ 유력후보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공장의 베트남 이전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리앤펑이 최근 베트남으로 생산라인을 옮겼고, 미국의 코피, 슬립앤슬라이드와 대만의 시에펑슈즈, MICL, ETC, 일본 산요전기 등도 베트남 이전을 결정했다. 이처럼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중국 이후)로 부상하는 것은 과거 중국이 지녔던 장점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은 “노동 생산성이 높고 임금이 낮은 국가가 인프라와 네트워크까지 잘 갖춰졌다면 투자 자본이 밀려들 수밖에 없다”면서 “베트남은 이런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기준 베트남 하노이시의 최저임금은 95.8달러로 중국 베이징(286.7달러), 인도 델리(187.4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131.3달러) 등보다 크게 낮았다. 인프라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은 반돈공항, 석탄화력발전소, 원자로, 주상복합빌딩, 심해항만, 신도시, 도심철도 등의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이 증권사 김경기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공장 이전에 대한 준비를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내수 시장을 확대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힘을 비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내수 수혜주에 주목 공장들이 집결하면 자연스럽게 내수 시장이 커지게 된다. 베트남 인구는 8720만명으로 세계 10위권인데다 중산층이 2002년 전체의 14%에서 2008년 54%로 급증하는 등 성장 잠재력까지 크다. 베트남 내수 성장의 과실을 함께 따려면 시장이 커지는 시기에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국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오리온, 이랜드, 베이직하우스 등도 이 기간에 중국에 진입했다. 이런 측면에서 유망한 종목들로는 바로 락앤락, 롯데쇼핑, CJ오쇼핑이 꼽힌다. 락앤락은 최근 베트남 내 식품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408만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대비 114%에 이르는 성장률이다. 2013년에는 매출액이 24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롯데쇼핑도 베트남 유통시장을 선점하고 있다.현재 호치민에서 운영하는 할인점과 백화점이 3개 뿐이지만 2018년까지 총 30개의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CJ오쇼핑도 공략 채비를 끝냈다. 지난해 3월 베트남 제1케이블TV 사업자인 SCTV와 합자 법인을 설립했고, 올 하반기 본격적인 홈쇼핑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베트남의 인프라 확장 사업에 나서고 있다. 한화증권 이광수 연구원은 “토목, 플랜트, 주택 등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2011-04-14 16:22:07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버스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미국과 멕시코 국경 출입국사무소. 이 곳은 우리나라 휴전선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저 출입국사무소 근무 경찰이 버스 기사에게 입국 목적만을 간단히 질문한 뒤 5분여만에 통과시켰다. 여권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출입국사무소 주변엔 무장한 멕시코 군인들도 있었지만 경계의 눈빛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목적지인 멕시코 최북단 티후아나 소재 '엘 플로리도 공단' 내 삼성전자 멕시코 생산법인(SAMEX)까지 교통이 막히는 곳도 없었다. 그렇게 일정을 마친 뒤 미국 입국을 위해 멕시코 국경에 다시 돌아왔다. 한낮인데도 자동차들은 미국 출입국사무소를 중심으로 100m 이상 길게 늘어서 장사진을 이뤘다. 마치 우리나라 명절 연휴에 고속도로 톨게이트나 인터체인지에 몰린 귀경차량 행렬을 보는 듯 했다. 사람들도 도로를 따라 줄을 20∼30m씩 서서 미국 출입국사무소의 입국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 곳에선 평상시에도 2∼3시간씩 기다리기 일쑤란 게 현지인의 전언이다. 이는 미국에서 멕시코로 입국했던 상황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한 마디로 미국에서 멕시코로 입국하기는 쉬워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입국하기는 힘든 불균형 현상이 연출되고 있는 것. 이처럼 미국의 문턱이 높은 이유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려는 인원이 미국에서 멕시코로 입국하려는 인원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미국에 대한 입국 수요가 멕시코에 대한 입국 수요보다 높다보니 미국측 입국심사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다. 그렇다면 미국으로 입국하려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뭘까. 그것은 경제대국 미국에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적 기회가 많기 때문. 실제 지난해 기준 경제규모를 살펴보면 미국은 7조2875억달러로 세계 1위인 반면 멕시코는 1조4820억달러로 12위에 불과할 만큼 차이가 크다. 결국 아쉬운 쪽이 인내력을 가지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는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닌 듯 하다. 한국과 중국간 경제관계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투자 승인이 2년째 '만만디(느리게)'식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삼성전자(2조6000억원)와 LG디스플레이(4조원)는 지난 2009년 12월 한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 중국 현지에 대규모 LCD패널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해왔지만 아직까지 중앙정부의 최종 승인통보를 받지 못했다. 지난 1년여간 지연되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내 투자 승인은 지난해 11월 지방정부 차원의 승인 통보를 받았다가 다시 2개월여간 답보 상태다. '아쉬운 쪽이 우물을 파야 하는 게 세상 이치'라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불평도 못한 채 중국 중앙정부의 최종 투자승인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아쉬울 게 없는 중국 측은 서두르지 않는 인상이 짙다. 또다시 얼마의 시간을 기다려야할지 모를 일이다. 13억 인구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 입장에서 '입국(투자)'하려는 외국 기업의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에 골라가면서 심사하면 그만이다. 과거 외국 기업에 버선발로 뛰어나와 투자를 환영하던 '세계의 공장' 중국이 아니다. 이제 우리 기업은 중국의 달라진 '입국심사기준'을 철저하게 숙지한 뒤 '입국심사대'에 서야할 때다. 순진한 생각으로 중국의 '입국심사대'에 섰다가 무기한 발이 묶여 투자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
2011-01-14 18:32:051914년 1월 5일 헨리 포드는 노동자의 하루 일당을 5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일반 임금의 2배가 넘는 액수였다. 근로시간도 하루 8시간으로 대폭 축소했다. 그야말로 혁명적인 조치였다. 포드 공장은 몰려드는 구직자들을 막느라 경찰을 동원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약 백년이 흐른 오늘날 임금을 단숨에 2배로 올렸다는 비슷한 이야기가 태평양 건너편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의 폭스콘 공장에서다. 배경은 비슷하다. 선진국을 제치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제조업 기지 선전과 디트로이트. 최첨단 조립라인에서 생산되는 최첨단 제품. 당시 포드의 모델T는 저렴하고 우수한 궁극의 자동차로 인식되고 있었고 오늘날 아이폰도 그러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포드가 직면했던 문제가 연 800%를 웃도는 이직률이었던 반면에 폭스콘의 궈타이밍이 직면한 문제는 5개월여 동안 13명이 연속으로 자살을 기도했다는 사실이다. 포드가 어디까지나 자국 기업가였던 반면에 궈타이밍은 외국 자본가라는 점도 다르다. 포드가 자기 브랜드로 자기 국민을 위한 제품을 생산했던 반면, 폭스콘은 남의 브랜드로 남의 땅에서 팔릴 물건을 만든다. 포드가 대폭적인 임금 인상으로 노동자를 소비자로 전환시키는 혁명을 일으켰던 반면에 폭스콘 직원이 세 달치 월급을 꼬박 모아 아이폰을 구입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사실 중국식 경제개발 모형의 한계는 명확하다. 저렴한 노동으로 수출 위주의 성장을 한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축적된 부가 자산가격의 앙등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저렴한 노동의 주체인 인민들은 갈 곳이 없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점을 모르지 않아서 경제성장 모형의 전환을 부르짖어 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미적거렸다. 조화로운 사회를 슬로건으로 하는 현 정권이 제시한 노동정책은 최저임금제(2004년)와 노동계약법(2007년)의 도입이다. 최저임금 규정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노동계약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긴 하지만 어쨌든 고용보호에 필요한 조치라고 해두자. 그러나 중국 정부가 취했어야 할 좀 더 근본적인 조치는 바로 민주적인 노조의 설립이다. 노동자를 대변할 조직이 없으니 어르신들 하룻밤 술값도 안 되는 월급을 주면서 "최저 임금보다는 높은 급여를 제공했다"는 궤변이 나온다.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이란 개념이 없으니 "45만명 중 (당시까지) 11명에 문제가 있었으나 나머지 44만9989명은 문제가 없다"는 망언을 한다. 5월 26일 공식 사과를 한다는 궈타이밍이 한 말이다. 물론 중국에도 공회(工會)라는 노조가 있긴 하지만 이사장 동생이 회장을 맡고 당서기 동창이 부회장을 맡고 있는 사조직에 다름 아니다. 6월 4일 중국 총공회는 '기업 노조 설립과 노조의 역할을 강화할 것에 대한 긴급 통지'를 발표했다. 외국기업 등 노조가 없는 곳에 노조를 설립하고 임금 제고에 노력하며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문화체육 활동을 보급하라는 등의 내용이다. 다 좋은 이야기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남방주말지는 지난 10일 사설을 통해 노조 간부를 직선으로 선출하고 월급의 2%를 노조 활동비로 적립하며 노조 전임자를 위한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직접적인 요구를 하고 나섰다. 중앙 정부도 인민일보 사설 등을 통해 은근히 노동자 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외국계 기업인들은 벌써부터 원가 부담을 걱정한다. 폭스콘의 임금 인상이 던진 파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현재 14개 성시의 지방정부들이 평균 20%씩 오른 최저임금을 7월부터 시행한다고 선언했다. 민주적인 노조가 설립된다면 더 큰 파장이 일 것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비싸졌다. 세계가 적응을 해야 한다. 중국을 대체할만한 규모의 대안이 있는가. 높아진 생산비를 다같이 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백년 전 세계의 공장이었던 미국은 1975년까지 거의 한 세기에 걸쳐 대규모 무역흑자와 함께 경제적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지금은 옛 영화일뿐이다. 1990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한 중국에도 그렇게 여유 있는 미래는 없어 보인다. /cps@fnnews.com
2010-06-17 18: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