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옹진군은 품격 있고 아름다운 섬마을 조성을 위해 ‘2025년 섬마을 경관개선 사업’을 추진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행정안전부의 특수상황지역개발사업 예산을 지원 받아 총 10억원의 사업비을 투입, 소청도·소연평도에 진행됐다. 지역 특성을 살린 디자인과 주민 의견을 반영해 마을 경관을 개선했다. 소청도에는 선착장 인근의 노후된 월파벽에 지역의 상징을 담은 디자인 패널을 설치하고 위령비 주변에는 기뢰 폭발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기리는 상징조형물·벤치 등을 설치했다. 소연평도에는 오랜 풍화로 인해 낡은 외벽과 퇴색된 벽화, 불균형한 지붕 색채 등을 지역 주민이 원하고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통일된 색상으로 도색해 마을 전체의 미관을 밝고 쾌적하게 변화시켰다. 옹진군 관계자는 “이번 경관개선 사업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섬마을 경관 개선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정주여건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5-06-24 13:52:35이제 막 마우이섬(하와이에서 두 번째로 큰 섬) 와이모쿠 폭포 하이킹을 시작했는데, 스무 살 아들 모건은 이미 그걸 망친 듯한 모습이었다. 아들은 남편 그레그와 내게서 3m 거리를 유지하면서 등산로를 성큼성큼 걸어가 버렸다. "빨리요! 엄마 아빠가 하고 싶어 하던 거잖아요." 우리 사이의 거리를 벌려 가며 아들이 말했다. 가족의 연대감은 무리였다. 나는 쉰 살 생일을 기념해 떠난 마우이 여행 계획(남편 그레그는 이 여행에 '하와이 5-0'이라는 별칭을 붙였다)의 핵심이 폭포로 이어지는 피피와이 트레일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서두르자. 이건 놓칠 수 없어!" 나는 조용히 기도했다. "주님, 비가 오기 전에 폭포에 닿게 해주세요. 그리고 제 오른 무릎이 말썽을 일으키지 않게 해 주세요. 아, 그리고 무리가 아니라면 이번 하이킹이 모건과 소통하는 길이 되게 해주세요." 우리는 '성스러운 일곱 웅덩이'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까지 올라갔다. 표지판이 벼랑 끝에서 물러서라고 경고했다. 아래를 내려다본 다음, 모건을 올려다보았다. 어떤 것도, 감정을 드러내는 아주 작은 것도 없었다. 아들은 몇 달 전 집을 떠나면서 내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주변에는 밀림이 빽빽했다. 덕분에 아들의 어린 시절 별명이 생각났다. "우리가 널 모글리(정글북의 주인공)라고 불렀던 거 기억나니?" "인간 마을에서 사는 건 끝났어요. 바기라와 발루(정글북에서 모글리의 성장을 이끄는 스승이자 친구 역할을 하는 흑표범과 불곰)를 찾아 떠날 거예요." 아들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하나님, 저게 뭘까요? 유머인가요?" 마치 시작처럼 느껴졌다. 다행히도 거대한 반얀트리 한 그루가 우리를 멈춰 세우고는 입을 딱 벌리고 바라보게 했다. 공중에 뜬 뿌리가 치렁치렁하게 걸쳐져서 구불구불한 가지 덤불을 밀림 바닥에 닻처럼 단단히 고정시켰다. 모건은 주변 나뭇가지들과 똑같은 모양새로 근육을 풀었고, 나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여서 아들이 마치 나무로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위치에 정확히 놓았다. "나는 그루트다." 아들은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따라 하며 말했다. "비유 좀 섞지마, 모글리." "좋아요, 엄마." 아들은 약간 깔보듯이 말하더니 내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좋네요, 엄마. 고마워요. 나중에 그거 보내 주실래요?" 모건이 무언가에 대해 내게 마지막으로 고마워한 게 언제였더라? 그런데 내가 모건에게 마지막으로 고마워한 건 언제였지?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는데 남편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모건은 어디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무성하게 얽힌 이국적인 잎들과 커지는 걱정에 빠져 있는데, 폭포가 보이기도 전에 소리가 먼저 들렸다. 잠시 후, 숨이 턱 막혔다. 122m에 달하는 급류가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깎아지른 듯한 용암 암벽에서 떨어졌다. 아들을 따라잡고는 자유낙하 하는 하얀 리본 같은 물줄기와 힘을 향해 휴대전화를 겨눴다. 모자의 특별한 추억을 바란 기도는 응답받지 못했을지라도, 웅장한 자연과 대면하는 일은 대단한 것이었다. 두 번째 사진을 찍기 전에 하늘이 열리더니 엄청난 폭우를 퍼부었다. 나는 못 믿겠다는 듯이 우리 가족을 쳐다보고는 다시 와이모쿠 폭포를 보았다. "하나님, 비를 막고 계셨군요!" 밀려드는 감사와 눈물 속에서 이 말을 내뱉었다. 목소리가 갈라진 건지 방어막에 틈이 생긴 건지는 모르겠으나, 모건의 마음도 움직였다. 갑자기 내 곁에 와서는 우의 입는 것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내가 알아차린 건 아들의 표정이었다. 눈에 배려, 애정, 관심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서로를 제대로 바라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우리가 해냈어요, 엄마." 아들이 말하는 게 하이킹일까? 아니면 우리 얘기일까? 3.2㎞에 이르는 내리막길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폭포를 슬쩍 보았다. 아들이 내 손을 잡기 전에 꼭 끌어안아서 깜짝 놀랐다. "고마워, 아들." "감사합니다, 하나님." 나는 조용히 덧붙여 말했다. "엄마가 넘어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모건은 그렇게 말하고는 이끼 투성이 바위에서 나를 붙잡았다. 가지에서 돋아나서 땅으로 뻗어가는 반얀트리 뿌리처럼 예기치 못한 기쁨이었다. 우리 관계는 때로 얽혀서 혼란스럽겠지만 괜찮을 거다. "생일 축하해요, 엄마. 오늘은 근사한 날이었어요." 아들이 부드럽게 말하는 게 들렸다. 감사. 그것은 충돌과 속삭임 속에서 찾아왔다. "맞아. 아름다운 하루였어." We'd barely begun the hike to Maui's Waimoku Falls, and already Morgan, my 20-year-old son, seemed as if he might ruin it. He strode ahead on the trail, keeping 10 feet away from my husband, Greg, and me. "Come on-this is what you wanted to do," he said, widening the distance between us. So much for family togetherness. I had made no secret that for my fiftieth-birthday trip to Maui-dubbed Hawaii 5-0 by Greg-the crown jewel of the itinerary would be hiking the Pipiwai Trail to the falls. We'd woken this morning to a forecast of heavy rains. "Let's hurry," I said. "I'm not missing this!" Silently, I prayed. Lord, let us get to the falls before the rain comes. And keep my right knee from acting up. Oh, and if it's not too much, help this be a way to connect with Morgan. We climbed until we reached a spot overlooking the Seven Sacred Pools. A sign warned us to stay back from the edge of the cliff. I peered down, then looked to Morgan. Nothing, not a hint of emotion. When he moved out of our house a few months earlier, he'd told me I didn't understand him. He was right. The jungle was thick around us. It made me think of Morgan's childhood nickname. "Remember how we used to call you Mowgli?" I said. "I'm done living in the man village," he said, dryly. "I'm off to find Bagheera and Baloo." What was that, God? Humor? It felt like a start. Mercifully, a massive banyan tree begged us to stop and gape. Aerial roots tumbled down like anchors, mooring their twisty thicket of branches to the jungle floor. My son flexed his muscles in the same configuration as the branches near him, and I maneuvered my smartphone's camera into just the right position to make it appear as if he were morphing into the tree. "I am Groot," he said, quoting a character in a Marvel superhero movie series. "Don't mix your metaphors, Mowgli," I said. "Good one, Mom," he said, with a hint of disdain before taking a look at my photo. "Good one, Mom. Thanks. Will you send that to me later?" When was the last time Morgan had thanked me for anything? Then again, when was the last time I had thanked him? Greg offered me a hand up the final ascent. Where Morgan was, I wasn't sure. Lost in a tangle of exotic foliage and mounting worries, I heard the waterfall before I saw it. Seconds later, I gasped. A 400-foot torrent of water thundered down a sheer lava rock wall. I caught up to my son and aimed my phone at the white ribbon of free-falling tumble and force. My prayer for a special mother-son memory might not have been answered, but coming face-to-face with nature's majesty…wow. Before I could take a second photo, the skies opened and unleashed a biblical torrent of rain. I looked incredulously at my family and then back at Waimoku Falls. "God, you held back the rain!" I blurted through a rush of gratitude and tears. I'm not sure if it was the crack in my voice or the crack in my armor, but Morgan was moved too. Suddenly he was at my side, helping me with my rain gear. But it was his expression that I noticed. There was such caring in his eyes, such love and concern. I couldn't remember the last time we'd really looked at each other. "We made it, Mom," he said. Did he mean the hike…or us? I stole one last look at the falls before I turned to begin the two-mile descent. Morgan startled me with a bear hug before he took my hand. "Thanks, son," I said. Thanks, God, I added silently. "I don't want you to slip," Morgan said, steadying me along the moss-covered rocks. An unexpected delight, like banyan tree roots that sprout from branches to reach the ground. As tangled as our relationship might be at times, we were going to be okay. "Happy birthday, Mom," I heard Morgan say softly. "Today was a great day." Gratitude. It had come in a crash and a whisper. "Yes, it was beautiful," I said. 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5-07-29 18:21:57니콘이미징코리아는 다음달 11일까지 니콘 카메라 사용자를 대상으로 ‘부산 야간관광 출사 클래스’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부산 야간관광 출사 클래스’는 2023년 9월 니콘이미징코리아와 부산관광공사가 체결한 ‘지역 야간관광 사진, 영상 데이터 구축 업무 협약(MOU)’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참가자들은 이번 클래스에서 니콘 카메라로 부산의 매력적인 야경 명소를 직접 촬영하며 지역 야간관광의 매력을 다양한 구도로 담아볼 예정이다. 총 3회차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은 각 회차마다 참가자들에게 니콘 카메라의 기본적인 사용법과 촬영기법, 장소별 포인트에 대해 설명해줄 니콘 촬영 크루와 함께 진행된다. 먼저 1회차는 내달 23일 다대포해변공원과 장림포구에서, 2회차는 9월 6일 감천문화마을과 부산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린다. 마지막 3회차 클래스는 9월 14일 동백섬과 민락수변공원에서 각각 운영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니콘이미징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하고 부산 야경 명소 촬영에 관심이 있는 니콘 카메라 사용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최종 선정 결과는 다음달 14일 홈페이지 및 개별 연락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며 참가자는 본인의 니콘 카메라를 지참해야 한다. 니콘이미징코리아 이주은 마케팅부장은 "이번 클래스는 부산의 아름다운 야경을 직접 촬영하며 니콘 카메라의 매력과 출사 테크닉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참가자들이 니콘과 함께 부산의 밤을 즐기고, 사진 실력도 키워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5-07-25 09:42:00【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아름답지만 한적한 전남해변서 여름 무더위 날려버리세요." 전남도가 풍광이 아름답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게 시원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여수 웅천친수공원해수욕장, 무안 톱머리해수욕장, 영광 가마미해수욕장, 진도 가계해수욕장 등 4곳을 7월 추천 관광지로 선정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여수 웅천친수공원해수욕장은 도심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해변이다. 깨끗한 모래사장과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패들보드, 카약, 윈드서핑, 스노클링 등 다양한 해양레저 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캠핑장도 이용할 수 있다. 해변 옆 진섬다리를 건너 예술의 섬 장도까지 도보로 이동해 산책로를 걸으며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 자연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여름 여행의 명소다. 지난 5일 개장해 오는 8월 17일까지 운영된다. 여수의 해풍 맞고 자란 갓김치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소개된 갯장어요리로 몸보신과 함께 무더위로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을 수 있다. 무안 톱머리해수욕장은 서남해안을 따라 펼쳐진 광활한 갯벌과 백사장이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얕고 완만한 수심 덕분에 어린아이도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다. 해송 숲 사이에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데크를 이용해 캠핑과 함께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톱머리해수욕장의 상징인 비행기 모양의 등대와 어우러지는 낙조 풍경과 야간경관 조명은 낭만적 분위기를 연출해 낮부터 밤까지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개장일은 18일부터 8월 17일까지다. 무안 낙지골목에서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청정 갯벌에서 잡은 세발낙지로 만든 낙지연포탕, 낙지탕탕이, 갈낙탕 등 다양한 낙지요리를 맛보며 더위로 지친 기력을 보충할 수 있다. 영광 가마미해수욕장은 반달 모양의 넓은 백사장 뒤편에 2000여 그루의 곰솔이 해안을 따라 숲을 이루고 있다. 바닷물이 맑고 모래가 고와 모래찜질하기에 좋다. 야영장과 어린이 물놀이장(아쿠아월드), 포토존이 조성돼 다채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올망졸망 떠 있는 섬들을 배경으로 칠산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환상적 서해 낙조는 빼놓을 수 없는 영광의 풍광 명소다. 개장일은 18일부터 8월 24일까지다. 영광 법성포 굴비거리에는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이 즐비해 있다. 한여름에 가장 맛있다는 쫀득하고 매콤한 덕자찜, 녹차 냉수에 밥을 말아 굴비를 올려먹는 보리굴비 정식을 맛보며 무더운 더위를 날려 보낼 수 있다. 진도 가계해수욕장은 현대판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로 유명한 회동마을에 자리 잡고 있어 한반도 남쪽 바다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백사장 길이 약 3㎞에 달하는 넓은 해변이며 뒤쪽엔 소나무와 잔디가 있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넓은 주차장과 샤워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매년 관광객이 찾는 해수욕 명소다. 요트·카약 등 다양한 해양레저스포츠 체험도 즐길 수 있다. 개장일은 18일부터 8월 17일까지다. 진도는 전복과 홍합, 바지락 등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시원하고 얼큰한 해물탕과 영양 가득한 전복죽은 여름철 원기 회복 음식으로 제격이다. 오미경 전남도 관광과장은 "전남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긴 해안선과 수많은 섬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해양 경관을 자랑하는 지역"이라며 "경관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해수욕도 즐기고 여름 별미를 맛보며 진정한 휴가를 만끽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7-11 16:18:32【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여름꽃 수국(水菊) 만발한 남도 정원서 힐링하세요." 전남도는 '2025 남도 K-가든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수국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전남지역 민간정원·수목원 7곳에서 오는 8월 말까지 수국 축제를 잇따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7곳은 고흥 쑥섬(민간정원 제1호), 담양 죽화경(2호), 고흥 장수호 힐링정원(7호), 보성 성림정원(12호), 장흥 월넛치유정원(13호), 해남 비원(28호), 해남 포레스트 수목원(민간수목원 제3호)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수국은 이름이 말해주듯 물을 좋아하는 여름꽃이다. 전남은 햇빛, 물, 바람 등 노지에서 수국이 생육하기 좋은 조건을 갖춰 흰색, 분홍색, 파란색 등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을 피워 관광객에게 손짓하고 있다. 고흥 쑥섬은 수국이 피는 계절, 활짝 핀 수국과 푸른 다도해가 어우러져 섬 전체가 한 폭의 수채화로 변신한다. 정원주인 김상현·고채훈 부부가 20여 년간 일군 정원으로 오는 30일까지 수국 축제가 펼쳐진다. 담양 죽화경(정원주 유영길)은 2만㎥(6000평)에 2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어우러진 정원이다. 눈송이 같은 흰 꽃이 가득한 수국정원으로 7월 26일부터 8월 말까지 '유럽 수국 축제'가 열린다. 고흥 장수호 힐링정원(정원주 백의영)은 지난 2005년부터 3만2000㎥(1만평)에 1000만 송이 꽃과 나무를 심어 가꿨다. 수국과 접시꽃이 만발하는 6월 말까지 '수국의 향연' 축제가 열려 지역의 관광명소로 자림 매김 했다. 보성 성림정원은 2020년 산림청 주관 '산림명문가'로 선정된 윤제 고 정상완 선생과 아들 정은조 회장이 60여년간 가꾼 윤제림(373㏊) 안에 있다. 4만 그루의 수국이 편백숲과 어우러져 매년 방문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수국 명소로 유명하다. 장흥 월넛치유정원은 20년 전 허허벌판에 귀족호도 박물관을 세운 김재원 정원주가 흘린 땀의 결실로 조성됐다. '제5회 수국 꽃잔치 그리고 귀족호두 특별전'이 8월 15일까지 열린다. 해남 비원은 김미정 정원주가 1만㎡(3000평)에 자연지형을 살린 채 7000여종의 식물과 수국을 심어 주변 숲과 마을 들판 경관이 잘 어우러졌다. 7월 10일까지 '100만 송이 수국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해남 포레스트 수목원(대표 김건영)은 전남의 원조 수국정원으로, 7월 14일까지 '땅끝 수국 축제'를 개최한다. 19만8000㎥(6만평)의 면적에 250종, 8000여 그루의 수국과 1600여 종에 달하는 식물이 어우러진 드넓은 수목원은 매년 10만여 명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다. 이 밖에도 여수 꿈꾸는 정원, 장흥 하늘빛 수목원정원, 장성 루몽드정원에서도 형형색색의 수국정원을 만날 수 있다. 문미란 전남도 산림휴양과장은 "나만의 정원여행을 꿈꾼다면 남도의 햇빛과 바람이 만든 수국정원 여행을 추천한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색깔의 남도정원을 발굴·조성해 지역의 자랑거리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민간정원 30곳을 발굴해 계절별로 방문하기 아름다운 정원으로 조성한 결과, 지난해 대한민국 민간정원 30선에 10곳이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6-21 09:59:18【영주·봉화(경북)=정순민 기자】 'BYC'라는 말이 있다. 내의로 유명한 BYC백양이 아니라, 교통 오지로 불리는 경북 봉화, 영양, 청송 얘기다. 이들 지역에 비하면 바로 옆에 있는 경북 영주는 인구도 많고 교통도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이곳 역시 큰 맘을 먹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경북 영주에 간다고 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를 이야기한다. 그게 아니면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으로 알려진 소수서원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하지만 영주에 부석사와 소수서원만 있는 건 아니다. 산과 들이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초여름, 선비의 기품이 살아있는 두 고장, 경북 영주와 봉화를 다녀왔다. ■영주, 선비촌 찍고 무섬마을로 영주는 예로부터 학문과 예(禮)를 숭상했던 선비문화의 중심지다. 그런 영주에 일종의 선비문화 테마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선비촌'이 있는 건 매우 자연스럽다. 고려 후기 문신이자 순흥 안씨 시조인 안향(1243~1306)의 고향인 영주 순흥면 청구리 일대에 지어진 선비촌에는 선조들이 실제로 살았던 생활 공간이 그대로 복원돼 있어 그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해우당 고택, 인동장씨종택, 두암고택, 만죽재 등 실제 건물을 옮겨 놓은 이곳에선 숙박도 가능해 하룻밤 머물며 옛 선비들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자동차로 1~2분 거리에 소수서원과 또 다른 선비 테마파크 '선비세상'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자연의 정취와 고즈넉함이 살아있는 무섬마을도 영주의 DNA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 하여 '무섬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조선시대 지어진 다양한 구조의 전통가옥이 많아 조상들의 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ㅁ'자형 전통가옥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선비촌에 재현돼 있는 무섬마을 입향 시조 종택 만죽재 실물도 이 마을에서 볼 수 있다. 무섬마을을 찾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마을로 들어가는 외나무 다리 때문이다. 수도교가 놓이기 전까지 무섬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했던 이 외나무다리는 길이가 무려 150m에 달하지만 폭이 고작 30㎝에 불과해 조심조심 건너야 한다. 지금의 다리는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예전 모습으로 재현해 놓은 것으로, 이곳에선 매년 10월이면 '무섬외나무다리축제'가 열린다. 영주 순흥면 태장리 소백산 자락에 있는 여우생태관찰원은 새로운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국립공원공단 야생동물보전원이 운영하는 이곳은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 토종여우 복원 사업을 하는 곳으로, 사고를 당하거나 병든 여우를 보호하고 회복시켜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소백산 토종여우는 지리산 반달곰, 설악산 산양과 함께 국립공원공단이 증식·복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멸종위기종으로 현재 100여마리의 여우가 소백산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다리를 다치거나 병들어 행동이 굼뜬 여우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봉화, 정자문화관과 미슐랭 경관길 영주에 선비촌과 선비세상이 있다면 봉화에는 정자문화생활관이 있다.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즐겼던 옛 선비들은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정자를 지어 자연을 벗 삼아 놀았다. 선비의 고장으로 유명한 봉화에는 무려 103개 누각과 정자가 있다. 전국에서 누정이 가장 많고 또한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이 바로 봉화다. 지난 2020년 문을 연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은 국내 유일의 누정 테마공원으로, 이곳에는 봉화뿐 아니라 경향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명 정자와 누각을 실물 크기로 복원해 놓았다. 청암정, 계서당, 성암재 등 봉화에 있는 것들은 물론, 광풍각(전남 담양), 한벽루(충북 제천), 세연정(전남 보길도) 등 전국에 있는 국보급 정자들도 여기서 다 볼 수 있다. 또 이곳에는 '솔향촌'이라는 이름의 숙박시설이 있어 솔향기를 맡으며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물야면 오전리에 있는 오전약수관광지도 빼놓으면 아쉬울 봉화의 명소다. 조선 성종 때 어느 보부상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오전약수는 소수서원을 건립한 풍기군수 주세붕(1495~1554)이 즐겨 마셨다는 명수(名水)로 "마음의 병을 고치는 좋은 스승에 비길 만하다"는 칭송이 자자하다. 약수탕 주변에는 지금도 약수로 밥을 짓고 닭백숙을 끓여 파는 집들이 많은데, 약수에 철분 성분이 많아 밥과 닭이 검푸른 빛을 띈다. 한데 요즘 이곳에서 더 유명한 음식은 닭백숙이 아니라 화덕피자다. 관리사무소를 리모델링해 오픈한 봉화객주 카페에선 화덕에 갓 구워낸 피자를 파는데, 주말이나 휴일이면 긴 줄이 생길 만큼 인기라고 한다. 주 메뉴는 루꼴라를 잔뜩 얹은 비스테카 루꼴라 피자로 선비의 고장에서 맛보는 서양음식의 맛이 이색적이다. 봉화에는 이곳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르는 비경이 있는데, 바로 미슐랭 그린가이드 한국 편에서 별 하나를 받은 35번 국도다. 흔히 '미슐랭 경관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길은 과거 퇴계 이황(1502~1571)이 젊은 날 입신을 위해 즐겨 걷던 옛길로, 자동차로 달리기 좋은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도 이름이 나있다. 특히 길 중간에 만나게 되는 범바위전망대는 봉화의 숨은 사진 명소로, 곡선으로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와 겹겹이 이어지는 산세가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6-05 18:34:42【영주·봉화(경북)=정순민 기자】 'BYC'라는 말이 있다. 내의로 유명한 BYC백양이 아니라, 교통 오지로 불리는 경북 봉화, 영양, 청송 얘기다. 이들 지역에 비하면 바로 옆에 있는 경북 영주는 인구도 많고 교통도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이곳 역시 큰 맘을 먹어야 갈 수 있다. 경북 영주에 간다고 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배흘림 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를 이야기한다. 그게 아니면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으로 알려진 소수서원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하지만 영주에 부석사와 소수서원만 있는 건 아니다. 산과 들이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초여름, 선비의 기품이 살아있는 두 고장, 경북 영주와 봉화를 다녀왔다. 영주, 선비촌 찍고 무섬마을로 영주는 예로부터 학문과 예(禮)를 숭상했던 선비문화의 중심지다. 그런 영주에 일종의 선비문화 테마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선비촌'이 있는 건 매우 자연스럽다. 고려 후기 문신이자 순흥 안씨 시조인 안향(1243~1306)의 고향인 영주 순흥면 청구리 일대에 지어진 선비촌에는 선조들이 실제로 살았던 생활 공간이 그대로 복원돼 있어 그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해우당 고택, 인동장씨종택, 두암고택, 만죽재 등 실제 건물을 옮겨 놓은 이곳에선 숙박도 가능해 하룻밤 머물며 옛 선비들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자동차로 1~2분 거리에 소수서원과 또 다른 선비 테마파크 '선비세상'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자연의 정취와 고즈넉함이 살아있는 무섬마을도 영주의 DNA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 하여 '무섬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조선시대 지어진 다양한 구조의 전통가옥이 많아 조상들의 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ㅁ’자형 전통가옥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선비촌에 재현돼 있는 무섬마을 입향 시조 종택 만죽재 실물도 이 마을에서 볼 수 있다. 무섬마을을 찾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마을로 들어가는 외나무 다리 때문이다. 수도교가 놓이기 전까지 무섬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했던 이 외나무다리는 길이가 무려 150m에 달하지만 폭이 고작 30㎝에 불과해 조심조심 건너야 한다. 지금의 다리는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예전 모습으로 재현해 놓은 것으로, 이곳에선 매년 10월이면 ‘무섬외나무다리축제’가 열린다. 영주 순흥면 태장리 소백산 자락에 있는 여우생태관찰원은 새로운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국립공원공단 야생동물보전원이 운영하는 이곳은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 토종여우 복원 사업을 하는 곳으로 사고를 당하거나 병든 여우를 보호하고 회복시켜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소백산 토종여우는 지리산 반달곰, 설악산 산양과 함께 국립공원공단이 증식·복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멸종위기종으로 현재 100여마리의 여우가 소백산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다리를 다치거나 병들어 행동이 굼뜬 여우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봉화, 정자문화관과 미슐랭 경관길 영주에 선비촌과 선비세상이 있다면, 봉화에는 정자문화생활관이 있다.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즐겼던 옛 선비들은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정자를 지어 자연을 벗삼아 놀았다. 선비의 고장으로 유명한 봉화에는 무려 103개 누각과 정자가 있다. 전국에서 누정이 가장 많고 또한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이 바로 봉화다. 지난 2020년 문을 연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은 국내 유일의 누정 테마공원으로, 이곳에는 봉화뿐 아니라 경향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명 정자와 누각을 실물 크기로 복원해 놓았다. 청암정, 계서당, 성암재 등 봉화에 있는 것들은 물론, 광풍각(전남 담양), 한벽루(충북 제천), 세연정(전남 보길도) 등 전국에 있는 국보급 정자들도 여기서 다 볼 수 있다. 또 이곳에는 ‘솔향촌’이라는 이름의 숙박시설이 있어 솔향기를 맡으며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물야면 오전리에 있는 오전약수관광지도 빼놓으면 아쉬울 봉화의 명소다. 조선 성종 때 어느 보부상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오전약수는 소수서원을 건립한 풍기군수 주세붕(1495~1554)이 즐겨 마셨다는 명수(名水)로 “마음의 병을 고치는 좋은 스승에 비길 만하다”는 칭송이 자자했다. 약수탕 주변에는 지금도 약수로 밥을 짓고 닭백숙을 끓여 파는 집들이 많은데, 약수에 철분 성분이 많아 밥과 닭이 검푸른 빛을 띈다. 한데 요즘 이곳에서 더 유명한 음식은 닭백숙이 아니라 화덕피자다. 관리사무소를 리모델링해 오픈한 봉화객주 카페에선 화덕에 갓 구워낸 피자를 파는데, 주말이나 휴일이면 긴 줄이 생길 만큼 인기라고 한다. 주 메뉴는 루꼴라를 잔뜩 얹은 비스테카 루꼴라 피자로 선비의 고장에서 맛보는 서양음식의 맛이 이색적이다. 봉화에는 이곳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르는 비경이 있는데, 바로 미슐랭 그린가이드 한국 편에서 별 하나를 받은 35번 국도다. 흔히 '미슐랭 경관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길은 과거 퇴계 이황(1502~1571)이 젊은 날 입신을 위해 즐겨 걷던 옛길로, 자동차로 달리기 좋은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도 이름이 나있다. 특히 길 중간에 만나게 되는 범바위전망대는 봉화의 숨은 사진 명소로, 곡선으로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와 겹겹이 이어지는 산세가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6-04 17:11:40【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인천 지역 섬을 왕래하는 선박 운임이 시내버스 요금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섬을 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 옹진군은 자월면 대이작도를 매력적인 섬 관광의 명소로 육성하기 위한 명소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대이작도는 간조 시 모래톱이 섬처럼 드러나는 '풀등'이 대표적인 자연경관으로 지난 2004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대이작도는 영화 '섬마을 선생'의 촬영지로 갯티길과 해안 산책로 등 다양한 트레킹 코스와 국내 최고령 암석을 보유하고 있어 '머무는 곳이 작품이 되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옹진군은 대이작도 명소화를 위해 관광 콘텐츠 확충과 관광수용 태세 개선, 섬 관광의 질적 수준 제고 및 주민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옹진군은 대이작도 특산물인 우무를 활용한 디저트 상품화 등 먹거리 개발사업도 추진한다. 또 대이작도의 이야기와 트레킹 코스, 공연 등을 접목한 '이야기 걷기 축제'를 개최하고 관광객 편의 서비스 증진을 위한 관광안내체계 구축, 대이작도 홍보마케팅 사업도 진행한다. 옹진군 관계자는 "앞으로 대이작도에 특색 있는 관광콘텐츠 확충과 수용태세 개선으로 관광객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생태적인 섬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5-05-07 14:06:39[파이낸셜뉴스] 환경부는 5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충북 옥천군 대청호 안터지구’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곳은 금강 대청호 21㎞ 구간의 인접 19개 마을로 2021년 5월에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안터지구에는 깨끗한 금강 유역의 자연환경 및 반딧불이 서식지,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탐방과정이 마련됐다.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에서는 5월 하순(20일경)부터 6월 초까지 깨끗한 자연의 상징인 반딧불이 축제가 개최되며, 기간 내 금.토요일 야간에 마을 해설사와 함께하는 탐방행사를 운영한다. 육지 속 섬마을인 옥천읍 오대마을은 봄 바람을 맞으며 약 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향수호수길 걷기, 봄나물 텃밭 체험과 마을 안쪽에 조성된 정원(느네팜가든)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안남면 연주리 일대에서는 황금 밀보리밭 풍경이 펼쳐지고, 둔주봉 한반도 지형 전망대에서는 금강 본류가 휘돌아 형성된 ‘거꾸로 한반도 지형’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최대 메타세쿼이아 숲인 화인산림욕장에서는 약 4㎞의 순환 산책로를 걸으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또 여름철새인 제비를 관찰할 수 있으며, 목공체험과 오감이 즐거운 생태밥상 체험도 가능하다. 안내면 일대에서는 대청호로 유입되는 물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인공습지와 한적한 호숫가를 산책하는 장계관광지를 비롯해 ‘향수’로 알려진 정지용 시인의 문학 작품을 문학관에서 만날 수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5-05-02 14:35:3118세기 말 제임스 쿡 선장(1728~1779)이 내놓은 항해기에는 폴리네시아섬 사람들의 문신(文身)에 관한 내용이 있다. 이후 폴리네시아에 식민지를 소유한 프랑스 의사들이 피부병과 관련해 문신에 대한 연구작업을 시작했다. 파리인류학회가 간행했던 '파리인류학회잡지'(1860년)에 실린 에흐네스트 베흐숑의 '마르케사스 섬의 타투'가 인류학 분야 최초의 문신 연구논문이며, 그의 단행본인 '타투의 의료사'(1869년)가 전해진다. 항해외과의사였던 베흐숑은 식물학자이면서 폴리네시아를 탐험하고 문신의 정보를 담았던 아돌프 레송의 '망가레바 섬의 탐험'(1844년)을 참고했다. 1850년대까지 모든 섬 사람들이 문신을 하고 있었다는 정보는 환상을 넘어서는 면전에 펼쳐지는 장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베흐숑의 연구에 이어서 폴리네시아 전문의 인류학자인 윌로딘 핸디가 '마르케사스의 타투'(1922년)라는 소책자를 하와이의 비숍박물관에서 발행했다. 마르케사스의 타투 전문가는 '투후나'이고, 야자 기름이 중요한 재료이며, 12세가 되면 시행하는 타투의 각종 문양에 대한 명칭들을 소상하게 소개했다. 피부질환의 문제로 의사들의 주목을 받았던 문신은 근대화의 위생이라는 개념 앞에 무릎을 꿇고 사라진 역사가 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부활하는 문신을 문화재생운동으로 볼 것인가? 인공지능(AI)이 장착된 문화유산 재창조의 길이 열릴 것인가? 마르케사스가 타투 연구의 발상지이며, 이후 잠깐 전파론자들의 주종목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폴리네시아로부터 미크로네시아로, 이어서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로 전파된 타투에 관심을 갖게 된다. 피부가 검은색인 블랙아프리카와 멜라네시아에서는 문신의 보고가 없다. 도쿄대학에서 초빙교수로 근무했던 해양동물학자 루트비히 되덜라인이 1880년 관찰한 아마미오시마의 왼 손등 사례가 동아시아 최초의 타투인데, 마르케사스의 문양과 너무나 흡사하다. 한반도에서는 '신체발부수지부모'로 표현된 주자학 사상의 도입이 과거에 있었던 문신 관습을 지워버린 것으로 생각되며, 자청(刺靑)이나 입묵(入墨)으로 기록된 우리나라의 문신은 죄인의 표시로 인식되어 왔다. 깡패나 야쿠자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문신 또는 타투는 단순한 상업적인 유행의 범주를 넘어서서, 지역마다 존재 이유가 명확한 문화유산임이 확인된다. 마오리의 전사들은 적에 대한 위협으로, 타히티와 이푸가오(필리핀) 및 아이누의 여성들은 성인식과 악귀로부터의 보호, 오키나와와 아마미오시마의 여성들은 성인식으로 왼 손등에, 혼례 이후에는 오른 손등에 입묵을 하였다. 각종 사회적 및 신앙적인 관습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 것이 문신이고 타투이며, 그 저변에는 발굴을 기다리는 철학과 사상과 미학이 간직되어 있다. 따라서 당연히 문신 전문가의 사회적 지위가 인정되며 특별한 도구가 사용된다. 문양의 의미가 문화전통의 핵심적 요소로 전승되기 때문에 문신은 집단의 아이덴티티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 점도 중요한 측면이다. 제국주의자들의 식민통치 항목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었던 정책이 문신 금지령이었던 것은 문화말살(cultural genocide)을 거론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집단 정체성이 신체화(身體化)로 표현된 강력한 생물문화적 상징으로 인식된 문신이었기 때문에, 식민통치자들의 일차적 탄압 대상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푸가오의 문신 바늘(푼바톡·punbatok)은 목제 손잡이 끝에 철제 바늘이 꽂혀 있고, 바늘의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다. 다양한 문양의 디자인에는 별을 그린 '비닛투원'(binittuwon), 전갈 문양인 '호모호모'(homo-homo), 개를 그린 '키나카후'(kinah-ka-huh), 대형 고사리 문양인 '이납압아팟'(inap-ap-apat), 지네 문양인 '기나이가얌'(ginay-gayam), 번개를 상징하는 '티닉틱쿠'(tiniktikku), 사람 모양인 '타나구타구'(tanagu-tagu) 등이 있다. 문신 기술은 비전의 상속 재산이었다. 도쿄 아사쿠사의 센소지(淺草寺)에서 개최되는 여름 마쓰리는 자기 동네의 신을 태운 100개 팀의 가마가 참여한다. 2004년에 만났던 30여명으로 구성된 한 팀은 전원이 전신에 울긋불긋한 문신을 했다. 정수리부터 발가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채로 구름 속에서 번쩍이는 번개 사이로 꿈틀거리는 용의 다양한 모습을 그렸다. 가마를 메고 들썩이는 청년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당신들은 야쿠자냐?" 외국인이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이 가능하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모르는 것이 특권으로 인식될 때가 있다. 한손을 절레절레 흔드는 그는 "아니다. 우리는 한 동네 사람들이다"라는 답이었다. 동네의 목욕탕(센토)에 가면 거의 모든 사람이 다 문신을 한 상태라면서, 대화가 이어졌다. 전신의 문신을 하는 데 8년이 소요되었으며, 금액은 3000만엔이 들었단다. 그 동네의 할머니 한 분이 가장 아름다운 전신 문신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 동네로 오면 안내하겠다는 친절함까지 보였다. 그 옆의 청년은 미완성의 검은색 밑그림만 그린 상태였다. 앞으로 채색 작업의 시간과 자금 투자가 남았단다. 동남아시아의 타투에 관한 서적을 제작한 바 있는 부경환군과 함께 2019년 7월 요코하마의 타투 전문점을 찾았다. 노련한 전문가는 문신과 관련된 문헌과 실물 자료들을 진열한 박물관 같은 별도의 공간을 갖추었고, 시술 장면의 참관이 허락되었다. 전문가도 정수리부터 전신의 문신을 갖추고 있었다. 아픔을 참고 엎드린 청년은 밑그림 시술의 마지막 단계의 과정에 있었다. 남매의 가장인 그는 문신을 함으로써 생활의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했다.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 중에는 히키코모리 상태로 주저앉은 이들이 200만명이라는 통계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가. 수없이 반복되었던 문화말살의 식민지 탄압정책으로 희생된 문화 항목들은 문신만이 아니다. 새마을운동을 구가하던 시절에 '헌마을'이 생겨났고, '헌마을'의 살림살이는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던 광경이 안전에서 펼쳐진 지도 반세기가 넘었다. 승자의 업적만을 축적한 역사가 가려버린 인류문화의 뒷골목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승자와 패자의 갈라치기로 역사를 재단하는 삶의 방식이 지고선인가? 주자학의 도배로 묻혀버린 신앙과 사상에 이어서 근대화의 파도에 휩쓸려버린 살림살이는 쓰레기인가? 경복궁의 기왓장과 주춧돌과 백제 왕릉은 유형유산이고, 봉산탈춤과 종묘제례는 무형유산이란다. 사람이라는 동물체가 춤을 추고, 대금이라는 악기의 물체가 소리를 내는데, 사람도 대금도 모두 형체가 없는 '무형'으로 간주하는 물신숭배의 문화유산 정책이 왜곡의 현대적 원흉이 아닌가. 눈 뜬 사람 코 베어갈 일이다. 왜곡 다음은 화석화고, 화석화 다음엔 말살이 온다. 패자의 살림살이 속에 진정한 역사가 간직되어 있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2025-04-28 18: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