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중국 직구 쇼핑 플랫폼들의 공습경보가 울리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초저가를 앞세운 무차별적인 마케팅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뺏길 판이다. 복제품이나 저급한 제품 판매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지난 7일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급증하는 해외 직구 종합 대책을 모색하기에 나섰다.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해외직구 규모는 2022년에 이미 6조 원을 돌파했다. 그중에 중국이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알리)는 최근 신선식품 배송 판매까지 시작했고 유통 외에 다른 분야까지 진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먼저 이같은 중국 쇼핑 플랫폼 업체의 급습을 뻔히 보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그동안 안이한 타성에 빠져 있던 건 아닌지 정부나 정치권은 물론 유통업체까지 자성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해외직구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이제야 중국 업체들의 편법· 탈법적 판매 실태 파악에 나선 것은 늦은 감이 있다. 알리와 테무는 최근까지 '광고' 표기도 없이 광고성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앱 푸시, 이메일 등을 보냈다. 물론 규정 위반이다. 국내 업체들은 지키지 않을 수 없는 규정을 중국 업체들은 스스럼없이 마케팅 도구로 마구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은 두 발로 뛰어가는 판에 국내 업체들은 외발로 걸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중국 업체들의 탈·불법 사례는 드러난 것만 해도 적지 않다. 멜라토닌캡슐제와 도수 안경 등 국내법상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제품도 버젓이 상품 리스트에 올라 있다. 선정적인 검색어와 사진·영상 노출도 다반사다. 초저가를 미끼로 '짝퉁' 상품이나 저품질 상품을 대놓고 팔고 있다. 국내 판매자가 중국에서 상품을 구매해 판매하려면 각종 관세와 부가세, KC 인증 취득 비용 등이 붙지만, 중국 플랫폼은 예외다. 정식 수입 업체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공정거래법 등 법규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시장 정비에 나서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중국 업체들이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초저가에 품질까지 겸비하면 시장을 싹쓸이당할 수 있는 유통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온라인 거래 활성화로 소비에서 국경이 없어지면서 단지 국내 업체라는 이유의 경쟁우위도 사라졌다. 기왕이면 국산품과 국내 유통기업을 이용하는 '애국심'도 희미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관심사는 오직 가격과 품질뿐이다. 결국 중국 업체의 공습에 대응하는 길은 가격과 품질 경쟁에서 이기는 것밖에 없다. 유통 혁신도 필수적이다. 판매 경로를 단순화해 가격을 낮추고 판매 기법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현대화해야 한다. 이런 판국에 정치권은 도리어 유통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국내 서비스업 발전을 지원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2011년에 발의됐지만 13년째 국회에서 겉돌고 있다. 유통산업법 개정안도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운명이다. 대형마트도 새벽 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의무휴업일을 일요일 등 공휴일에서 평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유통 서비스가 급속히 발달하고 소비자의 니즈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럼에도 유통산업에 대한 정치권의 마인드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러니 강력한 마케팅 도구를 보유한 중국 업체들의 습격에 국내 업체들이 버틸 재간이 있겠는가. 곧 출범할 22대 국회에서라도 낡은 유통 관련 규제 철폐를 가장 먼저 서둘러주기 바란다.
2024-03-08 10:00:02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한국 내 대표 쇼핑 플랫폼이 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발표했다. 지난 3일 중국 현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한국 톱 이커머스 업체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알리는 앞으로 3∼5년 안에 한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고객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 이용자 수를 약 3400만명으로 추산하면, 2027년 이후 1700만명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말이다. 마케팅 공세 수위도 더욱 높이겠다고 한다. 자사 입점 업체에 대한 수수료 면제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게 그 하나다. 한국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을 해외에 직접 파는 사업도 펼친다고 한다. 한국에서 인기 높은 한류 상품을 알리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내다 팔겠다는 것이다. 한국 내 물류센터를 확보해 스마트물류 기능도 강화한다. 약진하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가 한국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업에 국적이 따로 없는 세상이다. 유통업체도 글로벌화되고 있다. 소비자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구매할 권리를 갖는다. 해외직구가 보편화됨으로써 유통의 국경도 사실상 허물어졌다. 국내 유통기업도 마찬가지다. 제품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 팔아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의 국내 시장 장악 시도는 우리로서는 전혀 반갑지 않은 일이다. 가격과 제품 수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 시장과 소비자를 쥐락펴락할 것이다. 뒤떨어진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생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글로벌 상위 10대 이커머스 플랫폼 가운데 절반이 중국 플랫폼이다. 1위는 미국 아마존이지만 2∼6위는 중국의 테무, 타오바오, 티몰, 징동닷컴, 콰이샵이 싹쓸이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뒤떨어진 글로벌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 C커머스를 무조건 배척할 수는 없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어떤 대응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 온라인 플랫폼은 위메프·티몬 사태라는 내부 위기에 설상가상으로 C커머스 공습이라는 외부의 협공을 받고 있다. 유통의 대위기 국면인 것이다. 유통산업을 대혁신할 방안이 절실하다. 민관이 함께 꾸린 '유통산업 미래포럼'이 가동 중이긴 하다. 곧 발전방안을 내놓는다고 한다. 판매기법 개선, 혁신적 유통생태계 조성, 규제완화 방안, 해외 신시장 개척 등이 담길 것이라고 한다. 원론 수준의 재탕삼탕 정책이라면 아예 내놓지 않는 게 낫다. 아마존이나 알리 등 중국 업체들이 어떻게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획기적 혁신이 없는 한 국내 유통산업은 고사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2024-09-10 18:33:59[파이낸셜뉴스] 쿠팡이 2·4분기 실적에서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달성한 배경으로 쿠팡의 로켓배송이 또한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매 분기마다 18~20%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보여왔는데 이번 분기 성장세는 더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중국 알리·테무의 공습,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짝퉁과 판매자 미정산, 반품·환불 미처리 이슈가 급부상한 상황에서 쿠팡은 직접 반품과 환불을 책임지는 로켓배송과 무료 혜택으로 무장한 와우 멤버십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소비자 구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활성고객수 12% 증가... 산 사람이 또 산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2·4분기 매출은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결과다. 쿠팡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 2022년 4·4분기 18%였고, 당시 활성 고객 수는 1811만명(와우 멤버십 회원 1100만명)이었다. 이후 쿠팡의 매출 성장률은 꾸준히 18~20% 사이를 오갔고, 올 들어서는 1~2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23%(파페치 제외)로 올랐다. 쿠팡의 활성고객수는 이번 분기 2170만명(와우회원 14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가장 오랜 고객 집단을 포함한 쿠팡의 고객들이 지출을 늘리고 있다"며 쿠팡은 로켓배송 생태계를 꾸리는데 6조원 이상 투자했고 그 결과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서비스로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안전한 로켓배송과 와우 혜택 효과다. 반품과 환불에 대한 신뢰도는 업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된다. 쿠팡은 전국 곳곳에 100여개 이상 물류센터를 짓고 182개 지역(260개 시군구)에 익일과 당일, 새벽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핵심은 쿠팡이 직접 브랜드사로부터 제품을 직매입해 검증하고, 배송을 책임진다는 것아다. 판매자에겐 상품이 팔리지 않더라도 일단 대금을 지급하고, 때로 쿠팡이 손실을 떠안으면서 재고처리를 하기도 한다. 반품·환불 가장 빠르고 안전 '만족도 1위' 아울러 쿠팡의 배송과 반품과 환불 정책은 업계에서 독보적이다. 올해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주요 이커머스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쇼핑몰 식료품 구매 조사에 따르면, 배송 속도와 포장, 결제 편의를 고려한 편의성은 쿠팡이 85.5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는 이마트몰·SSG닷컴(77.1점)과 네이버(75.8점)보다 높다. 교환과 환불,보상과 고객 응대 분야도 75.5점으로 쿠팡이 주요 온라인 쇼핑업체 가운데 1위였다. 환불·반품·배송·소비자 민원응대를 판매자가 도맡은 티몬이나 위메프 같은 오픈마켓 모델과 대조적이다. 티몬이나 위메프는 수천원에 달하는 판매대금을 판매자에 정산하지 하지 못했고 이는 결국 판매자의 소비자 환불과 반품을 차단하는 문제를 야기한 반면 쿠팡에선 일반 오픈마켓 판매자들도 쿠팡의 물류센터를 이용해 빠른 로켓배송이 가능한 '로켓그로스'를 늘리며 소비자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올 2·4분기 쿠팡 로켓그로스를 시작한 판매자 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0% 늘어났다. 쿠팡은 올해 로켓배송과 신선식품 배송,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 와우 멤버십(1400만명) 혜택에만 전년보다 40% 늘어난 5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쿠팡에 대한 고객 만족도 역시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김 의장은 "세계 최고의 리테일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년간의 투자와 혁신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와우 회원은 한달에 23번의 무료 배송을 받는다. 멤버십 월 요금 대비 10배 이상의 가성비 효과"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8-07 10:29:44미국의 제프 베이조스가 세상의 모든 물건을 인터넷에서 팔겠다는 포부로 아마존 문을 연 때가 1994년이다.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도 그해 사이트를 오픈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신시장이 우리에게 온 것은 그로부터 2년 뒤다. 데이콤의 사내벤처 인터파크와 롯데인터넷백화점에서 K이커머스는 시작된다. 그때 직원들은 이메일로 주문을 받고 계좌에서 입금을 확인한 뒤 직접 상품을 상자에 담아 송장에 주소를 써서 발송했다. 이 정도 프로세스가 당시로선 유통혁명에 해당됐다. 유통의 진화는 통신환경의 기술적 진보와 궤를 같이한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곳곳에 깔리면서 이베이 경매 사이트를 모방한 옥션이 돌풍을 일으켰다. 그후 옥션 천하를 흔들고 새 길을 낸 곳이 국내 첫 오픈마켓인 G마켓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제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중개인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출현한 것인데 당시엔 생경한 개념이었다. 이를 개척한 이가 다름 아닌 지금의 큐텐 대표 구영배다. 그의 G마켓 기적은 한국 유통사에 길이 남는다. 서울대 자원공학과 85학번으로 미국계 석유개발 기술회사 슐럼버거에서 일하다 2000년 인터파크에 인연이 닿은 것이 시작이다. 3년 후 인터파크 자회사 G마켓을 출범시키고 이듬해 매월 200% 매출 성장 기록을 냈다. 폭발적인 성장은 2006년 나스닥 상장으로 이어진다. 구 대표 신화의 정점이 여기였다. 그는 구 대리로 불렸을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스타일로 유명했다. 그로부터 G마켓을 사들인 이베이가 10년 한국영업 금지 조건을 내걸자 싱가포르에서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설립한 회사가 큐텐이다. 국내는 바야흐로 소셜커머스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고객들은 백화점식 상품이 모여 있는 오픈마켓보다 정말 필요한 상품을 흥미롭게 파는 소셜커머스에 더 끌렸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일정 수준 이상 구매자가 모이면 파격적인 할인을 해주는 곳이 소셜커머스였다. 수백개 업체가 난립했고 살아남은 곳이 2010년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쿠팡, 티몬, 위메프 3인방이다. 격렬한 3파전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됐는지 다들 안다. 처음부터 미국 상장을 노린 하버드 중퇴생 김범석의 쿠팡 도전기는 G마켓 신화를 능가한다. 기저귀를 팔다 망할 회사라는 비아냥에도 자체 물류센터를 지어 새벽배송, 당일배송 신세계를 열었다. 순식간에 압도적인 시장 지위에 올랐다. 쿠팡의 성공을 배송혁명에서 찾는 이들이 많지만 정작 내부에선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유통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술진에 공을 돌린다. 시장은 어느새 쿠팡의 독주 속에 알리, 테무 등 중국 유통 공룡의 공습으로 새 국면을 맞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 구영배 대표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10년 족쇄가 풀리면서 국내로 발을 디딜 때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았다. 동남아를 기반으로 한국 상품의 글로벌 길이 새롭게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구 대표가 티몬, 위메프, 위시 등을 잇달아 인수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로 봤을 것이다. 구 대표는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갔다. 낙오된 부실한 이커머스 기업만 고른 이유가 현금 없이 지분교환으로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을 사들여 가장 먼저 한 일이 판매자 대금 정산 시기 연장이었다. 고객 돈을 무이자로 쓰고 자금 돌려막기 창구로 활용했다. 무리한 할인과 영업으로 거래 사이즈만 키우고 물량은 큐텐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로 몰아줬다는 의심도 받는다. 결국 최종 목적지는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상장이라는 것인데 수상한 티몬 영업에 결제대행사가 자금 흐름을 막으면서 구 대표 실상이 세상에 드러났다. 영세 판매자들의 티메프 피해액만 1조원이 넘는다.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책만 내놨던 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구 대표는 6개월 시간을 주면 모든 것을 정상화하겠다고 호소하지만 누가 그 말을 믿어주겠나. 상식과 원칙을 벗어난 벤처 영웅은 있을 곳이 없다. 꼼수와 반칙을 막을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jins@fnnews.com
2024-08-05 18:17:30[파이낸셜뉴스]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으로 마켓 입점 소상공인(셀러)과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업계가 선(先)정산대출 상환 리스크와 더불어 소비자 유동성 지원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티몬·위메프가 소상공인에게 매출을 정산해줘야 셀러가 은행에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데 정산이 안 돼 은행까지 손실 위험이 생긴 데다, 카드사·페이 업체들은 마켓이 돌려줘야 할 소비자 환불금을 선제 지급하고 있어서다. 금융업계는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 업체들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을 받고, 유사 수신을 하는 스타벅스·항공사·게임사 등도 전자금융거래법상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구원투수" 기존 금융권으로 불똥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카드·페이업계는 이번 티메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이커머스 플랫폼을 겸하는 전자결제대행사(PG사)와 유사 수신업체에 대한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력한 자본건전성 규제를 받는 기존 금융권이 지급능력이 없는 티메프를 대신해 유동성 지원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포함한 8개 은행은 지난달 31일 실무자 회의를 갖고 티메프 입점 업체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금융권은 정산지연 피해업체 대상 기존대출 만기를 최대 1년 연장해서 연체 발생을 막기로 했다. 셀러들의 매출채권을 보고 대출을 내준 SC제일·KB국민은행 등은 선정산대출에 만기연장을 지원한다. 은행권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차보전을 받고 관광사업자 대출을 600억원 규모로 실행키로 했다. 셀러들이 못 받은 정산금액이 최대 1조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직간접적 대출을 내준 금융권까지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는 게 문제다. 특히 은행들은 당초 '상생금융' 취지에서 추진했던 선정산대출이 리스크가 있는 상품으로 부각되면서 당혹스러운 처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선정산대출은 사실상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발생하는 정산 지연 문제를 은행권이 합리적인 금리로 제공을 해주는 상품"이라며 "금융당국에서도 상생금융 우수사례로 선정할 만큼 협력업체·셀러 지원 취지가 있었던 것인데 적극적인 취급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알리·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 공습으로 어려워진 K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선정산대출을 출시하려 했던 은행들도 당장은 출시가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커머스 지급 불능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리스크가 커진 만큼 시장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 "이커머스 결제, 유사 수신업체도 관리감독" 이런 상황에 기존 금융업계에서는 △PG사 겸 이커머스 업체의 금융결제 업무 관련 컨트롤타워 및 규제 마련 △PG사 자본력 확충을 통한 금융권 전이 방지 △선불전자지급수단 업종 명확화 및 예치금 규제 적용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1차 PG사가 자기 자본력을 키워서 티몬, 위메프와 같은 서브 PG몰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서브 PG몰이 제대로 대금을 정산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PG사 자체적 관리가 어렵다면 서브 PG몰이 고객 돈을 유용할 수 없도록 PG사 재산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갑질 규제는 공정거래위원회, 전자지급결제 관련 정책은 금융위원회, 온라인 유통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담당해 관리부처가 상이한 것이 문제"라며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만큼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거래상 문제를 총괄하는 부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에서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금융소비자 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는 점, 스타벅스·항공사·게임사 등 사실상 유사 수신을 하는 업체들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점을 잠재 리스크로 지적했다. 김혜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발행된 포인트를 제 3의 업체나 서비스 구입에 쓸 수 있는 경우, 즉 항공 마일리지나 게임 머니도 전금법 대상에 포함될 수 있지만 구체적 대상은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했다"며 "시행령이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인정할 경우 포인트의 50% 이상을 외부 예치해야 해 포인트 규모가 큰 기업은 재정부담이 커지게 된다"고 짚었다. 현재 스타벅스 선불 충전금의 경우 외부 예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데 여전히 시행령으로 이를 정하게 돼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전금업자를 금융사로 규정해 금소법이 적용되도록 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나 1차 PG사와 달리 티몬, 위메프가 '늦은 정산'으로 셀러들이 판매대금을 받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리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며 "이커머스를 겸하는 PG사들이 셀러들에게 2~3일 내 대금을 정산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8-01 16:08:43우리나라의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올해 1·4분기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7개 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비 61% 감소했다. 쿠팡의 실적 부진은 작년 말 인수한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의 실적이 편입된 영향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공습도 쿠팡의 실적 부진에 가세한 것으로 보여져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인지도와 거대 자금력 및 극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알리는 한국에 3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올해 초 밝힌 바 있고, 지난해 7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도 최근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앱 분석 서비스 기업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5월 알리(830만명)와 테무(797만명)의 이용자 수(1627만명)는 쿠팡(3112만명)의 절반을 넘어섰고, 알리와 테무의 최근 1년 매출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의 2017년 매출(2조684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그 성장률이 매우 높다. 이러한 경쟁 상황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우려,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소비자의 구매행동이 보다 높은 가성비 추구, 필수재 소비비중 증대, 이용하는 소매상으로부터의 요구 증대 등 소비자행동의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보다 면밀한 소비자 의사결정에 대한 이해와 치밀한 마케팅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이나 자동차를 구입하는 경우처럼 소비상품을 결정하는 데 있어 심대한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가 아닌 포장소비재와 같은 일상용품을 구입하는 경우 소비자는 일반적으로 간편한 경험법칙, 즉 선택전술을 사용한다고 분석되고 있다. 소비자 선택전술의 종류로는 상품의 성과, 가격, 브랜드 충성도, 브랜드 친숙도, 습관, 규범, 감정 등이 있다. 소비자는 '잇몸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 때문에 죽염 치약을 선택하는 것처럼 브랜드의 이점, 특징, 혹은 평가를 토대로 선택한다. 소비자가 상품 간의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경우 가격 비교를 토대로 선택결정을 내리거나, 동일한 브랜드에 대한 강한 선호나 애착으로 인해 동일한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선택함으로써 가격이나 브랜드 충성도는 대표적인 소비자 선택전술로 널리 이용된다. 또한 친숙한, 잘 알려진 브랜드를 쉽게 인식하고 선택하기도 하고, 인간은 습관적 존재인터라 진지한 숙고 없이 습관적으로 동일한 선택을 반복하기도 한다. 온·오프라인 소매기업이든 제조기업이든 개인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소비자 마케터는 초저가를 앞세운 글로벌 경쟁기업의 도전과 소비자 선택전술을 감안할 때 어떤 마케팅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대다수의 기업은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품질과 성능, 고객 충성도, 가격, 촉진 등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컨설팅사 맥킨지는 최근 이 지렛대들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단계별 로열티 프로그램을 제시한 바 있다. 즉 제공되는 고객가치 수준을 중심으로 로열티 프로그램 회원고객을 금, 은, 동의 3군으로 나누고 우선 동메달 고객에게는 Amazon Prime과 같이 회원고객에게만 가격할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로열티 고객군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은메달 고객은 좌석 업그레이드 등 더 높은 우대를 받기 위해 자사 서비스를 더 빈번히 소비하게 유도하는 항공사의 사례와 같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지렛대로 하여 고객행동의 변화를 장려한다. 금메달 고객은 로열티와 가격을 통합하여 개인맞춤화한 촉진, 회원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요약되며 음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2024-07-02 18:58:07실적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이 권고사직 칼을 빼들었다. 쿠팡의 공습에 이어 이제는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습까지 거세지며 사면초가가 된 상황에서 고강도 쇄신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권고사직 대상이 기업의 통상적인 인력조정 대상이던 차부장급 뿐만아니라 대리급 젊은 직원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은 저성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권고사직 메일은 팀장급은 물론 대리급까지 포함됐다. 롯데온 관계자는 "저성과자의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이메일을 받으면 본인이 대상인지 아는 상황"이라면서 "권고사직에 대한 보상도 6개월치 급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권고사직을 단행하는 이유는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의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4분기 실적에서도 이커머스부문은 224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롯데쇼핑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전년동기보다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야심차게 론칭한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출범 이후 뚜렷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습까지 본격화되며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뾰족한 해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이에 롯데는 올초 외부인사인 박익진 신임대표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맥킨지 프로젝트 매니저를 시작으로 한국시티은행 카드사업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냈다. 이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 담당 전무를 지냈고 ING 생명 마케팅 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쳐 MBK 롯데카드 마케팅 디지털 부사장을 역임했다. 신임대표가 재무전문가인만큼 적자폭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는 앞으로도 고강도 쇄신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은 이번 권고사직을 통한 인력절감뿐만 아니라 사옥이전 등을 통한 비용절감도 진행 중이다. 기존에 롯데월드타워에 있던 사업부 중 일부는 역삼동과 삼성동의 공유오피스로 이전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쇼핑 측은 이번 권고사직과 관련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05-14 18:03:26[파이낸셜뉴스] 실적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이 권고사직 칼을 빼들었다. 쿠팡의 공습에 이어 이제는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습까지 거세지며 사면초가가 된 상황에서 고강도 쇄신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권고사직 대상이 기업의 통상적인 인력조정 대상이던 차부장급 뿐만아니라 대리급 젊은 직원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은 저성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권고사직 메일은 팀장급은 물론 대리급까지 포함됐다. 롯데온 관계자는 "저성과자의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이메일을 받으면 본인이 대상인지 아는 상황"이라면서 "권고사직에 대한 보상도 6개월치 급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권고사직을 단행하는 이유는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의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4분기 실적에서도 이커머스부문은 224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롯데쇼핑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전년동기보다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야심차게 론칭한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출범 이후 뚜렷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습까지 본격화되며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뾰족한 해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이에 롯데는 올초 외부인사인 박익진 신임대표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맥킨지 프로젝트 매니저를 시작으로 한국시티은행 카드사업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냈다. 이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 담당 전무를 지냈고 ING 생명 마케팅 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쳐 MBK 롯데카드 마케팅 디지털 부사장을 역임했다. 신임대표가 재무전문가인만큼 적자폭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는 앞으로도 고강도 쇄신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은 이번 권고사직을 통한 인력절감뿐만 아니라 사옥이전 등을 통한 비용절감도 진행 중이다. 기존에 롯데월드타워에 있던 사업부 중 일부는 역삼동과 삼성동의 공유오피스로 이전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쇼핑 측은 이번 권고사직과 관련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05-14 14:09:14[파이낸셜뉴스] 올 1·4분기 실적 발표 결과 대형 유통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오프라인 유통 백화점과 편의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반면, 온라인 유통의 대표 주자인 쿠팡은 영업이익이 61% 하락하고 순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가 자체브랜드(PB)상품의 호황에 힙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GS리테일의 올 1·4분기 매출은 지난해 대비 5.1% 증가한 2조8104억원, 영업이익은 16.6% 늘어난 739억 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88억원으로 118.4%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전망한 영업이익(65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편의점 GS25 매출만 보면 1조96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고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15.9% 증가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연결기준 1·4분기 실적도 매출 1조9538억원, 영업이익은 370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성장했다. CU는 연세우유크림빵 등 PB 브랜드 '득템 시리즈'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편의점들이 저렴한 PB상품을 입구와 '골든존'(170cm 이하 눈높이)에 주로 배치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화점 3사는 명품 판매 호조로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분기 사상 최대치인 4조5000억원의 거래액(순매출은 8146억원)을 기록했고, 현대백화점도 매출이 593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 증가하며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롯데쇼핑도 1·4분기 당기순이익이 72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6.1% 증가했고, 롯데마트 매출은 1조48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반면, 2022년 3·4분기 이후 매분기 흑자를 내던 쿠팡은 올 1·4분기 당기순손실 31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2년 2·4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적자를 내면서 수익성에 경고등이 커졌다는 평가다. 영업이익률은 0.5%로 지난해(1.9%)와 비교해 크게 하락. 업계에서는 극초저가 패션과 가전, 공산품 상품을 전진 배치한 중국 알리와 테무의 공습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이 PB 부당 우대의혹을 조사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원회의 심의 결과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2·4분기 이후 실적도 악화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공정위는 사전에 공지한 랭킹 산정 기준과 무관하게 PB상품을 검색 상단에 노출하면서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쿠팡은 PB상품을 넘어 아이폰과 갤럭시 신제품 등 일반 인기 브랜드 상품의 진열도 공정위가 알고리즘 조작이라고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 전체 매출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수준으로,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20~30%)와 비교해 비중은 낮은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유통업체의 상품 진열은 매출과 직결되는 업계 고유의 비즈니스 마케팅인만큼,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유통업계 지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5-10 13:44:35쿠팡이 처음으로 분기 매출 9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커머스의 한국 시장 진출 영향이다. 쿠팡은 국내 유통시장에서 소비자 '락인'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상품과 멤버십에 대한 투자를 늘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8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과 비교해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을 기록해 전년 동기 1362억원(1억677만달러) 대비 61% 감소했다. 쿠팡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 3·4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7분기만에 적자 전환하며 당기순손실 318억원(2400만달러)을 기록했다. 당장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계속해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한국 제조업체들이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직매입과 구매를 22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극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한국 유통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중국 알리 익스프레스·테무 공습에 어려움을 겪어온 품질 좋은 국산 중소기업 등의 제조사 상품을 크게 늘려 한국 제조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2024년은 한국 중소기업과 제조사들에 대해 필수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초저가 제품에 직격탄을 맞은 패션이나 의류, 액세서리 분야의 한국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쿠팡의 직매입과 판매가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쿠팡이 한국 중소기업과 제조사에 대한 직매입 확대로 중국 초저가에 맞대응이 어려운 국내 패션·가전부터 지방 농가의 매출도 올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2014년 로켓배송 출범 이후 10년간 성공을 이끈 핵심 요인 중 하나로 브랜드 인지도는 작지만 국산 중소기업의 품질력 높은 상품이 지목돼 왔다. 쿠팡의 강점인 신선식품 새벽배송(로켓프레시)에 납품하는 지방 농가의 과일과 채소, 수산물 등에 대한 직매입 규모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만 시장에 한국 공급업체의 수출을 돕는 등 제조업과 중소기업 파트너들에게 필수적인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와우 멤버십 혜택 확대에도 올해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한다. 김 의장은 "지난 3월 MLB시즌 개막전은 물론, 매년 여름 한국에 생중계되는 세계적 수준의 유럽 축구 경기 등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무료 시청하는 혜택이 포함된다"며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5-08 18: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