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복잡한 연관성이 유전체 수준에서 밝혀지며 창의성이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속설에 대한 새로운 결과가 나왔다. 창의성 연관 유전변이와 정신장애 사이의 연관성이 높고, 실제 창의성과 우울증은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지만 항상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팀(김혜진, 안예은, 윤주현 연구원)은 창의성과 정신장애 간 유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조성을 규명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가한 유럽인들 24만여 명의 351개의 직업에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해 얼마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했는지를 수치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실시한 결과, 직업에 기반한 창의성 점수와 연관된 25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다. 이를 통해 관련 변이들이 뇌 조직 중 특히 해마와 대뇌 피질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복잡한 연관성을 유전체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점이다. 창의성과 연관이 있는 유전변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도 정신장애와도 연관성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은 서로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유전변이가 창의성과 정신장애에 항상 같은 방향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라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정신장애에 취약하다는 속설과는 다른 결과다. 같은 유전변이가 개인별로 다르게 작용하는 기전을 밝힌다면 창의성 뿐만 아니라 정신장애의 유전적인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적인 요인을 통해 전체 창의성의 약 7.5% 수준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명우재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정신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13 11:10:12[파이낸셜뉴스]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 5위, 사망률 4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특히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인해 위점막 조직이 파괴되고 장점막처럼 변형되는 ‘장상피화생’ 환자는 위암 위험이 6배까지 높아진다. 최근 위암의 주요 위험인자인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규명됐다. 서울대병원·싱가포르국립대병원·듀크-싱가포르국립대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은 1256개의 위 조직 샘플을 유전적으로 분석해 위암으로 진행하는 장상피화생 세포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암 진행 고위험군 선별 모델을 제시했다고 11월 30일 발표했다. 공동연구팀은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분자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장상피화생 환자의 위 조직 샘플을 바탕으로 게놈 프로파일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장상피화생 발달 및 진행과 관련된 암유발유전자 26개를 식별할 수 있었다. 특히 종양 관련 유전자 TP53 돌연변이는 상대적으로 흔치 않아 추후 위암 형성 중에 발생한다는 것을 시사했던 반면, 줄기세포 행동조절 유전자 ‘SOX9 돌연변이’는 장상피화생 조직에서 풍부하게 관찰됐다. SOX9 돌연변이는 장내 줄기세포 클론(세포 집단)의 확장을 촉진할 수 있다. 실제로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암유발유전자 돌연변이 개수가 증가하고 클론 크기는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단일 세포 시퀀싱 분석 결과 장상피화생 장조직 내 일부 줄기세포 계통 클론은 초기 위암 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 위암 세포의 기원을 보여주는 이 결과는 장상피화생 세포가 주변 미생물군 및 미세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쉽게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추가로 연구팀은 특이적인 장상피화생 아형을 발견했다. 이는 위 주요부위에서 발견됐음에도 형태가 위전정부(장과 인접한 위 하부)와 유사했으며, 건강한 위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구강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만성 염증 징후가 보였으며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ARIDIA'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찰되는 등 다른 장상피화생과 구분되는 비정상적 특징이 나타났다. 나아가 연구팀은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고위험군을 조기 식별하기 위해 게놈 프로파일링을 통해 확인한 유전적 특성(돌연변이 개수, 클론 크기 등)과 환자의 임상 변수(연령, 흡연력, 펩시노겐 지수 등)를 결합한 위암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유전자 특성 및 임상 변수 결합 모델은 임상 변수만 활용한 모델에 비해 위험군을 더욱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 유전적 특성 및 임상 특성 결합 모델의 민감도 및 특이도는 각각 88.2%, 87.6%로, 임상 특성만 활용한 모델(각각 70.6%, 68.3%)보다 정확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이 결과는 최고 위험군에 대한 감시나, 장상피화생이 암으로 진행하기 전 항염증제·항균제 치료로 클론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 등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시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현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프로파일링 기술이 장상피화생 환자군의 위험을 비교적 정확하게 계층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구분해 각각에 서로 다른 검사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1-30 09:13:38[파이낸셜뉴스] 코스닥 분자진단 기업 HLB파나진이 극미량의 표적 유전자 변이도 안정적으로 검출해 내는 신규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현재 국내 외에도 미국, 유럽 등에서 특허 출원이 진행 중이다. HLB파나진 관계자는 12일 이 같이 밝히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공 유전자인 ‘펩타이드 핵산(PNA)’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체내의 유전자 변이를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검출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허 받은 기술은 유전자 변이의 증폭과 정상 유전자의 억제를 동시에 효과적으로 구현해 극소의 유전자 변이도 놓치지 않고 정확히 검출해낸다"고 설명했다. 진단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은 결국 소량의 시료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돌연변이를 정확히 검출해내는 민감도의 차이에 있다. HLB파나진이 이미 허가 받은 동반진단 제품에도 해당 기술이 적용됐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NSCLC) 표적치료제 ‘루마크라스(Lumakras)’에 대한 동반진단 의료기기로 허가 받은 ‘온코텍터 KRAS’에 특허 받은 기술력이 탑재됐다. 민감도가 높아 의료현장에서의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HLB파나진은 특허 등록된 신기술을 다른 제품에도 점차 확대해 기술력을 높여갈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최근에는 '파나뮤타이퍼 R EGFR' 제품이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와 함께 식약처로부터 오리지널 동반진단 의료기기로 허가 받기도 했다. 지난 8월 HLB그룹에 편입되며 80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한 HLB파나진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단 사업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의 일환으로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의 일환인 ‘캔서엑스’의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다.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는 “당사는 유전자 결합력과 안정성이 뛰어난 PNA 소재에 대한 원천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온코텍터’, ‘파나뮤타이퍼’ 등 다양한 암 진단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며 “현재 파나진이 보유하고 있는 독자적인 요소기술을 이용해 미량 유전자 변이 검사 제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3-09-12 13:35:43[파이낸셜뉴스] 갑상선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예후가 좋지 않은 요오드 불응성 갑상선암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 중 특정 유전자 변이(NTRK 유전자 융합) 환자의 경우 '암종불문 항암제(라로트렉티닙)'의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 환자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반응이 없을 경우 일반 항암제를 사용했다. 하지만 현재는 항암제 사용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면 암종불문 항암제를 사용해 치료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지난 2020년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발생자수는 2만9180명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4%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아 갑상선암 환자 역시 증가 추세다. 실제 2020년 소아 유병자(83명)는 5년 전(11명) 대비 약 7.5배 증가했으며,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라로트렉티닙, '유전자 변이 갑상선암' 완전관해 10% 김원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사진)는 "암종불문 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 수는 많지 않다"며 "전체 갑상선암 환자 중에서 약 3% 정도가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갑상선암 환자 중 소아 환자나 젊은 환자에서 NTRK 유전자 융합이 많이 발견된다"며 "데이터에 따라서는 다를 수 있지만 소아에서 약 10~15%, 성인에서는 3~5% 빈도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암종불문 항암제는 암종에 상관없이 NTRK 유전자 융합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됐다. 이 치료제는 NTRK 유전자 융합이 있는 여러 암종에서 효과가 있다. 특히 갑상선암의 경우에도 치료효과가 좋다. 김 교수는 "대표적인 암종불문 항암제인 라로트렉티닙의 경우 생후 1개월 아이부터 성인까지 포함해 임상연구가 진행됐으며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라로트렉티닙은 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생후 1개월 소아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돼 몸무게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최근 암 치료제는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가 암종별로 개발되고 있다. 김 교수는 암종불문 항암제의 필요 이유에 대해 "암종불문 항암제는 표적 치료제 중에서도 차세대 표적 치료제라고 볼 수 있다"며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폐암이든 갑상선암이든 암종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므로 기존 항암제와는 달리 정상 세포에는 손상이 적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발표된 라로트렉티닙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분화 갑상선암 환자 22명을 포함한 연구 결과에서 완전 관해 약 10%, 부분 관해 약 76%를 확인했다. 그는 "완전 관해는 갑상선암에서 매우 드문 결과로, 10%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라면서 "1차 치료제인 렌바티닙의 경우, 부분 관해 63% 정도고, 완전 관해는 몇 케이스가 있었지만 결국 재발했기 때문에 완전 관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갑상선암은 치료 초기부터 방사성 요오드 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고 치료를 여러 차례 하다 보면 내성이 생겨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먹히지 않는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갑상선암 환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요오드 치료가 불응하면 평균 기대여명이 2~3년에 불과하다. 이 때 유전자 검사를 통해 라로트텍티닙을 치료 옵션으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 교수는 "NTRK 유전자 융합 환자 수는 적지만 라로트렉티닙의 객관적 반응률 86%는 앞으로도 치료 결과가 상당히 기대되는 수치"라며 "추적관찰에서 완전 관해, 부분 관해가 얼마나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암제의 임상연구에서는 연구 기간 동안에 환자의 생존 기간에 대한 데이터를 발표하는데, 라로트렉티닙의 경우에는 아직 생존기간의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이는 그 만큼 생존 기간이 길다는 것을 의미하고, 기대 여명은 조금 더 데이터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갑상선암 환자, 유전자 검사해 치료옵션 확대해야 라로트렉티닙은 지난 2018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2020년 5월 승인됐다. 건강보험급여는 지난해 4월 적용됐다. 적용대상은 획득 내성 돌연변이가 없이 NTRK 유전자 융합을 보유한 성인 및 소아의 고형암 환자 중 ‘국소진행성, 전이성 또는 수술적 절제 시 중증 이환의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 치료제(혹은 치료 요법) 이후 진행됐거나 현재 이용 가능한 적합한 치료제가 없는 환자’다. 라로트렉티닙은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았고 갑상선암에서 NTRK 유전자 융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국내에서 큰 규모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김 교수도 "갑상선암 환자 중 유전자 검사를 한 후 유전자 변이를 발견한 환자가 있는데, 아직 항암제를 쓸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사용 여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암 환자 중에서 원격 전이가 있거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 시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유전자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항암 치료를 했지만 암종불문 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암 환자들에서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암 환자들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갑상선암 환자도 폐암처럼 항암 치료 단계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는 "보통 항암 치료를 생각하면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라로트렉티닙의 경우 경구제일 뿐만 아니라 이전에 있던 표적 치료제들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다"며 "삶의 질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항암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갑상선암의 경우에는 검사에 필요한 조직을 떼어내기 어려운 환자들도 있어 다른 암에 비해서 검사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고 그에 맞는 약들을 쓰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7-13 09:07:11[파이낸셜뉴스] 지더블유바이텍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으로 수행 중인 ‘뇌암 위험도 예측 마커 개발 연구’에서 한국인 신경교종 환자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이하 EGFR) 유전변이의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18일 발표했다. 지더블유바이텍 생명과학연구소 김영효 박사의 책임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서강대 생명과학과 신형두 교수 연구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종희 교수 연구팀, 지더블유바이텍 정현섭 박사, 남궁석 박사 등 각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연구팀은 지난 8일 ‘한국인 신경교종과 연관된 EGFR 유전자의 유전변이 발굴’이란 제목으로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논문을 게재하고, 상피세포 성장 호르몬을 감지하는 수용체인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의 한국인 특이의 변이가 신경교종과 연관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신경교종의 위험도와 연관된 변이를 찾기 위해 신경교종 환자 324명, 건강 대조군 480명 등 총 804명의 혈액 DNA를 대상으로 EGFR 유전자와의 연관성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EGFR의 유전변이가 한국인의 신경교종 환자와 연관이 있음이 확인됐다. 신경교종은 뇌 또는 척추의 신경교 세포에서 시작되는 종양으로 발병 원인이 뚜렷하지 않고 증상이 다양하며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에 확인된 유전 변이는 유럽인종에서는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변이”라면서 “유럽인과 한국인의 신경 교종과 연관된 EGFR 유전자 변이가 서로 달랐는데 변이의 빈도 등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언급했다. 지더블유바이텍의 김영효 박사는 “미국, 유럽 등에서 보고된 뇌암 유전변이를 한국인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한국인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변이 발굴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한국인의 뇌암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뇌암의 초기 진단 및 치료 예방에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더블유바이텍은 뇌종양 및 중추신경계 종양의 약 30%, 악성 뇌종양의 80%를 차지하는 신경교종의 조기 발견 및 치료를 위해 한국인에 적합한 유전자 변이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2-11-18 10:47:16암은 유전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암을 일으킨 유전변이를 파악하면 치료의 효과가 크게 높일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전이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를 통해 종양 개선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이암 환자의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를 잡을지 주목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장지석 교수와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경환 교수, 종양내과 안중배·김한상 교수팀은 'ATM 및 BRCA1/2 돌연변이 유전자'가 전이암 환자의 방사선 감수성과 치료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2013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연세암병원에서 전이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시행한 66명(91개 병변)을 대상으로 ATM 및 BRCA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한 방사선 치료의 반응률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ATM과 BRCA1/2 유전자에 모두 돌연변이가 나온 환자군은 방사선 치료를 받은 종양이 30% 이상 감소(부분반응)하거나 완전히 없어지는(완전반응) 비율이 80%에 달했다. 이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모두 없는 환자군에 비하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종양이 완전반응(암 치료 후 검사에서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 비율도 확연히 높았다. ATM과 BRCA1/2 유전자에 모두 돌연변이가 나온 환자군의 완전 관해 비율은 60%로, 돌연변이가 모두 없는 환자군인 2%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방사선 치료 반응이 지속되는 비율도 큰 차이가 났다. ATM과 BRCA1/2 유전자 모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반응 지속 중위기간이 18개월에 달했으나, 돌연변이가 없는 경우 4.5개월에 그쳤다. 김경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NGS 결과에 따른 방사선 치료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항암 약물 치료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맞춤형 치료가 방사선 치료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캔서 리서치 앤 트리트먼트(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ATM과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전이암에서 높은 방사선 감수성'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 강중모 기자
2022-04-21 18:02:29서양인과 비교해 한국인의 암 유전자가 어떻게 다를까.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암 환자 유전자 변이 특성을 규명해, 향후 정밀의료 측면에서 암 맞춤형 치료가 기대된다. 고려대학교 K-MASTER(마스터) 사업단은 고려대 사경하 교수팀과 공동으로 2020년까지 사업단 연구에 참여한 4028명의 암유전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장 흔히 관찰된 유전자 변이는 △TP53(48.1%) △APC(21.8%) △KRAS(17.7%) △PIK3CA(16.3%) 등이었다. 분석 결과를 서양인 암환자들의 유전체 분석 자료와 비교했을 때 KRAS 돌연변이가 한국인 암환자에서 더 흔히 나타났다. 반면 서양인에서는 BRAF 변이가 더 많은 경향을 보였다. TP53 변이의 경우 서양인에서는 난소암, 식도암, 두경부암, 췌장암, 육종 등 암종에서 흔한 반면 한국인에서는 직결장암, 방광암, 유방암, 담도암, 전립선암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한국인 암환자는 반복서열불안전성 유전자 변이가 많이 관찰되어 이들 환자들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 암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치료제 처방이 가능한 환자의 분포는 TCGA 환자들의 31.8%와 비교해 한국인 암환자에서는 28.7%로 약간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한국인의 전립선암과 신장암 환자들은 서양인 환자들에 비하여 맞춤치료제 처방이 가능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 특히 담도암은 인종별로 유전자 변이 양상이 큰 차이를 보여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중국의 동부간담도수술 병원, 그리고 우리 한국인 담도암 환자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IDH1, BAP1 등 유전자 변이는 서양인 담도암환자에서 특이적으로 높은 양상을 보여 인종간 차이가 뚜렷했다. 김열홍 사업단 단장(고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은 "K-마스터 사업단과 같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정밀의료사업이 한국인 암환자들의 유전체 변이 특성을 규명하고,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암환자들의 호발 유전자 변이를 타겟으로 하는 신약개발의 중요한 초석을 제공한다는 근거를 제공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총 1만명의 데이터 심층 분석과 참여 암환자들의 여러 약제 치료효과까지 종합적 분석한 결과들이 보고되면 암정밀의료의 현장 도입에 더 큰 기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의 캔서 디스커버리 저널(영향력 지수, IF 39.397)에 온라인 게재됐다. 홍석근 기자
2021-12-23 17:40:55[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 상황이 이어지면서 전장 염기서열 분석이 가능한 테라젠이텍스 등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29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테라젠이텍스는 전 거래일 대비 6.09% 오른 62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도와 확산 정도를 파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현재 보급된 변이 PCR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4종류 변이를 판정하는데 방대본은 오미크론 판정을 위한 변이 PCR을 개발할 방침이다. 오미크론 판정은 현재 PCR이 아닌 전장 또는 타깃 유전체 분석 방식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라젠이텍스의 코로나19 RNA 분석시스템 개발 사실이 부각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는 지난해 NGS 기반의 코로나19 RNA 분석 시스템을 개발, 서비스를 개시했다. 기존 진단키트가 3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해 분석하는 것과 달리, 이 시스템으로는 3만개의 코로나19 RNA 전장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1-11-29 10:30:05[파이낸셜뉴스]정밀진단 플랫폼 기업 엔젠바이오는 암 변이 검출 정확도 향상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특허명은 '리드 깊이 기반한 유전자 복제수 변이 검출 기법 및 분석장치'다. 이번 특허기술은 암 발생 관련 유전자의 변이 타입 중 CNV(복제수 변이) 검출을 용이하게 하는 알고리즘으로 NGS 유전체 데이터 분석 기술이다. 이는 유전자 복제수 변이 분석에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하여 최적의 기준을 선정한 후, 다양한 오류 요인을 제거한다. 실제 임상 샘플의 유전자 복제수 변이 경향을 추정해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엔젠바이오는 이번 기술을 자사의 정밀진단 분석플랫폼인 엔젠어낼리시스에 적용해 유방암 및 난소암 진단에 활용한다. 기존 단순한 점돌연변이는 물론, 까다로운 복제수 변이까지 정확히 도출해 진단 범위를 확대했다. 엔젠바이오 관계자는 “암 유전자는 복잡한 유전변이 데이터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며 “이번 특허기술을 엔젠바이오의 정밀진단 제품에 적용해 서울대병원 등 국내 암 전문 병원 10여 곳에서 암 환자 진단 시 활용 중”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1-06-30 14:57:11개인의 유전체 검사뿐 아니라 특히 암과 같은 유전자변이와 연관된 질환 영역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 8월 모든 고형암 암종에서 차세대 시퀀싱(NGS)의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NGS 검사 환자 수는 약 2만5000건을 넘었으며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암종 불문 항암제와 바이오마커 기반의 약제들이 출시되면서 NGS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로슈의 파운데이션 메디슨도 개개인의 암과 관련된 유전자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NGS 서비스이다. FMI는 기존의 단일 바이오마커 검사와 달리 암과 관련된 324개의 유전자 패널을 이용해 한번의 검사로 치료 결정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난소암의 바이오마커인 상동재조합결핍 양성 여부를 알수 있는 유전체 이형접삽성 상실,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인 종양변이부담,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전달한다. 최종 결과보고서에는 변이 및 약제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해당 환자가 참여를 고려할 수 있는 임상시험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FMI는 여러 검사로 조직이 없거나 췌장암 또는 전립선암 같이 조직 생검이 어려운 암종의 환자의 경우 혈액을 이용해 조직을 이용한 유전체 검사와 동일한 수준의 유전자 변이 확인이 가능하다. 검사소요시간은 검체가 미국 검사실에 도착한 날짜를 기준으로 검사결과가 발송되기까지 2~3주 소요되도록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6300개 이상의 샘플을 이용해 변이 검출의 정확도가 검증됐고 FDA에 공식 승인을 받은 종합 유전체 분석 프로파일링 서비스이다. 또한 여러 임상 검증 연구를 통해 현재 7개 이상 암종의 24개 약제의 동반진단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한국로슈의 FMI는 2018년부터 운영돼, 현재 약 20개 유형의 암종에서 검사가 진행됐으며 국내 26개 병원에서 FMI 검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로슈는 FMI 전담팀을 운영하며, 새로운 의학 정보 전달과 교육의 제공하면서 해석을 돕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정밀의료 시장은 급변화하면서 △예방(Preventive) △예측(Predictive) △참여(Participate) △맞춤화(Personalized)의 특성을 갖고 있다. 한국로슈도 최대한 많은 암환자들이 개개인의 암에 대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을 목표로 알려진 변이 외에도, 새로운 변이의 발견으로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암환자 개개인에서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알고, 그 변이에 맞는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밀의료"라면서 "이러한 유전자 변이를 찾는 과정에서 FMI 같은 NGS로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이를 발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치료의 기회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광범위하고,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6-17 18:4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