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지방은행인 DGB대구은행이 이르면 연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0여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대구은행이라는 '메기'를 풀어 기존 5대 시중은행 중심의 은행권 과점체제를 깰 방침이다. 기존 금융회사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도 추진해 은행산업을 '과점시장'에서 '경합시장'으로 유도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은행권 경쟁 촉진방안을 논의해왔다. 은행업계에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할 수 있도록 장벽을 대폭 낮춘 게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은행이 역대 최대의 이자수익을 거두게 된 것은 코로나 사태, 저금리 등으로 대출 규모가 늘어나게 되면서 은행이 과점력을 활용해 높은 예대금리차를 책정했기 때문"이라며 "경쟁을 촉진해 은행업권의 과점력과 예대금리차를 줄여 과점이윤을 감소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단시일 내 안정적·실효적 경쟁 촉진을 위해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대구은행이 전국적 지점망을 가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전환요건에 대한 심사를 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인가정책도 '오픈 포지션'으로 전환된다. 기존에는 금융당국에서 인가 방침을 먼저 발표한 뒤 신규 인가 신청·심사가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자금력과 적절한 사업계획만 갖췄다면 언제든 인가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저축은행이나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 지점 규제를 완화하고 경쟁력을 높여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든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 범위가 확대되고, 외국계 은행 원화 예대율 규제가 완화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 활성화, 핀테크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금융업무 범위 확대 등 금융회사와 IT 간 협업도 강화한다. 기존 금융회사 간 대출·예금 금리 경쟁도 촉진한다. 신용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온라인 대환대출 인프라를 연내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TF 논의 초반 핵심 논의사항이었던 특화 전문은행이나 스몰라이선스(소규모 인허가) 도입은 미뤄졌다.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권에 대한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해 은행 핵심기능인 수신·지급 결제 부문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 역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 났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 방안을 추진하는 데 금융지주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금융지주회사 제도개선과 금융혁신 노력, 은행업 경쟁 촉진방안 등이 조화롭게 추진되면 우리 금융산업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모두 자랑스러워할 글로벌 플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07-05 18:29:13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으로 시작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가 5일 내놓은 제도개선 방안의 골자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배하던 은행업을 상시진입 가능한 시장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30여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 탄생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이은 제4의 인터넷은행 탄생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업계 판을 뒤흔들 만한' 과점 해소대책은 빠져 있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스몰라이선스를 통한 특화전문은행 인가, 증권·보험·카드의 종합결제업무가 무산되면서 '1금융권 리그 내 경쟁'만 촉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판 흔들기보다 '리그 내 경쟁' 방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 은행권 경쟁 촉진방안 등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TF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에서 은행권이 역대 최대 이자수익을 낸 배경이 '과점체제'에 있었다고 지목한 만큼 관련 대책이 주목을 받았다. 당국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에 진입할 경우 충청·강원 등에서 여수신 경쟁이 확대 수 있다. 하지만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종합적으로 봤을 때 A학점을 주기는 어렵다. B학점 정도의 대책"이라며 "겸업 허용이 글로벌 트렌드이고 오히려 은행들이 보험, 증권, 카드까지 겸하게 해줘야 (은행과 비은행) 양쪽이 긴장을 하는데 카르텔을 깨지 못했기 때문에 누구도 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증권사 등 비은행권의 종합지급결제 업무 허용은 이번에도 무산됐다. 당국은 동일기능·동일리스크·동일규제 원칙하에 지급결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추가 검토한다는 입장이나 '1금융권만의 리그'가 깨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규모 특화은행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인허가 제도로 주목받은 스몰라이선스는 무산됐다.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인적·물적 설비나 건전성·유동성 규제 차등화를 포함한 제도 도입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기존 플레이어들을 키워 경쟁을 촉진하는 환경도 만든다. 금융당국은 이달중 저축은행 인가지침을 개선해 구조조정 목적이나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경우 영업구역 제한없이 4개사까지 인수할 수 있도록 한다. 외은지점 예대율 규제를 4조원으로 완화하는 등 기업대출 공급 여력을 늘릴 예정이다. ■절반의 성공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당장 와닿는 성과도 작지 않다. 대표상품이 그간 금융당국이 숙원처럼 추진해온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해 현재 신용대출은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예금상품을 비교해 맞춤형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예금중개 서비스도 출시된다. 예대금리차 공시도 기존의 신규취급액 기준에서 잔액 기준으로 확대되고, 전세대출금리도 비교공시 항목에 추가돼 소비자의 알 권리가 강화된다. 손실흡수능력 제고와 성과보수체계 개편은 그동안 추진하지 못했던 걸 해냈다는 평가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을 1%p 부과하고,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을 도입해 향후 부실에 대비토록 한 게 대표적이다. 성과보수체계의 경우 장기성과를 기준으로 성과를 받도록 이연지급을 확대하고, 성과급 환수제(claw back) 도입을 추진한다. 내년 4월부터는 은행이 경영 현황을 공개해 스스로 수익과 배당을 잘 관리토록 유도한다. 지금까지 과점체제를 통한 경쟁 촉진과 상생금융을 압박했다면 하반기에는 '비이자수익 확대' 차원에서 금융권에도 움직일 공간을 줄 전망이다. 하반기 내 신탁업 혁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 은행도 종합재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토록 지원할 예정이다. 투자일임 허용 문제도 일단 검토는 이어가기로 했다. 3·4분기 내 은행이 비금융업을 합리적 범위 내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방안을 발표하고, 이달 중 은행의 해외진출 확대 지원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2023-07-05 18:19:37[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은행권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월말부터 6월말까지 약 4개월간 논의한 결과 시중 5대은행 체제가 6대은행 체제로 개편될 예정이다.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의사를 밝히면서 당국도 충족 여부를 심사할 계획이다. 스몰라이선스를 통한 특화은행 인가는 '기존 틀 내에서' 하기로 했다. 증권사·카드사 등 비은행권의 종합지급결제도 지속 검토키로 하는 데 머물렀다. 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에 따르면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함으로써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을 촉진할 계획이다. 당국은 "금융회사가 전환을 신청하는 경우 전환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해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은행업 영위 경험이 있는 주체가 업무영역과 규모 등을 확대해 단시일 내 안정적·실효적 경쟁 촉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당국 관계자는 "아직 서류 제출이 안 됐다. 최소 3개월이 걸린다"며 "검토 결과 문제가 없으면 빠르면 연내 인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30여년 만에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체제가 6대 체제로 개편된다. 지역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하면서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과 강원에서도 여수신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계 은행(SC제일은행) 수준으로 대출하는 시중은행이 생겨 대출금리 인하 등 파급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플레이어 수를 늘려 경쟁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도 추진한다.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전환해서 메기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지금까지 사실상 금융당국에서 인가방침 발표 후 신규 인가 신청과 심사가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충분한 건전성과 사업계획 등을 갖춘 사업자에게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신규 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슈가 됐던 스몰라이선스를 통한 특화은행은 '현재의 틀' 안에서 이어가기로 했다. 이미 신용카드업, 저축 및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다양한 특화 은행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국은 "특정분야에 전문화된 신규인가 신청시, 현행 제도의 틀 내에서 신청하는 영업 특성에 따라 인적, 물적 요건을 탄력적으로 심사하겠다"며 특화 유형에 따라 설비나 건전성, 유동성 규제를 차등화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사전적 구조조정을 위해 저축은행간 인수·합병범위를 확대하는 등 저축은행 영업규제를 합리화한다. 7월중 저축은행 인가지침 개선방안을 발표해 영업구역 제한없이 4개사까지 인수 가능하도록 허용해서 M&A를 촉진할 계획이다.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율을 합리화하고, 외은지점의 원화예대율 규제 또한 개선해 외은지점의 기업들의 대출 선택권을 확대하고 금리 인하를 유도한다. 증권사, 보험사와 카드사에서 요청해왔던 종합지급결제 업무는 사실상 이번 TF에서 무산됐다. 당국은 "동일 기능, 동일 리스크, 동일 규제 원칙 하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담보제도,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 등에 추가 검토해서 추진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 활성화(부수, 겸영업무 신고시 적극검토) △IT 및 플랫폼 기업 등 혁신금융서비스 적극 활용 △대출심사를 위한 개인신용조사, 담보물 평가 등 핀테크 등 IT기업의 금융업무 수행범위 확대 등 금융권과 금융-IT간 협업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7-05 09:58:22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급작스러운 파산에 정부가 추진 중인 '은행 과점체제 해소' 행보에도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벤치마킹 사례로 언급한 SVB가 붕괴되면서 챌린저뱅크(소규모 특화은행)의 부실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등 역시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금융당국이 고려할 수 있는 은행 과점체제 해소방안은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뿐이라는 전망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화銀 도입 논의에 'SVB 뿌리기'?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SVB 파산, 시그니처은행 폐쇄 등으로 금융당국의 은행권 경쟁 촉진방안 논의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1차회의'를 열고 은행권 경쟁 촉진방안 중 한 가지로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을 언급했다. 하지만 좋은 선례로 참고됐던 SVB가 초고속 파산하고, 이어 또 다른 미국 은행인 시그니처은행마저 문을 닫으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소규모 특화은행은 은행이 수행하는 업무범위 중 한 가지에 집중하는 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국내 은행권 독과점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소재 전문은행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특화은행 도입과 관련해 실효성 문제는 누누이 제기돼 왔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특화은행이 시중은행만큼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을뿐더러 전문성마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SVB 등 부실로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셈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지방 특화은행 논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SVB와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SVB의 경우 여신뿐 아니라 수신도 벤처기업에 집중해 운영했기 때문에 대규모 '뱅크런'이 촉발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전 업권, 전 지역에 걸쳐 수신을 받는다면 이 같은 뱅크런 위험은 현저히 낮다는 게 현재 정치권 판단이다.■남은 카드는 인터넷전문은행 이번 SVB 사태로 챌린저뱅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결국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카드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거론된 은행 과점체제 해소방안으로 △챌린저뱅크 △스몰라이선스 △인터넷전문은행·지방은행·시중은행 추가 인가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이 논의된 바 있다. 이 중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과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업계에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저축은행의 경우 산업자본은 일반은행과 지방은행 지분을 각 4%, 15% 넘게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저축은행이 지방은행으로 전환되면 사주의 보유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결국 가장 효과적인 카드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장 합리적 대안"이라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TF에서도 이 방안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이승연 기자
2023-03-13 18:05:31[파이낸셜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독과점 체제와 관련해 "경쟁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적한 은행의 과점체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4대 은행이 시중은행의 거의 다 장악하고 있다"며 "우선 은행의 문턱을 낮추면서 새로운 금융을 할 수 있는 기관들에 대한 진입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 관점에서 서민금융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일종의 뱅킹이 될 수 있다"며 "금융복지적 관점을 한 군데로 통합해 국민 만족도는 높이면서 은행 과점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은행 과점체제의 문제점에 공감하며 해결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산업이 진입이 굉장히 제한적으로 돼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더 경쟁적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행태적인 측면에서 볼 때 과점에 대한 법 정의나 경제학적 논의와 별개로 현재 은행산업에 과점적인 행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방안을 열어두고 과점체제 해결 방안을 원점부터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도 "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일환이 되겠지만 시장의 기능을 중심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의 원활한 경쟁적 환경 조성이 일단 중요하다"고 답했다. 은행 관치주의 비판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공공성은 있다"고 대응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과 공공재라고 얘기하는 건 다르다"며 "그럴 거면 시중은행을 다 없애버리고 국책은행으로 하지, 왜 굳이 민간은행을 두는가. 대한민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법적인 의미에서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공공성이 있다는 점은 다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공재라는 표현도 공공성을 강조한 말로 이해된다"고 답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3-02-21 14:20:33[파이낸셜뉴스]"대통령이 과점 형태의 금융 서비스에 대한 효율적 경제 촉진 방안 얘기를 하면서 아주 금융 분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핀테크 분야가 앞으로 과점 체제를 일부 수정하면서 경쟁 체제로 가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정부가 은행 과점 체제 해소를 차기 과제로 강조하자 핀테크 업계가 반색하고 나섰다. 5대 시중은행에 치중된 현 판도를 깰 '메기'로 핀테크가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핀테크가 힘을 쓰기에 여전히 업계 규모나 규제 등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상황을 예년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핀테크 업계는 3고(고물가·고금리·고물가)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다만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5대 은행 과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핀테크를 금융 업권에 적극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데 따른 기대감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힘내라 핀테크 자율과 혁신으로' 세미나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조재박 삼정KPMG 부대표는 "지금 핀테크 업계는 싹이 자라기 힘든 환경"이라면서 "지금 하나로 쏠린 금융 산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과정과 핀테크 성장은 맥이 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핀테크 도약과제 중 한가지로 금융사와 핀테크의 윈윈 협업 강화를 꼽았다. 글로벌 핀테크 업체 가운데 투자를 많이 받은 기업의 절반 이상은 기업간소비자거래(B2C)가 아닌 기업간거래(B2B) 혹은 기업과 기업 간 거래 및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B2B2C)한 형태 모델을 구축한 업체다. 핀테크 성장을 위해 전통 금융사와 협업 강화가 필요하고 이는 곧 정부가 주장하는 금융 산업 넓히기와 결이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핀테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각종 규제 완화 및 지원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줄이었다. 이정운 뱅크샐러드 법무이사는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지만 제휴 금융사별로 전년도 예적금 신규모집액의 3~5%만 온라인 플랫폼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샌드박스 조건들이 우려했던 빅테크 종속, 즉 빅테크에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작은 사업자는 이를 버티기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했다. 조세경 김앤장 변호사는 핀테크 업계에 자율규제가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핀테크 업권은 창업·중소 핀테크 스타트업을 주축으로 해 사업 모델이나 주요 서비스 변경의 빈도수가 상대적으로 잦고 서비스 출시 전에 정식으로 법률 검토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핀테크 기업의 생리와 사정을 잘 이해하고 현행 법령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핀테크 산업협회 등을 자율 규제기구로 지정해 규제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이동엽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핀테크 혁신 지원을 위한 정책 방향으로 △투자·정책금융 지원 강화 △핀테크 스타트업 창업·지원체계 고도화 △금융혁신 인프라 개선 △핀테크 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약속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02-20 16:29:2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대 금융지주의 과점 체제를 비판하고 나서자 새 대출기관 등장,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저축은행 업계가 주목받고 있다. '과점 체제를 깨라'는 말 자체가 경쟁을 촉진해 금리 인하 혜택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인 만큼 금융당국이 실제 과점 정도가 낮은 저축은행 경쟁 모델을 참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4, 제5의 인터넷 은행이나 스몰라이센스 등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을 늘리는 방향은 장기 과제로 삼고, 당장은 시중은행도 저축은행과 같은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16일 금융위원회의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가 일반은행 대상 시장집중도를 분석한 결과 2018년 1차 경쟁도 분석 당시와 비교하면 대체로 집중도 지표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자산 상위 3개사의 점유율(CR3)로 평가한 결과, 국내 은행 산업의 시장집중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일반은행은 23위, 시중은행은 18위로 나타났다. 평가위는 "우리나라 은행업의 시장집중도는 그렇게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주문한 특단 조치의 방점 역시 과점으로 인한 은행의 '경쟁 판도' 자체보다 소비자 금융 부담 완화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예대마진(대출-예금 금리차) 축소와 취약차주 보호가 강조된다. 예대마진 축소는 가산금리 조정으로, 취약차주 보호는 사회공헌으로 하라는 것이다. 나아가 대환대출, 예금 비교 추천 플랫폼 등을 통해 기존 금융사 간 경쟁을 강화하거나 금융-정보기술(IT) 간 장벽 완화를 통해 유효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경쟁이 치열한 곳이 대표적으로 저축은행 업계다. 최근 법정최고금리 수준이 내려가면서 위로는 대부업, 아래로는 캐피탈 업계와 영역이 겹쳤다. 인터넷은행, P2P 등 새로운 대출 취급기관의 중금리 영업도 경쟁을 부추겼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 정책이 아니라 은행권이 과점 지위를 이용해 손쉽게 얻은 이익을 민생으로 돌리는 방안에 맞춰질 전망"이라며 "새 사업자 진입은 경쟁 효과는 덜하지만 소비자 보호 등의 부작용은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 과점 체제 깨는 것에만 목적이 맞춰지면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메가뱅크 육성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은행이 무한경쟁에 내몰려 도태되면 국가경제 시스템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금융위는 2018년 인터넷 은행 인가를 앞두고 은행업권을 대상으로 한 집중도 평가를 처음 실시했다. 당시 우리 은행권의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는 1233~1357로 나타나 다소 집중된 시장으로 파악됐다. 미국 법무성의 합병 가이드라인 기준에 따르면 HHI가 1000보다 작으면 집중도가 낮은 시장, 1800 이상이면 매우 집중된 시장이다. 그 사이면 다소 집중된 시장으로 판단한다. 평가위는 당시 "인터넷 전문은행과 같이 작지만, 혁신을 선도하거나 기존 은행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시장 참가자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터넷은행의 진입을 허가했다. 다만 "은행업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부실화될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적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02-16 16:17:07금융권 첫 과점주주 체제로 주목을 받던 우리은행의 지배구조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우리은행 차기 행장을 선임하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예금보험공사(예보)측 대표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 경우 우리은행에 자율경영을 약속한지 불과 1년만에 정부가 말을 바꿨다는 논란에 휩쌓이게 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1대 주주인 예보는 이광구 행장의 후임을 뽑는 차기 임추위에 다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은행 임추위는 5개 과점주주(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 IMM PE)를 대표하는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예보는 보유하던 지분 29.7%를 이들 과점주주에 매각했지만, 여전히 잔여지분 18.5%를 보유한 1대주주다. 올해 초 이 행장의 연임을 결정할 당시, 예보측은 우리은행의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의미로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일 이 행장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신입사원 채용비리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우리은행 경영권 안정을 명목으로 예보가 다시 임추위 참여를 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 돼 왔다. 지난 5일 우리은행 임시 이사회가 열렸지만, 임추위 구성 논의는 다음 번으로 미뤄진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가 여전히 1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있고 차기 행장 선임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임추위 구성에 예보측 비상임 이사가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은행측도 과점주주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경영이 다시 정부의 영향권 안에 들어오며, 은행 내부에선 낙하산 인사에 대한 경계심도 더욱 높아진 상태다. 현재 우리은행 노조는 "정권의 입맛에 맞춘 낙하산 인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차기 행장은 외압과 관치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내부출신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정부의 영향력을 완전히 벗어나려면 예보의 잔여지분을 매각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광구 행장이 해외 IR 등에 적극나서며 지분 참여할 투자자 찾기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기 행장이 잔여지분 매각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겠지만 우리은행 이미지와 신뢰도 손상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우리은행 주가는 1만5950원으로, 잔여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의 기대감이 모였던 지난 7월(1만9650원) 최고가 대비 18.8% 하락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와 우리은행 내부 혼란을 막기 위해선 임추위가 최대한 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위해 예보의 참여를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추위가 하루 빨리 구성되고 후보자군이 결정돼야 외풍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며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차기 행장이 선임 되고, 연말 임원들 인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조직을 안정화 시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현재 추후 임추위 일정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지만 이르면 이번주, 다시 이사회를 열고 예보의 참여 여부를 포함한 임추위 구성, 행장 선출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2017-11-06 15:40:33연내 첫 '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사례 탄생이 임박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전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직접 밝힌 데다가 '과점 깨기' 과제에 당면한 당국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구은행이 은행산업 독과점을 깰 수 있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태스크포스(TF)의 가장 큰 과제였던 은행권 경쟁 촉진과 관련해 DGB금융그룹이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업 경험이 있는 주체가 업무 영역 및 규모를 확대하는 경우 짧은 기간 대비 안정적으로 경쟁 촉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은행은 타 지방은행에 비해 지역민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앞서 BNK금융도 대구·경북지역에 진출했다가 점포 하나만 남기고 철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해도 다른 지방은행에 비해 기존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낮다는 해석이다. 대구은행도 지역민 이탈을 우려한 듯 시중은행이 되더라도 본점은 현재 소재지인 대구에 그대로 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른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아직 논의되는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기존 고객마저 놓칠 우려가 있을뿐더러 '시중은행' 딱지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 시중은행 45%, 지방은행은 60%이던 중소기업대출 비율도 이달부터 50%로 일원화됐다. 특히 인터넷·모바일 뱅킹 활용도가 높아지는 시대에 지역 기반이라는 인식의 제약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지배구조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현행 은행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시중은행의 산업자본 지분 보유한도는 4%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9.92%)과 OK저축은행(8.00%)이 대주주인 DGB금융과 다르게 BNK금융과 JB금융은 각각 11.14%(롯데 계열사 8곳), 14.61%(삼양사)의 산업자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돼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박신영 기자
2023-07-05 18:19:35[파이낸셜뉴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3-02-15 15:3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