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바니걸스’의 고재숙과 ‘코리아키튼즈’의 윤복희 그리고 ‘이시스터즈’의 김명자(김희선)가 쇼뮤지컬 '시스터즈' 커튼콜에 등장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한국 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걸그룹의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쇼뮤지컬 ‘시스터즈(She Stars!)’가 지난 9월 3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했다. 8일 공연에서는 작품 속 실제 주인공들이 무대 인사를 했다. 지난 2016년 영혼의 단짝인 언니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바니걸스의 고재숙은 이날 커튼콜에서 “감동적”이라며 “즐겁고 그리운 그 시절의 좋은 시간을 보여줘서 정말 감사하다. 멋진 시간이었다”며 눈물을 훔치며 감격해했다. 가요계에서 뮤지컬계로 활동 영역을 넓혀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는 윤복희 또한 “행복했어요”라며 “1965년도 (코리아키튼즈의 공연) 필름이 나오고, 친구들과 함께했던 그 시절을 보니 재미있고 행복했다”고 거들었다. 이시스터즈의 김희선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지금은 (개명해) 김희선인데, 60년만에 (국내) 무대에 서서 관객을 보니까 너무 감사하고 떨리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스터즈’는 조선악극단의 여성 단원으로 구성된 이난영이 소속된 ‘저고리시스터즈’를 시작으로, 1950년대 미국에 진출해 한류의 원조를 이끈 ‘김시스터즈’, 1960년대 뛰어난 하모니로 국내 가요의 폭을 한층 넓힌 ‘이시스터즈’, 미니스커트와 함께 대중음악의 전설이 된 윤복희의 ‘코리아키튼즈’, 그리고 197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를 휩쓴 쌍둥이 자매 ‘바니걸스’와 걸출한 예인 인순이를 배출한 ‘희자매’가 어떻게 탄생·성장했고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그때 그시절의 춤과 노래로 펼쳐 보인다. 당시 시대상과 함께 전개되는 그들의 탄생 비화는 재미와 감동을 자아내며, 기억 속에 남아있는 히트곡이 배우들의 뛰어난 춤과 노래로 구현돼 흥을 돋운다. “한국 근현대 가요사에 족적을 남긴 시스터즈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담아내다니. 음악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 “재치있는 연기와 노래 덕분에 우리나라의 역대 시스터즈들을 오래 기억할 수 있을거 같다” “추억의 노래들이 나오니까 부모님들이랑 부담없이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이 작품은 박칼린 연출과 전수양 작가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때로는 주인공으로 때로는 다른 배우를 빛나게 해주는 앙상블로 수많은 역할을 소화하는 11명의 배우와 10인조 시스터즈 밴드가 무대를 꽉 채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09 10:10:34가수 임한별이 예능과 음원 차트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최근 음원 차트에서 연이은 성공을 거두며 다양한 방송, 공연 활동을 통해 열일 행보를 예고한 임한별의 2023년 상반기 활약상을 짚어봤다. # '이별 발라드 장인'의 New 발라드, 음원 차트 롱런 인기 임한별은 지난 2일 '사랑하지 않아서 그랬어'를 발매하고, 고품격 이별 감성을 선사하며 올봄 리스너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책임지고 있다. '팬덤 위주' 아이돌 그룹의 음원이 차트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사랑하지 않아서 그랬어'는 발매 직후 차트인에 성공하며 지금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 발매된 '떠나보낼 준비해 둘걸 그랬어'와 함께 일명 '그랬어'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으로 명실상부 '대세 발라더'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도 KBS 2TV '커튼콜’, tvN ‘성스러운 아이돌' 등 다수의 인기 드라마 OST 가창, 포맨(4MEN) 기억 되감기 프로젝트 '안녕 나야' 발매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통해 활발한 음악적 행보를 보여주며 폭넓은 보컬 스펙트럼을 증명하고 있다. # 임한별표 맞춤형 디렉팅 빛난 '보이즈 플래닛' 보컬 마스터 임한별은 지난 20일 종영한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의 보컬 마스터로 연습생들의 노래 실력 향상을 책임졌다. 지난해 방영된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에서 한 차례 증명된 임한별표 맞춤형 디렉팅이 '보이즈 플래닛'에서도 재증명된 것이다. 임한별은 따끔한 평가와 지적, 따뜻한 조언을 넘나드는 촌철살인 심사로 참가자들의 실력 향상에 큰 힘을 보탰다. 참가자들과 긴밀히 교감하며 그들이 역량과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도록 뜨거운 활약을 펼쳤고, 마스터로서의 진지한 모습 뿐만 아니라 남다른 예능감을 보여주며 프로그램 내의 감초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 5월 단독 콘서트 개최로 열일행보ing 임한별은 오는 5월 20일, 21일 양일간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2023 임한별의 별(別) 콘서트 <OPEN STUDIO>’ 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콘서트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그간 어디서도 볼 수 없던 고퀄리티 무대와 심혈을 기울인 공연 연출, 완벽한 라이브로 구성된 풍성한 셋리스트를 예고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음원 차트 외 다양한 방면에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임한별은 분야를 뛰어넘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에 임한별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와 활약에 누리꾼들은 뜨거운 응원과 관심을 보내오고 있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플렉스엠
2023-04-21 10:13:24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의 소동극이 느닷없이 끝난다. 황당한 전개에 어이없을 무렵 연출자와 배우들이 커튼콜을 하러 나온다. 관객들의 박수가 이어진 후 연출자가 그렇게 연락이 안 닿던 원작자와 극적으로 전화연결이 됐다며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다. 예고없이 전개된 일종의 관객과의 대화에 히잡을 쓴 젊은 여성이 나타난다. 그녀는 2011년 발발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 한복판에 있다. 배우들의 질문과 원작자의 답은 반전의 연속이다. 지금까지 관극한 네 남녀의 연애 이야기는 전혀 다른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임이 속속 드러난다. 동시에 이런 막장드라마를 낄낄거리며 볼 수 있는 평화로운 일상을 떠올린다. 생과 사가 오가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 이런 막장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이유를 생각한다. 예술작품은 그것이 탄생한 사회정치적 맥락과 긴밀하게 연결돼있다. 그것을 떼놓고 본다면 얼마나 다른 감상과 해석이 가능한지 연극 '키스'는 여실히 보여준다. 동시에 연극이 다루는 내용뿐 아니라 그 예술이 창조되는 방식 그리고 예술의 사회적 역할까지 두루 아우르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복잡함과 다양성을 환기시킨다. 연극 '키스'는 아침드라마처럼 통속적이다가 서늘하게 허를 찌른다. 칠레 출신의 국제적 극작가 기예르모 칼데론의 국내 초연작으로 날카로운 반전이 백미다. 별다른 정보 없이 이 작품을 보게 된다면, 제대로 '신선한' 뒤통수를 맞게 된다. 시리아 다마스커스의 어느 가정.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내던 두 젊은 커플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딜'의 집에 모여 TV 드라마를 보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뜻밖의 사랑 고백과 때 아닌 청혼, 그리고 한 번의 키스가 이어지며 상황은 온통 난장판으로 치닫는다. 연극 '버닝필드'를 통해 기발하고 신선한 연출을 보여줬던 차세대 연출가 우종희는 "'키스'를 처음 읽었을 때 놀라움과 신선함 그리고 흥미로운 구성에 감탄했다"고 돌이켰다. "사실과 비 사실을 넘나드는 구성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연출할 수 있는 공연이다.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몇 년 전 직접 초벌 번역까지 했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상황 속 삶의 소중함, 다른 문화권에 대한 시선, 더 나아가 예술을 창작하고 공유하는 방식들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고 연출 소감을 전했다.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0 18:09:22"딱히 체중조절을 한 건 아닌데, 한 10㎏ 빠졌네요. 그래도 객석 웃음소리에 즐겁습니다. " 뮤지컬 '다웃파이어'에서 아내에게 이혼당한 철부지 아빠 다니엘은 금쪽같은 세 아이를 만나기 위해 가정부 '다웃파이어'로 변장하고, 아내의 집에 취직한다. 임창정, 정성화와 함께 다니엘·다웃파이어를 연기 중인 양준모는 공연 도중 무려 18번이나 다웃파이어로 변신한다. 가발·마스크·특수분장 슈트까지 '퀵 체인지'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8초. 여기에 춤과 노래까지 그야말로 숨 쉴 틈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즐거울 수 없다.■브로드웨이서 성공한 따끈따끈한 신작 1993년 개봉한 동명 영화가 원작인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다니엘이 아이들을 위해 유모 다웃파이어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2020년 브로드웨이에서 성공리에 초연한 따끈따끈한 신작으로 해외 첫 라이선스 공연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 초연은 무대, 의상, 안무, 대사 등을 현지에 맞게 각색하는 '논 레플리카' 방식을 택하여 원작의 감동과 재미를 살리면서 한국 관객의 취향도 저격했다. 지난 20년간 '영웅'의 안중근,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등 선 굵은 역할을 도맡아온 양준모는 이번에 첫 여장에 도전했다. 그는 "스타킹도 처음 신어봤다"고 했다. "제가 춤이나 코미디 장르와 잘 어울리는 배우는 아니잖아요. 김문정 음악감독님과 함께 한 '이블데드' 초연 이후 사람들을 웃기는 작품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만약 관객들의 흥을 돋우기만 하는 작품이었다면, 자신의 결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 용기를 냈다. "훌륭한 대본 덕에 배우들이 억지로 극을 끌고 갈 필요가 없죠. 관객과 호흡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는 작품이고, 누구나 공감할 가족이야기에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외향적인 성격의 다니엘을 연기하기도 쉽지 않았다. 차분하고 말수가 적은 그는 "나와 성격이 완전 딴판"이라며 "정성화 형이 후배 개그맨을 소개해줘 코미디 감각을 익혔고, 지금은 공연 전에 다른 배우들과 대사를 맞추면서 텐션을 올린다"고 말했다. "춤은, 제작사 대표님이 시끄럽다고 할 정도로 탭 슈즈를 신고 연습했죠. 여장은, 변장이라고 생각했어요. 겉모습은 다웃파이어나 속은 다니엘이니까, 다니엘의 연장선상에서 다웃파이어를 연기합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나 다웃파이어의 변신술에 영상 기술 그리고 춤과 노래로 무장한 쇼뮤지컬의 강점을 적극 활용해 매 장면이 흥겹고 볼거리가 다채롭다. 여기에 다니엘과 이혼한 아내 미란다의 내면과 부녀 간의 갈등과 화해가 밀도 있게 그려지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도 자아낸다. 한국 관객 맞춤형 유머코드도 창작해 이른바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잡는다. 특수분장사 프랭크는 동생 다니엘에게 '오스카의 윤여정 룩'을 제안하는가 하면, 다웃파이어는 '청국장 냄새가 난다'고 직언하는 아이에게 "커서 국회의원 같은 건 되지 마라"며 풍자 섞인 농담도 던진다. 유튜브를 통해 백종원에게 요리를 배운다거나 배우들이 자신의 대표작을 패러디하는 장면으로 깨알 웃음도 자아낸다. 양준모는 극중 '지킬 앤 하이드'를 오마주했다. ■"배우도 스태프도 모두 즐거워하는 작품" "다웃파이어로 변신 후 행동 말투 하나하나에 웃음이 빵 터진다" "지루할 틈이 없이 유쾌하고 신난다" 등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양준모는 "배우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진심으로 즐기다보니 그 기운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다"며 "궁금한 게 생기면 24시간 연락하라는 ('데드풀' '스파이더맨' 등에 참여했던 황석희) 번역가부터 커튼콜 할 때 신나서 들썩이는 스포트라이트 팀까지 모두가 하나돼 이 작품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첫 공연은 배우들이 연습의 연장선상에서 관람합니다. 모니터를 하는 거죠. 근데 이 작품은 아역까지 다 관객의 마음으로 공연을 즐겼어요. 관객들이 공연에 온전히 집중하는 게 느껴집니다. 평소 뮤지컬에 관심 없던 지인도 이 작품을 얘기할 정도죠." 특히 다웃파이어 캐릭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극중 모든 이가 다웃파이에에 마음을 열듯 관객 역시 다웃파이어를 사랑하게 된다. 양준모는 다웃파이어의 매력으로 "공감 능력"을 꼽았다. "미란다도, 애들도, 미란다의 남친까지도 다 마음을 열죠. 그건 다니엘이 정말 그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 덕분인 것 같아요. 절박함이 그를 노력하게 만든 것 같아요." 올 상반기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 이어 '웃는 남자' 출연 그리고 제작 작품 '포미니츠' 재연까지 양준모는 연기부터 제작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식지 않은 열정의 원동력으로 "스스로 즐기기"를 꼽았다. 그는 "즐기면서 돈을 버니까 이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다"며 "자신이 즐기지 않으면 남의 인생을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 선보일 신작 뮤지컬도 준비 중이다.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이야기 '딜쿠샤'다. 양준모는 "사직터널 부근에 있는 문화재 '딜쿠샤'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고 그 집에 살았던 사람이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10-10 17:59:01[파이낸셜뉴스] “이젠 고인이 된 강신성일 선생님, 임권택 감독님 등 1930년생부터 조승우 등 1980년생까지 일해 봤지만, 남들 은퇴할 나이에 1990년대생 창작진 작품으로 뮤지컬 제작자 데뷔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지난해 공연계 새바람을 일으킨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을 제작한 송혜선(60) PL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인터뷰하는 동안 참 많이 웃었다. “커튼콜 때 하도 울어서 “개망개망했다”는 힙(?)한 표현도 쓰면서 ‘스웨그에이지’ 배우들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2018년 서울예대 졸업 작품이었던 ‘스웨그에이지’는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국악과 랩, 한국무용과 힙합이 융화된 신명나는 무대를 펼친다. ‘춘향뎐’ ‘취화선’ 등을 제작한 태흥영화사에서 일하다 신인 조승우의 매니지먼트를 하게 되면서 독립한 송 대표는 현재 11명의 뮤지컬 배우를 관리하고 있다. “영화판 있다가 여기 왔는데 한국뮤지컬이라고 안하고 창작뮤지컬이라고 하는 게 의아했죠. 막연히 우리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뮤지컬 제작을 꿈꾼 적은 없어요.” 운명은 10년간 치매를 앓던 엄마가 돌아가신 뒤 우연히 찾아봤다. “혼자서 침울해 있는데, 오랜 지인인 최철웅 캐스팅 디렉터가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재작년 이맘때쯤, 서울예대 공연을 보러오라고 했죠.” ‘스웨그에이지’를 본 그는 작품의 메시지와 유쾌한 에너지에 풍덩 빠져버렸다. “안기부가 영화사에 진치고 대본 검열하던 시절에 영화일 한 사람으로서, 이 작품의 참신한 형식, 신나는 노래와 춤 그리고 주제 의식에 정말 놀랐죠. 표현방식도 정말 새로웠죠. 우리세대는 세상에 대한 울분을 화염병 던지며 표현했는데, 이들은 아픈 이야기를 웃으면서 즐겁게 하더라고요.” 만약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면, 아들 뻘인 90년대생 작가·연출·작곡가를 만났고 ‘박카스 같은 에너지’를 가진, 양희준 등 신인배우들도 만났다. “뮤지컬 제작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수년 봤잖아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걸 제작하면 안 되는데, 머릿속은 이미 작품 생각뿐이었죠.” 주요 창작진과 대다수 배우가 신인이라 기술 스태프 등은 베테랑으로 꾸렸다. “태흥영화사에서 신인 조승우, 박상민을 기용해 ‘춘향뎐’ ‘장군의 아들’등을 만들었잖아요. 그때 배운 노하우를 이번에 적용했죠. ‘헤드윅’ ‘지킬 앤 하이드’ 했던 조명, 음향 감독에게 연락했더니 ‘연출이 내 제자의 제자뻘’이라고 하셨죠.(웃음) 신인 발굴 취지·작품의 가능성에 다들 공감, 참여해주셨죠.” 우연히 제작자로 데뷔했지만 매니지먼트가 우선이라는 송 대표는 이날 ‘꿈이 뭐냐’는 질문에 잠깐 눈시울을 붉혔다. 늘 소속 배우들에게 묻던 그 질문을 정작 자신이 받아본 적은 없단다. “조승우가 ‘맨 오브 라만챠’를 할 때였어요. 사람들이 산초에게 왜 돈키호테와 같은 정신병자를 따라 다니느냐고 자꾸 물으니 산초가 ‘좋으니까’ 라고 답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룩 났어요. 마치 제 인생 같았죠.” 조승우 덕에 뮤지컬의 매력에 빠졌고, 무대에서 보고 반한 김선영, 윤공주에게 매니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하나둘씩 관리하다 지금에 이른 까닭이다. 또 자신의 나이를 늘 염두에 두고 80년대생보다 어린 신인은 기용하지 않았는데 이번 ‘스웨그에이지’를 계기로 양희준, 김수하까지 PL엔터테인먼트에 들였다. ‘스웨그에이지’ 진 역할로 국내 데뷔한 김수하는 앞서 웨스트엔드에서 ‘미스 사이공’의 주인공 ‘킴’으로 활약 중이었다. 그렇다면 송 대표의 원래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프로듀서였는데, 지난해 꿈을 이뤘다”며 웃었다. 단지 프로듀서로 데뷔했기 때문이 아니라 ‘스웨그에이지’ 싱어롱데이를 할 때 현장에서 느낀 충만한 감정 때문이다. “‘스웨그에이지’는 팬들이 참 많은 아이디어를 줬는데, 싱어롱데이도 그중 하나였어요. 첫 날 제가 손가락을 너무 꽉 쥐어 핏줄이 터질 정도로 긴장하며 봤는데, 관객과 배우들이 노래로 하나가 되는 그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 정말 큰 감사와 벅찬 감정을 느꼈죠.” 책 ‘90년대생이 온다’는 우리사회 필독서로 꼽힌다. 90년대생과 일하고 있는 송대표는 “양희준이 아무리 손자처럼 귀여워도 희준 씨라고 부르며 존중한다”며 “난 그들의 선생이나 부모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며 상호존중을 중시했다. 세대차는 없을까? 물론 그럴 리가. “왜 홍보용 사진을 찍는데, 훌러덩 가발 벗고 꾸미지도 않고 찍고, 또 이상한 표정을 짓는지 모르겠어요....이유를 물으니 그게 재미있대요. 어떡해요, 제가 받아들여야죠.” 초연에서 적자를 본 ‘스웨그에이지’는 지난 2월 재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여파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들은 오늘도 자유와 희망을 노래한다. 4월 26일까지 홍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3-02 07:59:04지난 7일 밤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을 위한 베토벤 9번 교향곡 마지막 악장인 '환희의 송가'는 사해동포주의라는 완벽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G20 의장이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을 제외한 주변국들과는 베토벤의 정신을 구현하는 면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뤄냈다. 베토벤의 격정적 교향곡이 메아리치는 가운데 정상회의에서 불거진 불협화음은 오롯이 미국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트럼프는 형제애에 기대는 것을 싫어한다. 그는 인종과 종교 간 분화, 적대적인 이웃들, 상상조차 어려울 정도의 막대한 부와 기술적 기량 대신 급진 이슬람의 손에 쉽사리 붕괴될 것 같은 서구 문명의 이원론적 이미지 전파에 의지한다. 지휘자가 숨막히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이끌었지만 그날 밤의 진정한 마에스트로는 메르켈이었다. G20 정상들을 함부르크의 웅장한 새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로 불러들인 것은 얼마나 천재적인 발상인가. 이 콘서트 홀은 그 자체로 세계의 조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가장 위대한 세계주의 음악 작품의 영향이 깃든 건축물이다. 그날 밤 공연은 그 자체로 매우 의미심장했다. 베토벤의 독일은 히틀러가 만든 독일의 잿더미 위에서 다시 태어났다. 지금의 독일은 세계적으로 존경받고 평화를 사랑하며, 전쟁을 극단적으로 혐오하고, 민주적이며, 번영되고, 창조적이고, 협력하는 나라다. 동시에 베토벤의 천재성은 그의 조국 독일 또는 심지어 서구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에 귀속된 것이다. 9번 교향곡에 들어간 쉴러의 시적 송가는 계몽주의의 진정한 범세계적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계몽주의는 유럽의 현상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에 대한 자각이면서 또 개별주의와 국수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궁극적인 인식이기도 했다. 독일의 계몽주의는 이마누엘 칸트의 '영원한 평화'에 대한 염원으로 가득했다. 이는 또 개인의 변덕과 좁은 이해관계가 아닌 만국 공통의 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격언들에 따라 행동한다는 '지상명령'에 기반한 것이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칸트 윤리에 대한 뻔뻔한 모욕이자 평화에 대한 위협이다. 파리기후협약에 관한 다른 나라들과 그의 단절은 지금까지 날것 그대로의 이기적 행동 가운데 가장 섬뜩한 행동이다. 이는 상당수 미국 기업의 목표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기후변화 결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스와 석유 시추, 심해 석유생산, 지속적인 석탄 채굴 같은 산업들이다. 코크산업, 콘티넨털 자원, 피바디 에너지, 엑손모빌, 셰브론 등이 이런 기업들이다.이들 화석연료 기업은 트럼프에게 파리협약을 탈퇴하라고 촉구하는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의 선거자금을 대왔다. 이들이 고용한 공화당 정치인들은 전 세계 다른 나라 사람, 미래 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동료 미국인들, 심지어 자신들 가족의 안녕까지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 모든 것에 우선하는 탐욕이다. 메르켈은 다시 한번 이성과 효율성의 보루임을 입증했다. 메르켈은 패닉에 빠지지 않았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르켈과 독일 그리고 유럽이 어떤 입장인지를 분명히 했다. 5월 말 주요 7개국(G7) 회의 이후 그녀는 유럽이 더 이상 미국에 온전히 의존할 수 없다는 점에 비통해했다. 그러나 막후에서 메르켈과 일처리에 능숙한 독일 외교관그룹은 그동안 G20에서 미국을 뺀 나머지 국가들과 합의를 이끌어냈다.금요일 G20 정상들이 콘서트장으로 향할 때 그들의 셸파들(실무진)은 최종 문구를 논의하기 위해 남았다.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또 다른 나라들이 트럼프처럼 딴죽을 거는 건 아닐까. 공동성명이 모습을 드러내자 외교관들과 전 세계 기후활동가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G20 나머지 회원국 모두가 미국의 술책을 거부한 것이다. 공동성명은 단순하고, 적확했으며 기후변화에 관해 안심할 만한 것이었다. "다른 G20 회원국 정상들은 파리협정이 불가역적임을 밝힌다…우리는 파리협정에 대한 강한 의지와 완전한 적용을 위한 신속한 행동에 나설 것임을 재확인한다…." 콘서트가 끝났을 때 G20 정상들과 청중들은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의 진정한 커튼콜은 베토벤, 칸트, 메르켈의 것이었다.제프리 삭스 美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소장
2017-07-28 17:18:03“작품 안에서 커버나 언더스터디 역할이 주어진다는 것은 앙상블 파트 외에도 공부할 것이 많아진다는 의미 같아요. 여자주인공과 똑같이 분석하고 노래를 분석하고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요.” 기약 없는 날을 기다리는 건 사실 고통에 가깝다. 하지만 그들은 오리지널 캐스트에 가려진 그들이 아니었다. 긍정적인 가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며 묵묵하게 스스로를 밝히고 있었다. ‘팬텀’ 크리스틴 역의 기존 캐스트였던 임선혜와 임혜영이 건강상의 이유로 무대에 오를 수 없게 되자 언더스터디였던 배우 김지유가 무대에 올라갈 기회를 얻게 됐다. 더블 캐스팅도 아닌, 트리플 캐스팅에서 언더스터디가 주인공으로써 무대를 한다는 건 기적과 같은 일이다. 실제로 많은 뮤지컬 관객들은 환불과 항의보다는 오히려 김지유를 응원하며 자그마한 실수에도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리안 그레이’의 배우 나하나도 마찬가지다. 여자 주인공 시빌 베인 역의 원캐스트였던 홍서영 대신에 무려 4번 동안 여자주인공의 자격으로 공연했다. 아쉬움보다는 감사함을 느끼며 또 다른 긍정적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두 배우를 만났다. ◆ 언더스터디를 어떻게 맡게 됐는가 “항상 언더스터디를 생각하고 오디션을 봐요. 사실 배역은 한정적이고, 기존에 그 역을 맡으시는 배우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주연 배역은 아니더라도 언더스터디는 꼭 할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언더스터디를 하면 마음이 힘든데 마음이 힘들어도 하는 게 좋아요.” (김지유) “시빌 베인 역으로 공개오디션 역을 봤는데, 최종으로 (홍)서영과 제가 남았고 서영이가 캐스팅되었죠. 하지만 ‘팬텀’ 측에서 함께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주셔서 앙상블과 시빌 베인의 커버로 서게 됐어요. 뽑힐 때만 해도 무대에 오를 거라는 기대는 안했지만 혹시라도 서영이가 아프거나 일이 생기면 제가 무대를 책임져야 하니까 연습 때 계속 서영이 옆에 붙어서 개인적으로 기록하고 연습을 많이 했어요. 제가 무대에 오르게 됐을 때는, 다행히 제작사 분들이 앙상블 부분에서 많이 빼주셔서 연습할 시간을 제공해주셨죠.” (나하나) ◆ 여자주인공으로써 무대 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이제까지 언더스터디만 다섯 번 정도 해왔어요. 언더스터디라는 게 원래 계획이 안 세워진 이상 진짜로 무대로 올라갈 거라고 생각 못하죠. 올라간 건 ‘팬텀’이 처음이에요. 총 세 번 크리스틴 역으로 무대를 올랐어요. 오히려 공연 진행 동안에는 감격적이라는 생각보다 잘 해내려고 집중만 했던 것 같아요. 커튼콜 할 때 감격이 몰려왔죠.” (김지유) “‘도리안 그레이’는 데뷔작이었기 때문에 시빌 베인 역으로 섰을 때보다 사실 앙상블 때 많이 울었어요. 막상 시빌 베인으로 섰을 때는 눈물이 나지 않았어요. 걱정은 있었죠. 앙상블 하면서 연습도 충분히 안됐고, 시빌 베 역은 그저 제가 기록하고 보면서 익혀야하는 상황이었어요. 리허설이나 런을 돌아본 적도 없었고 흐름을 잘 모르는 상태로 부분적으로 씬만 맞춰보고 들어갔어요.” (나하나) ◆ 앙상블과 언더스터디, 동시에 해내기 위해 어떤 구체적 연습 과정을 거치나 “크리스틴으로 올라가는 건, 당일 오전 10시에 결정이 됐어요. 그래서 그날 급하게 팬텀과 크리스틴 혹은 필립과 만나야하는 특정 부분들만 무대 위에서 맞췄죠. 분장실에서 대사로 맞추고, 저 혼자 준비했어요. 이 외에 연습 할 때는 원래 앙상블인 제 역할만 해요. 끝나고 모두 다 가고 나면 항상 혼자 런을 돌죠.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차에서도 음악 런을 돌아요. 보통 언더스터디 연습까지 따로 시간을 내주시는 제작사는 없어요. 그래서 저만의 방법을 찾은 게 모두가 퇴근하거나 출근하기 전에 혼자 한 두 시간 먼저 런을 도는 거예요.” (김지유) “다른 주연 분들과 직접 함께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대신, 무대 올라가기 전에 씬 별로 맞춰봤죠. 일주일 전부터요. 따로 공연 시작하기 전에 무대 비웠을 때 일찍 불러서 맞춰보고 그런 식이었어요. 연습실에서는 언더스터디를 위한 연습 기간이 주어지지는 않아요. 런 돌았던 것을 녹음해서 집에서 틀어놓고 혼자 맞춰보는 식이죠. 공연 중에는 무대 뒤 소대에서 혼자 따라하고 그랬어요. 꼭 독백처럼요. 다른 캐릭터들의 동선이 보이니까 그에 맞춰서 혼자 움직이고 의상 갈아입을 때 같이 따라다니고 그랬죠.” (나하나) ◆ 커버와 앙상블을 동시에 소화해낼 때, 다가오는 부담감이나 걱정도 있을 것 같다. “데뷔 초에는 사실 속상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계속 언더스터디를 해오면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앙상블에 언더스터디라는 역할이 하나 더 주어진 거니까 그것에 충실하기로요. 언제든 무대에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연습을 제대로 해놓자 싶었죠. 그러면 저한테도 얻어지는 게 있어요. 많이 아쉽긴 하죠. 혼자 준비한 것에 대해 평가를 받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니까요. 그래도 제가 이런 환경에 서운해 하면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담담하게 제 할 일을 마무리 하려고 노력해요.” (김지유) “제가 내일 이 공연을 하는 걸 알고 하는 거랑은 제가 모르고 오를 때 하는 거랑은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그게 사실 제일 힘든 부분이죠. 언더스터디는 연습이 정확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을 해야 한다는 것이 괴로운 게 아닐까요? 제 스스로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객들을 만나야하지 죄송하죠. 두 달간 충분히 연습하고 올라가도 자신 있게 설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없잖아요. 일단, 혼자서 준비하고 무대에 서야한다는 긴장감과 답답함이 슬프죠. 집에서 혼자 노래 부르고 독백하면서 연기하면 간혹 ‘내가 지금 뭐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갑자기 찾아오곤 해요” (나하나) ◆ 커버로써의 공연 이후 행보는 어떻나 “지금은 ‘밑바닥에서’라는 뮤지컬에서 나타샤 역으로 준비 중이에요. 그래도 ‘팬텀’이후로 제 성실함을 좋게 봐주셔서 작품 두 개에서 배역을 맡았고, 이번 작품이 세 번째 배역이에요.” (김지유) “‘도리안 그레이’ 이후에 보시고 연락해주신 분들이 많으셨어요. 물론 시빌 베인 역보다 동생인 샬롯 역을 했을 때 마음에 드신 것 같긴 했지만요.(웃음) 그리고 ‘인 더 하이츠’에서도 주인공을 맡게 됐죠. 지금은 ‘빨래’ 연습에 한창이고요. 콜 오디션을 처음 보는 거라 정말 신기했어요. 원래 열심히 서류 지원하고 앙상블 오디션을 봤었는데, 배역 오디션을 보니까 신이 났죠. 되게 행운인 것 같아요.” (나하나) “저는 지금까지 천천히 온 케이스고 느리게 가는 케이스니까, 그만큼 오래하고 싶어요. 큰 욕심보다는 제 할 일을 제대로 했을 때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욕심 부려도 안 될 건 안 되더라고요. 배역의 욕심보다 연기, 노래 레슨 받고 공연하면서 살면 10년~20년 하게 되지 않을까요?” (김지유) “작품 안에서 커버나 언더스터디 역할이 주어진다는 것은 앙상블 파트 외에도 공부할 것이 많아진다는 의미 같아요. 여자주인공과 똑같이 분석하고 노래를 분석하고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요. 제가 언제 시빌 베인의 노래를 해보겠어요. 저도 배우로써 할 일이 생기는 것이고, 만약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으면 찾아서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커버라는 직책 덕에, 주인공의 드라마와 분석까지 연구할 수 있고 좋은 훈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임무가 주어지는 것 자체가 배우들한테는 행운인 것 같아요.” (나하나)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2017-04-07 16:05:33"문화마케팅은 단순히 뮤지컬이나 방송 프로그램 외에 여행이나 연극, 요리까지 우리 생활 전반의 모든 것을 다 포함합니다. '국민 생활의 힘'이라는 국민카드 슬로건처럼 문화를 통해 국민카드가 생활 전반에서 힘이 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앞으로 이런 다양한 문화 지원을 통해 더욱 젊고 활기찬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고, 나아가서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역할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카드에서 문화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윤창수 KB국민카드 브랜드전략부 팀장(사진)은 문화 마케팅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았다. 지금은 카드업계가 다소 일부 문화 마케팅 위주로 지원을 하지만 문화의 범위는 얼마든지 다양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 윤 팀장도 지난 2011년 국민카드 출범 때부터 광고·디자인팀장으로 문화마케팅 부문을 담당하면서 방송프로그램이나 스포츠 후원, 직장인을 위한 연주회 개최까지 제법 다양한 문화 마케팅 활동을 했다. 특히 지난 2013년까지 Mnet 슈퍼스타K의 시즌 3부터 3회 연속 메인스폰서를 한 것은 국민카드 이미지를 젊은 층에게까지 폭넓게 다가가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윤 팀장은 "문화 마케팅은 단지 어떤 프로그램을 후원한다는 것을 넘어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지원사가 함께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이를테면 지원하는 문화 전체에 국민카드가 같이 녹아들어 같은 지위로 업그레이드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최근 활발하게 진행 중인 뮤지컬 초청행사에서도 작품 하나하나를 선택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뮤지컬 '레베카'를 시작으로 '그날들' '노트르담드파리' '팬텀' '로미오와 줄리엣'까지 각 작품이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고 그 속에 국민카드가 자연스레 동화돼 행사를 빛내줄 수 있는지를 매번 고민한다고 한다. 얼마 전 진행한 뮤지컬 '팬텀' 초청행사도 그런 고민의 결실 중 하나였다. 일반적으로 뮤지컬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을 진행할 때 출연 배우들이 이벤트 주관사를 언급하는데 이 부분은 자칫하면 어색해진다. 하지만 이벤트를 주최한 입장에서는 최대한 자연스럽고 멋지게 행사 주관사를 언급해주면 금상첨화다. 팬텀 커튼콜이 바로 그랬다. 윤 팀장은 "뮤지컬에서는 커튼콜까지도 공연의 일부"라며 "'팬텀' 커튼콜에서 주연 배우가 국민카드를 몇 번이나 자연스럽게 언급해주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뮤지컬에서 멋있는 연기를 보여준 건 물론이고 초청 행사의 완성도도 높였다"고 전했다. 윤 팀장은 앞으로 이런 문화 마케팅 지원의 폭을 좀 더 넓히는 게 꿈이다. 그는 "뮤지컬이나 스포츠 외 여행이나 연극, 요리까지 다양하게 지원하면서 국민카드 자체의 이미지를 알리고 싶다"며 "특히 이런 문화 마케팅이 문화예술인을 돕는 데도 활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15-09-24 18:40:45추리소설 작가 아가사役으로 7년만에 창작뮤지컬 도전한 여배우들의 롤모델 최정원"커튼콜서 관객들 눈마주칠때 나쁜 것 다 빠져나가는 느낌" 지난 1월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대학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배우 10명을 만났다.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세라 배우가 "뮤지컬 '아가사'에 합류하게 됐다"며 신이 나서 말을 꺼냈다. "최정원 선배님과 한 무대에 서게 된 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선배님 보면서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웠거든요. 저도 최정원 선배님처럼, 저를 보고 후배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요."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그 '선배님' 최정원을 만났다. 원체 에너지 넘치는 그녀이지만 유독 생기가 넘쳤다. "오늘 공연이 있는 날이라 제가 좀 흥분했어요. 공연 없는 날은 지금 보다 좀 덜 밝거든요. '아가사'에서 젊은 감각의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서니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 같아요."서울 대학로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에서 공연하고 있는 창작뮤지컬 '아가사'는 1926년 12월 당대 최고의 여류 추리소설 작가였던 아가사 크리스티(1890~1926)가 11일간 실종됐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미스터리극이다. 극중 남편의 불륜, 믿었던 유모의 배신, 기자들의 혹평, 신작에 대한 압박까지 아가사가 견뎌야 할 무게는 가혹하다. 우울함과 고독함으로 가득한 이 캐릭터를 정반대 성격의 최정원이 소름돋게 연기한다. 사실 최정원이 창작뮤지컬에 오른 적은 드물었다. '아가사'는 지난 2008년 '소리도둑' 이후 7년만의 창작뮤지컬 출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정원이 데뷔한 1989년 당시 한국은 창작뮤지컬은 물론 라이선스의 개념도 없었다. 이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카고' '키스 미 케이트' '지킬 앤 하이드' 등 수많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한국 초연 무대에 서며 뮤지컬배우 1세대로서 한국 뮤지컬의 대중화를 이끌어 왔다. '시카고'에서는 벨마와 록시, '키스 미 케이트'에서는 비앙카와 케이트로 같은 뮤지컬에서 두 여주인공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배우이기도 하다. "그간 드라마 출연이나 교수 제의도 많았어요. 하지만 한길만 걸었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뮤지컬 전문배우로 무대에 서 왔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지킬 앤 하이드'는 현재 공연 중이고 올해는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20주년을 맞아 역시 기념 공연이 예정 돼 있다. 최정원은 두 작품의 한국 초연 배우다. 한국 뮤지컬의 살아있는 역사인 셈. "제가 처음 연기했던 캐릭터의 특징들을 후배들이 따라하는 걸 보면 뿌듯한 한편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최정원은 "무대에 대한 식지 않는 사랑"이 자신을 이끌어 왔다고 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나오는 할머니 역할로 휠체어에 앉아 무대 위에서 세상을 뜨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그다. 그렇다면 그녀가 이만큼 무대를 사랑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뭘까. 그건 '사람'이었다. "가족, 동료, 관객. 저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없으면 무대 서는 게 의미가 없어요. 커튼콜에서 관객과 눈을 마주칠 땐 몸 속에 나쁜 균이 다 빠져나가는 듯한 쾌감을 느끼죠."'아가사'에 이어 쉴 틈도 없이 오는 5월에는 뮤지컬 '유린타운'에 출연한다. 최정원의 기분을 더 띄워주고 싶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한세라 배우를 만난 얘길 했다. 최정원의 눈에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2015-03-25 17:04:45아이돌 엠블랙 멤버 가운데 이준(본명 이창선·28)과 천둥(본명 박상현·24)이 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만료와 그룹 활동 중단을 발표했다. 이준과 천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해솔(담당변호사 나형진) 측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변호인 측은 "이준과 천둥은 주식회사 제이튠캠프와의 전속계약, 엠블랙 활동 등이 지난 11월말 커튼콜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모두 종료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향후 일정에 관해서는 "이준은 진행 중인 드라마 '미스터 백' 촬영에만 집중할 것"이며 "천둥은 당분간 음악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지난 10월 소속사 계약만료와 함께 그룹 탈퇴 및 해체설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소속사 측은 "엠블랙은 해체 없이 활동을 유지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이준과 천둥은 지난달 29~30일 열린 엠블랙 단독 콘서트에서 그룹 활동 마무리를 예상케 하는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준은 당시 "입이 잘 안 떨어진다. 처음부터 좋아해주신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다. 어쨌거나 지금 한 자리에 모여서 같이 즐기고 눈물도 흘리고 있다. 이런 자리를 여러분과 맞게 돼 영광스럽다. 항상 저희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천둥 역시 "사실 친구도 가족도 5년 동안 응원해주기 힘들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정말 많은 힘을 얻었다. 하지만 여러분은 저희에게 많은 걸 얻었는지 모르겠다. 지난 5년 동안 저희 지켜봐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4-12-16 1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