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참전 공로로 훈장까지 받았던 50대 한국계 퇴역 미군이 미국 땅을 떠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의 여파로 결국 자진 출국을 택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하와이에 거주했던 박세준씨(55) 이야기다. 영주권자 신분으로 살던 퇴역군인.. 돌연 구금 통보 박씨는 24일(현지시간) 보도된 미 NPR과 인터뷰에서 "내가 지키려고 싸웠던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미 영주권자인 그는 15년 전 약물 소지, 법정 불출석을 이유로 추방 명령을 받았으나 이민당국의 허가로 미국에 체류해오다 최근 돌연 구금 통보를 받았다. 박씨는 7살 때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주로 자랐으며, 고교 졸업 후 미군에 입대한 그는 1989년 12월 '파나마 침공' 작전에 투입됐다가 등에 총상을 입고 명예 제대했다. 당시 전투 공로를 인정받아 퍼플하트 훈장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미 시민권은 취득하지 않고 영주권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미국은 최소 1년, 전시에는 단 하루라도 미군에서 명예롭게 복무한 사람에게 신속 귀화 혜택을 제공하지만, 박씨는 복무 1년이 되기 전 제대했다. 또 미 정부는 파나마 침공을 적대 행위로 분류하지 않아 그 대상이 되지 않았다. '전쟁 트라우마' 마약에 손댔다 끊었지만.. 결국 한국행 비행기 그러나 전역 후 박씨는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에 시달리며 마약에 손을 댔다. 결국 뉴욕에서 마약 거래를 하다 경찰에 체포됐고, 이후 법정 출석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보석 조건 위반 혐의까지 추가돼 2009년부터 3년간 복역했다. 이로 인해 귀화 신청이나 강제 출국 명령에 대한 구제 조치도 불가능해졌다. 이후 그는 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매년 이민국 직원의 확인을 받는 조건으로 미국에 계속 체류할 수 있었다. 이는 미 이민세관국(ICE)이 추방 우선순위로 고려하지 않는 이들에겐 흔히 있는 일이라고 NPR은 설명했다. 출소한 박씨는 가족들이 살고 있던 하와이로 이주했다. 마약을 끊고 10년간 자동차 딜러로 일하며 아들과 딸을 키웠다. 그러나 이달 초 하와이에서 현지 ICE 관계자들이 그에게 앞으로 몇주 안에 자진 출국하지 않으면 구금, 추방될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고 한다. 결국 박씨는 50년가량 고향으로 여기며 살던 나라를 떠나기로 했다. 23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는 올해 85세인 어머니를 보는 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또 "이 모든 일을 겪었지만 군에 입대하거나 총에 맞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6-26 10:35:07[파이낸셜뉴스] 자연재해나 사고, 폭력 등 위협적인 상황이 뇌에 남기는 공포 기억에 특화된 뇌 회로가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 회로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트라우마 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 연구팀은 생쥐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감각적 고통 없이 심리적 위협만으로 유도되는 공포 기억의 형성을 조절하는 핵심 뇌 회로인 pIC-PBN회로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에는 뇌의 외측 팔곁핵(PBN)이 척수에서 통각 정보를 전달받는 통각 상행 경로의 일부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연구팀은 비통각적 위협 자극에 의해서도 PBN이 공포학습에 필수적으로 기능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서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서로 다른 뇌 신경회로에 의해 처리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실험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정서적 고통을 전달하는 데 특화된 신경 회로(pIC-PBN)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신경과학 분야에서 큰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한진희 교수는“이번 연구는 PTSD,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정서적 고통을 주 증상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과학과 한준호 박사(제 1저자), 서보인 박사과정(제 2저자)이 수행한 논문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025년 5월 9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5-15 09:27:46【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경북교육청이 산불 피해 학생들 보듬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경북교육청은 최근 경북 산불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피해 지역 고위험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관련 병의원 진료와 치료비를 우선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학생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PTSD)를 예방하고, 조기 개입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도와 학업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임종식 교육감은 "산불 피해를 본 학생들이 하루빨리 심리적 안정을 찾고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심리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경북교육청은 산불 피해를 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Wee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가 협력해 대피소와 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상담을 진행하고, 심리검사를 통해 고위험군 학생을 조기에 선별할 계획이다. 또 정신건강 전문가가 현장을 방문해 우울 검사와 사건충격척도 평가, 개별 면담 등을 실시하며, 필요시 전문 치료 기관과 연계하여 지속적인 관리를 지원한다. 고위험군 학생에게는 긴급 치료비 지원도 이뤄진다. 경북교육청은 병원 진료와 심리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1인당 최대 300만원의 진료비와 약제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치료비 지원은 학교장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속한 지원을 위해 우선 지급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경북교육청 산하 화랑교육원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산림치유와 미술·음악 치료, 회복탄력성 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위험 학생에게는 전문 상담교사가 동반하는 집중 치유캠프를 제공한다. 이외 피해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마음챙김 가족캠프’도 마련해 가족 단위 심리 치료와 정서 안정 지원을 시행할 예정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5-04-04 09:24:28[파이낸셜뉴스] 레거시 미디어부터 유튜브·SNS까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다양해졌습니다. 덩달아 가짜뉴스와 허위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입니다. [팩트, 첵첵첵]은 뼛속까지 팩티즘을 추구합니다. 논란이 된 뉴스나 소문의 진위를 취재하고, 팩트를 확인합니다. "이 뉴스, 진짜인가요?" 구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제보 바랍니다. <편집자주>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은 경찰청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서부지법 폭동 당시 가담자들의 법원 침입을 막다 다친 경찰관은 56명이고 그 중 11명은 전치 3주 이상의 부상을 당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부상 내역은 투척물에 맞아 뇌진탕, 유리병에 맞아 머리에 열상, 시위자에게 밀려 넘어져 무릎 인대 파손, 자동차 바퀴에 왼쪽 발이 깔려 골절 등이 있었다. 이 밖에 눈 아래, 이마, 손가락, 무릎 등이 찢어지거나 손가락 등이 부러진 경찰도 다수 있었다. 경찰 버스, 방송조명차량, 근무복 등 경찰 장비 532개도 파손됐다. ① 실명 위기 경찰은 있나? '1·19 서부지법 난동'이 발생하고 온라인에는 경찰 피해자 가족이라는 사람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 난입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다가 다친 경찰 중 한 명이 자신의 동생이라고 했다. 해당 글에는 "제 동생이 그날 폭도가 던진 벽돌에 맞아 머리 두피가 찢어지고 왼쪽 눈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실명 위기에 있다"며 "여러 사람이 물리적 공격을 행사했다. 당시 영상을 찾아 수 천 번 돌려보다가 특정 가해자를 찾게 됐다"고 썼다. 이어 "동생은 서울경찰청 본대 소속이다. 헬멧도 쓰지 않고 보호구도 없는 경찰에 벽돌을 던지니 제대로 맞았으면 즉사였을 것"이라며 "심지어 특정 가해자는 벽돌을 던진 후 카메라를 보며 웃는 여유까지 보여 (우리는)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글에서 지목한 경찰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 후 온라인과 언론에 노출된 사진 속 인물이다. 얼굴 위로 피를 흘린 채 동료의 부축을 받은 경찰은 오른쪽 눈을 질끈 감은 상태다. 고통을 버티려는 듯 미간은 잔뜩 찌푸리고 있다. 글을 본 사람들은 경찰의 건강을 걱정하는 댓글을 올렸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제기된 실명 위기에 처한 경찰은 없었다. 서울경찰청 신종묵 경비과장은 "부상당한 경찰들 중 한 명을 빼고 모두 치료가 완료돼 원대 복귀했다"며 "단 한 명만 현재 병가 중인데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 속 경찰은 아니며 실명이 우려되는 경찰도 없다"고 말했다. ② 심리 치료는 방치 상태 경찰의 설명대로 서부지법 난동으로 부상을 입은 경찰들 대부분은 현업에 복귀했지만, 심리적 치유까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심리학회지가 2013년 발표한 연구에도 경찰관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발병률은 일반인의 4배에 달한다고 했다. 실제 서부지법 폭동 이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찰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기동대 소속으로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은 "시위대가 기자 등에게 폭언하며 죽일 듯한 기세로 행동해 여러 차례 분리 조치하는 데 이들의 행동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시위대가 소화기를 난사한 뒤 아버지뻘 되는 경찰관이 모자와 옷깃, 견장이 뜯긴 채 분말을 뒤집어쓰고 콜록대던 모습 등을 떠올리는 경찰도 있었다. 여익환 서울경찰 직장협의회 위원장은 "과격하고 폭력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트라우마에 노출돼 있는 경찰관들을 위한 제도가 있긴 하지만, 좀 더 고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경찰은 트라우마 해소를 위해 심리상담 등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쉴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트라우마 치료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사안이 시급하다 보니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 인력을 다른 근무지로 바꾼 다거나 하는 조치는 취하지 못했다"며 "계속 현장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18 02:35:13"비상계엄 이후로 매일 우울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더욱 슬픔이 큽니다." 2일 낮 12시께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본관 앞에 설치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대학생 이세아씨(25)는 울먹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시민을 지켜줄 거라고 믿었던 국가가 군대를 동원하는 일을 확인하지 않았나"라며 "계엄에 이어 이런 참사까지 일어나니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불안해서 불면증까지 생겼다"고 호소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심판·수사, 역대 최악의 여객기 참사가 잇따르면서 무력감과 비통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계엄령 선포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형 참사까지 터져 공포가 극에 달하게 된 탓이다. 노원구 주민 김명선씨(53)는 "남인 나도 못 견디게 가슴 아픈데 유족들 심정은 어떨지, 얼마나 속이 탈지 모르겠다"며 "뉴스로 유족들의 사연이나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하루 종일 우울하다"고 했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참사가 반복되며 불안감을 느낀다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이주영씨(30)는 "참사의 원인이 무엇이든 누구라도 그 비행기를 탔다면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이 조심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어서 앞으로 비행기를 타거나 여행 갈 때마다 두렵고 떨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분노와 스트레스, 공포, 위협감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주변 사람과 슬픔을 나누고 규칙적으로 일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공직자들에 대한 분노가 사회 전반에 퍼졌다"며 "이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심각한 상황에서 발생한 대규모 참사로 공포와 위협감을 느끼는 시민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시민들의 불안이 커졌다는 시각도 있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참사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의를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재난 상황을 중계한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참사 관련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혼자서만 힘들어하면 트라우마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주변 사람과 이야기하며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변함없이 규칙적인 일상을 지키는 것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1-02 18:22:42【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자 가족과 도민 등의 심리 회복 지원을 위해 24시간 핫라인 심리 상담과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재난 경험은 스트레스 증상,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같은 심리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는 적절한 개입이 없으면 만성화돼 개인 삶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생산성 저하, 의료비용 증가, 사회적 기능 저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이번 재난으로 심리적 위험에 노출된 피해자 가족, 사고 수습 관계자, 도민 등이 전문가 개입을 통해 트라우마 증상을 완화하고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참사 피해자 가족과 사고 수습 관계자 심리 회복은 무안공항과 피해자 가족이 숙소로 사용하는 목포대 기숙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장기 상담이 필요한 대상자는 해당 주소지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해 지속적인 상담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남도민 등 불특정 다수에게는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무안종합스포츠파크, 도청에서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 전남지역 어디서든지 보건소 정신보건복지센터를 찾으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심리 상담 전화도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 플레이스토어에서 '터치마인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정신건강 자가 진단을 하고 상담·치료기관도 안내받을 수 있다. 전남도는 여러 경로로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이 확인된 도민에게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서비스를 받도록 전문 심리 상담 서비스 이용 바우처 8회분을 제공할 방침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번 참사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도민의 온전한 일상 회복을 돕고, 지역 사회 회복력이 하루빨리 증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1-02 16:04:30사단법인 따뜻한 하루(대표이사 김광일)가 소방청과 협력해 최근 여객기 충돌 사고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지원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소방대원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이번 캠페인은 대중의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을 받고 있다. 따뜻한 하루는 소방대원들의 트라우마 치료비와 물품 지원을 위해 단체 홈페이지, 네이버 해피빈, 체리 등 다양한 기부 플랫폼을 통해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1월 2일 현재 1억 원 이상의 후원금이 모였으며, 이는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소방대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광일 대표이사는 “이번 참사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소방청으로부터 현장 소방대원들이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치료비 지원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운 날씨 속에서도 유류품 수색 등으로 현장에 남아 있는 소방대원들을 위해 발열 조끼 1,000벌을 우선 지원했다”며 긴급 지원의 배경을 밝혔다. 캠페인에는 유튜버 아옳이, 더엘그룹, 스파더엘 이미나 대표, 한솔생명과학(주) 등 다양한 셀럽과 기업이 동참하며, 따뜻한 나눔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는 평소 참전용사, 순직 군경 유가족, 독립유공자 후손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복지 증진에 앞장서는 NGO 단체다. 또한, 공무 수행 중 사고를 당한 소방대원의 치료비와 생계비 지원에도 힘쓰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여객기 참사 현장 소방대원뿐 아니라 전국에서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소방대원들의 심리치료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소방대원 PTSD 치료비 후원 및 캠페인 관련 문의는 따뜻한 하루 공식 홈페이지나 유선전화로 가능하다.
2025-01-02 15:23:21[파이낸셜뉴스] "비상계엄 이후로 매일 우울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더욱 슬픔이 큽니다." 2일 낮 12시께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본관 앞에 설치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대학생 이세아씨(25)는 울먹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시민을 지켜줄 거라고 믿었던 국가가 군대를 동원하는 일을 확인하지 않았나"라며 "계엄에 이어 이런 참사까지 일어나니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불안해서 불면증까지 생겼다"고 호소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심판·수사, 역대 최악의 여객기 참사가 잇따르면서 무력감과 비통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계엄령 선포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형 참사까지 터져 공포가 극에 달하게 된 탓이다. 이날 시청 앞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179명이 목숨을 잃은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뒤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노원구 주민 김명선씨(53)는 "남인 나도 못 견디게 가슴 아픈데 유족들 심정은 어떨지, 얼마나 속이 탈지 모르겠다"며 "뉴스로 유족들의 사연이나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하루 종일 우울하다"고 했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참사가 반복되며 불안감을 느낀다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이주영씨(30)는 "참사의 원인이 무엇이든 누구라도 그 비행기를 탔다면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이 조심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어서 앞으로 비행기를 타거나 새로운 곳에 여행 갈 때마다 두렵고 떨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참사로 불안감이 커진 시민들을 심리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는 '마음안심버스'를 동원했지만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시청 앞 분향소 인근에 세워진 버스에는 상담사 2명이 상주하고 있다. 그러나 버스를 방문하는 시민은 만나볼 수 없었다. 현장에 근무하는 상담사는 "참사 이후 3일째 상담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2명이 상담을 받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오는 4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면 상담을 운영한다. 전문가들은 분노와 스트레스, 공포, 위협감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주변 사람과 슬픔을 나누고 규칙적으로 일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공직자들에 대한 분노가 사회 전반에 퍼졌다"며 "이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심각한 상황에서 발생한 대규모 참사로 공포와 위협감을 느끼는 시민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시민들의 불안이 커졌다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참사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의를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재난 상황을 중계한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참사 관련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혼자서만 힘들어하면 트라우마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주변 사람과 이야기하며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변함없이 규칙적인 일상을 지키는 것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1-02 15:00:06[파이낸셜뉴스] 블랙핑크 로제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K팝 연습생 문화에 대해 말하며 “나는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감정과 느낌,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훈련 받지 못했다 로제는 솔로 앨범 공개를 앞둔 23일(현지시간) NYT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에서 홀로 한국으로 온 뒤 4년간 보낸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오전 9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연습하고, 혼자 연습실을 쓰고 싶어서 퇴근 후에도 남아서 계속 하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연습생에 관한 콘텐츠는 확실히 미화돼 있다”라며 “내가 겪은 외로움이 좀 트라우마가 됐다. 하지만 알다시피 나는 살아 남았다”고 했다. 로제는 “우리는(아이돌) 항상 가장 완벽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도록 훈련받았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감정과 느낌, 경험에 관해 이야기하는 훈련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안티팬'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로제는 “그 일에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꽤 강하다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라며 “실제로 내게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정말 기분이 나빴다. 인터넷상에서 그런 일을 보면 충격을 받고, 왜 저러는 걸 그냥 내버려둘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고 했다. NYT는 K팝 기획사들이 아이돌의 연애에 관해 엄격한 규칙을 두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로제는 "정상이 아니었고 정상이 아니다"라며 "나에게도 그런 건 정상이 아니다. 나도 실제로 말한 적이 없다. 아무것도 확인해 주거나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외로움과 가장 밀접한 질병은 PTSD·우울증·불안·조현병 외로움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 수 있지만 건강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외로움과 질병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외로움이 30개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툴레인대 루치 교수팀이 영국인 47만여명을 대상으로 행동, 유전, 입원 데이터를 결합해 외로움과 질병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30개 질환에서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 외로움은 사회적 단절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으로, 우울증,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외로움과 여러 질병 사이의 연관성이 인과 관계에 부합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외로움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불안, 조현병,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등이었다. 또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비만, 만성 간질환, 만성 신장 질환 등 20개 질환이 외로움과 비인과적 연관성(non-causal associations)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24 22:51:13[파이낸셜뉴스] 국제구조위원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 의료진이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어 지원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국제구조위원회는 지난 5월 13일부터 6월 14일까지 우크라이나 주요 전투 지역 10곳의 의료 종사자 15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선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의료 인력 정신 건강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 현지 의료진 대다수가 장기적으로 불안감, 미래에 대한 비관, 자존감 상실 등의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 20%는 전쟁 불안, 불확실성, 삶의 만족도 저하, 자존감 상실 등의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가 낮은 간호사의 40% 이상은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없다고도 호소했다. 국제구조위원회의 우크라이나 의료 코디네이터 마르코 이사일로비치는 "이번 조사 결과는 전쟁이 의료진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코로나와 전쟁이 맞물리며 현지 의료진은 거주민과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불안 등 심리적인 고충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영 국제구조위원회 한국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1000일을 넘어선 지금, 한국전쟁과 비슷한 기간 만큼 지속될 수 있다는 현실이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의료진이 도움의 부재로 생명을 구하지 못할 때 무력감과 죄책감에 빠지지 않도록 응원과 지원으로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 온 국제구조위원회는 MHPSS(정신 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 프로그램)를 통해 인도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현지 활동가들의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해소하고 내면의 회복력 기를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1-20 11: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