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경제의 결합.’
뇌신경과학을 마케팅에 접목시킨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이 미국 등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뉴로마케팅은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선호하는 근본 원인을 신경과학적으로 규명해 기업 마케팅에 활용해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일부 과학자들의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소비자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겠다는 야심찬 발상이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사이언스지 등 유력매체가 대서특필할 만큼 ‘주목할 만한’ 성과도 일부 거두고 있어 향후 연구진행 결과에 따라 현행 마케팅기법이나 브랜드 전략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재 뉴로마케팅 연구는 인간이 특정 제품이나 상표를 선택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반응을 ‘기능별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통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뉴로마케팅의 출발점은 ‘소비자의 선택은 이성적인 판단에 따른게 아니라 잠재의식 속에서 이뤄진다’는 대전제.
낯선 가설이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연구 결과가 최근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주 베일러의대의 신경과학자 리드 몬태그 교수(사진)로 fMRI를 이용한 연구로 그동안 청량음료 업계의 미스터리였던 ‘펩시 챌린지’의 비밀을 벗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펩시 챌린지는 코카콜라와 함께 청량음료업계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펩시콜라가 ‘콜라의 대명사’로 통하는 코카콜라를 제압하기 위해 지난 75년부터 펼친 마케팅 이벤트. 브랜드명을 가린 채 펩시콜라와 코카콜라를 소비자가 직접 비교해보고 선택하도록 한 ‘맛 대결’로 펩시콜라에 판정승을 안겨줘 업계의 주목을 끌었지만 그 원인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몬태그 교수팀이 얻은 결과는 펩시 챌린지와 같은 방식으로 자원자들에게 콜라 맛을 비교하게 한 뒤 MRI 분석을 한 결과 펩시콜라를 마신 사람의 뇌 반응이 코카콜라를 마신 사람에 비해 훨씬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만족감을 관할하는 부위인 ‘배쪽 피각(ventral putamen)’의 활성화 정도에서 두 제품의 차이가 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반론이나 회의론도 없지 않다. 호주 스윈번대학의 신경과학자 리처드 실버스타인 교수는 “판매 실적은 광고 노출 정도에 비례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런던신경학연구소(INL)의 크리스 프리스 연구원은 “뇌반응을 확인했다고 해서 뇌작용과 소비행동의 인과관계가 규명된 것은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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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c@fnnews.com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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