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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외투자방식 전환...홍콩 통한 '우회진출'

중국의 대외투자 창구가 홍콩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외투자의 급속한 확대과정에서 해당국의 정치, 사회, 문화 등에 대한 고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중국이 국제적인 금융 및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구미시장과의 풍부한 교류경험을 갖고 있는 홍콩을 통해 우회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5일 ‘중국 대외투자의 새로운 경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중국이 홍콩에 법인을 설립해 해외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하는 쪽으로 대외투자의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외투자는 지난 2002년부터 연평균 49.9% 증가, 2010년 대외투자액이 6881억달러로 세계 5위의 대외투자국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중국이 급격히 대외투자를 늘린 것은 과다한 외환보유액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속적인 무역흑자와 외국인 투자 유입으로 외환보유액이 3조2000억달러(세계 1위)에 이르게 되면서 무역마찰과 과다한 외환보유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수입과 대외투자 확대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대외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중국은 해당국가 사정에 대한 인식결여와 인수합병 경험부족으로 해당국의 규제와 반대 등에 직면해왔다.

지난 2009년에는 호주의 철광산업체 ‘리오틴토’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중국이 호주의 자원을 싹쓸이해 간다는 정치적 역풍을 만나 인수시도가 좌절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직접 투자방식을 버리고 홍콩을 통한 ‘우회진출’카드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2007년 홍콩에 대한 투자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2008년부터는 매년 3000억 달러 이상을 홍콩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홍콩을 통한 우회진출이 국제법규와 해당국의 법률준수, 문화차이 극복 등의 측면에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이를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지난 8월 홍콩을 방문한 리커창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중국과 홍콩기업이 협력해 대외투자를 추진함으로써 금융-법률-회계-투자자문 등 서비스분야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융기관이나 상공회의소를 통한 지원(투자가치 평가, 해외경영능력 제고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향후에도 중국의 대외투자는 지속적으로 늘려날 전망이다.

중국정부는 제12차 5개년 계획기간(2011~2015년) 중에 대외투자를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2월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는 대외투자시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금액기준을 완화하며 투자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지역별 대외투자 비중을 보면 아시아가 71.9%로 가장 많고, 남미(13.8%), 유럽(5.0%), 아프리카(4.1%), 북미(2.5%) 순이다.

투자방식은 인수합병(M&A) 방식의 직접투자가 297억달러로 전체 43.2%에 달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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