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나노생명공학부 임정훈 교수
국내 과학자가 초파리 모델을 이용해 루게릭병과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원인을 밝혔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는 나노생명화학공학부 임정훈 교수가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신경생물학과의 라비 알라다 교수(Prof. Ravi Allada)와 함께 퇴행성 뇌질환 유전자로 알려져 있는 '어택신-2(ATAXIN-2)'가 생체 리듬 유지 및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과정을 규명했으며 이를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16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어택신-2'는 이상 발생 시 소뇌와 뇌간 및 척수가 점진적으로 퇴화되는 척수소뇌실조증 및 루게릭 병, 파킨슨 병 등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로 지금껏 분자 생물학적 기능 및 신경세포학적 역할에 대해 규명된 적이 없었다.
이에 임정훈 박사 연구팀은 초파리를 실험대상으로 단백질 질량 분석법을 이용해 어택신-2와 생체 시계 유전자인 TYF가 생체 리듬을 주관하는 신경 세포 내에서 특이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는 것을 밝혔다. 또 TYF단백질 복합체가 어택신-투 단백질에 의해 형성되며 단백질 복합체 내에서 어택신-투가 전령 RNA의 단백질 합성을 직접적으로 촉진 시키는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임정훈 박사는 다양한 형질 전환 초파리의 일주기성 행동변화와 생체 리듬 세포 내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해 어택신-2와 TYF의 결합이 생체 리듬을 유지시키는데 중요하다는 것도 증명했다.
임 박사는 어택신-2 단백질의 발현을 생체 시계 뉴런 내에서 특이 저해할 경우 생체시계 유전자의 단백질 합성이 저해되고 결과적으로 일주기성 생체 리듬이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어택신-2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단백질 합성이 저하되고 노화현상이 더해지면 결국 신경세포들이 퇴화해 퇴행성 뇌질환이 발병하게 된다는 것을 규명했다.
임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낸 어택신-2의 새로운 기능은 관련 퇴행성 뇌질환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수면 질환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택신-2에 의한 여러 가지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원인 연구와 그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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