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지난 6월 소속 대사급 관리가 신변안전을 위협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대표부 외교관은 지난 6월 13일 열린 293차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 긴급회의에서 자국 대사급 관리가 중대한 범위로 인해 신변안전 위협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북한 외교관은 "4월29일 저녁에 정체불명의 남자가 고위급 관계자가 거주하는 건물에 작은 소포를 내려놓고 급히 도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AP/뉴시스】지난해 9월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2018.09.30
RFA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대표부는 소포에 협박편지와 알코올이 담긴 작은 병 2개, 분필로 X자가 그려진 북한 대사급 관리가 사용하는 주차장 사진 3장이 담겨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박편지에는 북한 대사급 관리가 비밀접촉을 통해 '특정단체'와 협력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겨 있었고, 협력하지 않을 경우 개인신상에 위험이 닥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소포를 뉴욕 경찰 당국에 신고하고 증거로 넘겼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뉴욕시경과 연방수사국,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9월 11일 현재 북한 대표부에 대한 위협이 전혀 없다는 결과를 통보했다. 하지만 북한 대표부는 지난 10월 3일 열린 제 294차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에서 미국의 통보는 조사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어떤한 증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사건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유엔 본부를 다른 국가로 옮겨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며 책임을 유엔 주재국인 미국에 돌렸다.
협박편지를 받은 대사급 관리가 누구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유엔에 파견한 대사급 외교관은 기성 대사, 김인룡, 박성필, 리용필 차석 대사 등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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