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니꼬동제련 온산공장
단일 공장 생산규모로 세계 2위
구리 수입국 중국의 거센 추격에
2023년까지 AI공장 탈바꿈 추진
LS니꼬동제련 온산공장. 동광석이 1400여도에서 녹아 순도 99.5% 구리물로 만들어져 내려오고 있다. LS니꼬동제련 제공
【 울주(울산)=이병철 기자】 지난 15일 오후 3시 울주군 온산읍 LS니꼬동제련 제련 2공장 앞. 굉음과 함께 뻘겋게 녹여진 구리물이 일정한 틀에 쉼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기왓장처럼 생긴 28개의 틀은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구리물을 끊임없이 받아 내고 있었다. 한 바퀴 돌기 전에 틀에 담긴 구리물은 냉각과정을 거쳐 고체로 변신한다. 순도 99.5%의 구리 덩어리다. 마치 거대한 붕어빵 틀이 빙글빙글 돌면서 붕어빵을 생산하는 것처럼 1미터 크기의 99.5%의 정제조동이 생산됐다. 최용실 LS니꼬동제련 홍보팀장은 "하루에 3~6회 제련 공정이 이뤄지는데 동제련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25%~30%가량의 순도를 가진 동광석을 가져와 1250℃ 용광로에 여러가지 첨가물과 함께 넣으면 99.5%의 정제조동이 만들어진다. 이 작업이 동제련소의 경쟁력이다. 첨가물의 종류와 비율이 기술력인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99.5% 정제조동은 구리 순도 99.99%의 고순도 전기동으로 탄생하기 위해 전련공정으로 이동한다. 전련공정은 정제조동을 3주 동안 전해액(황산구리용액)에 담궈 전기분해를 하는 과정이다. 전기분해를 마친 고순도 전기동은 구리 순도 99.99%가 되고 전선업체 등에 팔린다. 지난해 7조원 초반의 매출 중에 5조원이 구리이고 그 외에는 금, 은 등이다.
1979년 준공된 LS니꼬동제련 온산공장은 지난 40년동안 국내 산업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국내 하나밖에 없는 동제련소로써 연간 68만t의 전기동을 생산할 수 있다. 단일공장 생산규모로 전 세계 2위다.
이곳에 최근 위기감이 돌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이 동제련 공장을 각 성마다 새롭게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경민 LS니꼬동제련 이사는 "중국이 자급자족을 목표로 동제련소를 짓고 있는데 추후에는 중국이 구리 수출국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중국은 구리 수입국이다. 전세계에서 연간 사용되는 구리량은 1500만t이다. 이중 중국이 1000만t을 소비하는데 중국 내 생산은 800만t이다. LS니꼬동제련 온산공장의 위기감은 중국의 생산량 확대에서 비롯된다.
다만 아직까지 온산공장의 기술력은 세계 동제련소 70여개 중에 손에 꼽힐 만큼 뛰어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추격자보다 한 발 더 빨리 가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LS니꼬동제련은 2023년까지 울산공장을 인공지능(AI)공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현재 포스코 ICT와 협력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와 함께 포항제철을 다보스포럼이 뽑은 등대공장으로 만들었다.
등대공장은 등대가 불을 비춰 배를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과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유일하게 인증을 받았다. 민 이사는 "동제련소의 경쟁력은 동광석에 함유된 다양한 물질을 효율적으로 가장 많이 추출하는게 경쟁력"이라며 "AI가 빅데이터로 학습해 공정과정에서 의사결정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온산공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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