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금속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기존 공정설비의 20분의 1 부피로 50% 이상 뛰어난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팀이 신개념 고체 탄산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고체 탄산화 기술은 이산화탄소와 알칼리 금속(칼슘, 마그네슘)의 자발적 결정화 반응을 이용하는 일종의 자연모방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고체 금속화합물인 탄산염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고체 탄산염은 건설·토목 소재, 제지산업, 고분자, 의약, 식품, 정밀화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 등의 고체 탄산염으로 바꿔 건설 소재로 이용하는 기술은 전 세계 시장에서 2030년까지 연간 약 1조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약 30~60억t 감축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우선 초투과성 분리막 기술로 기존 공정 설비보다 5~20배가량 작은 부피로 기존 공정 대비 50% 이상 뛰어난 물질전달 효율을 갖는 고체 탄산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미세다공성 고분자를 속이 빈 실과 같은 중공사막 형태로 가공해 모듈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렇게 제조된 초투과성 중공사막 모듈에 이산화탄소·질소 혼합 기체를 흘려보내면 이산화탄소만 빠르게 분리막을 가로질러 중공사막 외부의 알칼리 이온과 반응해 순간적으로 탄산염을 만드는 원리를 연속식 모듈로 만들었다.
고동연 교수는 "고체 탄산화 시스템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발전소나 제철소, 시멘트 제조업체 등의 탄소배출권 구매량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자원 재순환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황영은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앤드 엔지니어링' 10월호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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