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뜨거웠던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토너먼트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대 4로 패배했다.
이번 경기를 생중계한 지상파 3사의 안정환, 박지성, 구자철 해설위원은 16강전 패배의 진한 아쉬움 속에서도 선수들에게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
■ SBS 박지성, 이승우 해설위원 “12년만 16강 진출도 대단한 일”
이날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브라질의 공세에 몰렸다. 결국 전반에만 4골을 허용했다. 네 번째 실점 이후 박지성 해설위원은 “상대에게 기회를 줄 때마다 실점하고 있다. 집중력이 무너졌다. 볼을 쫓아가는데 급급하다 보니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를 못하고 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박지성 해설위원은 “슈팅 찬스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슈팅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백승호가 이에 응답하듯 골을 만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역전할 수 있는 시간은 부족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가 4년간 준비해온 것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줬다.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고맙다고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캡틴 손흥민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팬들이 고맙다고 얘기할 것이다. 너무나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라고 격려했다.
이승우 해설위원도 “위에서 지켜보니 우리나라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보인다.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해설위원은 또 4년 뒤 월드컵에 뛰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그는 “다음에는 해설위원이 아닌 선수로서 다시 한번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월드컵 잔디를 밟고 골도 넣어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 구자철, 한준희 KBS 해설위원 “너무 수고했고 자랑스럽다”
구자철,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원하는 대로 전부 되지는 않는 것”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뛴 한국 대표팀에 공감과 응원을 보냈다.
포르투갈전이 끝난 뒤 “16강전은 정말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던 구자철 해설위원은 막상 브라질과의 경기가 시작되자 “혹시 이변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또 긴장된다”며 숨을 죽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더독의 위치에 있다. 어떤 경기든, 감동을 주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브라질은 전반 7분 비니시우스의 첫 골과 13분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성공에 이어, 전반 29분과 36분 히샤를리송과 루카스 파케타가 3, 4번째 골을 몰아넣으며 매서운 공격력을 보였다.
한준희 위원은 거침없이 기회를 골로 만드는 브라질의 플레이에 “브라질은 조별리그에서 득점포가 많이 적었는데, 여기서 다 터뜨리는 게 야속하네요”라며 안타까워했다.
구자철 위원은 “축구가 참 어려운 게...이변을 한 번 일으켜보자고 생각하지만, 그게 또 그렇게 안 돼요”라며 “저도 이렇게 힘든 경기를 많이 해 봤는데, 이럴 때는 뭘 해도 한 발 늦고. 정말 힘들거든요.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라고 직접 뛰는 선수들에게 공감했다.
또 구자철 위원은 “스코어가 4대0까지 벌어지면 선수들은 흥분할 수밖에 없지만, 차근차근 할 수 밖에 없다”며 “원하는 대로 다 이뤄지지는 않거든요. 모든 것에 순리와 방법이 있어요. 침착하게 뛰어야 해요”라고 대표팀 선배로서의 조언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스코어일 때 라커룸에서 무슨 얘기를 하게 되죠?”라는 한준희 위원의 질문에는 “아마 선수들이 아무 말도 안 할 거예요. 받아들이기 힘든 스코어이기 때문에...”라며 함께 분을 삼켰다.
한국은 후반 31분 백승호의 그림 같은 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하지 못했다.
구자철 위원은 “사실 포르투갈전에서 이미 기적을 만들었고, 한 번 더 16강전에서 응원할 수 있는 기회까지 줬다”며 “너무 수고했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준희 위원과 이광용 캐스터 역시 “꺾이지 않는 마음은 축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 달라”며 중계를 마무리했다.
■ MBC 안정환 해설위원 “인간의 한계 뛰어넘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MBC에서 중계를 진행한 안정환 해설위원은 경기 시작에 앞서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후반전에 백승호의 골이 터졌을 때는 “이대로 무너질 수 없죠. 이게 대한민국이죠. 세계 최고 골키퍼 알리송도 못 막는 골이다. 저 많은 브라질 수비를 뚫고 해냈다”라며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이어 경기장의 90%를 브라질 응원단이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들려오는 ‘대한민국’ 응원 함성에는 “붉은 악마의 응원이 우리가 16강에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라고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아쉬워하는 선수들의 모습에는 “미련도 남고 후회도 있을 수 있겠지만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오늘의 경기는 잊고, 이제는 카타르에서 남은 시간을 좀 즐기고 각자 리그에 가서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축구는 끝나지 않는다.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면 된다.
저 역시 선수로서 이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의 마음이 어떤지 알고 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브라질 경기의 패배에 아쉬움을 가질 수 있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향한 응원이 더 필요한 때인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또 “평소에 대한민국 축구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축구에 대한 애정도 표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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