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6월 키토에서 진행된 에콰도르 '성소수자의 날' 행진. 출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에콰도르에서 한 시민이 양육권을 얻기 위해 여성으로 성별을 전환하자 성소수자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과 엘코메르시오 등은 에콰도르 남부 아수아이주 쿠엥카에 사는 레네 살리나스 라모스(47)씨가 지난주 법률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딸의 아버지였던 살리나스 씨는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성적 취향과는 아무 관련 없으며, 오로지 양육권 분쟁에서 법적 선례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성별을 전환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에콰도르에서는 양육권의 경우 범죄 가해 여부 등 극히 일부 사례를 제외하곤 생모에게 우선순위를 준다.
살리나스 씨는 "양육과 관련한 제도에서는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낙인찍어 부모가 될 권리를 빼앗고 있다"라며 에콰도르의 법체계를 꼬집었다.
그는 자신의 결정이 "보살핌은 여성의 손에 맡겨져야 한다는 당국과의 분쟁"이라며 "성별을 전환한 것은 딸들에 대한 사랑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에콰도르 성 소수자(LGBTIQ) 단체는 살리나스의 사연을 두고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성 소수자 단체는 "성전환 관련 규정은 특정 사건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적 기준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며 자녀 양육권만을 위해 성별 전환을 허용한 당국에 대해 비판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