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시기상조" 비판에.. 적극 소통 나선 이창용
3월부터 물가상승률 4.5% 이하 전망
美 FOMC 등 주요국 금리결정이 내달 금통위 변수
금리차로 인한 환율 우려엔 "불안해할 필요 없다"
"대출 연체율 높아질 가능성..가계부채 줄여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7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불확실한 물가 움직임에 금리인상 차를 멈춰 세운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 관련해서도 금융안정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달 금리인상으로 한·미간 금리차가 1.50%p로 벌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환율과 기계적 연관성이 없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이유부터 다음 달 금통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까지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총재는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8%였다. 3월 이후로는 4.5% 이하로 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연말에는 3% 초반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통화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경기회복, 부동산 시장 상황 등 여러 불확실성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고 금리를 올릴지 혹은 그대로 있을지 결정하자는 게 대다수 금통위원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일고 있지만 당분간 금리인하 논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총재는 최근 주택가격 하락세에 대해 "지난 2년간 40% 오른 집값이 조정되는 국면"이라며 최근 가격 하락폭이 줄어 금융안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부동산 대마불사,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생각이 잡혀있는데, 고령화 등을 고려할 이 과거 트렌드(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와 관련 "현재 대출 연체율이 낮은 건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대출을 자동으로 만기 연장해 준 영향도 있고, 금리가 많이 올라가서 연체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정책방향이 매우 중요하고 이런 노력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4월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큰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당시 금통위원 여섯명 중 다섯명이 향후 3개월내 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자고 했다"며 "앞으로 나오는 주요국의 금리결정과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밝혔다. 오는 2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캐나다와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 주요국의 정책금리를 전반적으로 결정해 다음달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FOMC의 금리인상으로 한·미간 금리차가 커지고 외환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 총재는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50%, 미국 정책금리는 4.50~4.75%로 상단 기준 1.25%p 차이가 난다. 미국이 이번 달 베이비스텝(한번에 0.25%p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돼 한·미간 금리차는 2000년 이후 22년여 만에 1.50%p로 벌어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환율이 1440원대까지 올랐을 때 금리차가 0.75%p였던 반면 1월초 환율이 1220원으로 내려왔을 때 한·미 금리차는 1.25%p였다"며 "금리 격차 자체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한다기보다는 달러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이런 것들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차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도 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차가 더 커질 경우 생길 부작용에는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상반기까지는 어렵고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가 변동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반기 성장률이 1.6%, 하반기에 2% 정도"라며 "3·4분기부터는 조금씩 반등하지 않을까 예상하지만 국제적인 상황 등 여러 변수가 있다"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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