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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농가 럼피스킨병 방역 비상... 정부, 백신 400만마리분 긴급 도입

11월 초까지 백신접종 완료 계획
전남·경남도 가축시장 잠정 폐쇄
'청도소싸움경기'도 당분간 휴장

정부가 럼피스킨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백신 400만마리 분량을 긴급 도입한다. 11월 초까지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항체형성 기간(접종 후 3주)을 포함해 11월 초에는 럼피스킨 발병 추세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400만마리 분량 긴급도입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11월 초까지 전국 모든 소에 대해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방역당국은 127만마리 분량의 백신을 오는 28일까지 도입하고, 31일까지 273만마리 분량을 도입해 모두 400만마리 분량을 추가로 확보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는 소는 모두 356만마리다.

중수본은 현재 사전에 확보한 백신 54만마리 분량을 이용, 최초 발생농장 인근 20㎞ 내 농장과 추가 발생농장 방역대(10㎞) 내 농장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현재 18만7000마리 중 13만2000마리에 대한 접종을 완료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국내 백신 공급업체, 해외 백신 제조업체 등과 최종 조율 중에 있다"면서 "백신이 도착하는 대로 럼피스킨병 발생 시군, 인접 시군, 발생 시도, 그 외 시도 순으로 백신을 신속히 배분하고 다음달 초순까지 전국 모든 소 농장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수본은 전국적인 백신 접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11월 중에는 럼피스킨병 발병 추세가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접종 후 3주인 항체형성 기간을 고려할 것이다.

중수본은 첫 발생농장 소의 임상 증상을 통해 지난달 중순쯤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입경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 등 흡혈곤충이 해외에서 기류를 타고 넘어왔거나, 선박 등 항만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 등을 놓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풍토병이었으나 지난 2012년 중동지역으로 확산된 이후 러시아, 중앙아시아에서 중국, 대만 등으로 확산됐다.

중수본은 백신 접종 완료 전까지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시군과 인접한 시군 소재 농장에서 소의 이동을 제한하고, 가축 분뇨도 정밀검사 후 음성인 경우에만 이동을 허용할 방침이다. 항체형성 기간까지 현재 발생 추세 등을 고려하면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럼피스킨병은 29건이 확인됐고, 추가로 7건의 의심신고가 들어와 검사 중이다.

■도내 가축시장 폐쇄…청도 소싸움 중단

지난 20일 충남 서산을 시작으로 경기·강원·인천·충북·충남 등으로 럼피스킨병이 확산되면서 지자체와 축산농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이 발병하지 않은 전남도와 경남도는 도내 가축시장을 잠정 폐쇄하는 등 질병유입 차단에 나섰다. 경남도는 이날부터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5개 시도에서 사육한 소 반입을 금지했다. 다른 시도에서 확진사례가 나오면 반입금지 지역을 추가할 계획이다.

경남에서 가장 많은 한우를 사육하고, 전국 우량 암소 보유 1위인 합천군은 축협 소속 12개 공동방제단을 동원해 지역 내 소 사육농가에 대한 소독을 매일 하고 있다.

경북 청도군에서 열리던 소싸움 경기도 중단됐다. 청도공영사업공사는 럼피스킨병 확산 방지를 위해 28∼29일 열릴 예정인 45회차 '청도소싸움경기'를 휴장한다.
재개장 시기는 질병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한편 정부는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한우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소 356만마리를 기르고 있으며, 현재까지 살처분한 소는 1000마리 정도로 비중이 미미하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강인 기자